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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소개팅에 나온 호감남을 사로잡는 세 가지 기술

by 무한 2010. 12. 10.
크리스마스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자 소개팅에 관한 사연들이 봇물 터진 듯 밀려오고 있다. 산에서 맷돼지를 만난 듯 급박하게 "어제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가 10만원 넘게 쳐 먹었습니다."라는 남성대원의 사연을 시작으로, "연말이라 소개팅 풍년이네요. 노멀로그 글 보면서 괜찮은 남친 하나 섭외할게요. 후후."라는 여성대원의 자만심 풍성한 사연까지 넘쳐흐르고 있다.

원래 소개팅 이라는 것이, 없을 땐 하나도 없다가 하나 시작되면 줄줄이 이어서 들어오는 법이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은 요즘처럼 '외롭다'고 느끼는 솔로부대원들의 밀도가 높은 시기엔, 주변 커플부대원들이 '불우이웃돕기'하는 심정으로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하고, 같은 솔로부대원들끼리 '너라도 살아남아.'라는 전우애를 발휘하며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소개팅 르네상스'가 찾아온 것 같다며 "다른 집들도 둘러보고 올게요."라는 식으로 대처했다간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모든 상황이 종료될 수 있다. 집중하자. 지금 주선자와 통화하며 "소개팅 잘 하고 왔습니다. 제 점수는요."따위의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상대 마음으로 직행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길을 몰라 묻고, 유턴하고, 지도를 펼쳤던 대원들에게 이 매뉴얼이 '내비게이션'이 되길 바라며, 후라이데이에 신나게 달려보자.


1. 상대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표정과 태도에 관한 얘기다. 사람을 많이 마주해야 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거나 혼자 뭘 해야 하는 시간이 길다면 당신은 미소 짓는 일에 인색하거나 어색함을 느낄 것이다.

점심시간 쯤 화장실에 들러 거울을 보며 확인해 보자. 연출하는 표정을 살피라는 것이 아니라, 그 연출들이 끝난 후 돌아오는 당신의 '평소 표정'에 주목하잔 거다.




▲ 웃지 않기로 유명한 그녀 - SBS <웃찾사>



"상대가 소개팅 내내 장마철 생리가 터진 듯한 표정으로 일관 했기에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남자대원들의 사연이 많았다. 반대로 여자대원들은 "그 사람 버벅거리기만 하고, 재미도 없고, 별로 였어요."라는 사연을 보내고 말이다. 

어디 한 번 해 보라는 식의 '면접관' 태도로 일관한다면, 상대는 극도로 긴장하며 실수만 연발할 수 있는 법이다. 얼마 전, 대학입시를 위해 면접을 보고 왔다는 어느 꼬꼬마 대원의 사연처럼 말이다. 

면접관 - 아버지께서는 뭐 하시나요?
입시생 - 밖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면접관 - ......
입시생 - 아......

상대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당신의 얼굴엔 당연히 미소가 번지지 않겠는가. 게다가 미소는 당신이 좋아하는 무료다. 상대를 당신의 귀여운 수다쟁이로 만드는 이 확실한 방법을 잊지 말자.


2. 상대의 '이미지'를 공략하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관련된 일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법이다. 당신만 하더라도 시험기간 밤새 공부했던 것들은 지금 머릿속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누군가가 해준 '당신에 대한 이야기'는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길거리에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가 제사까지 지내고 온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그 사람들을 따라간 결정적인 이유는, 그 사람들이 한 "눈이 참 맑으시네요."라는 말 때문이었다.

'내 눈? 내 눈이 맑은가? 내가 그런가?'

라며 흔들리기 시작한 마음이, 크게 될 사람인데 그 성공의 기운을 막고 있는 나쁜 기운이 있다는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운세, 별자리,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것 역시 그것들이 가리키고 있는 '당신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고 소개팅 자리에서 혈액형이나 별자리 얘기를 하라는 건 아니고, 영화 얘기나 책 얘기, 친구 얘기 등을 하며 빙빙 돌기 보다는 당신이 캐치한 상대의 '이미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라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상대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나 거북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자(주선자)가 까칠하신 분이라 그래서 걱정했는데 다정하신 것 같아요."정도면 적당하다. 그럼 상대는 신나서 '다정다감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다.


3.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자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술을 먹는 동안 한 번도 계산하지 않은 '멧돼지녀'에 대한 사연이 있었다. 노멀로그 독자 중에 이런 여성대원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상대가 "정말, 삥 뜯기는 기분이었습니다."라고 할 정도의 '생계형 소개팅'을 하지 않길 권한다. 오뎅바에서 비싼 하얀 어묵만을 집중 공략했다는 '멧돼지녀'가 되진 말잔 얘기다.




▲ 도토리 흉년으로 인해 올 겨울엔 멧돼지 출몰이 잦다고 한다. (출처 -
경향신문)


더치페이까진 아니더라도 밥을 상대가 샀으면 커피는 이쪽에서 사는 것 정도는 기본이고, 요즘같이 추운 날에는 헤어지기 직전 편의점에 들러 '따뜻한 두유'같은 것을 건네자.

"여기요. 가실 때 손 시려우니까."


정도의 멘트를 건네는 여자라면 '아오, 그냥 사랑하고 싶어 미치겠어.'라는 마음까진 아니더라도 '어? 따뜻한 사람이네.'정도의 마음은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소개팅 나간다며 옷 사고 머리 하는데 기십만 원을 쓸 것이 아니라, 따뜻한 병 두유 하나로 당신의 세심한 배려를 보여주란 얘기다. 소개팅 끝나면 네 들어가세요, 라는 인사를 끝으로 남남이 되어 '문자 언제 오나 보자.'라며 핸드폰만 노려보지 말고 말이다.


여기까지 읽으며 뭔가 떠오르는 것이 없는가? 잘 생각해 보자. 위에서 이야기 한 것들을 늘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매뉴얼에 자주 등장하는 '서비스' 직종의 대원들이다. 상대와 기분 좋은 대화를 하며 '호의'를 '관심'으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하는 바로 그 대원들 말이다.

소개팅에 나가 '서비스'를 하라는 건 아니지만, 당신이 누군가에게 호의를 보이거나 친절하게 대하는 것에 무딘 편이라면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서 그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 분야는 지금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며, 당신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진짜 '스킬'을 그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신이 상대의 '호의'를 받고 싶다면, 줄 때 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그 '호의'를 주는 거다.

이건 남자대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에 써야 더 울리겠지만,

고객에게 맑은 날씨를 약속할 수는 없을지라도
비가 올 때 우산을 받쳐주겠다는 약속을 할 수는 있다.

- 어느 전화 서비스 센터에 붙어 있는 벽보의 글
 

이 글과

내리는 비를 막아 줄 수는 없지만
비가 오면 항상 함께 맞아줄게


- KCM & 지아 <물론> 중에서


이 글의 공통점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노예의 주인에 대한 충성에서 시작된 '서비스'는 계속 발전해 지금은 '사랑'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는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여러 '기술'들을 제시한다. 사랑이나 연애가 너무 어렵거나 표현에 서툰 대원들이 있다면 '서비스'에서 그 기술들을 참고하자. 당장 서비스와 관련된 책 한 권만 읽어도 호감남을 앞에 두고 땀 찬 구두 속 발가락만 꼼지락 거리다 돌아올 일은 없으니 말이다. 그럼,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되시길 바라며, 당신을 위한 매뉴얼 서비스가 괜찮았다면 아낌없이 아래 추천 버튼들을 눌러도 좋다. 추천은 무료!





▲ 롯데마트 치킨 때문에 난리길래 오천 원 들고 갔더니, 지금껏 내가 알고 있었던 우리동네 '롯데마트'는 '롯데마트'가 아니라 '롯데슈퍼'였다.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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