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관련해 "스펙이나 외모, 돈이 전부."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난 쌍둥이 K씨 형제(31세, 경기도 일산)의 예를 들곤 한다. K씨 형제는 일란성 쌍둥이인 까닭에 당연히 같은 외모를 가진데다, 같은 대학을 나왔으며, 군복무도 동반입대를 해 같은 날에 마쳤다. 다른 쌍둥이들도 그런지 궁금한데, K씨 형제는 글씨체와 목소리도 같다.
흔히들 말하는 '조건'으로만 따지면, K씨 형제 중 '형'쪽이 좀 더 우세하다. 대학교 졸업 후 '형'은 H건설에 취직해 일하고 있고, '동생'은 전공과 관련 없는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데, '형'쪽의 연봉이 세 배 정도 많다. 그리고 '형'은 중형차를 모는 반면, '동생'은 '형'이 운전연수를 하려고 구입한 중고차를 물려받아 타고 다닌다.
위의 얘기만 놓고 보자면, ("스펙이나 외모, 돈이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연애'에서도 '형'쪽이 우세할 거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형'은 모태솔로부대원이고, '동생'은 몇 번의 연애 끝에 올해 결혼을 해 행복한 신혼을 보내는 중이다.
부킹대학 정발산 연구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럴 듯 하지만, <다람쥐 구조대>와 <오리형사 다크>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건 너무 가혹하다. '칩'과 '데일'(다람쥐 구조대 주인공들)의 결백을 입증하고자 아래의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하기로 한다.
멀쩡한데 연애 못하는 남자(이하 '연못남')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에 대한 '모니터링'에 소홀하다는 거다. 오디션에서 이상한 음정으로 노래를 부른 까닭에 탈락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따위의 얘기만 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따위의 얘기만 하고 있단 거다.
그대의 마음 속에 황금같이 빛나는 부분이 있다는 거, 안다. 그대가 '진짜 내 모습'이라고 말하는 그 모습 말이다. 그런데 그 마음은 너무 깊은 곳에 묻혀 있고, 밖에선 그 황금이 묻혀 있다는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뭐가 좀 보여야 파 볼 생각이라도 들 것 아닌가.
무대에 수 백, 수 천 번을 오른 가수도 '내가 지금 잘 부르고 있나? 내 목소리가 반주와 어울리는가? 혹시 이상한 음정으로 부르는 건 아닌가?'등을 알아보기 위해 무대에서 모니터링 이어폰을 낀다. 음반을 내기 위해 자신이 녹음한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 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그대는 그냥 감정 하나에 의지해 즉흥적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으면서도 무작정 열심히만 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돌아본 적이 없으니, 자신이 가시 투성이라는 건 모르고, 도망치는 상대에게 저주의 말만 퍼붓는다.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자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게 가장 첫 번째다. 현관문을 나서기 전 거울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연못남의 두 번째 특징은, '레벨 업'에만 관심을 둔다는 거다. 상대와 친해지는 과정을 '미션'이라 생각하며, 몇 번의 미션을 성공하면 '연애'라는 보상이 주어질 거라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언제나 상황을 딱 두 가지로만 판단하게 만든다.
스스로를 늘 '판정 받는 쪽'에 놓는다. 필연적으로 불안과 조급증에 시달리게 된다. 결과를 점치기 위해 상대를 떠보는 일은 물론이고, 상대의 'OK 사인'을 받아내기 위해 맹목적으로 헌신하기도 한다. 그러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상대에게 노골적으로 자신의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게임에서 진 유저가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 버리듯, 상대에게 저주의 말을 퍼부으며 관계를 끊는 대원들도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는 김재범씨(31세, 무직)가 그대와 친해지기 위해 위와 같이 행동한다고 해보자. 김재범씨는 그대와 얼마나 친해졌나 확인하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거나, 보증을 서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대가 부담스러워 하자, 김재범씨는 더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주말 시간 괜찮아?"라고 묻기도 한다. 게다가 그대가 바라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일들을 벌이곤 "어때, 내가 이 정도까지 하는데, 이젠 나와 친해지고 싶지?"라고 말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김재범씨가 너무 불편해진 그대는 결국 김재범씨를 피한다. 김재범씨는 '친해지려고 한 것 뿐이었다. 오해는 말아달라.'는 문자를 계속해서 보내고, 그대가 답장을 하지 않자 자신의 미니홈피에 "꺼져줄게 잘 살아."따위의 일기를 적어나간다.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상대의 이름을 한자로 어떻게 쓰고, 그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알 정도로 친해지라는 얘기를 했더니, "이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랑 뜻이 뭔지 알아냈어요. 그 다음엔 또 뭐 알아내면 되죠?"라고 묻는 대원들이 있어서 난 참 가슴이 아프다.
여자와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다. 아니, 그게 전부다. 나머지 얘기들은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한 주석에 불과하다. 장담할 수 있다. 분위기가 전부다.
그런데 연못남들은 결정적으로 이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종종, "분위기는 정말 좋았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네요."라는 얘기를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절대 그럴 리 없다. 분위기에 매료된 여자는 반드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미안하지만, 그대가 말한 '다음 연락이 없는 정말 좋은 분위기'는 시상식장의 박수 같은 거다. 시상식장의 박수는 '축하'의 의미를 넘지 못한다.
분위기를 만드는 재료의 8할은 '존경'이다. 그렇다면 이 '존경'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난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인도의 전통 인사말 '나마스떼'에서 그 답을 찾길 권한다.
상대 안에 신이 있다. 내림굿 같은 걸 받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대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보다도 훨씬 높은 신이 상대 안에 들어 있단 얘기다. 그런 사람과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며, 그런 사람과 통화를 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는 거다.
상대 안에 신이 있는데, 그 앞에서 아는 척, 있는 척, 잘난 척 할 대원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또, 신과 만나는 자리에서 '아는 사람'얘기나 허튼소리를 늘어놓으며 시간낭비를 할 대원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 자리에서 그대는 은밀한 곳에 홀로 간직하고 있던 비밀스러운 일들도 가감 없이 꺼내놓을 것이며, 상대가 하는 말은 모조리 다 외우고 뼈에 새길 각오로 집중할 것이다. 그 시간을 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생각할 것이고, 그 시간 그대에게 다가오는 감동들을 상대에게 감사함으로 고백할 것이다.
내 말이 못미덥다면, 오늘 당장 만나는 위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누군가와 대화해 보길 바란다. 부모님도 좋고, 친구도 좋고, 선배든 후배든 다 좋다. 저 마음을 가지고 누군가를 대하는 것이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신은 상대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대 안에도 있다는 것을 잊진 말자. 그걸 잊는다면 그냥 충성스런 신도로 전락할 위험이 있으니 말이다.
사연을 보내는 많은 대원들이 메일에
라는 이야기를 적는다. 연애에 관련된 이 매뉴얼은, 그대가 벽에 걸고 있는 액자, 그 액자의 기울어짐을 말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대가 벽에 달라붙어 액자를 걸고 있는 까닭에 수평을 맞추기 어려운 법이지, 누구라도 액자를 잠깐 그대로 두고 뒤로 몇 발짝 물러서면 금방 알 수 있다.
수평 맞추기가 어려운 대원들은 자신의 사연을 최대한 상세히, 읽는 사람이 '뭐 이런 것까지 적나?'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적어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길 권한다. 수평 맞추기 정말 어려운 그 문제에 대한 힌트를 매뉴얼을 통해 살펴 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상황을 거울에 비춰보듯 확실하게 들여다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K양, 음료수나 커피 사가지 마세요. 남자는 누구나 '착각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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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하는 '조건'으로만 따지면, K씨 형제 중 '형'쪽이 좀 더 우세하다. 대학교 졸업 후 '형'은 H건설에 취직해 일하고 있고, '동생'은 전공과 관련 없는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데, '형'쪽의 연봉이 세 배 정도 많다. 그리고 '형'은 중형차를 모는 반면, '동생'은 '형'이 운전연수를 하려고 구입한 중고차를 물려받아 타고 다닌다.
위의 얘기만 놓고 보자면, ("스펙이나 외모, 돈이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연애'에서도 '형'쪽이 우세할 거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형'은 모태솔로부대원이고, '동생'은 몇 번의 연애 끝에 올해 결혼을 해 행복한 신혼을 보내는 중이다.
부킹대학 정발산 연구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부모님 때문에, 몇 분 차이로 '장남'이 된 '형'은 고지식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역시 몇 분 차이로 '막내'가 된 '동생'은 붙임성있고 활발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이 성격은 이성을 만나는 것에도 크게 작용해 '형'은 이성을 심각하게 대한다."
"'형'이 사춘기 때,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여자가 친구와 사귀는 것을 경험한 뒤, 우뇌에 깊은 상처가 생겼고, 그때 위축된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동생'은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은 적이 있고, 그 기억이 '자신감'을 키워주게 되었다."
"'형'이 주일학교 시절, '달란트 시장'문제로 교회를 나가지 않게 된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그 사건 이후 '동생'은 계속 교회를 다니며 이성과의 '의사소통'부분이 발전했지만, '형'은 디즈니 만화 동산을 보며 상상력만 키웠다. <다람쥐 구조대>와 <오리형사 다크>가 '형'의 연애를 망친 것이다."
"'형'이 사춘기 때,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여자가 친구와 사귀는 것을 경험한 뒤, 우뇌에 깊은 상처가 생겼고, 그때 위축된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동생'은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은 적이 있고, 그 기억이 '자신감'을 키워주게 되었다."
"'형'이 주일학교 시절, '달란트 시장'문제로 교회를 나가지 않게 된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그 사건 이후 '동생'은 계속 교회를 다니며 이성과의 '의사소통'부분이 발전했지만, '형'은 디즈니 만화 동산을 보며 상상력만 키웠다. <다람쥐 구조대>와 <오리형사 다크>가 '형'의 연애를 망친 것이다."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럴 듯 하지만, <다람쥐 구조대>와 <오리형사 다크>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건 너무 가혹하다. '칩'과 '데일'(다람쥐 구조대 주인공들)의 결백을 입증하고자 아래의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하기로 한다.
1.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
멀쩡한데 연애 못하는 남자(이하 '연못남')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에 대한 '모니터링'에 소홀하다는 거다. 오디션에서 이상한 음정으로 노래를 부른 까닭에 탈락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난 정말 열심히 불렀는데, 심사위원이 날 미워하는지 탈락시켰다."
"오디션장 말고, 무대에 날 세워준다면 정말 잘 부를 수 있다."
"지금의 내 노래는 진짜 내 실력으로 부른 게 아니다.(응?)"
"오디션장 말고, 무대에 날 세워준다면 정말 잘 부를 수 있다."
"지금의 내 노래는 진짜 내 실력으로 부른 게 아니다.(응?)"
따위의 얘기만 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난 잘해준 것 뿐인데, 여자사람은 나를 부담스럽다고 한다."
"정말 괜찮은 여자를 만나면 나도 실수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다."
"아직 내 진짜 모습을 본 여자는 없다.(응?)"
"정말 괜찮은 여자를 만나면 나도 실수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다."
"아직 내 진짜 모습을 본 여자는 없다.(응?)"
따위의 얘기만 하고 있단 거다.
그대의 마음 속에 황금같이 빛나는 부분이 있다는 거, 안다. 그대가 '진짜 내 모습'이라고 말하는 그 모습 말이다. 그런데 그 마음은 너무 깊은 곳에 묻혀 있고, 밖에선 그 황금이 묻혀 있다는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뭐가 좀 보여야 파 볼 생각이라도 들 것 아닌가.
무대에 수 백, 수 천 번을 오른 가수도 '내가 지금 잘 부르고 있나? 내 목소리가 반주와 어울리는가? 혹시 이상한 음정으로 부르는 건 아닌가?'등을 알아보기 위해 무대에서 모니터링 이어폰을 낀다. 음반을 내기 위해 자신이 녹음한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 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그대는 그냥 감정 하나에 의지해 즉흥적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으면서도 무작정 열심히만 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돌아본 적이 없으니, 자신이 가시 투성이라는 건 모르고, 도망치는 상대에게 저주의 말만 퍼붓는다.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자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게 가장 첫 번째다. 현관문을 나서기 전 거울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2. 미션을 해결하면 연애가 나오는 줄 안다.
연못남의 두 번째 특징은, '레벨 업'에만 관심을 둔다는 거다. 상대와 친해지는 과정을 '미션'이라 생각하며, 몇 번의 미션을 성공하면 '연애'라는 보상이 주어질 거라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언제나 상황을 딱 두 가지로만 판단하게 만든다.
성공이냐, 실패냐.
스스로를 늘 '판정 받는 쪽'에 놓는다. 필연적으로 불안과 조급증에 시달리게 된다. 결과를 점치기 위해 상대를 떠보는 일은 물론이고, 상대의 'OK 사인'을 받아내기 위해 맹목적으로 헌신하기도 한다. 그러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상대에게 노골적으로 자신의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게임에서 진 유저가 신경질적으로 컴퓨터를 꺼 버리듯, 상대에게 저주의 말을 퍼부으며 관계를 끊는 대원들도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는 김재범씨(31세, 무직)가 그대와 친해지기 위해 위와 같이 행동한다고 해보자. 김재범씨는 그대와 얼마나 친해졌나 확인하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거나, 보증을 서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대가 부담스러워 하자, 김재범씨는 더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주말 시간 괜찮아?"라고 묻기도 한다. 게다가 그대가 바라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일들을 벌이곤 "어때, 내가 이 정도까지 하는데, 이젠 나와 친해지고 싶지?"라고 말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김재범씨가 너무 불편해진 그대는 결국 김재범씨를 피한다. 김재범씨는 '친해지려고 한 것 뿐이었다. 오해는 말아달라.'는 문자를 계속해서 보내고, 그대가 답장을 하지 않자 자신의 미니홈피에 "꺼져줄게 잘 살아."따위의 일기를 적어나간다.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상대의 이름을 한자로 어떻게 쓰고, 그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알 정도로 친해지라는 얘기를 했더니, "이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랑 뜻이 뭔지 알아냈어요. 그 다음엔 또 뭐 알아내면 되죠?"라고 묻는 대원들이 있어서 난 참 가슴이 아프다.
3. '분위기'를 만들 줄 모른다.
여자와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다. 아니, 그게 전부다. 나머지 얘기들은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한 주석에 불과하다. 장담할 수 있다. 분위기가 전부다.
그런데 연못남들은 결정적으로 이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종종, "분위기는 정말 좋았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네요."라는 얘기를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절대 그럴 리 없다. 분위기에 매료된 여자는 반드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미안하지만, 그대가 말한 '다음 연락이 없는 정말 좋은 분위기'는 시상식장의 박수 같은 거다. 시상식장의 박수는 '축하'의 의미를 넘지 못한다.
분위기를 만드는 재료의 8할은 '존경'이다. 그렇다면 이 '존경'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난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인도의 전통 인사말 '나마스떼'에서 그 답을 찾길 권한다.
나마스떼(Namaste)
- 내 안의 신이 그대 안에 있는 신에게 인사합니다.
- 내 안의 신이 그대 안에 있는 신에게 인사합니다.
상대 안에 신이 있다. 내림굿 같은 걸 받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대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보다도 훨씬 높은 신이 상대 안에 들어 있단 얘기다. 그런 사람과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며, 그런 사람과 통화를 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는 거다.
상대 안에 신이 있는데, 그 앞에서 아는 척, 있는 척, 잘난 척 할 대원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또, 신과 만나는 자리에서 '아는 사람'얘기나 허튼소리를 늘어놓으며 시간낭비를 할 대원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 자리에서 그대는 은밀한 곳에 홀로 간직하고 있던 비밀스러운 일들도 가감 없이 꺼내놓을 것이며, 상대가 하는 말은 모조리 다 외우고 뼈에 새길 각오로 집중할 것이다. 그 시간을 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생각할 것이고, 그 시간 그대에게 다가오는 감동들을 상대에게 감사함으로 고백할 것이다.
내 말이 못미덥다면, 오늘 당장 만나는 위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누군가와 대화해 보길 바란다. 부모님도 좋고, 친구도 좋고, 선배든 후배든 다 좋다. 저 마음을 가지고 누군가를 대하는 것이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신은 상대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대 안에도 있다는 것을 잊진 말자. 그걸 잊는다면 그냥 충성스런 신도로 전락할 위험이 있으니 말이다.
사연을 보내는 많은 대원들이 메일에
"사실,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메일을 썼었는데,
쓰다 보니 현재 상황을 파악하게 되네요.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문제가 뭔지 확실하게 보이네요."
쓰다 보니 현재 상황을 파악하게 되네요.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문제가 뭔지 확실하게 보이네요."
라는 이야기를 적는다. 연애에 관련된 이 매뉴얼은, 그대가 벽에 걸고 있는 액자, 그 액자의 기울어짐을 말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대가 벽에 달라붙어 액자를 걸고 있는 까닭에 수평을 맞추기 어려운 법이지, 누구라도 액자를 잠깐 그대로 두고 뒤로 몇 발짝 물러서면 금방 알 수 있다.
수평 맞추기가 어려운 대원들은 자신의 사연을 최대한 상세히, 읽는 사람이 '뭐 이런 것까지 적나?'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적어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길 권한다. 수평 맞추기 정말 어려운 그 문제에 대한 힌트를 매뉴얼을 통해 살펴 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상황을 거울에 비춰보듯 확실하게 들여다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K양, 음료수나 커피 사가지 마세요. 남자는 누구나 '착각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관글>
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늘 짧은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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