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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여행 튈르리 정원, 오랑주리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작년 12월에 다녀온 파리 여행 후기를 이제야 이어서 올리고 있다니, 나도 참 나다. 마음 같아선 빨리빨리 생생한 후기를 올리고 싶었지만, 둘이 찍은 사진을 합해보면 대략 5천 장 정도 되니, 그걸 보고 고르고 편집하는 것도 일이라 사진 폴더를 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하고 손발이 떨려와 어쩔 수 없었다. 하긴 돌아보면, 이미 국토종주 다 마치고 와 메달과 인증서까지 받은 자전거 국토종주 후기는 2014년에 올리다 만 채로 아직 남아 있으니, 이쯤 되면 사진과 후기 묵히기 장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렇게 우물쭈물 대다보면 어느새 묘비명 적게 되는 날이 오게 되는 거라고 하니, 차분히 하나하나 마무리 짓는 느낌으로 여행 후기를 작성해 보기로 한다. 튈르리 정원은 뭐, 별 거 없었다. 정원.. 2017. 4. 26.
서비스직 상대와의 관계, 썸인지 알아보는 자가확인법 내가 열심히 관련 매뉴얼을 발행해도, ‘서비스직 상대’와의 사연은 끊임없이 밀려든다. 그간 단호하게도 이야기해보고 달래도 보고 했지만, “오해나 착각하는 사람들의 경우와 제 경우는 분명 좀 달라요.” “저녁도 먹었어요. 밖에서 둘이 저녁도 먹었다고요.” “카톡도 하고, 기프티콘까지 주고받았는데요? 이 정도면 썸이잖아요.” 라며 자꾸 내게 확인을 받으려는 대원들은 줄지 않는다. 나도 그게, 내가 “네, 썸 맞습니다. 즐겁게 타세요.” 해서 해결되는 일이라면 못 본 척 하며 다 인정해주고 싶다. 하지만 우리가 심증만을 가지고 썸이라 우기며 하이파이브까지 해도, 상대에게 답장이 없다면 다 부질없는 일 아니겠는가. 그래서 준비했다. 굳이 내게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이는 심적 증거’, ‘미세하지만 분명 의미가 있.. 2017. 4. 25.
가정사도, 개인문제도 복잡하니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남친 어쩌면 이미 둘은 헤어졌을 것 같은데, 사연을 보면 두 사람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가 등장한다. 이유 중 두 가지는 남자의 문제, 한 가지는 N양의 문제다. 오늘은 오랜만에 하나하나 번호를 붙여 디테일하게 살펴보자. 1. 정확하게 말하고 설명하지 않을 때 벌어지는 문제. 연인이라고 하면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말 안 해도 다 아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정말 중요한 건 모른 채 그런 사이가 되기만을 기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사이가 되기 위해서는 - 나와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것. - 내 가치관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할 것. - 만나며 서로를 겪는 과정을 통해 나의 패턴과 생활방식을 보여주고 상대의 그것을 경험하는 긴 시간을 가질.. 2017. 4. 21.
지금은 너무 방전된 상태라는 그녀, 고백해도 될까요? 몇 년 전, 난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에게 내 오래된 DSLR카메라를 중고로 판 적 있다. 그 카메라를 중고장터에 올릴 때 난 - 여행을 다녀와 사진을 보는 건 또 다른 기쁨임. - DSLR을 챙겨 가면 이러이러한 점이 좋음. - 위에 올린 사진들은 다 이 카메라로 찍은 것임. - 110V, 220V, 차량용 충전기도 있고, 예비배터리도 6개임. 등을 어필했고, 원래 여행에 필요한 다른 물건을 보러 장터에 들어왔던 그 청년은, 내 게시물에 혹했다며 카메라를 사갔다. 내가 그 청년에게 말하지 않았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 DSLR 더럽게 무거워서 여행 중 던져버리고 싶어짐. - 카메라 본체만 산다고 되는 일이 아님, 렌즈도 잘 사야함. - 삼각대 없으면 이 사진 못 찍음. 저 사진은 크로스 필터 끼.. 2017. 4. 20.
도쿄 여행. 하마즈시(HAMAZUSHI), 오다이바, 신오쿠보. 여행을 간 곳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이어서인지, 일본 여행이 두 번째여서인지, 아니면 현지에 있는 지인 부부 댁에서 숙박을 하며 함께 돌아다녀서인지, 이번 여행은 내게 크게 신선하거나 낯설지 않았다. 일산 호수공원을 보며 살다가 송도 호수공원을 보러 간 느낌이랄까. ‘뭐…. 다 비슷비슷하네.’ 라는 생각을 여행 내내 했던 것 같다. 좀 더 작거나 좁고, 조심스럽고, 조용조용하고, 깨끗한 버전의 한국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꼭 맞을 것 같다. 치도리가후치의 벚꽃 구경을 끝내고 다카시마다이라역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역전 풍경. 체감 상 일본의 보도는 넓이가 한국의 1/2 수준이지만 자전거를 탄 사람은 두 배나 더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요란하게 비키라고 소리를 내거나 빨리 가려고 부딪힐 .. 2017. 4. 19.
지금은 저만 들이대는 중인데, 이 남자랑 잘 되고 싶어요. 혹 상대가 N양을 마음에 안 들어 해서 만날 마음 없다고 하면, 좀 많이 아쉽더라도 입술 한 번 깨물곤 접으면 되는 거지, 지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의 눈치를 봐가며 쭈구리모드로 있을 필요는 없다. 그래버리면 호감과 관심을 구걸하는 사람처럼 보일 뿐이며, 제대로 된 대화는커녕 부정적인 질문을 던진 뒤 상대가 그걸 다시 부정해주기만을 간절히 기대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내가 솔로부대원이며 N양과 소개팅을 한 어떤 남자라고 가정해보자. 난 N양에게 –N양이 현재 상대에게 보내는 것처럼- 아래의 메시지를 보낸다. “제가 톡 보내면 N양이 부담스러워 할까봐 걱정했어요.” “제가 방해한 거죠? 미안해요.” “근데 혹시 제가 귀찮거나 그러면 얘기해주셔도 돼요.” “제가 너무 연락하는 것 같으면 말해주세요.” “.. 2017. 4. 18.
썸남이 다른 여자와 소개팅 후 잘 돼가요. 난 라면의 유통기한이 적어도 한 2~3년은 되는 줄 알았다. 때문에 두어 박스 사 놓고 쟁여둔 채 느긋하게 먹어도 되는 줄 알았는데, 언젠가 세일하는 라면을 두 박스 샀더니 유통기한이 두 달 밖에 남지 않았었다. 20개짜리 두 박스면 40개인데, 그걸 60일 안에 먹어야 했던 것이다. 물론 그런 건 우리 같은 내배엽의 태양인들에게는 일도 아니라서 한 달 컷으로 두 박스를 비우긴 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당시 라면의 유통기한이 얼마나 되나 검색을 하다 평균 겨우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어머니께선 - 뜯지 않았으면 괜찮다. - 냉장고에 있었으면 괜찮다. 만약 얼렸다면 유통기한은 무한대다. - 유통기한은 숫자에 불과하며 유통에만 관련된 기한이다. - 선재(엄친아) 엄마는 .. 2017. 4. 17.
경기도 꽃구경 과천 경마공원 벚꽃축제 과천 경마공원, 그러니까 ‘렛츠런 파크’의 벚꽃축제는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곳을 26년 만에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그때 다녀와선 글로만 보고하곤 포스팅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인물사진이 8할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냥 말로만 적어두면 두 번이나 그냥 넘어가는 느낌이 들 수 있으니 사진과 함께 포스팅으로 남겨둘까 한다. 이번 벚꽃놀이엔 나와 공쥬님 말고도 장모님(진), 이모님(진), 처제(진)가 함께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처제가 잠시 한국에 들어온 사이 벚꽃놀이를 다녀온 건데, 난 운전사 겸 사진사의 역할을 맡았다. 운전하랴, 짐 챙기랴, 단체사진 찍으랴, 독사진 찍으랴 정신이 없던 까닭에 디테일한 풍경은 찍기 어려.. 2017. 4. 13.
선 본 남자가 저 좋다는데, 연락도 없고 미지근해요. 어제 힘자랑 한다고 세탁기를 혼자 들려다가 검지 인대가 늘어났는지, 타자를 치기가 좀 불편하다. 그러니 오늘은 ‘천오백자연애상담’이란 코너명에 알맞도록, 짧고 굵게 살펴보자. K양이 만난 남자는 연애에 대해 ‘내가 여자에게 잘해주는 것’정도의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기보다는 ‘만남의 횟수, 선물의 가격, 데이트비용 부담’ 등으로 자신이 그 관계에 그만큼의 마음을 할애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이런 남자를 만날 경우 분명 물질적으로 대접은 받고 있긴 하지만 호감이 잘 느껴지진 않고, 연락을 하면 답은 잘 오는데 먼저 연락이 오지는 않는 상황 때문에 당황하게 될 수 있다. 분명 싫진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막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 애매함이 감돈다고 할까.. 2017. 4. 11.
왜 제 남친들은 더 잘해줄 자신 없다며 다 떠나갈까요? 누군가가 K양에게 잘해주는 것은 K양에게 호감과 애정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런 친절과 호의를 받은 후 비슷한 방식으로 베풀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예컨대 상대가 이어폰을 하나 구입하며 K양 몫으로 이어폰으로 하나 더 구입해서 선물하면, 그건 훗날 K양도 비슷한 상황일 때 상대의 것 역시 챙겨주길 바라기 때문이지, 상대가 그냥 ‘선물해야 할 운명을 타고난 사람, 그런 걸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은 아니다. 쉽게 말해,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 한단 얘기다. 상대가 수치상으로 과거엔 100을 주다가 현재 90으로 줄었다고 상대 옆구리를 찔러대기 시작할 게 아니라, K양도 주는 걸 늘려 50정도만 주던 걸 70이상은 줘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건 그저 주종관계일 뿐이며 상대로서는 밑.. 2017. 4. 10.
그가 어장관리 했다는 건 알겠어요. 근데 왜 그랬던 걸까요? 이십대 초반쯤, 나도 Y양의 썸남과 비슷하게 행동했던 형 하나를 본 적이 있다. 그 형은 자신이 스킨십을 좋아하는 편이라면서 같은 모임에 있던 여자들의 손이나 머리카락을 스스럼없이 만졌고, 장난을 핑계로 상대가 ‘관심’으로 오해할 만한 이야기들도 많이 던졌다. 그가 만약 Y양을 만났더라면, “이상형이 뭔데? 진짜? 그럼 난데? ㅎㅎㅎ 근데 너 손 왜 이렇게 차?” 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손도 잡고, 머리도 쓰다듬고, 본인 자취방 천장에 야광별 있는데 보여준다는 등의 장난도 쳤을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 형을 ‘진지한 관계를 맺기 불가능한 치근덕쟁이’ 정도로 설정하고 피했다. 처음에야 ‘그러려니’하며 좀 받아주던 여자들도 있었지만, 받아주면 받아줄수록 얼굴을 만지려 들거나 팔짱을 끼려드니 아예 피.. 2017. 4. 8.
도쿄 벚꽃여행. 나리타, 다카시마다이라, 치도리가후치. 비행기 ‘이륙시간’을 ‘탑승시간’으로 착각하고 있으면 참 많은 일이 일어난다. 난 고질적인 과민성불면증에 시달리는 까닭에 밤새 한숨도 못잔 채, 해외여행이 처음이신 –게다가 발목 관절 문제로 빨리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길에, 공항에서 느긋하게 여유 잡으며 밥을 먹다가 티켓에 적힌 탑승시간을 보고는 ‘응? 14시 50분 비행기인데 왜 탑승시간이 14시 25분으로 되어 있지? 잠깐만. 아….’ 하며 뭔가를 잘못했다는 걸 발견했고, 패닉에 빠졌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식사 후 담배도 하나 피우고, 출국 검사대를 통과해 면세점도 좀 둘러보고, 게이트 부근 흡연실에서 담배 두 대를 다시 피워 니코틴 파워를 풀 충전하고 비행기에 탑승했어야 했다. 하지만 오후 3시경 인천공항 검색대의 줄은 길었고, .. 2017. 4. 6.
남친을 엄청나게 이해하며 사귀었는데, 결국 헤어졌어요. 이렇게 가정해 보자. 은아씨가, 일 꼼꼼하게 한다고 소문 난 이삿짐 업체와 4월 10일에 이사를 하기로 예약을 했다. 그런데 ‘몇 시’에 이사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은아씨는 어차피 그날 하루 종일 이사에 할애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업체 사람들 편한 시간에(그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주겠다고 생각하며) 오라고만 말해 놨다. 4월 10일이 되어 업체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점심이 되도록 사람들이 오질 않는다. 은아씨는 아침도 안 먹은 채 오전부터 기다리다 지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식당에 도착해 음식을 주문하니 이삿짐 업체에서 연락이 온다. 도착했는데 집에 아무도 없다고. 그래서 은아씨는 점심을 먹고 있으니 좀 기다려 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업체에서는 어쩔 수 없으니 기다리겠지만.. 2017. 4. 5.
적당히 착한 여자 그만하고, 나쁜 여자가 되고 싶어요. 클럽이나 어플에서 만난 남자들이 조언이나 평가랍시고 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그것으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일 뿐이다. “너는 결혼하고 싶은 여자 같다.” “너는 가정적인 여자로 보인다.” “좀 까진 다른 여자애들과 너는 다른 것 같다.” 저런 얘기는 마치 “커피를 못 마시며 대신 바나나우유를 마시는 것 보니까, 넌 순수한 사람인 것 같아.” 라는 말과 별반 다를 것 없으며, 저 말을 듣고 정말로 ‘진짜 내가 순수해서 커피를 못 마시며 바나나우유를 좋아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한다면 상황이 좀 심각한 거다. J양이 계속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가슴 아픈 썸이나 연애를 반복하는 이유는, 나쁜 여자가 아닌 적당히 착한 여자라서가 아니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남자의 말을 경청하며 그 말을.. 2017. 4. 1.
회사에 썸남이 생겼는데, 진도가 안 나가요. 상대가 내 기대만큼 내게 적극적으로 대하는지만 볼 게 아니라, - 나는 상대에게 내 호감을 얼마만큼 표현하거나 전달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으로 보일 것 같은가? 라는 부분도 반드시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이쪽에선 그저 상대를 관찰만 하고 있으면서, 상대의 태도에 대해 ‘마음이 더 있었다면 내게 이러이러하게 했겠지.’ 하는 생각만 하면 그 썸도 결국 흐지부지 될 확률이 높을 뿐이다. 정말 아주 간단하게, K양이 출장 갔을 때와 상대가 출장 갔을 때를 비교해보자. K양은 이것에 대해 “제가 출장 간 며칠 동안 연락이 없더라고요. 마음이 있으면 연락을 하지 않나요?” 라고 했지만, 그 둘을 놓고 비교해 보면 오히려 - 출국 당일, 상대는 다녀오겠다고 먼저 인사했지만 K양은 침묵하고 있었음. - 출국 당일, 탑승.. 2017.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