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치라니! 구애하는 상대가 맘에 안 들고, 그의 들이댐이 불쾌한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같은 '사람' 아닌가. 싫다고 몇 번이나 손 저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밤벌레처럼 날아들어 그대의 몸에 달라붙는 거라면 몰라도,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 밥 한 번 먹잔 말도 못한 채, 인공위성처럼 맴돌기만 하는 상대를 '퇴치'한다곤 말하지 말자.
입장을 바꿔 내가 누군가에게 구애 중인데, 상대가 날 '퇴치'해야 할 존재로 생각한다면 연애에서 이보다 더 슬픈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싫은 남자 퇴치하는 법을 알려주세요."라거나 "확실히 쫓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라곤 말하지 말자. 현재 그대와 '시차'가 있는 상대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면, 그냥 정중히 거절하자.
많은 여성대원들이 재작년부터 이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오고 있지만, 나도 남자인 까닭에 사연을 읽다 보면 그 이야기에 나오는 남자에게 빙의되어 '거절하는 방법' 같은 건 적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사연대로라면 '거절당해야 하는 입장'인 남자대원들, 그 대원들이 보낸 절박한 사연을 읽을 땐, 둘 다 꼭 이겨야 하는 두 선수가 한 링에 올라선 느낌까지 들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있다는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물러나야 하는 대원, 상대의 협박에 가까운 구애에 직장을 그만 둘 생각까지 하는 대원, 자신의 오피스텔 입구까지 찾아와 지키고 서 있는 상대 때문에 찜질방에서 잠을 자야 하는 대원, 거절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 이후 180도 달라진 상대의 태도로 커뮤니티 내에서 루머의 주인공이 된 대원들의 사연들을 어찌 방치만 할 수 있겠는가. 싫은 남자에게 정중하게 거절하는 방법, 오늘 확실히 정리해 보자.
상대가 자꾸 착각하거나 오해하는 까닭에 부담스럽다면, 자신이 '착한여자'가 되려 노력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당신에게 구애하는 남자는, 마치 오늘 내로 옥장판을 꼭 한 대 팔아야 하는 방문판매원의 심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런 그가 당신에게 노크했고, 당신은 현관문 앞에 나와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다.
10분, 30분, 1시간, 당신은 그저 매몰차게 '안 사요.'라고 말할 수 없기에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거겠지만, 상대의 마음에선 이미 희망이 싹튼 지 오래다. 이 정도의 시간동안 얘기를 듣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 '살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 믿게 되고, 이제 결정적으로 "하나 장만 하세요."라는 말만 하면 당신이 "네, 하나 주세요."라고 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렇게 고백했는데,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안 사요."다. 거짓말. 마음이 없었다면 분명 이 시간동안 얘기를 들어주고 있지도 않았을 거다. 이건 분명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 거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감동시킬 수 있는 방법만 찾아내면 분명 성공한다, 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건 상대가 판단하는 부분이다. 그대가 상상도 못하는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희망은 찾아낼 수 있다. 이를테면 전화통화를 한 적 있는데 그 통화해서 아주 즐거운 듯 웃은 적 있다든가, "응, 너도 오늘 하루 잘 보내~"라는 답장을 받은 적 있다든가 하는, 그런 일 말이다.
물론, 이 판단을 해부학적으로 하는 대원들이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버스에서 눈이 자주 마주쳤다든가, 미니홈피 BGM으로 걸어 놓은 음악이 본인도 좋아하는 곡이라든가 하는 것 말이다. 이 차원으로 넘어가면, 정신의학이나 법에 관련된 부분이므로 더 길게 얘기하진 않겠다.
라고 묻는 대원이 있다면, 이전에 발행한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매뉴얼을 먼저 일독하길 권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동성끼리의 친구가 '탕수육'이라면, 이성간 - 특히, 한 쪽이 좋아하는 입장이라면- 친구는 '콩고기 탕수육'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탕수육'이란 이름을 가질 순 있지만, 그게 진짜 '고기'가 아닌 걸 안단 얘기다.
'착각'이나 '오해'에 대해선 그대도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 아닌가. 수영강사가 팔만 잡아줘도 '나 좋아하나? 나한테 관심 있나?'라고 생각하는 대원이 많은데, 거기에 그 수영강사가가 '착한남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당신의 들이댐을 다 받아준다면, 그대도 훗날 그 수영강사에게 '어장관리'라는 죄목을 부여할 것 아닌가. 그러니 일단 그 '착한여자 콤플렉스'부터 벗어 버리자.
싫다고 몇 번이나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들이대는 상대. 그런 상대의 트위터를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자신을 이상하게 그려 둔 트윗들을 봤다는 사연이 있었다.
라며 사연으로만 말하지 말고, 그대가 그때 느낀 그 '소름'에 대해서 상대에게 명확히 말해주길 권한다. 만화나 영화, 소설, 드라마에서는 '그랬구나, 몰랐어.'따위의 이야기를 흥미를 돋구지만,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는 상대의 행동이 뭘 의미하고 있으며, 무슨 생각으로 저런 일을 벌이는지 자신에게 반영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바로 그 부분들을 언어나 문자를 통해 상대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고백 비스무리한 얘기를 하길래, 거절의 뜻을 밝혔더니,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나오는 상대에 대한 대처방법은 이미 말해주지 않았는가.
라는 명확한 얘기를 해주라고 말이다. 그렇게 확실한 '핵심'을 말하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간다면, 상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빙빙 돌려 어지러운 얘기만 해댈 것이다.
그렇게 '핵심'을 말해주는 것은, 더 이상 상대가 빙빙 돌리거나 장난처럼 당신에게 들이대지 않게 한다는 효과와 더불어 상대에게 한 뼘 정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일이다. 피하거나 머뭇거리지 말고 상대의 정면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기 바란다. 단순히 연락을 받지 않거나, 남자친구가 있는 척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를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올리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 방법이니 말이다.
'퇴치'해야 한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경우도 분명 있다. 이런 상대에 대해 부킹대학 일산캠퍼스에서는 '밤벌레'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것은 그들이 밤에 주로 활동하며 눈이나 코, 혹은 귀나 입 등으로 날아들어 불쾌함을 유발하는 동시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유부남 직장상사에 대한 사연이 일주일에 몇 편씩 빠지지 않고 온다. 주로 중소기업이나 사장과 직원 둘 뿐인 직장, 거래처의 직원들을 접대해야 하는 직장, 서비스업인 직장 등이 그 배경이다.
계속되는 상대의 신체접촉이나 음담패설로 고통 받다가 나에게 그 하소연을 사연으로 적어 보낸 대원들이 있는데, 그 대원들에게는 [인권위원회]에 연락해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찾길 권한다. 절대로 혼자 끙끙 앓거나 그 일들을 그냥 숨기려 하지 말자. 사장과 직원 둘 뿐인 회사에서, 회식을 핑계로 술을 먹이곤, 유부남인 사장이 '애인이 되어 달라.'느니, '성욕을 어떻게 해소하냐'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며 몸을 더듬거리는 것은 '사연'으로 보낼 이야기가 아니라 '신고'해야 할 이야기다.
밤벌레 같은 상대가 벌이는 일들을 밝은 곳으로 가져나오자. 밤벌레들은 어두운 곳에서만 활개를 치는 법이다. 공개하자. 당장 공개할 수 없는 처지라면, 당신이 공개할 수 있는 증거들을 모으고 그에게 얘기하자. 지금까지 상대가 벌인 일들을 밝은 곳에서 펼쳐 놓을 생각이라고 말이다. '밝은 곳'이라는 말에 그들은 겁부터 집어먹을 것이다.
당장 법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지금 그대에게 구애하는 상대를 거절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둘에게 '시차'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꽃시장에 들러 꽃을 살 때 처럼, 당신이 원하는 것은 지금 활짝 피어 있는 장미인데, 상대는 아직 봉오리 형태로 있는 장미인 것이다. 아니면 당신은 '장미'를 원하는데, 상대는 '프리지아'일 수도 있다.
그 시차가 있음을 생각하며, 상대의 구애를 존중하자. 단, 현재 당신의 마음엔 그 구애를 받아 담아 둘 곳이 없다는 것을 상대가 알 수 있도록 말해주자. 종종 상대가 구애하며 전하는 것들은 다 받고, 그 마음만 거절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러지 말자. 그건 상품을 구매 할 생각도 없으면서 사은품만 받는 것과 같은 일 아닌가. 어떻게 주는 거 안 받냐며 화이트데이에 사탕은 받아서 맛있게 먹어 놓곤, 이제 와서 '싫은 남자를 거절하는 방법'을 묻는 건 누가 봐도 황당한 일 아닌가.
혼자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상대에겐,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의미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중한 거절이 될 것이다. 그 솔직한 얘기들을 털어 놓으면 상대가 상처받을까 겁나는가? 난 그게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며 상대에게 '여지'만 계속 남겨 고통스럽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이 얘기를 읽으며 "남자를 거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나요? 정말 남자들이 저렇게 들이대기도 하나요?"라고 물을 모태솔로 부대원들이 더 걱정이다. 내일부터는 모태솔로 부대원을 위한 매뉴얼에 더 힘쓸 것을 약속하며, 오늘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화기애애한 화요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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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을 바꿔 내가 누군가에게 구애 중인데, 상대가 날 '퇴치'해야 할 존재로 생각한다면 연애에서 이보다 더 슬픈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싫은 남자 퇴치하는 법을 알려주세요."라거나 "확실히 쫓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라곤 말하지 말자. 현재 그대와 '시차'가 있는 상대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면, 그냥 정중히 거절하자.
많은 여성대원들이 재작년부터 이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오고 있지만, 나도 남자인 까닭에 사연을 읽다 보면 그 이야기에 나오는 남자에게 빙의되어 '거절하는 방법' 같은 건 적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사연대로라면 '거절당해야 하는 입장'인 남자대원들, 그 대원들이 보낸 절박한 사연을 읽을 땐, 둘 다 꼭 이겨야 하는 두 선수가 한 링에 올라선 느낌까지 들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있다는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물러나야 하는 대원, 상대의 협박에 가까운 구애에 직장을 그만 둘 생각까지 하는 대원, 자신의 오피스텔 입구까지 찾아와 지키고 서 있는 상대 때문에 찜질방에서 잠을 자야 하는 대원, 거절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 이후 180도 달라진 상대의 태도로 커뮤니티 내에서 루머의 주인공이 된 대원들의 사연들을 어찌 방치만 할 수 있겠는가. 싫은 남자에게 정중하게 거절하는 방법, 오늘 확실히 정리해 보자.
1. 착한여자는 남자를 착각하게 만든다
상대가 자꾸 착각하거나 오해하는 까닭에 부담스럽다면, 자신이 '착한여자'가 되려 노력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당신에게 구애하는 남자는, 마치 오늘 내로 옥장판을 꼭 한 대 팔아야 하는 방문판매원의 심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런 그가 당신에게 노크했고, 당신은 현관문 앞에 나와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다.
10분, 30분, 1시간, 당신은 그저 매몰차게 '안 사요.'라고 말할 수 없기에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거겠지만, 상대의 마음에선 이미 희망이 싹튼 지 오래다. 이 정도의 시간동안 얘기를 듣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 '살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 믿게 되고, 이제 결정적으로 "하나 장만 하세요."라는 말만 하면 당신이 "네, 하나 주세요."라고 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렇게 고백했는데,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안 사요."다. 거짓말. 마음이 없었다면 분명 이 시간동안 얘기를 들어주고 있지도 않았을 거다. 이건 분명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 거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감동시킬 수 있는 방법만 찾아내면 분명 성공한다, 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이다.
"전 문 열고 얘기 들어준 적 없는데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건 상대가 판단하는 부분이다. 그대가 상상도 못하는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희망은 찾아낼 수 있다. 이를테면 전화통화를 한 적 있는데 그 통화해서 아주 즐거운 듯 웃은 적 있다든가, "응, 너도 오늘 하루 잘 보내~"라는 답장을 받은 적 있다든가 하는, 그런 일 말이다.
물론, 이 판단을 해부학적으로 하는 대원들이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버스에서 눈이 자주 마주쳤다든가, 미니홈피 BGM으로 걸어 놓은 음악이 본인도 좋아하는 곡이라든가 하는 것 말이다. 이 차원으로 넘어가면, 정신의학이나 법에 관련된 부분이므로 더 길게 얘기하진 않겠다.
"그런 상대와 그냥 친구로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라고 묻는 대원이 있다면, 이전에 발행한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매뉴얼을 먼저 일독하길 권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동성끼리의 친구가 '탕수육'이라면, 이성간 - 특히, 한 쪽이 좋아하는 입장이라면- 친구는 '콩고기 탕수육'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탕수육'이란 이름을 가질 순 있지만, 그게 진짜 '고기'가 아닌 걸 안단 얘기다.
'착각'이나 '오해'에 대해선 그대도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 아닌가. 수영강사가 팔만 잡아줘도 '나 좋아하나? 나한테 관심 있나?'라고 생각하는 대원이 많은데, 거기에 그 수영강사가가 '착한남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당신의 들이댐을 다 받아준다면, 그대도 훗날 그 수영강사에게 '어장관리'라는 죄목을 부여할 것 아닌가. 그러니 일단 그 '착한여자 콤플렉스'부터 벗어 버리자.
2. 알려줘라
싫다고 몇 번이나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들이대는 상대. 그런 상대의 트위터를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자신을 이상하게 그려 둔 트윗들을 봤다는 사연이 있었다.
"정말 그 글들을 보고 정말 얼마나 소름이 끼치던지..."
라며 사연으로만 말하지 말고, 그대가 그때 느낀 그 '소름'에 대해서 상대에게 명확히 말해주길 권한다. 만화나 영화, 소설, 드라마에서는 '그랬구나, 몰랐어.'따위의 이야기를 흥미를 돋구지만,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는 상대의 행동이 뭘 의미하고 있으며, 무슨 생각으로 저런 일을 벌이는지 자신에게 반영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바로 그 부분들을 언어나 문자를 통해 상대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고백 비스무리한 얘기를 하길래, 거절의 뜻을 밝혔더니,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나오는 상대에 대한 대처방법은 이미 말해주지 않았는가.
"너를 정당화 시키려고 남을 바보로 만들지 마."
라는 명확한 얘기를 해주라고 말이다. 그렇게 확실한 '핵심'을 말하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간다면, 상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빙빙 돌려 어지러운 얘기만 해댈 것이다.
그렇게 '핵심'을 말해주는 것은, 더 이상 상대가 빙빙 돌리거나 장난처럼 당신에게 들이대지 않게 한다는 효과와 더불어 상대에게 한 뼘 정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일이다. 피하거나 머뭇거리지 말고 상대의 정면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기 바란다. 단순히 연락을 받지 않거나, 남자친구가 있는 척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를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올리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 방법이니 말이다.
3. 밤벌레는 밝은 곳으로
'퇴치'해야 한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경우도 분명 있다. 이런 상대에 대해 부킹대학 일산캠퍼스에서는 '밤벌레'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것은 그들이 밤에 주로 활동하며 눈이나 코, 혹은 귀나 입 등으로 날아들어 불쾌함을 유발하는 동시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유부남 직장상사에 대한 사연이 일주일에 몇 편씩 빠지지 않고 온다. 주로 중소기업이나 사장과 직원 둘 뿐인 직장, 거래처의 직원들을 접대해야 하는 직장, 서비스업인 직장 등이 그 배경이다.
계속되는 상대의 신체접촉이나 음담패설로 고통 받다가 나에게 그 하소연을 사연으로 적어 보낸 대원들이 있는데, 그 대원들에게는 [인권위원회]에 연락해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찾길 권한다. 절대로 혼자 끙끙 앓거나 그 일들을 그냥 숨기려 하지 말자. 사장과 직원 둘 뿐인 회사에서, 회식을 핑계로 술을 먹이곤, 유부남인 사장이 '애인이 되어 달라.'느니, '성욕을 어떻게 해소하냐'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며 몸을 더듬거리는 것은 '사연'으로 보낼 이야기가 아니라 '신고'해야 할 이야기다.
밤벌레 같은 상대가 벌이는 일들을 밝은 곳으로 가져나오자. 밤벌레들은 어두운 곳에서만 활개를 치는 법이다. 공개하자. 당장 공개할 수 없는 처지라면, 당신이 공개할 수 있는 증거들을 모으고 그에게 얘기하자. 지금까지 상대가 벌인 일들을 밝은 곳에서 펼쳐 놓을 생각이라고 말이다. '밝은 곳'이라는 말에 그들은 겁부터 집어먹을 것이다.
당장 법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지금 그대에게 구애하는 상대를 거절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둘에게 '시차'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꽃시장에 들러 꽃을 살 때 처럼, 당신이 원하는 것은 지금 활짝 피어 있는 장미인데, 상대는 아직 봉오리 형태로 있는 장미인 것이다. 아니면 당신은 '장미'를 원하는데, 상대는 '프리지아'일 수도 있다.
그 시차가 있음을 생각하며, 상대의 구애를 존중하자. 단, 현재 당신의 마음엔 그 구애를 받아 담아 둘 곳이 없다는 것을 상대가 알 수 있도록 말해주자. 종종 상대가 구애하며 전하는 것들은 다 받고, 그 마음만 거절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러지 말자. 그건 상품을 구매 할 생각도 없으면서 사은품만 받는 것과 같은 일 아닌가. 어떻게 주는 거 안 받냐며 화이트데이에 사탕은 받아서 맛있게 먹어 놓곤, 이제 와서 '싫은 남자를 거절하는 방법'을 묻는 건 누가 봐도 황당한 일 아닌가.
혼자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상대에겐,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의미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중한 거절이 될 것이다. 그 솔직한 얘기들을 털어 놓으면 상대가 상처받을까 겁나는가? 난 그게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며 상대에게 '여지'만 계속 남겨 고통스럽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이 얘기를 읽으며 "남자를 거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나요? 정말 남자들이 저렇게 들이대기도 하나요?"라고 물을 모태솔로 부대원들이 더 걱정이다. 내일부터는 모태솔로 부대원을 위한 매뉴얼에 더 힘쓸 것을 약속하며, 오늘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화기애애한 화요일 보내시길!
▲ 지킬 수 없는 약속보다는 당장의 거절이 낫다 - 덴마크 속담.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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