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어플로 남자를 만난 금사빠 여자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를 스마트폰 채팅 어플로 낚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매뉴얼로 그간 '금사빠를 노리는 하이에나' 얘기를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자신의 얘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여성대원들이 많기에, 이번에는 아예 그 속까지 파고들어 살펴보기로 했다.
내가 이번 낚시에서 사용할 떡밥은 '남자의 추격본능'과 '착한남자 코스프레'가 전부다. 호감이나 애정? 그런 거 없다. 자, 시작해 보자.
기간은 일주일로 잡는다. 일주일 후에나 상대를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대화에 임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여기서부터 실수를 하는데, 그 실수란 코앞까지 바로 쫓아가 상대를 도망가게 만드는 것이다. 기막히게 물고기를 잡는 낚시꾼들의 방법을 따라야 한다. 그들은 낚시를 하기 며칠 전부터 가서 밑밥을 던져둔다. 물고기가 경계를 풀고 다가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친근함 형성'에만 신경 쓰면 된다.
대화는 상대의 관심사를 주제로 한다. "어? 그거 아는 사람 별로 없는데." 정도로 칭찬을 함과 동시에 특별함을 표현한다. 이 부분은 도자기를 빚는 것과 같아서 노하우나 숙달된 기술, 순발력, 센스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아는 이성'과 커피숍에 앉아 세 시간 이상 대화를 나눠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대화에 자신이 있다면 '절제'에만 신경 쓰면 된다. 움베르트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에서 읽은 건지, 아니면 다른 책에서 읽은 건지 확실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데,
라는 뉘앙스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저 말처럼, 절제하지 않으면 설레발이 될 수 있다. 하이스코어를 갱신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니, 아는 것의 70%까지만 활용하며 대화에 임한다. 내가 마이크를 너무 오래 쥐고 있으면 상대는 지루해진다는 것을 잊지 않은 채.
'운명'이나 '인연'을 강조한다. 저 단어를 입 밖으로 내는 건 포장지를 뜯은 선물을 내미는 것과 같으니, 한 번 돌려서 표현한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접속한 것이라거나, 이런 대화를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외롭고 심심한 여자에게 '운명'이나 '인연'은 갑자기 날아든 편지와 같다. 겉봉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을 때 더 궁금한 법이니, 둘에 대해 정의하는 것은 생략하고 대화 할 수 있는 '다른 창구'를 마련하는 것으로 1차 작업을 끝낸다.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처음 만났던 어플에서 카톡으로 옮겨지기만 해도 현실감이 높아진다. 그래도 위에서 '일주일'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으니, 조급해 하진 않는다. 일주일간 '착한남자 코스프레'를 하며 상대의 일상에 끼어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착한남자 코스프레'는 '엄마의 잔소리'를 모방하면 쉽게 할 수 있다. 상대의 식사, 날씨, 귀가, 기분 등을 챙기는 것이다. 여기서도 너무 나가버리는 것은 곤란하다. 상대가 친구와 저녁을 먹는다고 할 때,
라고 묻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정도의 대화를 하며 거리를 유지한다. 상대가 날 궁금해 해야지, 내가 상대를 궁금해 하면 안 된다. 상대를 궁금해 하는 마음이 커지면 어느 순간부터 간섭과 참견을 하게 되니까. 함께 식사하고 싶다는 것을 살짝 내내비치는 것 정도는 괜찮다.
정도로 말이다. 뚜렷한 약속을 잡진 않는다. 모호함은 '문제'와 같아서, 출제자는 별 감흥이 없이 내지만 그걸 받아드는 상대는 풀려고 애쓴다. '나중에', '언젠 한 번', '다음에' 같은 밑밥을 뿌려두면 상대가 알아서 무는 것이다. 뜸을 들일수록 상대는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쯤에서 2차 작업을 끝낸다.
일주일이 다 되어 가면 위에서 던져 놓았던 떡밥 중 하나를 집어 든다. 전에 말했던 그 식당,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되면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이다. 아주 가볍게 묻는 것이 포인트다. 선약이 있냐고 묻거나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을 필요는 없다. 곤란하다고 답하면 바로 떡밥을 거둔다.
저런 짓은 하지 않는다. 상대가 '거절하면 내 손해'라는 걸 뚜렷하게 느끼도록, 만나자는 얘기는 더 꺼내지 않는다. 일주일만 그렇게 보내면 상대가 알아서 '만남'에 대한 운을 띄울 것이다.
상대를 만나면,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자세로 만남에 임한다. 전에 와인 얘기를 나눴다면 와인을 마셔도 좋고, 가수 얘기를 나눴다면 그 가수의 음반을 선물해도 좋다. 대화는 둘이 가진 공감대를 주제로 풀어간다. 카톡에서 했던 얘기를 현실에서 다시 나누게 되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더욱 커질 테니 말이다.
친절은 필수다. 상대가 남자에게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을 친절을 열심히 베푼다. 목도리를 해 줘도 좋고, 겉옷을 벗어줘도 좋고, 인도에서 안쪽으로 걷게 한다든지, 횡단보도에서 챙겨준다든지 하며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신경 써서 챙겨준다.
이쯤에서 스킨십을 하려 애쓰는 남자들이 많은데, 스킨십은 꿈도 꾸지 않는다.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집에 갈 땐 '손난로' 정도를 챙겨주면 된다. 그게 없다면, 편의점에서 따뜻하게 데운 병 음료들을 팔고 있으니 그걸 쥐어줘도 괜찮다.
그렇게 보내고 난 뒤 연락은 먼저 한다. 역시 여기서 '상대는 이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나'가 궁금해 먼저 연락이 오나 안 오나로 마음을 떠보려 하거나, 또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묻는 남자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그건 이미 위에서 다 결정된 사항이다. 상대에겐 내 느낌만 말해주면 된다. '우리 나중엔…' 정도의 모호한 애프터 신청을 하며 말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제 상대는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와 있을 것이다. 연인이 되는 건 시간문제인 정도의 거리로 말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상대를 더 다가오게 만든다. 왜 사귀자는 말이 없는지 궁금해 하는 상대에게
정도의 얘기를 한다. 물론, 상대는 그간 충분한 리액션을 했다. 하지만 난 전혀 모르겠다는 식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럼 상대는 자신이 좀 더 명확하게 마음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한다.
라는 답안을 말이다. 저 말을 들었다면 3차 작업도 끝난 거다. 떡밥을 완전히 물어 코가 걸린 상태. 상대는 이제 낚싯대를 휘두르는 대로 움직인다.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매뉴얼에 이어서 더 하기로 하자.
그러니까
라는 말 한 마디만 해도 그걸 부여잡고 '이게 바로 이 남자를 믿어도 된다는 증거'라고 말하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눈물겹다. 그런 걸로 간단히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난 어플 탈퇴가 아니라, 폰 공장초기화 및 번호변경도 할 수 있다.
늘 얘기하지만, 외로움과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추격본능'을 발휘하는 것과, 호감이 있어 다가가는 것은 구별이 힘들다. 저건 어떻게 보면 '돈'이 아닌 '마음'을 노리고 사기를 치는 일인데, 사기는 당하기 직전까지 그게 사기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운 일 아닌가.
둘 사이엔 '지구력'이란 차이가 있으니 그 부분을 유심히 보길 바란다. 정말 그대에게 매력을 느껴 다가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그대가 여자인 까닭에 다가가는 것인지는 거기서 갈린다. 외로움과 심심함을 달래줄 여자가 필요해서 다가가는 건, 그 호의와 들이댐이 한 달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꾸준히 연락은 주고받더라도 '이도 저도 아닌 상황'만을 계속 유지하는 일이 많고 말이다.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는 거짓말'과 '꾸준히 남기는 여지'에 대해서는 다음 매뉴얼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가을을 유난히 잘 타는 금사빠 여성대원들이, 최근 스마트폰 어플로 이성을 만났다가, 마음에 '전치 13주'의 상처를 입고 사연을 보내는 일이 많아 이번 시리즈를 구성하게 되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대원들은 normalog@naver.com 으로 긴급사연을 보내주길 바란다.
▲ 호의엔 그저 호의로 답해주자. 공짜라고 덥석 물면 반드시 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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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를 스마트폰 채팅 어플로 낚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매뉴얼로 그간 '금사빠를 노리는 하이에나' 얘기를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자신의 얘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여성대원들이 많기에, 이번에는 아예 그 속까지 파고들어 살펴보기로 했다.
내가 이번 낚시에서 사용할 떡밥은 '남자의 추격본능'과 '착한남자 코스프레'가 전부다. 호감이나 애정? 그런 거 없다. 자, 시작해 보자.
1. 기대도 안 했다.
기간은 일주일로 잡는다. 일주일 후에나 상대를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대화에 임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여기서부터 실수를 하는데, 그 실수란 코앞까지 바로 쫓아가 상대를 도망가게 만드는 것이다. 기막히게 물고기를 잡는 낚시꾼들의 방법을 따라야 한다. 그들은 낚시를 하기 며칠 전부터 가서 밑밥을 던져둔다. 물고기가 경계를 풀고 다가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친근함 형성'에만 신경 쓰면 된다.
대화는 상대의 관심사를 주제로 한다. "어? 그거 아는 사람 별로 없는데." 정도로 칭찬을 함과 동시에 특별함을 표현한다. 이 부분은 도자기를 빚는 것과 같아서 노하우나 숙달된 기술, 순발력, 센스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아는 이성'과 커피숍에 앉아 세 시간 이상 대화를 나눠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대화에 자신이 있다면 '절제'에만 신경 쓰면 된다. 움베르트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에서 읽은 건지, 아니면 다른 책에서 읽은 건지 확실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데,
"내가 아는 부분이라고 해서, 그것에 대한 모든 얘기를 다 할 필요는 없다."
라는 뉘앙스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저 말처럼, 절제하지 않으면 설레발이 될 수 있다. 하이스코어를 갱신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니, 아는 것의 70%까지만 활용하며 대화에 임한다. 내가 마이크를 너무 오래 쥐고 있으면 상대는 지루해진다는 것을 잊지 않은 채.
'운명'이나 '인연'을 강조한다. 저 단어를 입 밖으로 내는 건 포장지를 뜯은 선물을 내미는 것과 같으니, 한 번 돌려서 표현한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접속한 것이라거나, 이런 대화를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외롭고 심심한 여자에게 '운명'이나 '인연'은 갑자기 날아든 편지와 같다. 겉봉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을 때 더 궁금한 법이니, 둘에 대해 정의하는 것은 생략하고 대화 할 수 있는 '다른 창구'를 마련하는 것으로 1차 작업을 끝낸다.
2. 다정하게 안부 물으며 뜸들이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처음 만났던 어플에서 카톡으로 옮겨지기만 해도 현실감이 높아진다. 그래도 위에서 '일주일'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으니, 조급해 하진 않는다. 일주일간 '착한남자 코스프레'를 하며 상대의 일상에 끼어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착한남자 코스프레'는 '엄마의 잔소리'를 모방하면 쉽게 할 수 있다. 상대의 식사, 날씨, 귀가, 기분 등을 챙기는 것이다. 여기서도 너무 나가버리는 것은 곤란하다. 상대가 친구와 저녁을 먹는다고 할 때,
"친구 누구? 남자?"
라고 묻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뭐 먹기로 했어? 맛있겠다!
맛나게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
집에 들어갈 때 톡 하나 보내주고 ^^."
맛나게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
집에 들어갈 때 톡 하나 보내주고 ^^."
정도의 대화를 하며 거리를 유지한다. 상대가 날 궁금해 해야지, 내가 상대를 궁금해 하면 안 된다. 상대를 궁금해 하는 마음이 커지면 어느 순간부터 간섭과 참견을 하게 되니까. 함께 식사하고 싶다는 것을 살짝 내내비치는 것 정도는 괜찮다.
"나도 그거 정말 잘 하는 집 아는데!
나중에 거기 가서 같이 먹으면서 비교해 보자~
오늘 맛나게 먹고, 별점으로 평가 보내줘~"
나중에 거기 가서 같이 먹으면서 비교해 보자~
오늘 맛나게 먹고, 별점으로 평가 보내줘~"
정도로 말이다. 뚜렷한 약속을 잡진 않는다. 모호함은 '문제'와 같아서, 출제자는 별 감흥이 없이 내지만 그걸 받아드는 상대는 풀려고 애쓴다. '나중에', '언젠 한 번', '다음에' 같은 밑밥을 뿌려두면 상대가 알아서 무는 것이다. 뜸을 들일수록 상대는
'왜 나한테 이렇게 잘 해주지? 나에게 호감이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쯤에서 2차 작업을 끝낸다.
3. 리액션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일주일이 다 되어 가면 위에서 던져 놓았던 떡밥 중 하나를 집어 든다. 전에 말했던 그 식당,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되면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이다. 아주 가볍게 묻는 것이 포인트다. 선약이 있냐고 묻거나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을 필요는 없다. 곤란하다고 답하면 바로 떡밥을 거둔다.
"그럼 언제 돼? 일요일은? 아님 다음 주?"
저런 짓은 하지 않는다. 상대가 '거절하면 내 손해'라는 걸 뚜렷하게 느끼도록, 만나자는 얘기는 더 꺼내지 않는다. 일주일만 그렇게 보내면 상대가 알아서 '만남'에 대한 운을 띄울 것이다.
상대를 만나면,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자세로 만남에 임한다. 전에 와인 얘기를 나눴다면 와인을 마셔도 좋고, 가수 얘기를 나눴다면 그 가수의 음반을 선물해도 좋다. 대화는 둘이 가진 공감대를 주제로 풀어간다. 카톡에서 했던 얘기를 현실에서 다시 나누게 되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더욱 커질 테니 말이다.
친절은 필수다. 상대가 남자에게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을 친절을 열심히 베푼다. 목도리를 해 줘도 좋고, 겉옷을 벗어줘도 좋고, 인도에서 안쪽으로 걷게 한다든지, 횡단보도에서 챙겨준다든지 하며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신경 써서 챙겨준다.
이쯤에서 스킨십을 하려 애쓰는 남자들이 많은데, 스킨십은 꿈도 꾸지 않는다.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집에 갈 땐 '손난로' 정도를 챙겨주면 된다. 그게 없다면, 편의점에서 따뜻하게 데운 병 음료들을 팔고 있으니 그걸 쥐어줘도 괜찮다.
그렇게 보내고 난 뒤 연락은 먼저 한다. 역시 여기서 '상대는 이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나'가 궁금해 먼저 연락이 오나 안 오나로 마음을 떠보려 하거나, 또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묻는 남자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그건 이미 위에서 다 결정된 사항이다. 상대에겐 내 느낌만 말해주면 된다. '우리 나중엔…' 정도의 모호한 애프터 신청을 하며 말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제 상대는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와 있을 것이다. 연인이 되는 건 시간문제인 정도의 거리로 말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상대를 더 다가오게 만든다. 왜 사귀자는 말이 없는지 궁금해 하는 상대에게
"난 내 마음을 계속 표현했는데, 네 리액션이 없어서 솔직히 잘 모르겠어."
정도의 얘기를 한다. 물론, 상대는 그간 충분한 리액션을 했다. 하지만 난 전혀 모르겠다는 식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럼 상대는 자신이 좀 더 명확하게 마음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한다.
"난 이미 다 넘어가 있어요."
라는 답안을 말이다. 저 말을 들었다면 3차 작업도 끝난 거다. 떡밥을 완전히 물어 코가 걸린 상태. 상대는 이제 낚싯대를 휘두르는 대로 움직인다.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매뉴얼에 이어서 더 하기로 하자.
그러니까
"난 너 만나고 바로 그 어플 탈퇴했어."
라는 말 한 마디만 해도 그걸 부여잡고 '이게 바로 이 남자를 믿어도 된다는 증거'라고 말하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눈물겹다. 그런 걸로 간단히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난 어플 탈퇴가 아니라, 폰 공장초기화 및 번호변경도 할 수 있다.
늘 얘기하지만, 외로움과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추격본능'을 발휘하는 것과, 호감이 있어 다가가는 것은 구별이 힘들다. 저건 어떻게 보면 '돈'이 아닌 '마음'을 노리고 사기를 치는 일인데, 사기는 당하기 직전까지 그게 사기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운 일 아닌가.
둘 사이엔 '지구력'이란 차이가 있으니 그 부분을 유심히 보길 바란다. 정말 그대에게 매력을 느껴 다가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그대가 여자인 까닭에 다가가는 것인지는 거기서 갈린다. 외로움과 심심함을 달래줄 여자가 필요해서 다가가는 건, 그 호의와 들이댐이 한 달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꾸준히 연락은 주고받더라도 '이도 저도 아닌 상황'만을 계속 유지하는 일이 많고 말이다.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는 거짓말'과 '꾸준히 남기는 여지'에 대해서는 다음 매뉴얼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가을을 유난히 잘 타는 금사빠 여성대원들이, 최근 스마트폰 어플로 이성을 만났다가, 마음에 '전치 13주'의 상처를 입고 사연을 보내는 일이 많아 이번 시리즈를 구성하게 되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대원들은 normalog@naver.com 으로 긴급사연을 보내주길 바란다.
▲ 호의엔 그저 호의로 답해주자. 공짜라고 덥석 물면 반드시 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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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꺼내면 헤어지기 쉬운 말들
바람기 있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접근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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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보는 남자와 호감 있는 남자 뭐가 다를까?
앓게되면 괴로운 병, 연애 조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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