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남성대원이 메신저를 통해 짧은 질문을 했다.
뭐,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겠냐고, 근데 갑자기 웬 밥 얘기냐고, 답하자 그 대원이 말했다.
난 눈물이 차올라서 고개를 들고,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을 수밖에 없었다(아이유 돋네). 그간 심녀(관심 있는 여자)분과 주로 무슨 대화를 했냐고 물었더니, 그는
정도의 대화만 문자로 나눴다고 답했다. 아,
라는 대화도 나눴다고 했다.
이젠, 좀, 바꿔보자. 조금만 달라져도 '이성과의 대화'를 '동성과의 대화'만큼 편하게 할 수 있다. 그 '편한 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 아래에서 함께 살펴보자.
그대가 버스를 탔는데,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아 있고 해보자. 그리고 그 아저씨는 그대에게 어디에 사는지, 가족관계는 어떤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뭔지 따위를 묻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대는 별 부담 없이 대답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황을 좀 바꿔, 그 아저씨는 그대가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면접관이고, 그대는 그 앞에 앉아 있고 해보자.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 한 질문들이 다시 그대에게 쏟아진다. 이번에도 버스 옆자리에 앉아 대답하는 것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
목적을 지닌 채 누군가를 대하는 건,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 있는 것과 같다. 그 런닝머신 위에서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대화에 집중하기는 어려워진다. '평소에 하던 것처럼'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여유'는 꿈도 꿀 수 없다.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밥이 다 되기도 전에 밥솥 뚜껑을 열고, 지문을 다 읽지도 않은 채 문제를 푼다.
따위의 얘기를 하며 말이다. 심지어 쫓기듯 저지른 자신의 행동들을 두고'추진력'운운 하거나, '전력투구'했다며 미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부정출발을 해 놓곤, "난 최선을 다해 달린 것뿐인데 왜 실격이냐?"며 항의한다. 난감하다.
'당장 상대에게 호감을 얻어내야 한다.'라거나 '얼른 친해져서 사귀어야 한다.'는 목적에서 내려오길 권한다. 내려오기 어렵다면, 차라리 그 목적을 더 크고 길게 잡길 권한다. 내년 이맘때쯤엔 상대와 둘 도 없을 만큼 가까울 사이가 될 것이라든지, 몇 년 후엔 상대와 결혼을 할 거라든지 정도로 말이다.
현재 그대와 제일 친한 '베스트 프렌드'와 어떻게 친해졌는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라든가, '베스트 프렌드로 나는 어떠냐?'를 물어가며 친해지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주말에 꼭 그 친구와 만나 더 가까워져야겠다고 계획하거나, 가까워지기 위한 목적으로 선물을 건네지도 않았을 거고 말이다. 이처럼 '목적'에서 내려오는 것이 첫 번째다. 그대가 그 런닝머신 위에 있는 한, 상대와 가까워지긴커녕 마른 침만 계속 삼키게 될 것이다.
서두에서 소개한 이미지, 거기에 나온 대화를 잠시 가져와 보자.
상대가 "오빤 뭐해요?"라며 리액션을 취한 것으로 봐서, 저 순간에는 이후의 상황과 달리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로남은 그런 상대의 리액션에 흥이 나 정신줄을 놓은 채, 결국 '떠보기'기술을 시전하고 말았다. 게다가 저 멘트를 건네 놓고 수습하지 않은 걸로 봐서, 솔로남은 '기대'까지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상대가 "제 생각요? ㅋㅋㅋ"라든가, "그럼 내일 볼까요?"라는 대답을 해 주길 말이다.
이제 막 걸음마(상대와의 연락)를 시작한 기쁨에 사로잡힌 채, 대책 없이 달려 나간 것이다. 많은 대원들이 이런 실수를 한다.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가 좀 웃자, 집에 갈 때까지 한 번이라도 더 웃기려고 개그콤보를 구사하다 스스로 침몰하는 대원. 만나자는 요구에 상대가 흔쾌히 나오니, 상대를 집에 들여보낼 생각은 안 하고 계속해서 술 먹자, 쉬다가자 따위의 얘기만 하는 대원. 영화 보자며 상대를 불러내 놓고, 스킨십 할 생각만 하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대원.
위의 대화에서 상대를 좀 웃게 해주고 싶다면, "나 영어 공부 하다가 좀 쉬는 중이야. 오렌지가 영어로 델몬트라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정도의 멘트만 해도 충분하다. 그 멘트에 이어 "맥주가 영어로 뭔지 알아? 하이트."라며 한 발짝 더 나갈 수도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면 개그 욕심을 버리고 날씨 얘기를 하는 편이 낫다.
요즘 같은 날씨엔 '호빵'으로 운을 띄운 뒤, '단팥호빵 VS 야채호빵'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자연스레 상대가 어떤 호빵을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고, 호빵을 빌미로 약속을 잡을 수도 있다. 제발, 상대의 마음을 들춰보며 그 자리에서 정답을 알아내려 하지 말자. 마지막 문제까지 풀면, 정답은 자연히 알 수 있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진짜 관심을 가지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관심 있는 상대와의 관계를 엎질렀다는 대원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상대'가 아니라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진짜 '상대'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면, 상대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궁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많은 대원들이 그 '상대와 사귈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둔 채, 상대에게 주말에 시간 있는지, 오늘 잠깐 만날 수 있는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묻는다. 정말 '상대'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면, 아프다는데 '어디가 얼마나'아픈지도 묻지 않겠는가? 그저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두니, 상대는 그냥 '얼른 약 먹고 나아서, 날 만나러 나와야 할 존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이미지 속 대화만 보더라도, 솔로남은 그 다음 날 '아픈 건 괜찮은지'를 묻지 않는다. 그저 주구장창 "뭐해?"라는 질문만 반복할 뿐이다.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가 아닌,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자. 정말 상대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알고 싶어지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건 문제도 되지 않으니 말이다.
▲ 이젠 "뭐해?"라고도 물을 수 없게 된 대원들에겐, 그저 프리허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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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여자들은 다 밥 챙겨 먹는 거에 엄청 민감한가요?"
뭐,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겠냐고, 근데 갑자기 웬 밥 얘기냐고, 답하자 그 대원이 말했다.
"제가 밥 먹자고 하는 여자들마다, 다들 밥 먹었다고 하길래요."
난 눈물이 차올라서 고개를 들고,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을 수밖에 없었다(아이유 돋네). 그간 심녀(관심 있는 여자)분과 주로 무슨 대화를 했냐고 물었더니, 그는
사연남 - 뭐해?
심녀 - 그냥 있어요.
사연남 - 아, 그렇구나...
심녀 - 그냥 있어요.
사연남 - 아, 그렇구나...
정도의 대화만 문자로 나눴다고 답했다. 아,
사연남 - 밥 먹었어?
심녀 - 네.
사연남 - 아, 그렇구나...
심녀 - 네.
사연남 - 아, 그렇구나...
라는 대화도 나눴다고 했다.
이젠, 좀, 바꿔보자. 조금만 달라져도 '이성과의 대화'를 '동성과의 대화'만큼 편하게 할 수 있다. 그 '편한 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 아래에서 함께 살펴보자.
1. 목적 위에서 내려와라.
그대가 버스를 탔는데,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아 있고 해보자. 그리고 그 아저씨는 그대에게 어디에 사는지, 가족관계는 어떤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뭔지 따위를 묻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대는 별 부담 없이 대답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황을 좀 바꿔, 그 아저씨는 그대가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면접관이고, 그대는 그 앞에 앉아 있고 해보자.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 한 질문들이 다시 그대에게 쏟아진다. 이번에도 버스 옆자리에 앉아 대답하는 것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
목적을 지닌 채 누군가를 대하는 건,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 있는 것과 같다. 그 런닝머신 위에서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대화에 집중하기는 어려워진다. '평소에 하던 것처럼'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여유'는 꿈도 꿀 수 없다.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밥이 다 되기도 전에 밥솥 뚜껑을 열고, 지문을 다 읽지도 않은 채 문제를 푼다.
"결과가 어떻든 뚜껑을 열어 보고 싶습니다."
"제 답이 틀린다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후회는 하지 않을 겁니다."
"제 답이 틀린다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후회는 하지 않을 겁니다."
따위의 얘기를 하며 말이다. 심지어 쫓기듯 저지른 자신의 행동들을 두고'추진력'운운 하거나, '전력투구'했다며 미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부정출발을 해 놓곤, "난 최선을 다해 달린 것뿐인데 왜 실격이냐?"며 항의한다. 난감하다.
'당장 상대에게 호감을 얻어내야 한다.'라거나 '얼른 친해져서 사귀어야 한다.'는 목적에서 내려오길 권한다. 내려오기 어렵다면, 차라리 그 목적을 더 크고 길게 잡길 권한다. 내년 이맘때쯤엔 상대와 둘 도 없을 만큼 가까울 사이가 될 것이라든지, 몇 년 후엔 상대와 결혼을 할 거라든지 정도로 말이다.
현재 그대와 제일 친한 '베스트 프렌드'와 어떻게 친해졌는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라든가, '베스트 프렌드로 나는 어떠냐?'를 물어가며 친해지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주말에 꼭 그 친구와 만나 더 가까워져야겠다고 계획하거나, 가까워지기 위한 목적으로 선물을 건네지도 않았을 거고 말이다. 이처럼 '목적'에서 내려오는 것이 첫 번째다. 그대가 그 런닝머신 위에 있는 한, 상대와 가까워지긴커녕 마른 침만 계속 삼키게 될 것이다.
2. 한 번에 너무 멀리 가려 하지 마라.
서두에서 소개한 이미지, 거기에 나온 대화를 잠시 가져와 보자.
솔로남 - 뭐하니ㅋ
솔로녀 - 그냥있죠..^^ 오빤머해여
솔로남 - ㅋㅋ니언제볼까라눈? 생각?ㅋㅋ
솔로녀 - 그냥있죠..^^ 오빤머해여
솔로남 - ㅋㅋ니언제볼까라눈? 생각?ㅋㅋ
상대가 "오빤 뭐해요?"라며 리액션을 취한 것으로 봐서, 저 순간에는 이후의 상황과 달리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로남은 그런 상대의 리액션에 흥이 나 정신줄을 놓은 채, 결국 '떠보기'기술을 시전하고 말았다. 게다가 저 멘트를 건네 놓고 수습하지 않은 걸로 봐서, 솔로남은 '기대'까지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상대가 "제 생각요? ㅋㅋㅋ"라든가, "그럼 내일 볼까요?"라는 대답을 해 주길 말이다.
이제 막 걸음마(상대와의 연락)를 시작한 기쁨에 사로잡힌 채, 대책 없이 달려 나간 것이다. 많은 대원들이 이런 실수를 한다.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가 좀 웃자, 집에 갈 때까지 한 번이라도 더 웃기려고 개그콤보를 구사하다 스스로 침몰하는 대원. 만나자는 요구에 상대가 흔쾌히 나오니, 상대를 집에 들여보낼 생각은 안 하고 계속해서 술 먹자, 쉬다가자 따위의 얘기만 하는 대원. 영화 보자며 상대를 불러내 놓고, 스킨십 할 생각만 하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대원.
위의 대화에서 상대를 좀 웃게 해주고 싶다면, "나 영어 공부 하다가 좀 쉬는 중이야. 오렌지가 영어로 델몬트라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정도의 멘트만 해도 충분하다. 그 멘트에 이어 "맥주가 영어로 뭔지 알아? 하이트."라며 한 발짝 더 나갈 수도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면 개그 욕심을 버리고 날씨 얘기를 하는 편이 낫다.
요즘 같은 날씨엔 '호빵'으로 운을 띄운 뒤, '단팥호빵 VS 야채호빵'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자연스레 상대가 어떤 호빵을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고, 호빵을 빌미로 약속을 잡을 수도 있다. 제발, 상대의 마음을 들춰보며 그 자리에서 정답을 알아내려 하지 말자. 마지막 문제까지 풀면, 정답은 자연히 알 수 있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진짜 관심을 가지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관심 있는 상대와의 관계를 엎질렀다는 대원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상대'가 아니라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진짜 '상대'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면, 상대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궁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많은 대원들이 그 '상대와 사귈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둔 채, 상대에게 주말에 시간 있는지, 오늘 잠깐 만날 수 있는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묻는다. 정말 '상대'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면, 아프다는데 '어디가 얼마나'아픈지도 묻지 않겠는가? 그저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두니, 상대는 그냥 '얼른 약 먹고 나아서, 날 만나러 나와야 할 존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이미지 속 대화만 보더라도, 솔로남은 그 다음 날 '아픈 건 괜찮은지'를 묻지 않는다. 그저 주구장창 "뭐해?"라는 질문만 반복할 뿐이다.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가 아닌,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자. 정말 상대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알고 싶어지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건 문제도 되지 않으니 말이다.
▲ 이젠 "뭐해?"라고도 물을 수 없게 된 대원들에겐, 그저 프리허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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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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