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쁜 남자'나 '어장관리남'에 대한 정의부터 좀 해보자. 그대가 '제과점'이고, 그대라는 제과점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를 '손님'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손님'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노멀로그에선 'A'에 해당하는 손님을 '연인'으로 정의하며, 'E'와 'F'를 '나쁜 남자'나 '어장관리남'의 범주에 넣는다.
문제는, 'E'나 'F'가 가진 '불순한 의도'가 없는 'B부터 D까지'의 손님이다. 빵집에 들렀다고 해서 모두 '단골'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대원들이 그들에게 '나쁜 남자'나 '어장관리남'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특히 아직 연애경험이 없는 모태솔로 여성대원들은, 빵을 고르고 있는 상대를 "매일 오실게 아니라면, 그만 고르고 그냥 나가세요."라며 내쫓기도 한다.
'불순한 의도 없이, 신중하게 빵을 고르고 있는 손님'마저도 내쫓아 버리는 대원들. 그들을 위해 이번 매뉴얼을 준비했다. 스스로 '괜찮은 남자'를 쫓아내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 "오늘은 그만 제과점 문을 닫는 게 낫겠죠?"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더는 생기지 않길 바라며, 출발해 보자.
그대가 진짜 신데렐라라 하더라도, 아직 무도회가 열리지도 않은 오늘날 이 시점에, 설레발을 치는 건 곤란하다. 왕자님과의 러브러브를 꿈꾼다면, 호박마차 딱! 열두 시 딱! 유리구두 딱! 뭐 이런 과정이 있어야 유리구두를 신어보든 말든 할 것 아닌가. 다짜고짜,
이따위 얘길 하며 턱을 쳐들면, 상대는 그냥 난감할 뿐이다. 그대의 저 황당한 얘기에,
이라며 그대의 손을 잡고 이끌 남자는 '급한 남자'나 '음흉한 목적을 가진 남자'밖에 없다. 그런 남자와 연애를 하긴 그대도 싫을 것 아닌가.
신데렐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백설공주라고 믿고 있는 한 대원은 일곱 친구들과 모여 김칫국을 원샷 하고 있고, 자신이 라푼젤인 줄 아는 대원은 자신의 정수리에서 개밥 쉰내가 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빗질만 하고 있다.
정말 간단한 해결책 하나를 제시하고 싶다. 받고 싶은 것의 반만 이라도 먼저 하자. 아침저녁으로 상대의 안부연락을 받고 싶다면, 아침과 저녁 중 한 번의 안부연락을 먼저 하는 거다. 그리고 며칠 전 상대가 연락해서 만남을 가졌다면, 다음 만남은 그대가 먼저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는 거다. 간단하지 않은가?
중요한 건, 그대가 '공주'의 대접을 받고 싶다면 상대에게도 '왕자'대접을 해줘야 한단 거다. 지금은 '공주'대접을 받기만 바랄 뿐, 상대를 '하인'처럼 대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가 수다를 떨어도 들어주고, 늘 알아서 챙겨주며, 언제나 희생해 주길 바라기만 하는 건, 상대를 그저 하인취급 하는 것이다. 이 얘기에 또 '난 착각은 좀 하지만, 공주병까진 아니야.'라며 합리화만 하고 있지 말고, 묵묵히 좀 바꿔 보자. 그러면 호박마차 딱! 열두 시 딱! 유리구두 딱!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른여섯 번 쯤 얘기한 것 같다. 그간 참 다양한 것들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얘기를 해도 계속해서 먼저 달려가는 대원들이 있길래, 그 대원들을 위한 나름의 해결책도 제시했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다. 질주를 시작한 대원들은 위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부재중 전화 몇 십 통을 남기거나, 상대의 집 앞에 찾아가 기다리는 것 정도 되어야 '조급증'이며 '집착'이라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요즘 애매한 걸 정하는 그런 개그가 유행하는 것 같던데, 우리도 이번 기회에 좀 정해 놓자.
혼자 휘젓다 만든 흙탕물이 좀 맑아질 때까지 '절대안정'을 취하라고 얘길 해도, 그 새를 못 참고 "흙탕물이 맑아졌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죠?"라거나 "이렇게 연락 안 하는 거 말고, 다른 방법으로 기다릴 수는 없는 건가요?"라며 달려드는 대원들이 있다. 그 대원들에겐 "이런 거 먹고 어떻게 살아!"라며 동굴을 뛰쳐나간 호랑이 얘기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길 권한다. 뛰쳐나간 호랑이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과한 관심, 그리고 큰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을 때 그만큼의 증오와 분노로 바뀌기 마련이다. 아니, 관심과 기대에서 치환된 증오와 분노는 그 크기가 더 크다. 비명소리가 웃음소리보다 더 큰 것처럼 말이다.
어제 새벽, 우리 동네에서 싸움을 한 두 아저씨의 "니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주먹이 쎄? 쳐봐."와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이 색히가!"라는 대사를 듣고 있는 것 같다. 한 아저씨가 웃통을 벗었다가, 추운지 얼른 다시 입는 부분이 관전 포인트 였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폭주 중인 사람은, 현재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우습고 난폭한 일인지 모른다.'는 걸 기억하자. 그리고 스스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 접었다 하는 사람은 쉽게 폭주하기 마련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설마, 그 폭주를 목격한 상대가 사과를 하거나, 진심을 꺼내 보일 거라 생각하는가? 절대, NAVER(응?). 상대는 그 폭주를 보며, '얘가 왜 이러지? 성격 파탄인가? 원래 이런 앤가?'라는 생각만 하게 될 것이다. 저 위의 멘트들을 그대가 '하는'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듣는'다고 가정해보면, 이해가 더 빨리 되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담배꽁초의 작은 불씨 하나가 산 하나를 다 태우고도 꺼지지 않는 것처럼, 작은 실망이 불러온 폭주 역시 둘의 가능성을 모두 태우고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선한 마음으로 빵집에 들어온 상대에게 '어장관리남'이나 '나쁜 남자'라는 낙인을 찍게 되고, 그래도 증오와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 '복수할 방법'을 찾기도 한다.
그 폭주마저 이해하고 다독이는 '괜찮은 남자'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계속되는 폭주에는 무릎을 꿇고 만다. 안타깝지 않은가?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들어가면서도 화내지 않고, 좀 천천히 시작하며 달래기까지 한 그 남자가, 결국 "그래, 우리 다신 연락하지 말자."라는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말이다. 이런 남자를 두고도 그녀는 "전 그냥 그의 장바구니에 들어가 있었나 봐요."라는 말만 할 뿐이다.
상대가 '단골'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징징거리기 전에, 스스로가 '또 찾고 싶은 제과점'인지도 한 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내게 메일이나 메신저로 어마어마한 조급증을 내보이는 대원들이 몇 명 있다. 그 대원들은 "답장을 안 보낸다는 거 알지만, 내 사연은 정말 중요하니 답장을 보내라."라며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내 사연은 언제 매뉴얼로 소개 되는 거냐."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보내기도 한다. 메신저를 통해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현재 연애 상황'을 늘어놓곤, 어서 대답을 내 놓으라고 재촉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가 나중엔 분노와 증오를 내게 들이미는 대원들도 있었는데, 그 대원들의 얘기를 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이쯤에서 생략하자. 끊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끊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목적은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했고, '나쁜 남자'와 '어장관리남'에 대한 매뉴얼도 많으니, 그들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전 매뉴얼들을 참고하길 권한다. 자, 그럼, 그간 어떻게든 상대를 처벌하려고 대원들이, 이젠 '무죄추정의 원칙'도 좀 발휘하길 바라며!
▲ 상대에게 '판사'가 되려 하지 말고, '변호사'가 되라는 얘기는 여성대원들에게도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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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집을 찾았다며 단골이 된 손님.
B. 빵 맛은 괜찮지만, 단골이 될 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가끔 찾는 손님.
C. 최근 들어 자주 오지만, 빵 맛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는 손님.
D. 어제 사간 빵 맛이 좀 이상한 것 같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
E. 단골이 될 생각이 없으면서, "단골이 될 거다."라며 외상을 요구하는 놈.
F. 그저 배를 채울 생각으로, 무작정 빵집에 들어와 무전취식 하는 놈.
B. 빵 맛은 괜찮지만, 단골이 될 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가끔 찾는 손님.
C. 최근 들어 자주 오지만, 빵 맛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는 손님.
D. 어제 사간 빵 맛이 좀 이상한 것 같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
E. 단골이 될 생각이 없으면서, "단골이 될 거다."라며 외상을 요구하는 놈.
F. 그저 배를 채울 생각으로, 무작정 빵집에 들어와 무전취식 하는 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노멀로그에선 'A'에 해당하는 손님을 '연인'으로 정의하며, 'E'와 'F'를 '나쁜 남자'나 '어장관리남'의 범주에 넣는다.
문제는, 'E'나 'F'가 가진 '불순한 의도'가 없는 'B부터 D까지'의 손님이다. 빵집에 들렀다고 해서 모두 '단골'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대원들이 그들에게 '나쁜 남자'나 '어장관리남'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특히 아직 연애경험이 없는 모태솔로 여성대원들은, 빵을 고르고 있는 상대를 "매일 오실게 아니라면, 그만 고르고 그냥 나가세요."라며 내쫓기도 한다.
'불순한 의도 없이, 신중하게 빵을 고르고 있는 손님'마저도 내쫓아 버리는 대원들. 그들을 위해 이번 매뉴얼을 준비했다. 스스로 '괜찮은 남자'를 쫓아내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 "오늘은 그만 제과점 문을 닫는 게 낫겠죠?"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더는 생기지 않길 바라며, 출발해 보자.
1. 신데렐라 쫌!
그대가 진짜 신데렐라라 하더라도, 아직 무도회가 열리지도 않은 오늘날 이 시점에, 설레발을 치는 건 곤란하다. 왕자님과의 러브러브를 꿈꾼다면, 호박마차 딱! 열두 시 딱! 유리구두 딱! 뭐 이런 과정이 있어야 유리구두를 신어보든 말든 할 것 아닌가. 다짜고짜,
"저 신데렐라거든요? 알죠? 어려서 부모님 잃고 계모와 새언니."
이따위 얘길 하며 턱을 쳐들면, 상대는 그냥 난감할 뿐이다. 그대의 저 황당한 얘기에,
"아~ 와이파이 잘 뜨는 무도회장 찾아 오셨구나? 저기, 3번 방."
이라며 그대의 손을 잡고 이끌 남자는 '급한 남자'나 '음흉한 목적을 가진 남자'밖에 없다. 그런 남자와 연애를 하긴 그대도 싫을 것 아닌가.
신데렐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백설공주라고 믿고 있는 한 대원은 일곱 친구들과 모여 김칫국을 원샷 하고 있고, 자신이 라푼젤인 줄 아는 대원은 자신의 정수리에서 개밥 쉰내가 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빗질만 하고 있다.
정말 간단한 해결책 하나를 제시하고 싶다. 받고 싶은 것의 반만 이라도 먼저 하자. 아침저녁으로 상대의 안부연락을 받고 싶다면, 아침과 저녁 중 한 번의 안부연락을 먼저 하는 거다. 그리고 며칠 전 상대가 연락해서 만남을 가졌다면, 다음 만남은 그대가 먼저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는 거다. 간단하지 않은가?
중요한 건, 그대가 '공주'의 대접을 받고 싶다면 상대에게도 '왕자'대접을 해줘야 한단 거다. 지금은 '공주'대접을 받기만 바랄 뿐, 상대를 '하인'처럼 대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가 수다를 떨어도 들어주고, 늘 알아서 챙겨주며, 언제나 희생해 주길 바라기만 하는 건, 상대를 그저 하인취급 하는 것이다. 이 얘기에 또 '난 착각은 좀 하지만, 공주병까진 아니야.'라며 합리화만 하고 있지 말고, 묵묵히 좀 바꿔 보자. 그러면 호박마차 딱! 열두 시 딱! 유리구두 딱!
2. 질주하는 그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른여섯 번 쯤 얘기한 것 같다. 그간 참 다양한 것들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따로 달리는 게 아니라 2인 3각의 달리기 입니다."
"제발, 혼자 앞서 달려 나가는 '부정출발' 하지 마세요."
"부르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상대의 템포에 맞춰서 부르는 겁니다."
"장거리 슈팅만 하지 말고, 드리블을 더 하세요! 중앙선이라도 넘자구요!"
"빨리 오라고 재촉하지 말고, 걸음이 느린 상대에게 맞춰 걸으세요."
"제발, 혼자 앞서 달려 나가는 '부정출발' 하지 마세요."
"부르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상대의 템포에 맞춰서 부르는 겁니다."
"장거리 슈팅만 하지 말고, 드리블을 더 하세요! 중앙선이라도 넘자구요!"
"빨리 오라고 재촉하지 말고, 걸음이 느린 상대에게 맞춰 걸으세요."
아무리 얘기를 해도 계속해서 먼저 달려가는 대원들이 있길래, 그 대원들을 위한 나름의 해결책도 제시했었다.
"상대를 드라마처럼 생각하세요. 드라마 기다린다고 일상생활을 못하진 않잖아요."
"마음을 분산시키세요. 취미생활을 하거나, 사람들과 만나보세요."
"그래도 못 견디겠다면, 중독성 강한 게임을 하거나 미드를 보세요."
"마음을 분산시키세요. 취미생활을 하거나, 사람들과 만나보세요."
"그래도 못 견디겠다면, 중독성 강한 게임을 하거나 미드를 보세요."
하지만 소용이 없다. 질주를 시작한 대원들은 위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헐, 저렇게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네? 하여튼 조급증이 문제야.'
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부재중 전화 몇 십 통을 남기거나, 상대의 집 앞에 찾아가 기다리는 것 정도 되어야 '조급증'이며 '집착'이라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요즘 애매한 걸 정하는 그런 개그가 유행하는 것 같던데, 우리도 이번 기회에 좀 정해 놓자.
<질주의 기준>
부재중 전화 - 1일 2통 이상. (답이 없을 시, 날이 바뀌면 1회만 허용.)
문자 - (답이 없을 시)연속 3통 이상. (답 없는 안부문자 3회 이상)
부재중 전화 - 1일 2통 이상. (답이 없을 시, 날이 바뀌면 1회만 허용.)
문자 - (답이 없을 시)연속 3통 이상. (답 없는 안부문자 3회 이상)
혼자 휘젓다 만든 흙탕물이 좀 맑아질 때까지 '절대안정'을 취하라고 얘길 해도, 그 새를 못 참고 "흙탕물이 맑아졌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죠?"라거나 "이렇게 연락 안 하는 거 말고, 다른 방법으로 기다릴 수는 없는 건가요?"라며 달려드는 대원들이 있다. 그 대원들에겐 "이런 거 먹고 어떻게 살아!"라며 동굴을 뛰쳐나간 호랑이 얘기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길 권한다. 뛰쳐나간 호랑이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3. 폭주하는 그녀
과한 관심, 그리고 큰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을 때 그만큼의 증오와 분노로 바뀌기 마련이다. 아니, 관심과 기대에서 치환된 증오와 분노는 그 크기가 더 크다. 비명소리가 웃음소리보다 더 큰 것처럼 말이다.
"내가 계속 연락해야 되는지, 아니면 그만둬야 하는 건지 솔직히 말해줘."
"오빠한테 매달린 내가 XXX이지."
"너 같은 사람을 알고 지냈다는 것 자체가 후회된다."
"사람 가지고 장난 치냐? 지금까지 나 어장관리 하냐?"
"너한테 다시 연락하면 내가 사람도 아니다."
"오빠한테 매달린 내가 XXX이지."
"너 같은 사람을 알고 지냈다는 것 자체가 후회된다."
"사람 가지고 장난 치냐? 지금까지 나 어장관리 하냐?"
"너한테 다시 연락하면 내가 사람도 아니다."
어제 새벽, 우리 동네에서 싸움을 한 두 아저씨의 "니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주먹이 쎄? 쳐봐."와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이 색히가!"라는 대사를 듣고 있는 것 같다. 한 아저씨가 웃통을 벗었다가, 추운지 얼른 다시 입는 부분이 관전 포인트 였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폭주 중인 사람은, 현재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우습고 난폭한 일인지 모른다.'는 걸 기억하자. 그리고 스스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 접었다 하는 사람은 쉽게 폭주하기 마련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설마, 그 폭주를 목격한 상대가 사과를 하거나, 진심을 꺼내 보일 거라 생각하는가? 절대, NAVER(응?). 상대는 그 폭주를 보며, '얘가 왜 이러지? 성격 파탄인가? 원래 이런 앤가?'라는 생각만 하게 될 것이다. 저 위의 멘트들을 그대가 '하는'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듣는'다고 가정해보면, 이해가 더 빨리 되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담배꽁초의 작은 불씨 하나가 산 하나를 다 태우고도 꺼지지 않는 것처럼, 작은 실망이 불러온 폭주 역시 둘의 가능성을 모두 태우고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선한 마음으로 빵집에 들어온 상대에게 '어장관리남'이나 '나쁜 남자'라는 낙인을 찍게 되고, 그래도 증오와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 '복수할 방법'을 찾기도 한다.
그 폭주마저 이해하고 다독이는 '괜찮은 남자'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계속되는 폭주에는 무릎을 꿇고 만다. 안타깝지 않은가?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들어가면서도 화내지 않고, 좀 천천히 시작하며 달래기까지 한 그 남자가, 결국 "그래, 우리 다신 연락하지 말자."라는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말이다. 이런 남자를 두고도 그녀는 "전 그냥 그의 장바구니에 들어가 있었나 봐요."라는 말만 할 뿐이다.
상대가 '단골'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징징거리기 전에, 스스로가 '또 찾고 싶은 제과점'인지도 한 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내게 메일이나 메신저로 어마어마한 조급증을 내보이는 대원들이 몇 명 있다. 그 대원들은 "답장을 안 보낸다는 거 알지만, 내 사연은 정말 중요하니 답장을 보내라."라며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내 사연은 언제 매뉴얼로 소개 되는 거냐."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보내기도 한다. 메신저를 통해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현재 연애 상황'을 늘어놓곤, 어서 대답을 내 놓으라고 재촉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가 나중엔 분노와 증오를 내게 들이미는 대원들도 있었는데, 그 대원들의 얘기를 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이쯤에서 생략하자. 끊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끊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목적은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했고, '나쁜 남자'와 '어장관리남'에 대한 매뉴얼도 많으니, 그들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전 매뉴얼들을 참고하길 권한다. 자, 그럼, 그간 어떻게든 상대를 처벌하려고 대원들이, 이젠 '무죄추정의 원칙'도 좀 발휘하길 바라며!
▲ 상대에게 '판사'가 되려 하지 말고, '변호사'가 되라는 얘기는 여성대원들에게도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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