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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연에 자주 등장하는 틀린 맞춤법 모음. 사실 난 맞춤법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어제 발행한 글에서 소개했던 박준의 만 하더라도, 검사기에 돌려보면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마음에) /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쥐여 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라는 오류들이 발견되었다고 나온다. 게다가 내가 열심히 지켜 쓰던 '만날(맨날)', '너무(정말)', '삐치다(삐지다)', '자장면(짜장면)' 등도, 틀린 말이라고 했던 것들이 어느새 표준어로 인정받아 이젠 딱히 구별해서 쓸 필요가 없어졌다. '예쁘다(이쁘다)', '네가(니가)' 등은 표준어로 추가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 하고, 개인적으론 '애먼(엄한)', '설렘(설레임)', '바라(바래)' 등도 언젠가.. 2015. 10. 9.
열 살 연하 외국인 남친과의 연애, 우린 무엇이었을까요? 문학적 표현은 흥미로워요. 문학적 서사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지게 만들고요.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 장정일 중에서. 저런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바꿔서,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칼라 슬라이드폰이었다. 41만원 주고 흑백 듀얼폰 사고 나니까 곧바로 칼라 슬라이드폰 출시해서 진짜 완전 빡침." 이라고 쓰면 맛이 안 살잖아요. 물론 작가라면 칼라 슬라이드폰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여학생 폰을 훔쳤다가 벌어지는 일들로 풀어갈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다 해도 뭔가 문장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은 안 살잖아요. 제게 사연을 보내시는 분들 중에도, 기성 작가들.. 2015. 10. 8.
고백까지 한 그 남자, 왜 갑자기 마음이 식었을까? 외 1편 상대가 관심을 보인 게 분명하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살펴봐야 할 객관적인 기준들이 있습니다. A. 둘은 메신저로 대화하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인가? B. 둘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사이인가? C. 엄마에게 이 얘기를 털어놓을 경우 엄마가 등짝을 때리진 않겠는가? 참고로, 종종 C 부분에서 '엄마'가 아닌 '친구'에게 털어 놓았다가 "그래? 그럼 정말 마음이 있나보네. 잘 해봐." 라는 대답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무효라고 봐야 합니다. 너무 야박하고 냉정한 기준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런 관계가 아닌데 '관심을 보였다'고 생각하는 건 이쪽의 착각이거나, 아니면 그저 상대의 찔러보기를 경험한 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입니다. 심지어 .. 2015. 10. 6.
확실히 끝난 것 같아요, 하지만 이유라도 알고 싶어요. 안녕 주희씨. 내가 10월 1일에 발행한 매뉴얼에, '아무개'라는 독자 분께서 이런 댓글을 달아 주셨어. "제 학교 여자동창도 박사학위를 따서 연구소에 있는데…, 사람들을 대할 때 마치 교수님이 학생 대하듯이 합니다." 저건 그간 여러 사연을 보며 내가 느낀 부분이기도 해. 흔히 말하는 '공부만 한' 사람들의 경우는, 위와 같은 모습들 보이는 경우가 많더라고. 더불어 완전히 반대인 경우도 있어. 사람들을 대할 때 마치 자신이 학생이고 다른 사람들이 교수님인 것처럼 대하는 것이랄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여하튼 결론은 보통의 사람들이 친구를 대할 때처럼 대하지 못하다는 거였어. 이 부분에 대해선 내가 소설가 이문열의 문장을 가져다 예로 들어 설명한 적도 있잖아. 정확한 문장이 기억나진 않.. 2015. 10. 5.
허무하게 끝난 첫 연애, 돌릴 수 없을까요? 외 1편 규환씨, 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낚시를 했어. 얼마 전 추석 때 내가 이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혼자 다녔냐, 미끼는 어디서 샀냐, 대체 왜 낚시를 하게 되었냐, 등의 질문도 이어지고 말이야. 동네 밭 옆에 거름 모아둔 곳에서 지렁이 잡아다가 자전거 타고 낚시 가는 게 이상한 건가? 여하튼 어느 날은 그렇게 낚시를 하다가, 정말 큰 붕어를 잡게 된 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별로 특별할 것 없는 붕어인데, 당시엔 어릴 때니까 엄청 커보였지. 난 녀석을 잡자마자 짐을 다 꾸려 집으로 돌아왔어. 녀석을 담았던 봉지의 물은 오는 동안 다 새고, 집에 왔을 땐 얼른 녀석을 물에 넣어주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 난 욕조에 물을 받아 거기서 키울 생각이었어. 그런데 엄마가,.. 2015. 10. 2.
고학력과 많은 지식 때문에 연애를 못 하는 걸까요? 외 1편 안녕 제이양. 제이양은 대단한 게 맞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학에 다녔고, 전문적인 과정까지 밟은 뒤에, 이제는 미래가 보장되는 직장에 곧 입사할 거니까. 똑똑한 거 맞고, 노력 많이 한 거 맞고, 많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많은 것들을 만들어 둔 것 맞아. 그런데 그게, 남들에게도 과연 큰 의미인 걸까? 제이양을 폄하하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제이양이 그런 스펙을 갖췄다고 해서 친구나 지인이나 동료들이 늘 제이양을 주인공으로 생각해야 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그 스펙 때문에 제이양을 대하는 것에 쩔쩔매거나, 어느 자리에서든 모두 제이양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난 제이양이, 가끔은 스스로에 대해 그저 작고 작은 인간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 .. 2015. 10. 1.
제가 눈이 높은가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어요 외 1편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가 저희 집에 온 건 2010년 10월입니다. 그로부터 6개월 쯤 뒤, 지인의 지인이 간디를 보며 강아지를 키워하고 싶어 하던 중 까망이(애완견, 블랙푸들)를 입양합니다. 까망이는 2년 뒤 다른 집으로 입양되게 되었는데, 그 전이나 후나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까망인은 첫 주인으로부터 아무 명령어도 못 알아듣는 다는 이유로 구박 받았고, 집을 어지른다고 혼나기도 했으며, 배변판을 사다 주어도 알아서 가리지 못 한다는 이유로 주인의 엄청난 분노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 후 다른 집에 입양되었을 때에는 마당에서 살게 되었는데, 저는 푸들을 미용시키지 않으면 레게파마 한 삽살개처럼 될 수 있다는 걸 거기서 처음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까망이 주인과 직접적인 친분이 .. 2015. 9. 30.
그녀의 나쁜 남친을 몰아냈습니다. 그런데 제 기회는…. 인호씨, 그녀는 인호씨와 똑같은 '사람'이야. 이걸 그저 적혀있는 문자로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생각을 하며 느껴봐. 느껴보라는 말이 좀 이상하긴 한데, 여하튼 느껴야해. 그녀도 인호씨처럼 생각할 줄 알고, 인호씨처럼 감정이 있으며, 인호씨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야. 딱 10분 정도만, 인호씨라는 사람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인호씨가 그녀가 되었다고 생각해봐. 그럼 그녀가 하는 모든 것들도 인호씨가 하는 모든 것들만큼이나 의미가 있으며 그녀도 인호씨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느껴지지? 그녀의 입장에서 인호씨를 바라보기도 하고, 또 그녀의 입장에서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며, 또 그녀의 입장에서 연애나 대인관계까지를 생각해 봐. 인호씨가 바라보는 그녀의 입장에서 말고, 정말 인호씨가 그녀가 되었다고 생각하.. 2015. 9. 25.
관심을 보이던 남자, 왜 미지근해 졌을까? 외 1편 많은 사람들의 메일을 받다 보니, 이제는 메일 제목이나 메일을 보낸 횟수만 봐도 대략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게 된다. 일반적인 유형를 제외하고 독특한 유형을 몇 개만 소개하자면, 1. 컴맹형. 2. 주의력겹핍형. 3. 이랬다저랬다형. 4. 보안업체형. 5. 다이어리형. 정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컴맹형은 컴퓨터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대원들이다. 그래서 메일을 제대로 못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파일을 첨부하지 않고 보내거나 이상한 파일만을 잔뜩 첨부해서 보내곤 한다. 폰으로 메일을 처음 보내는지 자신의 갤러리 사진을 전부 첨부해서 보내거나, 회사에 낼 서류를 자신의 신청서와 혼동해 잘못 보내기도 한다. 주의력결핍형은 짧게는 5분, 길게는 며칠 단위로 사연을 계속 고치며 여러 개의 메.. 2015. 9. 23.
남친 부모님 만나 뵙고 난 후 갑자기 이별. 전 친가 쪽으로 남자 사촌동생이 둘 있습니다. 둘 다 저와 나이가 열 살 이상 차이나는 까닭에 같이 어울릴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만, 작년엔가 둘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편의상 그 둘을 A와 B로 칭하겠습니다. 사실 전 그 둘 중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도 알지 못합니다. 어디에 사는지도 잘 모르고, A가 유명한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만 친척 어르신께 잠깐 들어서 알고 있지 B는 어느 대학에 들어갔는지도 모릅니다. 교류가 별로 없었던 까닭에, 길거리에서 그 둘을 마주쳐도 긴가민가할 정도입니다. 작년에 그 둘을 보게 되었을 때, B는 과할 정도로 제가 다가와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 이름을 부르며 껴안기도 하고, 밥 먹을 때에도 제 옆에 앉아 종알종알 쉼 없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담배를.. 2015. 9. 22.
500일의 연애, 결혼할 생각 없다는 남친. 안녕 보미씨. 난 요즘 혈압을 잴 때마다 종종 140을 넘을 때가 있어서 걱정이야. 유전적인 걸로 치자면 우리 집안은 혈압이 낮아서 걱정인 집안이거든. 나 역시 어느 공원 어귀에 심어져 있는 자귀나무처럼 '노 스트레스'의 생활을 추구하고 있고 말이야. 그런데 왜 혈압이 이렇게 오를 때가 많은지를 봤더니, 이게 다 연애사연 때문인 거야. 보미씨 사연에서처럼 "난 그냥 지금 네가 좋으니까 만나는 거다. 그런데 넌 우리 연애를 미래를 위한 투자처럼 생각하며 만난 거냐. 억울하면 보상해주겠다. 어떻게 보상해 줄까?" 따위의 멘트를 보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확 올라. 보미씨와 저런 얘기를 하며 다투기 전, 그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밝힌 건 보미씨도 포함된 모임에서잖아. 거기서 그의 얘기를 들은 모임 사람.. 2015. 9. 21.
전남친과 만나고는 있는데, 다시 사귈 수 있을까요? 어제 오후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하니, APPCRASH라는 오류가 뜨며 익스플로러가 계속 그냥 닫혔다. 크롬, 오페라, 파이어폭스 모두 마찬가지의 증세를 보였고, 반나절을 매달려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전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포맷을 감행했고, 전에 사용하던 것처럼 만드느라 한참을 보내다가 이제야 겨우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포맷을 할 때면 늘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곤 한다. 윈도우는 잘 설치했지만 '내 문서' 폴더를 옮기는 걸 깜빡한다든가, 폴더를 다 챙겨도 PC카톡 대화 백업을 잊는다든가, 메일 프로그램 백업을 하지 않아 메일을 모두 날린다든가 하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번엔 하나도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여지없이 실수를 하고 말았다. 실수를 한 부분은 'PC카톡 백업' 부분이다.. 2015. 9. 18.
마닐라 크라운호텔, 수영장, 시티오브드림 - 필리핀 여행 3부 아직 1, 2부를 못 보신 분은 먼저 이전 글을 보고 오시길 권한다. 1부 - http://normalog.com/2060 2부 - http://normalog.com/2063 세부를 떠나 마닐라로 가야 하는 날이 되었다. 난 아침부터 나가 그간 못 찍은 리조트 사진을 좀 찍을까 했는데, 창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면 꽤 괜찮은 인피니티 풀에서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도 찍고 싶었는데, 역시나 조식을 먹고 들러보니 찍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풀장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비를 맞으면서도 좋다고 노는 관광객들이 있긴 했지만, 우린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에 들어가 짐을 싸야 했다. 방에 돌아와 짐을 싸곤, 우리를 다시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던 벤자민(택.. 2015. 9. 16.
유학 중 만난 외국인 남친과의 이별 외 1편 개인적으로, 9월 중순이 되면 한 번씩 꼭 앓아 눕는 것 같다. 재작년엔 주꾸미를 먹고 난 후에, 작년엔 순댓국을 먹고 난 후에, 그리고 올해엔 광어회를 먹고 난 후에 아팠다. 다이어리를 보면 매년 9월 중순 경에 한 번씩 앓아 눕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가을의 저주 같은 것에 걸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엔 주말 내내 아팠고, 어제까지 푹 잤다. 아직도 다 나은 상태는 아니라 머리가 무겁다. 일요일이 절정이었는데, 누워 있으면 입에 고인 침에 이질감이 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이불의 감촉이 피부로 전부 느껴졌다. 왼쪽이나 오른쪽 어디로 눕든 뇌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솜이불을 덮어도 추웠다가 또 옷을 다 벗어도 더웠다가 하는 일들이 계속되었다. 지금은 맥박이 뛰는 게 머리로 느.. 2015. 9. 15.
세부 크림슨리조트, 크림슨리조트 스노클링 - 필리핀 여행 2부 세부에 도착하니 저녁이었다. 공항에서 나와 가장 먼저 한 일은, 공항 경찰에게 "Excuse me. Where can I smoke?" 라고 묻는 일이었다. 경찰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우측 택시정류장을 가리켰고, 난 습관적으로 팁을 줄 뻔 하다가 얼른 도로 넣곤 정류장으로 향했다. 바로 옆 정류장에 도착해 담배를 꺼냈는데, 라이터가 없었다. '아…. 마닐라 공항에서 압수당했지.' 다행히 부근에 세부 청년 하나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난 다가가 손에 쥔 담배를 입에 무는 시늉을 하며 "Could I…." 까지 말했는데, 청년은 내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흡연자들끼리 통하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자신이 피고 있던 담배를 내밀었다. 말은 한 마디도 안 했지만, 그 불로 내 담배에 불을 붙이라는 뜻이라는 .. 2015.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