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96 연애 중인 취준생인데, 좋기도 하지만 불안해요. 사연의 주인공이 내가 아는 사람 맞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그건 제게 어떻게 부탁하시든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니, 솔직히 목에 칼이 들어온다면 제 생각이 좀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제 목숨은 소중하니까요. 여하튼 "제가 아는 그 사람이 분명한 것 같은데, 만약 그 사람이 맞다면 대답을 하지 마시고, 아니라면 대답을 해주세요. S시에 살며 S사에 다니는 K씨죠?" "제가 무한님께 바라는 건 정말 딱 하나입니다. 그 사람인지만 말해주세요. 전 진짜 노멀로그 애독자이며 책도 다 구입했고…(생략). 제발 그것 하나만 알려주세요." "제가 연상이라는 것과 지방에 살고 있다는 것만 적용시키면 제 얘기인 것 같은데요. 실제로 매뉴얼에 나온 대화를 저희가 나눈 적도 있고요. 절대 알려주실 .. 2015. 12. 14. 연애도 연애지만 대인관계가 너무 어려워요. 제 지인 중 하나는 삼십대 중반인데, 아직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좋아했던 한 여자에게 함몰되어 있습니다. 지인의 전화번호 뒷자리는 그녀의 생일이고, 메일주소는 그녀가 사용하던 닉네임에서 따 온 것이며, 108배나 새벽기도 하듯 그녀의 SNS를 찾아갑니다. 지인에게 신앙이 되어버린 그녀는, 몇 년 전 결혼해서 잘 사는 중이고 말입니다. 이건 좋게 말하자면 의 스토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나쁘게 말하자면 껍데기만 남아 있는 관계를 박제해두고 종교로 삼은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스토리가 영화나 소설에 나오면 아무도 만나지 않으며 오로지 상대방만 기다리곤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닙니다. 지인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끌려 매달린 적도 있고, 또 몇몇 이성들과 연애를 하기도 했습니다... 2015. 12. 11. 남자들에게 대시도 받는데 저는 왜 아직 모쏠일까요? 민아씨, 난 8년 째 연애사연을 받고 있어. 그러다보니, 이제는 사연만 딱 봐도 '아, 이 분과는 앞으로도 계속 볼 일이 많겠구나.' 하는 느낌이 오곤 해. 왜, 영어회화 배우러 갔는데 그 반에 "아이 원트 고 외식? 외식이 영어로 뭐지? 아 몰라요."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 좀 오래 다니셔야겠구나.'하는 느낌이 오잖아. 그런 것처럼 민아씨 사연을 처음 받았을 때에도 그런 느낌이 좀 들었어. 왜 이런 슬픈 예감은 틀리질 않는 걸까. 이후 연락이 없어서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전과 같은 문제로 또 사연을 보냈네. 뭐, 괜찮아. 매뉴얼을 발행하는 건 잘 될 때까지 발행해 줄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런데 발행된 매뉴얼에서 짚었던 문제를 그 당시엔 그저 합리화 해버리고, 다음에 또 같.. 2015. 12. 10. 여친 없다던 짝사랑남이 결혼한대요. 서은씨, 알겠으니까 울지 말고 천천히 얘기해봐. 그 남자가 그간 여친 없고 외롭다고 이야기를 해왔고, 또 투정 부리면 받아주고 같이 밥도 먹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내년에 결혼을 할 계획이라 지금 돈 모으는 중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거잖아. 서은씨는 저 얘기를 듣고 패닉에 빠진 채 내게 사연을 보낸 거고 말이야. 그런데 나도 이것만 가지고는 뭐라 해 줄 말이 없어. 그가 현재 여자친구가 있어서 내년에 결혼할 거라는 걸 구체적으로 밝힌 건지, 아니면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를 농담처럼 흘린 건지 알 수 없잖아. 이 부분에 대한 대답은 서은씨가 그에게 물어서 알아내야 하는 거지, 나에게 물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진지하게 묻기 어렵다면 지나가는 말처럼 던져 봐도 돼. "내년.. 2015. 12. 9. 늘 참다가 폭발하는 남친, 또 헤어졌어요. 외 1편 매뉴얼 예고를 하고 나면 꼭 일이 생기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에 발행한 매뉴얼에서 예고했던, '주말 매뉴얼'을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기다리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지난달쯤 매뉴얼에서 '의학적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그건 '혼자 상상한 썸에 대해 현실의 상대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젠가 어느 학원에서 한 아주머니가 대학생 남자에게 '우리 관계에 대해 넌 할 말이 있지 않냐. 날 자꾸 쳐다봤던 건 뭐냐.'라고 한 것과 비슷한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일부 독자 분들께서 저걸 '가임기'와 관련된 것으로 오해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댓글 대화를 저도 보기는 했지만 그냥 넘어갔는데, 이후 두 번 정도 '가임기'와 관련된.. 2015. 12. 7. 저도 이제 서른인데, 구남친에게 연락해도 될까요? 저는 S양 지인들의 말에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걔랑 만나봐야 잘 될 리 없다. 영양가 없는 짓 그만해라." 누가 한 말인진 모르겠지만, S양과 구남친의 관계를 참 잘 요약한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양이 현재 하려고 하는 일은, 제가 고장내버린 손목시계에 종종 하는 짓과 비슷합니다. 저는 시계 배터리 가는 일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배터리 사다가 집에서 갈았는데, 갈아 끼우고 나니 라이트 버튼을 누를 때마다 시계가 리셋됩니다. 열 번 넘게 재조립을 해도 이 상태니 못 쓰게 된 게 확실한데, 그래도 가끔씩 서랍에 넣어 둔 시계를 다시 꺼내 분해했다 다시 조립해 보곤 합니다.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기적이 일어나 다시 동작하진 않을까 하며 말입니다.. 2015. 12. 4. 다들 제가 아깝다고 말하던 연애였는데요. 선미씨, '내가 아깝다는 생각'이 이별의 씨앗이에요. 얼마나 사랑하고 얼마나 울었고 뭐 그런 거랑 관련 없이, 내가 아깝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으면 불만족이 자라날 수밖에 없어요. 자라난 불만족은 둘의 목을 졸라 결국 이별을 말하게 만들 거고요. 아니, 사실 내가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상대를 많이 사랑하면, 그건 상대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일이 될 수 있어요. 그래버리면 내가 스스로 견뎌야 하는 몫의 감정들까지도 상대가 덜 채워줘서 그러는 거라고 착각할 수 있고, 나만 더욱 상대에게 베풀고 있다고까지 생각할 수 있거든요. 상대가 뭔가를 해주면 그건 부족한 상대가 내게 갚아야 하는 당연한 빚처럼 여길 수 있고요. 그런 생각을 하며 사귀면, 이별하는 그 순간까지도 '너 VS 나' 라는 관계로.. 2015. 12. 1. 전 평생 연애도 결혼도 못 할 것 같아요. 외 1편 제가 얼마 전에 이 얘기를 했는지, 아니면 적었다가 지웠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제 지인 중에 외국인이 하나 있습니다. 언젠가 그와 '한국인의 영어공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는 "내게 영어를 알려달라고 하는 한국 사람들은 정말 많다. 그런데 그들에게 내가 무엇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냐고 물으면, 영어로 된 그 어느 컨텐츠도 공부하고 있지 않으면서 그냥 영어만 잘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읽고 있는 원서도 없고, 독해 중인 영화 대본도 없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솔로부대원들로부터 연애에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 특히 모태솔로부대원들의 질문을 받을 때 저런 기분이 듭니다. 그들은 "괜찮은 남자는 어디 가서 만나야 하죠?" "제대로 된 연애를 하려면 어떻.. 2015. 11. 28. 그는 왜 갑자기 이별을 결심하게 된 걸까? 선영씨, 잘 봐봐. 이 부분이 상대를 답답하게 만드는 부분이야. 선영씨는 신청서에 "제가, 제 옆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재회를 바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 삶의 운전대를 대신 잡아줄 사람이 필요한 것도 아니에요. 관성 때문에 재회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그리고 전 다시 만나면 문제가 되었던 걸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라고 적었지? 저렇게 다 결론 내놓고 그 결론에 대한 답을 달라고 하면, 상대는 답답해질 수밖에 없어. 나야 사연을 하루 이틀 보는 게 아니니 선영씨가 무슨 얘기를 하든 다 이해할 수 있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연애 중 여자친구가 저런 화법을 사용하면 답답할 수밖에 없어. 남친도 억울하고 답답한데, 남친의 억울함과 답답함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못.. 2015. 11. 26. 소심한 남자의 썸, 시작이 좋아도 끝이 엉망인 이유는? 사연의 주인공인 C군에게는 충격과 공포의 이야기겠지만, 우선 이건 썸이 아닙니다. 썸이라고 하려면, 뭔가 불붙은 느낌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저 '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라는 것 말고, 활활 타는 느낌말입니다. 상대가 이쪽에 맞춰 여행일정을 바꿔가며 함께하길 원했다든가, 여행지에서도 관광은 뒷전이고 서로 대화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든가 하는, 뭐 그런 게 있어야 합니다. C군의 사연에는 그런 게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보내준 거랑, 이후 만나서 밥 먹은 건…." C군이 처음 여행을 하는 거라 그걸 크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행지에서 보통 그런 건 그냥 베이스로 깔리는 겁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만 해도 거기서 같이 머문 사람들 단톡방 만들어지고 나중에 서로 여행 사진 주고.. 2015. 11. 24. 신혼집까지 다 마련해 놓고 파혼, 뭐가 문제였을까? 결국은 이 사연을 다루게 되네요. 사실 B씨가 다시 메일을 주시기 전까지 저는 긴가민가 하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주신 메일로 인해 확인하게 된 부분도 있으니, 그냥 매뉴얼로 발행하도록 할게요. B씨는 제가 저장해 둔 글을 그냥 줄 수 없냐고 물어보셨는데, 예전에 비슷한 상황일 때 몇 번 그런 적 있거든요. 그랬더니 그 후에는 그게 당연한 듯 다시 요구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렵다고 대답하면, 또 서로 둘 다 감정 상하는 일로 이어지곤 하니…, 그냥 매뉴얼로 적도록 할게요. B씨의 사연을 세 번이나 고쳐 쓰다가 결국 접어두고 만 게 왜인지 다시 보니, 제가 계속 상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더라고요. 그래서 어려웠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B씨에 대한 이야기로 먼저 시작해 볼게요. 짧게 쓸 수 없.. 2015. 11. 23. 첫 연애 마치고 솔로부대 복귀한 S양 외 2편 파혼 사연을 이틀 내내 붙잡고 세 번이나 고쳐 쓰다가, 포기하니까 편하다. 사연 중에는 사회적 편견이나 고정관념으로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연이 있는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당사자와 나만 보는 글이 아니기에 글을 읽는 다른 분들이 불편해 할 수 있는 사연들이 있다. 또, 그 문제를 지닌 당사자가 사연을 보냈다면 난 매뉴얼 작성에 큰 부담까진 안 느끼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아무래도 좀 망설여지게 된다. 그래서 세 번이나 고쳐 쓰다 접어두었으니, 파혼과 관련된 사연을 주신 분 중 '가출'이야기가 나오는 사연의 주인공께서는 '상대와 상대 집안에 문제가 있어서 벌어진 일'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자 그럼, 발행을 기다리고 있던 사연들 만나러 출발해 보자. 1. 첫 연애 마.. 2015. 11. 20. 친구가 더 좋다는 남친과의 이별 커다란 바위를 영원히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 하는 벌을 받은 시지프스. 그가 정상까지 바위를 밀어 올리면 다시 바위는 굴러 떨어지고, 그럼 그는 그걸 또 다시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 합니다. 그 형별은 영원히 되풀이 되는데, 그런 시지프스 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시지프스는 본인 몫의 형벌로 만신창이가 되어있을 텐데, 그러다 보면 그 형벌에서 오는 절망과 피로까지도 상대의 탓으로 돌리지 않을까요? 문학과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연의 주인공 A양이라면, 위의 이야기를 읽으며 본인을 시지프스로, 또 상대를 시지프스의 연인으로 설정하며 죄책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A양의 본질적 고통까지를 자신은 감내할 수 없다며 A양 대신 친구를 택한 남친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했을 수도 있고, 본.. 2015. 11. 17. 상견례 앞두고 헤어졌는데 누구 잘못인가요? 외 1편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글자가 잘 보이질 않아 속상하다. 왼쪽은 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이는데, 오른쪽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런데 이게 또 가까운 걸 볼 때만 이렇고, 멀리 있는 걸 보면 오른쪽이 선명하게 보이고 왼쪽이 흐릿하게 보인다. 멀리 있는 LED간판을 보면 오른쪽은 선명하게 보이지만 왼쪽은 글자를 위로 늘여 놓은 듯 보인다. 벌써 두 번이나 렌즈를 교체한 거고 사장님은 일단 적응이 될 때까지 써보라고 하는데, 사연을 읽다 스크롤을 내리면 눈이 다음 문장을 찾는데 잠시 버퍼링이 생기는 까닭에 피곤하다. 눈 운동을 하다가 가운데로 몰리게 만들어 보면 눈알이 상당히 뻐근한데, 이렇듯 눈에 온통 신경이 쓰여 기분이 좋다가도 좋지 않다. 여하튼 내 눈이 얼른 적응해 주길 기대하며, 금사모 출발해 보자. 1.. 2015. 11. 13. 구남친의 결혼전제 재회요청, 받아들여도 될까? 외 1편 사연을 받아 글을 쓰며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매뉴얼을 올리고 나면 그 매뉴얼의 주제와 같은 사연들이 계속 도착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운전에 비유하자면, 제가 뺑소니 관련 글을 올리고 난 후 "전 음주 뺑소니를 당했는데요." "저는 대리기사 뺑소니 사연입니다." "이런 사연 없죠? 사람이 안 타고 있을 때 뺑소니 당한 경우요." 라는 사연들만 계속 도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대리기사 뺑소니'를 다루고 나면 또 다른 뺑소니 사연이 오고, 저는 운전면허 시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은데도 사연이 다 뺑소니 관련 사연이니 그 얘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다양한 사례를 보러 들어오신 분은 뺑소니 얘기에 질리기도 하고…, 뭐 이런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 고른다고 골라서 올.. 2015. 11. 12.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1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