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돈 많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면 알아야 할 것들

by 무한 2010. 12. 9.
그래, 다들 돈 많은 남자 만나서 편하게 먹고 살자. 일은 내가 열심히 하고 있을 테니, 그대는 그 돈으로 그간 못했던 효도도 좀 하고, 출산, 육아, 밥벌이, 노후 모두 돈으로 해결하며 여행이나 다니자. 난 괜찮다. 어차피 천재는 노력하는 자에 미치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에 미치지 못하며, 즐기는 자는 장관 딸에 미치지 못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정말 누가 매달 백만 원씩 마음껏 쓰라고 그냥 줬으면 좋겠어요."


겨우 백만 원이 뭔가. 작은 집에 살다보니 간이 작아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왕 쓰는 거 좀 더 써서 한 천만 원쯤 달라고 하자. 그 정도 되면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 '최저가'와도 작별할 수 있을 것이고, 희미해져 가는 기억력으로 열심히 마트 전단지를 암송하시는 어머니의 수고도 덜어 들일 수 있을 것이다.

"Hi, jane""하이, 자네."로 읽던 친구, 집에서 엄마가 어느 방에 있나 전화를 걸어서 확인할 정도로 넓은 집에 살던 그 친구는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외국인을 상대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교통사고가 나도 외국인이 와서 괜찮냐고 물으면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물을 친군데 말이다. 어찌 보면, 돈이 곧 길이다. 

7년간 사귄 여자친구를 버리고, 빌딩을 몇 개 가지고 있는 이모뻘의 아주머니와 결혼한 J형. 모두들 그 형을 속물이라 욕했다. J형의 결혼식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와서 축하를 해줬고, J형은 서른 중반을 막 넘긴 나이에 '노후'를 보내듯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고 있다고 한다. 내 친구는 여름휴가 때 함께 잡은 메기 사진을 올리려 하다가 J형의 미니홈피에서 J형이 요트를 타고 참치 같은 걸 잡고 있는 사진을 본 뒤 컴퓨터를 껐다고 한다. 어찌 보면, 돈이 곧 진리다. 

길과 진리가 나왔으니 이제 생명만 나오며 각운을 맞추면 되는데, 아래에서 할 말도 많으니 이건 주변에서 각자 찾아보기로 하고 넘어가자. 지금 TV만 틀어도 돈이 없어서 생명의 불씨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여러 사연들이 쏟아질 테니 말이다. 

자, 돈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것은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그렇다면 많은 여성대원들이 원하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속물임을 자처하거나 "결혼도 생존의 전략이잖아요."라고 부르짖는 일부 대원들을 위해 함께 살펴보자. 


1. 신데렐라가 되기 위한 준비물

신데렐라를 꿈꾸고 있는 중이라면, 무도회장만 찾아다닐 생각하지 말고 해야 할 일들부터 하자. 청소, 설거지, 빨래 등등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시련과 좌절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이건 계속해서 쓸 일이 생긴다), S라인을 위한 자기관리(의학의 발전으로 요즘은 신데렐라의 언니들도 연예인 급 외모를 가지고 있다), 왕자님과 함께 출 수 있을 정도의 춤 실력(응?) 등을 준비하자. 

"뭐 그렇게 준비할 게 많나요?"

아직 불평을 하긴 이르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은 '기본소양'이고, 이제는 파티에 참석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주변에 호박을 마차로 바꿔줄 마녀가 없다면 끌고 갈 를 하나 준비해야 할 것이고, 입고 갈 도 알아서 구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왕자를 사로잡을 매력적인 모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든든한 백업이 있는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은 '공주'신분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비비디 바비디 부'만 외워서 될 일이 아니란 얘기다.

돈 많은 남자를 원한다면, 당신도 외모, 학벌, 재력, 능력, 성격 중 내세울 것이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는 변명이나, 성공한 친구를 보면서 '내가 저 길을 택했으면 더 잘했을 거고, 나도 성공했을 거야.'라는 얘기만 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밀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단 얘기다.

일도 잘 안 풀리고, 연애도 잘 안 풀리고, 몇 년 후를 상상해보면 한숨만 나오는 상황에서 그저 요행을 바라며 '돈 많은 남자'를 원하는 것은 'UFO'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마음에 기쁨이 없는 것은 당신의 말과 행동으로 모두 드러난다. 꿀이 가득한 꽃은 부르지 않아도 벌과 나비가 날아오지만, 텅 빈 꽃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


2. 연애나 사랑도 거래가 될까?


돈 많은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중고나라'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craigslist.org 에 올라온 글이다.

스물다섯 살의 한 여성이 스스로를 똑똑하고 세련되었다고 소개하며, '연봉 5억' 이상을 받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미 '연봉 5억'이상을 받는 남자의 부인들을 봤더니 자신보다 예쁘지도 않고 대단한 천재도 아니라는 얘기를 하며, 어떻게 해야 그 여자들처럼 될 수 있는냐를 묻는 질문이었다. 자신보다 모자른 듯 보이는 여자들이 그런 남편을 둔 것을 보곤, 그런 남편을 찾기 위해 정직하게 한 얘기니 비난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여 있었다.

그리고 그 글에는 '연봉 5억'이상을 번다는 남자의 댓글이 달렸다.

전 당신이 찾는 남자 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일 년에 5억 이상을 법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죠. 저같은 사람들이 보기에 당신이 제시한건 단순하고 엉터리인 거래입니다. 당신이 제안한건 간단한 교환입니다. 당신이 파티에 외모를 가지고 오면, 전 돈을 가지고 오는 거죠.

여기서 마찰이 생기는 겁니다. 당신의 외모는 갈수록 시들해질 거고, 제 돈은 영원하겠죠. 아니, 사실 오히려 미래에 돈을 더 많이 벌 확률이 있지만, 당신의 외모가 더 예뻐질 확률은 절대 없습니다. 즉, 경제용어로 설명하자면 당신은 감가상각의 자산이고, 전 증가하는 자산입니다. 월 스트리트 용어로 말하면, 당신은 매각의 대상이지, 구매나 저축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개념과 마찰을 일으키는 겁니다. 결국 당신을 '사는'건 별로 좋은 경영센스가 아니니 그냥 '리스'하는 게 낫습니다.

제가 잔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니 이렇게 말씀드리죠.

어차피 제 돈이 없어지면 당신도 절 떠날 겁니다. 그러니 당신 외모가 시들해지면 저도 빠져나와야겠죠. 간단한 겁니다. 그러니 데이트는 몰라도 결혼은 좋은 거래가 아닙니다. 또한 별개로, 전 예전에 "효율적인 시장원리"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당신 말대로 '똑똑하고 세련되고 아름다우신' 여성분이 왜 아직도 남편감을 찾지 못했는지 궁금하군요. 당신이 정말 5억의 가치가 있는 정도로 대단한 여성이라면, 5억 이상 버는 남자들이 최소한 '일단 시도'라도 해보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그런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면, 이런 대화를 하고 있을 필요도 없을 거구요.

이렇게 말했지만, 당신은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는 말씀 드릴 수 있겠군요. 고전적인 "다 뽑아낸 후 차버려라"식의 꽃뱀전략입니다. 이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리스'거래에 관심이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연애나 결혼을 '거래'로 생각하는 대원들이 있다면 한 번 읽고 생각해 볼만한 글이다. 특히 '소개팅 진상남'과 관련된 사연 중, 상대 남성에게 여기서 소개하기도 힘들 정도의 '모욕'을 당했지만 그 남자의 직업과 재력 때문에 애프터를 요청하고, 애프터에선 '치욕'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한 몇몇 대원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당신이 '돈 많은 남자'를 원한다고 당당히 밝힌 것처럼, 상대도 '젊고 예쁜 여자'를 원한다고 밝힐 수 있음을 기억하자.


3. 또 다른 현실

돈 많은 남자에 대한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은 '현실적으로'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나도 그 '현실적으로'라는 말에 동의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근데 돈 많은 남자의 현실은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

돈 없는 남자와 연애를 한 뒤 현실을 알았기에 돈 많은 남자를 찾고 있는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당신은 그와 당신의 경제력 차이에 짓눌려 평생을 수동적으로 살아야 할 위험이 있으며, 늘 세 들어 사는 듯한 느낌을 가질 위험이 있다. 연애나 결혼생활을 하며 발생하는 그 수많은 문제들, 그 문제에 대해 당신은 회사 사장님을 대하는 직원의 자세만 취해야 할 수 있단 얘기다. 

혹시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은 본 적 없는가? 상대 집안의 돈을 받아쓰며 자립심을 잃고 의지하는 것에 길들여 진 사람, 거대한 상대의 재력에 이해심과 인내심으로 맞서다 보니 외도마저 허용하며 외롭게 늙어가는 사람, 돈을 빼면 아무 것도 아니기에 늘 돈에 기대며 인정이나 우정마저 돈으로 수혈중인 사람. 그리고 오로지 돈을 더 불려야 한다는 의무만 남아 자신이 뭘 하며 사는 지도 모르는 사람. 

이런 것들도 '현실'이다. 가난 때문에 고생했기에, 그저 가난만 없어지면 다 해결되리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난이 아닌 돈이 만들어 내는 문제들도 셀 수 없이 많다. 돈으로 뭐든 해결할 수 있다면 왜 재벌과 관련된 이혼, 자살 뉴스들이 나오겠는가. 

지금 느끼는 부족함은 당신이 채워야 할 몫이다. 그걸 채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닌가. 연애가 당신이 느끼는 부족함을 모두 채워줄 수는 없다. 퇴근 후, 혼자 사는 집의 문을 열며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 집이 수백 평으로 변한다고 해도 똑같이 외로움은 찾아온단 얘기다. 돈은 마치 당신의 새로 산 핸드폰처럼 처음에는 기쁨을 줄 수 있겠지만, 그 후에는 그냥 '당연한 것'이 되기 쉽다. 학창시절에 누구나 '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 여기서 해방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또 어른들만의 고통과 고민과 어려움을 느끼는 것 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돈이 아니라 사랑입니다.'따위의 낯간지러운 얘기를 할 생각은 아니다. 정말 '괜찮은 남자'를 찾고 있는 거라면, '돈 많은 남자'를 찾을 것이 아니라 생활력, 책임감, 자상함을 가진 남자를 찾자. 돈이야 벌면 되니 당장 돈이 없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뭔가를 하려는 의지가 없고, 다가오는 문제들에서 도망치고 싶어 하며, 위태로운 순간에 사랑만 외치며 해결하려는 사람은 당신을 '쉴만한 물가'가 아닌 '절망의 물가'로 인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연애의 초점을 돈에 맞추는 것은, 인생이라는 자동차를 몰며 주유 계기판만 쳐다보는 것과 같다. 기름이 얼마나 있나 에만 신경을 쓰느라 자기가 어느 길에 접어들었는지도 모르게 되고, 어딜 가려던 중이었는지도 잊게 된다. 먼 길을 가려면, 중간에 또 기름을 채워야 하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하는 수고다. 자, 이제 그만 계기판에서 눈을 돌려 주변을 좀 살펴보자. 어디쯤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하잔 얘기다. 그리고 오늘의 이 앙칼진 날씨를 온 몸으로 느끼며 또 하루를 살아보자.




▲ 추천은 무료로 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도 필요 없으니 쿡, 눌러만 주세요.




<연관글>

연애할 때 꺼내면 헤어지기 쉬운 말들
바람기 있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접근루트
친해지고 싶은 여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찔러보는 남자와 호감 있는 남자 뭐가 다를까?
앓게되면 괴로운 병, 연애 조급증


<추천글>

유부남과 '진짜사랑'한다던 동네 누나
엄마가 신뢰하는 박사님과 냉장고 이야기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새벽 5시, 여자에게 "나야..."라는 전화를 받다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