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96 띠동갑 연상남과 결혼을 생각 중이라는 민지에게 띠동갑 연상남과 결혼을 생각 중이라는 민지에게 민지야, 우선 매뉴얼을 시작하기 전에 스마트 폰에는 '캡처'라는 편리한 기능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구나. 폰 화면을 그렇게 하나하나 카메라로 찍어서 보내면, 보내는 너도 고생이고 읽는 나도 눈이 빠질 것 같단다. 하지만 500장이 넘는 '노가다 스크릿 샷'을 찍은 그 근성은 훌륭하기에, 나도 인내심을 갖고 읽었단다. 사실 난 민지의 사연을 다루지 않으려고 생각했었단다. 그 이유는 첫째, 민지가 물어 본 것이 '연애를 지속하려면 고쳐야 할 모습들'이었기 때문이지. 결혼까지 생각하며 애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민지에게, 내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면 괜히 초 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둘째, 굳이 나까지 나서지 않더라도 민지의 부모님께서 파리채를.. 2013. 3. 18. 이게 상상력이다!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 이게 상상력이다! 소설가 박민규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지금 내가 쓰는 컴퓨터는 아폴로를 달에 착륙시켰던 컴퓨터보다 정확히 3배가 더, 뛰어난 것이다. 내 책상 밑으론 인터넷이 들어와 있고, 나는 더 이상 도서관이나 브리테니커 백과사전을 뒤적이지 않아도 된다. 이런 환경에서 당신을 화성에라도 보내줄만한 소설을 쓰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조까라 마이싱이다. 큐빅 퍼즐을 맞출 때의 요령으로, 어떻게든 그 좋은 면들을 나는 맞춰가야 한다." - 박민규, '화성에라도 보내줄만한 소설'이라는 말은 지금까지도 내 마음속에 남아, 언제나 깨작깨작 거릴 뿐인 내 글쓰기를 반성하게 한다. 뭐, 여기다가 일기를 적을 순 없으니 이 얘긴 생략하고. 웹을 떠돌다가 '화성에서 쓴 듯한 글'을 발견한 적이 있다. .. 2013. 3. 16. [금요사연모음] 연애감정 종결남 외 2편 [금요사연모음] 연애감정 종결남 외 2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 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1. 연애감정 종결남. 여자들로부터 "오빠한테는 오빠 이상의 감정이 안 느껴져요.", "죄송하지만 B씨와는 친구사이인 것 같아요. 연애 감정이 안 들어요."라는 말을 수집하는 남자의 사연이 있었다. 그런 말을 왜 자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모으는지 사연을 살펴보았는데, 특별히 이상한 징후가 보이진 않았다. 만나자고 좀 졸라대긴 했는데, 여자도 싫진 않았는지 몇 번 그 요청에 응했다. 난 '그럼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궁금해 하며 첨부된 카톡대화를 열었는데, "아니, 이게 대체 뭐야!" 하아, 국어를 인터넷 게시판에서 .. 2013. 3. 15. 아는 여자 많은 남자의 들이댐, 대처법은? 아는 여자 많은 남자의 들이댐, 대처법은? "너 내가 그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그렇게 될 줄 알았으면 미리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해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는 여자 많은 남자'가 자신에게 달달한 멘트를 하며 연애전선을 형성하려 한다는 대원에게, "님아 그거 훼이크임." 이란 얘기를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틀리셨네요. 저희 잘 사귀고 있거든요? 지금 완전 좋아요." 라는 반응이 오기 마련이다. '난 그 다음 얘기를 한 건데….'라는 생각을 혼자 하지만, 굳이 뭔갈 더 얘기하진 않는다. "무한님 얘기 듣고 방어적으로 변했다가 망했어요. 이제 어쩌실 건가요? 오빠가 저보고 너무 방어적이라 자신과는 안 맞는대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는 이쪽을 '내게 .. 2013. 3. 14. 남자친구의 지적질에 시달리다 헤어진 여자 남자친구의 지적질에 시달리다 헤어진 여자 이미 헤어진 사이고 마음 정리도 다 된 상태인데, 그래도 혹시 이야기 속에 자신이 모르던 문제들이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며 H양이 보낸 사연이다. 둘은 몇년 간 여러 번 만났다 헤어짐을 반복했다. 전체적인 소감을 먼저 얘기하자면, 이 이별의 근본적인 원인은 남자친구의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능력 결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저 능력은 늦어도 사회 초년생일 땐 형성되어야 한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분명 선한 의도로 말 했어도, 그게 타인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둘 줄 아는 습관을 말한다. 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온라인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오프라인에서 위와 같은 습관으로 외톨이가 된 후, 온라인에서 익명성에 기대 생활을 한.. 2013. 3. 13. 오빠 동생 사이로만 지내게 되는 남자, 왜 그럴까? 오빠 동생 사이로만 지내게 되는 남자, 왜 그럴까? 호감 가는 상대를 '아는 동생'이나 '친한 동생'으로 둔 남자들은 온순하며 이타적인 행동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쉽게 말해 착하다는 거다. 착하지 않으면 '아는 오빠'라는 간판에 만족하며 지내기 어렵다. 다만 이 '착하다'는 것은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이라는 문제가 있으며, '상대가 원하는 호의'와 '내가 베풀려는 호의'가 맞지 않으면 그 의미가 퇴색해 버린다는 문제도 있다. 아홉 번 잘 하다가 한 번 못하면 이전에 베푼 호의마저도 빛을 잃게 되는 문제도 있는데, 오늘은 이런 문제들을 포함해 '오빠 동생'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살펴보자. 1. 다음에 뭘 할지 뻔히 보여요. 전에 다른 주제의 글을 발행할 때 .. 2013. 3. 12. 겁 많은 소심남의 세상 여행 <그냥 걷기> 겁 많은 소심남의 세상 여행 헤밍웨이의 말로 기억한다.(아닐 수도 있다. 확실하게 찾아서 옮겨 적고 싶은데, 그 책을 빌려 준 까닭에 생각나는 정도로만 옮겨둔다. 아마 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Q.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이죠? A. 작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펼쳤는데, 그 안에서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는 글이지. '웹유적지성지순례' 코너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가, 바로 그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에 처음 디씨인사이드 '여행-국내 갤러리'에 소개된 이 글은, 군대를 갓 전역한 스물세 살 청년의 전국일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국일주를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검색만 해 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글은 개인적인 즐거움의 토로, 또는 자랑의 .. 2013. 3. 11. 솔로부대탈출매뉴얼 다음 시즌으로 넘어갑니다. 솔로부대탈출매뉴얼 다음 시즌으로 넘어갑니다. 0. 일산에 살 때의 일입니다. 집 앞에 작은 횟집이 있었습니다. 횟집이라기보다는 '수족관 두 개를 갖춘 실내 포장마차'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 회를 뜨고, 종업원인 아주머니 한 분이 서빙을 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종업원인 아주머니는 꽤 오래 전 이혼을 하시고 딸들과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두 딸은 각 고등학생, 중학생이었습니다. 집에서 독재자로 군림하며 폭력, 술, 여자문제까지 일으키는 '이혼한 아빠'를 세 사람 모두 싫어했습니다.(저희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신데, 어머니께서 아주머니를 전도하려고 계속 다가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혼한 아빠'라는 사람은 '음모론'과 '복수'에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 2013. 3. 11. 나쁜 남자를 힐링해 주고 싶다는 여자, 어떡해? 나쁜 남자를 힐링해 주고 싶다는 여자, 어떡해? 지난주부터 이 사연을 두고 고민했음을 먼저 밝힌다. 앞뒤로 꼼꼼하게 살펴봐도 분명 정상적인 연애가 아닌데, 사연을 보낸 대원은 둘을 '연인'이라 말하고 상대를 '남자친구'로 여기고 있는 상황. 이런 사연이 꽤 많다. 굳이 내가 뭐라 말하지 않아도 조만간 알아서 정리될 이야기가 대부분이기에 매뉴얼로 다루진 않는다. 말을 꺼내봐야, A - 네 시간 쯤 달려왔는데 아직도 강원도 표지판이 안 보여요. 얼마나 더 가야 강릉이죠? B - 여기, 서해안고속도로인데요? 계속 가면 목포 나오는데…. 정도의 대화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길이라면 저렇게 명확히 밝히고 유턴을 권하는 게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연애에 대해선 '네가 우리에 대해서 뭘 아냐.'부터 시작해서 .. 2013. 3. 6. 연락에 목숨 걸다가 헤어진 여자, 문제는? 연락에 목숨 걸다가 헤어진 여자, J양에게 J양은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준비를 한다. 사연에도 평소의 그 태도가 묻어난다. 자신의 이야기가 매뉴얼로 소개되지 않아도 이해할 테니 내게 부담 갖지 말라고 하는 말. 진심으로 원하는 것과 달리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한 '완충제'를 깔아두는 것이다. 물론 나로서는 그게 참 고마운 일이다. 자신의 사연을 매뉴얼로 올리면 문자로 알려달라며 전화번호를 적어두거나, 개별 답장 하지 않는 건 알지만 자신의 사연은 심각하니 개별 답장으로 해달라며 '부탁'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맡겨 둔 것 찾듯 내 놓으라는 모습'이 안 보이는 사연이기 때문이다. 다만, 생활 가운데서 그렇게 완충제를 깔다보면 '불만족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언젠가 비슷한 사연을 보낸 어느 대.. 2013. 3. 5. 자신만 상대에게 간절한 것 같다는 남자 Y씨에게 자신만 상대에게 간절한 것 같다는 남자 Y씨에게 보통 Y씨처럼 구는 남자에게 대부분의 여자는 '아웃' 판정을 한다.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 이렇게 내 말 씹을 거 아니라 답장이라도 해 줘야 하는 거 아냐? 지금 나 가지고 놀아? 이거 보면 연락해." 라고 말하는 남자를, 98.72%의 여자사람이 '차단'을 한단 얘기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예외인1.28%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Y씨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녀의 상황 때문이다. 복학을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연이 닿는 사람은 Y씨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과는 불편한 관계고, 수강신청에 대한 조언 등을 Y씨에게 받고 있다.(Y씨는 그녀의 학교 선배다.) 때문에 이 관계를 '유지' 해야 하는 게 일종의 의무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 2013. 2. 27. 오늘 저녁 마지막 만남을 갖는 커플, C양에게 오늘 저녁 마지막 만남을 갖는 커플, C양에게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C양은. 이별을 예감한 근 4개월의 시간동안 둘은 아래와 같은 대화를 참 지루하게도 이어왔다. 남친 - 퇴근 했어요~ C양 - 저녁 같이 먹을까? C양 - 버스 탔어? 남친 - 응. 버스 탔어. C양 - 저녁 나랑 먹고 싶지 않은가 보네. 남친 - 무슨 저녁? C양 - 내가 위에서 저녁 같이 먹자고 물어봤는데. 남친 - 아아. 미안. 버스를 이미 타서... C양 - 알았어. 남친 - 나 집 도착이요. C양 - 응. 나도 집에 가는 중. 남친 - 나 씻어요. C양 - 네. 남친 - 나 잘게요. C양 - 네. (다음날 아침) 남친 - 나 일어났어요~ C양 - 응. 남친 - 나 출근 했어요. C양 - 네. 오늘도 화이팅~ C양 남친의 뒤통.. 2013. 2. 26. 연애 조급증을 앓는 남자,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연애조급증을 앓는 남자,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나까지 부담스러워지고 말았다. 그나마 W씨는 메일로만 조급증의 에너지를 내게 쏟아 붓고 있지만, 다른 몇몇 남성대원들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심지어 새벽 두 시에도) 카톡을 보내 나를 잠 못 들게 만든다. "개별 상담은 안 해주신다고 블로그에서 봤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관계로 시작하고 싶다면 저 '하지만' 부터 좀 어떻게 하길 난 그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하지만'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대개 사람을 당혹스럽게, 또 부담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부 대원들은 저 '하지만' 뒤에 매뉴얼을 올린 후 자신에게 매뉴얼을 올렸다는 메일을 보내달라느니, 사연 소개가 늦어질 것 같으면 늦어진다고 알려 달라느니, 심지어 매뉴얼을 공개하지 말고 메일로 보내달라느니 하는 .. 2013. 2. 25. [금요사연모음] 이해 못하겠다는 여자 외 1편 [금요사연모음] 이해 못하겠다는 여자 외 1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 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자기가 잘못 해놓고 헤어지자는 얘기도 자기가 하는 남자친구'를 이해 못하겠다는 사연이 있었다. 그런데 난 그 남자친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사연을 보낸 K양은 내가 이전 매뉴얼에서 말한 '잘못한 사람 코너로 몰아넣고 분 풀릴 때까지 패는 여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이걸 K양의 지혜롭지 못한 대처 때문에 벌어진 일 만으로 여길 순 없다. 갈등의 원인을 계속 제공한 것은 K양의 남자친구이기 때문이다. 남자친구가 이상한 짓(응?)들만 하지 않았어도 애초에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렵다. 어차.. 2013. 2. 22. 결혼 말고 연애만 하자는 남자친구, 어떡해? 결혼 말고 연애만 하자는 남자친구, 어떡해? 그닥 유쾌하지 않을 얘기들을 잔뜩 해야 할 것 같아서 경어체로 쓰겠습니다. 먼저, 사연을 보낸 C양은 제가 매뉴얼을 통해 '결혼상대로 적합하지 않은 여자'라고 말한 적 있는 유형에 속합니다.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못 한 상태이며 징징거리는 것으로 남자친구의 보호본능만 자극하는 타입입니다. 남자친구 통장에 몇 억쯤 들어있거나, 남자친구 집안의 자산이 수십 억 쯤 되는 게 아니라면 C양 같은 여자를 만날 경우 대개 파산을 하게 됩니다. C양은 여행경비를 셈하는 것이 구질구질하고 싫다며 그냥 무작정 떠나고 보는 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떠났다면 현지에서 경비를 마련하거나, 배낭여행객처럼 욕심을 최소화한 동선을 짜야 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C양은 그건 또 .. 2013. 2. 21.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1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