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연애 할 상황이 아니라는 남자, 진심은?
한 커뮤니티에 '독서실에서 변태로 몰렸다.'는 글이 올라온 적 있다. 고시를 준비하던 어느 남자가 올린 글이었다. 그는 공부를 하다 휴게실에 나와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퀴퀴한 냄새가 나기에 주위를 살펴보았는데, 양말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 휴게실에서 수다를 떨던 여고생들 중 한 명이 벗어두고 간 양말이었다. 혹시 냄새가 그 양말에서 나는 건가 싶어, 그는 양말을 집어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 양말에선
라는 생각이 생각 들 정도로 깊고 비리며 슬픈 냄새가 났다. 얼른 집어던져 버리고 화장실에 가서 손이나 씻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는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배꼽냄새 같은 강렬한 냄새에 한 번 현혹되고 나면 계속 맡게 되듯, 그는 양말을 집어 들어 또 냄새를 맡았다. 악취가 주는 검은 편안함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휴게실 창 밖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느꼈다. 고개를 돌리자, 창 너머에서 얼어붙은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여고생이 보였다.
여고생이 어딘가로 황급히 갔고, 잠시 후 독서실 총무가 휴게실로 왔다. 이어서 여고생들도 들어왔다.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은 후, 그들은 총무실로 가 CCTV를 확인했다.
녹화된 CCTV 화면 속에는 완벽히 변태로 오해받을 만한 남자가 있었다. 두리번거리다 양말을 발견하곤 다가가 냄새를 맡고, 잠시 후 또 다시 양말을 집어 들어 냄새를 맡는 남자. 그런 게 아니라고 열심히 항변했지만, 모든 증거가 의심스러웠기에 그는 그 날로 독서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이 '오해'에 대한 얘기부터 풀어가 보자.
어제 발행한 매뉴얼 말미에 사연남의 "여자친구가 생겨야 내 방 청소도 해 줄 텐데.ㅋ"라는 말을 옮겨두었더니, 그걸 보고 경악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뭐, 따로 뚝 떼어서 적어 놓으니 저 말이 아주 이상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대화 속에서 저 말은 그렇게까지 이상한 말이 아니었다. 서로 장난을 주고받다가 별 생각 없이 던진 장난스런 말이었을 뿐이었다. 그 앞에 '우렁각시' 얘기가 있었다고 밝히면, 대충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말에 빨간 줄을 친 이유는, 저런 사소한 말들이 모여 그 사람의 이미지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사연을 보낸 여성대원의 말을 보자.
난 첨부된 카톡대화를 읽기 전 사연을 먼저 읽은 까닭에, 그녀의 진심이
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위의 저 말들이 그냥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한 말'이라는 걸 아는데, 그는 그렇지 않다. 그가 본 그녀는 허세가 좀 있고, 소비하는 것으로 기쁨을 느끼며, 남과 달라 보일 수 있는 거라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이 있는 여자다. 그의
라는 얘기를 그녀는 '나이문제'로 받아들이는데, 저건 나이 얘기가 아니다. 상처 받지 말라는 부탁을 먼저 하고 말하자면, 저 말은 "넌 철이 없기도 하고…."라는 얘기다. 툭 터놓고 말해보자. 뉴질랜드에 3개월 어학연수를 다녀온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
친구 앞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꼴값'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옮겨 적진 않겠지만, 자신의 카톡대화를 천천히 살펴보기 바란다. 연출이라는 게 확 티 나는 대사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는 '수다친구'의 관계를 깨고 싶지 않기에, 사실을 말하도록 극단까지 몰고 가거나 연출에 대한 지적을 하진 않는다. 그냥 웃어넘길 뿐이다. '그런 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간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그렇게 보이는 여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그는 자신의 벌이로 집안을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까닭에 연애가 어렵다고 말한다. 몇 년 전엔 사귀던 여자가 그의 가난을 탓하며 떠나기도 했다. 정신적인 거세를 당한 거다. 필연적으로 겁쟁이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고
라고 물어봐야 입만 아프다. 이땐 '지금 용기 내지 않으면 날 잃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것이 제일 좋은데, 상대를 향한 마음이 큰 까닭에 거리를 두었다가도 불안해하며 다시 다가가는 대원들이 대부분이다. 너무 어렵거든
정도의 마음가짐을 보여주길 바란다. 주의할 건, 딱 거기까지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해 보자고 손잡는 게 마지노선이다. 이걸 넘어가면 그저 책임감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는 엔조이 상대가 될 뿐이다.
안 된다. 그럴듯한 말을 한다고 해서 거기에 흔들리지 말길 바란다. 다른 여성대원들이라고 상대가 "어버버버." 하고 있는데 거기다 청춘과 열정을 쏟은 게 아니다. 다들 '뭔가 다르겠지.' 했다가 훅 갔다.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집안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책임감 없음'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
하나 더 명심해야 할 건,
라는 말과
라는 말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많은 대원들이 후자의 태도를 취해 상대의 장난감이 되어 버리고 만다. 돈 없어 잘해주기 힘들다는 상대가 친구들과 술 마시고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어도, 거기에 찍소리 한 번 못 하고 속만 태우다 바스라져 간다. 계약만 해 달라고 들이대다 노예계약을 하고 말았으니, 계약기간 내내 족쇄에 묶여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일단 사귀고 나서 상대의 생각을 바꿀 거라고 말하는 대원들도 종종 있는데, 그런 대원들 집에 얼음정수기 하나씩 놔주고 싶다. 냉수 마시고 속부터 좀 차리라고.
더 길게 쓸 것도 없이, 솔직히 난 이 사연에 회의적이다. 표지판을 무시하고 너무 달려 버렸다. 상대는 이쪽을 '철없는 여자애'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다가, (미안하지만) 둘은 '엔조이'라고 말하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이제 후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내가 저 여성대원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편지를 쓸 것 같다.
손발이 오그라들어 오늘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 "스스로를 응원하지 않는 사람을 응원하는 일은, 힘들어." 이 정도도 괜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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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커뮤니티에 '독서실에서 변태로 몰렸다.'는 글이 올라온 적 있다. 고시를 준비하던 어느 남자가 올린 글이었다. 그는 공부를 하다 휴게실에 나와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퀴퀴한 냄새가 나기에 주위를 살펴보았는데, 양말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 휴게실에서 수다를 떨던 여고생들 중 한 명이 벗어두고 간 양말이었다. 혹시 냄새가 그 양말에서 나는 건가 싶어, 그는 양말을 집어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 양말에선
'혹시 이걸 신고 있던 게 삭힌 홍어나 오징어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생각 들 정도로 깊고 비리며 슬픈 냄새가 났다. 얼른 집어던져 버리고 화장실에 가서 손이나 씻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는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배꼽냄새 같은 강렬한 냄새에 한 번 현혹되고 나면 계속 맡게 되듯, 그는 양말을 집어 들어 또 냄새를 맡았다. 악취가 주는 검은 편안함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
휴게실 창 밖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느꼈다. 고개를 돌리자, 창 너머에서 얼어붙은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여고생이 보였다.
'아니, 그러니까 지금 이게, 그런, 그런 게 아닌데….'
여고생이 어딘가로 황급히 갔고, 잠시 후 독서실 총무가 휴게실로 왔다. 이어서 여고생들도 들어왔다.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은 후, 그들은 총무실로 가 CCTV를 확인했다.
'아니, 그러니까 지금 이게, 그런, 그런 게 아닌데….'
녹화된 CCTV 화면 속에는 완벽히 변태로 오해받을 만한 남자가 있었다. 두리번거리다 양말을 발견하곤 다가가 냄새를 맡고, 잠시 후 또 다시 양말을 집어 들어 냄새를 맡는 남자. 그런 게 아니라고 열심히 항변했지만, 모든 증거가 의심스러웠기에 그는 그 날로 독서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이 '오해'에 대한 얘기부터 풀어가 보자.
1. 그런 여자, 그렇게 보이는 여자.
어제 발행한 매뉴얼 말미에 사연남의 "여자친구가 생겨야 내 방 청소도 해 줄 텐데.ㅋ"라는 말을 옮겨두었더니, 그걸 보고 경악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뭐, 따로 뚝 떼어서 적어 놓으니 저 말이 아주 이상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대화 속에서 저 말은 그렇게까지 이상한 말이 아니었다. 서로 장난을 주고받다가 별 생각 없이 던진 장난스런 말이었을 뿐이었다. 그 앞에 '우렁각시' 얘기가 있었다고 밝히면, 대충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말에 빨간 줄을 친 이유는, 저런 사소한 말들이 모여 그 사람의 이미지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사연을 보낸 여성대원의 말을 보자.
"메로구이 먹고 싶다~"
"고기 썰러 가야지. 빕스는 너무 흔하고 딴 데로~"
"오늘은 와인으로 마무리 ㅋ"
"고기 썰러 가야지. 빕스는 너무 흔하고 딴 데로~"
"오늘은 와인으로 마무리 ㅋ"
난 첨부된 카톡대화를 읽기 전 사연을 먼저 읽은 까닭에, 그녀의 진심이
"사귄다고 해서 돈이 엄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전 절 위해서 그 사람이 돈을 막 쓰는 걸 원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전 절 위해서 그 사람이 돈을 막 쓰는 걸 원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위의 저 말들이 그냥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한 말'이라는 걸 아는데, 그는 그렇지 않다. 그가 본 그녀는 허세가 좀 있고, 소비하는 것으로 기쁨을 느끼며, 남과 달라 보일 수 있는 거라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이 있는 여자다. 그의
"네가 아직 어리기도 하고…."
라는 얘기를 그녀는 '나이문제'로 받아들이는데, 저건 나이 얘기가 아니다. 상처 받지 말라는 부탁을 먼저 하고 말하자면, 저 말은 "넌 철이 없기도 하고…."라는 얘기다. 툭 터놓고 말해보자. 뉴질랜드에 3개월 어학연수를 다녀온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
"아 미안. 영어로 말하는 게 더 편해서, 또 영어를 써 버렸네."
친구 앞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꼴값'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옮겨 적진 않겠지만, 자신의 카톡대화를 천천히 살펴보기 바란다. 연출이라는 게 확 티 나는 대사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는 '수다친구'의 관계를 깨고 싶지 않기에, 사실을 말하도록 극단까지 몰고 가거나 연출에 대한 지적을 하진 않는다. 그냥 웃어넘길 뿐이다. '그런 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간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그렇게 보이는 여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2. 집안 사정?
그는 자신의 벌이로 집안을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까닭에 연애가 어렵다고 말한다. 몇 년 전엔 사귀던 여자가 그의 가난을 탓하며 떠나기도 했다. 정신적인 거세를 당한 거다. 필연적으로 겁쟁이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고
"그러니까 나랑 사귈 마음 없다는 말이지?"
라고 물어봐야 입만 아프다. 이땐 '지금 용기 내지 않으면 날 잃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것이 제일 좋은데, 상대를 향한 마음이 큰 까닭에 거리를 두었다가도 불안해하며 다시 다가가는 대원들이 대부분이다. 너무 어렵거든
"함께 한다면 극복할 수 있을 거고, 극복하는 과정도 추억이 될 거야."
정도의 마음가짐을 보여주길 바란다. 주의할 건, 딱 거기까지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해 보자고 손잡는 게 마지노선이다. 이걸 넘어가면 그저 책임감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는 엔조이 상대가 될 뿐이다.
"그 오빠는 사귄다는 전제 없이 만나보자고 하던데요? 그래도 안 되나요?"
안 된다. 그럴듯한 말을 한다고 해서 거기에 흔들리지 말길 바란다. 다른 여성대원들이라고 상대가 "어버버버." 하고 있는데 거기다 청춘과 열정을 쏟은 게 아니다. 다들 '뭔가 다르겠지.' 했다가 훅 갔다.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집안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책임감 없음'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
하나 더 명심해야 할 건,
"함께 한다면 극복할 수 있을 거고, 극복하는 과정도 추억이 될 거야."
라는 말과
"극복하지 않아도 난 괜찮아. 그러니까 내 옆에만 있어줘."
라는 말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많은 대원들이 후자의 태도를 취해 상대의 장난감이 되어 버리고 만다. 돈 없어 잘해주기 힘들다는 상대가 친구들과 술 마시고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어도, 거기에 찍소리 한 번 못 하고 속만 태우다 바스라져 간다. 계약만 해 달라고 들이대다 노예계약을 하고 말았으니, 계약기간 내내 족쇄에 묶여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일단 사귀고 나서 상대의 생각을 바꿀 거라고 말하는 대원들도 종종 있는데, 그런 대원들 집에 얼음정수기 하나씩 놔주고 싶다. 냉수 마시고 속부터 좀 차리라고.
더 길게 쓸 것도 없이, 솔직히 난 이 사연에 회의적이다. 표지판을 무시하고 너무 달려 버렸다. 상대는 이쪽을 '철없는 여자애'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다가, (미안하지만) 둘은 '엔조이'라고 말하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이제 후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내가 저 여성대원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편지를 쓸 것 같다.
"철이 없어 싫다 하시지만
그 철없음에 우리 만날 수 있었죠
눈물로 채워도 차지 않는 밑 빠진 독
당신에겐 가족
나에게는 당신
벚꽃 필 때 만나
낙엽 지는 오늘까지
오늘은
내 마음까지가 다 밉습니다."
그 철없음에 우리 만날 수 있었죠
눈물로 채워도 차지 않는 밑 빠진 독
당신에겐 가족
나에게는 당신
벚꽃 필 때 만나
낙엽 지는 오늘까지
오늘은
내 마음까지가 다 밉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들어 오늘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 "스스로를 응원하지 않는 사람을 응원하는 일은, 힘들어." 이 정도도 괜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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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꺼내면 헤어지기 쉬운 말들
바람기 있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접근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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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게되면 괴로운 병, 연애 조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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