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의 기억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은?
따돌림 당한 적 있다는 사연이 종종 오는데, 그 따돌림의 기억에 너무 함몰되어 있을 필요 없다. 따돌림은 배신, 시샘, 파벌이 있는 곳에서라면 언제든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대가 조금 연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도 따돌림 당할 수 있고, 성향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가도 따돌림 당할 수 있으며, 기회주의자인 친구를 옆에 둬도 따돌림 당할 수 있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정치를 하려는 선배나 동료를 하나 만나면, 따돌림을 당하는 건 시간문제다. 그 파벌에 완전히 스며들어 하수인 역할을 한다면 따돌림은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조만간 그대를 제외한 술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부모님께 엄한 가르침을 받아 고지식한 성격이 형성되었다든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변호하는 것에 소질이 없어 속으로만 화를 내는 타입이라면, 더욱 더 지독한 따돌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가해자들은 과속단속카메라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듯 마음껏 따돌림의 액셀을 밟아댈 것이고, 꺾이지 않는 그대의 주관에 어떻게든 상처를 내려 더욱 강한 강도로 그대를 괴롭힐 것이다.
전부 남의 탓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세밀히 살펴보면 그대는 '내가 맞고 네가 틀렸다.'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일 수도 있고, 자신이 주목받는 걸 즐기는 타입일 수도 있으며, 마음에 오만함이 꽉 들어 차 그게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이론상으론 맞지만 그렇게는 하지 마라."라는 말에 "왜죠?"라는 질문을 던지는 눈치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말이다.
미지근한 위로 같은 걸 하려는 생각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따위의, 덮어두고 어깨동무 하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따돌림 당한 기억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그건 뿌리에 입은 상처고, 어떤 형태로든 계속 삶에 영향을 미친다. 평온하고 기쁨이 가득한 나날을 보낼 때에는 그 상처가 다 치유된 듯 여겨지겠지만, 배신의 냄새가 잠깐이라도 풍겨오거나 누군가가 눈앞에서 등을 돌리는 날엔 그 끔찍한 느낌이 그대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전부 지배할 것이다.
결혼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따돌림의 기억을 밖으로 꺼내 살펴본 적 없이, 마음 저 한구석에만 넣어둔 사람은, 그 불쾌한 분위기가 감지되면 방패부터 집어들 것이다. 여자라면 시댁에서 시누이의 웃음만 봐도 거기에 온갖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남자라면 아내가 자신보다 자녀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걸 보고 마음속으로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모두 다 이렇다는 건 아니고, 경우에 따라 이런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돌림의 형태는 기본이 배신이다. 그것도 따돌림의 직전까지 가장 친했던 사람이 등을 돌리며 따돌림을 주동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이 주동하더라도, 대개 친했던 상대가 그 무리에 들어가 '괴벨스(독일 나치스 정권의 선전장관)'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친했던 상대가, 누군가와 이쪽에 대해 미리 쑥덕거려두곤 다가와, 그런 적 없는 척 앞에서 그대로 구사한다. 그러고는 그들끼리 다시 눈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 은밀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일은, 굳이 그대가 큰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뒷담화'를 통해 누군가와 유대관계를 맺는 친구를 만났거나 샘이 많은 사람을 만나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때문에 이걸 두고 '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라고 고민해 봐야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저 정치, 폭은 파벌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라는 트윗을 올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딱히 그대가 무슨 잘못을 한 게 아니더라도, 소속된 곳에 저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속해있다면 아주 쉽게 따돌림이 벌어질 수 있다.
따돌림을 당한 적 있다면, 피하지 말고 그 기억과 마주해서 보자. 따돌림 이후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이상한 형태로 그 분노를 표출하려고 했던 것까지 모두 자신의 탓으로 두진 말고, 내부와 외부의 원인을 모두 찾아보자. '잊고 싶은 기억'으로 밀어둔 채 아닌 척만 해서는 그 기억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다. 그 기억이 시궁창 같다면 시궁창인대로 받아들이자. 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며, 그때의 기분은 어땠고,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도 생각해 보자. 덤덤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제야 비로소 그대는 '도망자'에서 벗어나 온전히 그 기억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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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선 따돌림의 기억이 연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간략하게 사례별로 알아보도록 하자.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그대의 마음은 한 뼘 이상 넓어져 있을 것이다.
소제목 그대로, 상대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상대에게 잘 해주지 않으면 떠날 것 같아서 일방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다. 대개 여성대원들이 이와 관련된 사연을 많이 보내는데, 그녀들은 상대가 조금만 토라진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 질겁해선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며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상황에서 '나쁜 남자'를 만나면, 방법이 없다. 초등학생도 휘둘리지 않을 만한 말장난에도 그녀들은 휘청휘청하며 맹목적으로 상대를 신뢰한다. 특유의 방어의식이 발동해, 주변에서 그 만남을 뜯어 말려도 그녀들은 상대를 변호할 뿐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매뉴얼을 통해 질리도록 '상대가 날 존중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고 말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상대가 자신을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한 후에도 그 만남을 잘라내지 못한다. 왜? 그가 떠나가면 안 되니까. 진퇴양난이다.
위에서 말한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인데, 이건 주로 배신의 기억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겠어.'라는 자기최면을 열심히 건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끔찍한 과거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 마음에 보호필름을 붙인 것과 같다. 상대를 의심하고, 상대의 모든 것을 냉소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 한다.
그렇다고 계속 그런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아니다. 상대가 몇 가지 증거를 내보이며 마음을 열어 달라고 요청하면, 그들은 너무나도 쉽게 보호필름을 떼고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위에서 말한 '일방적인 관계'와 다를 바 없는 연애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배신을 당하면 이번엔 보호필름을 두 겹 붙이고, 그 다음엔 세 겹 붙이고, 그런 식으로 붙여 나가다가 나중엔 누구를 만나더라도 상대의 1, 2페이지까지만 들여다보고 덮어 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만의 이성관이 확고하기 마련인데, 그건 "남자는 다 그래, 여자는 다 그래."식의 유아적인 이성관이다.
이건 연애를 도피처로 삼는 경우다. 주로 소심한 남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대에게 목숨이라고 걸 수 있을 듯이 구애하고, 습관화된 사과를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만나서 눈 쳐다보며 말하지는 못하고, 자신을 많이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카톡이나 문자, 혹은 메일을 통해서만 고백한다.
누가 봐도 이상하니 저런 고백이 받아들여질 리 없다. 그러면 그는 더욱 비장해져서 "네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할 때까지 노력할게."라든가 "날 지켜봐 줘. 널 위해 변화할 거야." 따위의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심각한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을 경우,
따위의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그치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가능성'이 더 높은 이성이 시야에 들어오거나, 아직 망치지 않은 땅인 '뉴페이스'를 발견하면, 관심의 방향을 그쪽으로 바꾼다. 매뉴얼을 통해서도 몇 번 소개한 적 있는데, 여자 네트워크에 '찝쩍이'로 분류되어 퇴출당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 부류에 속한다.
핑크빛 러브러브를 꿈꾸지만, 그런 연애가 실제로 시작되려 하면 도망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으면,
라는 생각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연애가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에선 도망치고, 상대가 이쪽을 밀어낼 게 분명할 때에만 무섭게 집착한다. 서로를 잘 모르는 시기라 예의를 갖추며 지낼 때에도, 그들은 꼭 거절의 말이나 차단을 당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사람처럼 군다. 상대의 카톡 차단을 확인하곤 '결국 또 이렇게 되었어.'라는 감정과 함께 묘한 안도감을 함께 느낀다.
외사랑에 있어서 그들은 프로다. 가끔 정도가 지나쳐 스토커가 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대부분은 그 경계를 매우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까닭에 법에 저촉될 정도까지는 나아가지 않는다. 차가운 경고나 매서운 거절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안전한 범위 내에서 저자세를 유지할 뿐이다.
희망고문 당하는 걸 즐기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 역시 상대의 '여지'를 주식으로 삼아 사는 사람처럼 포기를 선언했다가 다시 들이대고, 모진 말로 관계를 던져 버렸다가 다시 주워 오고, 매달리고 화내고 애원하고 달래느라 에너지를 다 쏟는다. 조언을 해주는 지인이 있으면, 그의 에너지까지 빌려다가 저 행동을 반복한다. 그 지인에게 "정신 차려 이 바보야."라는 얘기를 들으면, 듣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들은 사람처럼 또 안도감을 느낀다.
선 밖으로 전혀 밀려나지 않기로 다짐한 경우,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지적을 당하면 일단 변명부터 내밀고, 그 다음 속으로 '내가 맞고, 쟤가 틀려', '나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을 했을 뿐이야.'라는 식의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연애 초반엔 이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갈등이 생길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투기라도 하게 되면,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철저한 변명으로 자리를 지키려 하기에 문제가 된다. 양보를 하거나 인정을 하면 지는 거라는 공포감을 가지고 있기에, 이쪽에 99%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상대의 1%과실을 지적하며 맞선다. 꼬투리 잡는 건 기본이고, 더 할 말이 없을 땐 상대에게 빈정거리기도 한다.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겉으로는 저런 태도를 고수하다가 관계를 막장까지 이끌고 가 버리는 것이다. 훗날 후회하며 관계를 예전처럼 되돌려 보려 하지만, 그땐 이미 상대가 이쪽을 '소통불가'로 판정 내렸거나, 받은 상처가 너무 커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가 되어 버린 경우가 많다.
난 볼링장에 가 본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로 볼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볼링장에서 들은 적 있는 친구의 조언이 강렬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친구가 대단한 볼링의 기술을 가르쳐 준 건 아니었지만, 그저 내 모습에 대해 말했을 뿐인 저 조언 하나로, 나는 '팔꿈치'에 신경 쓰며 공을 던질 수 있었고, 계속 대각선의 공을 던지던 것과 달리 똑바로 던질 수 있었다.
오늘 매뉴얼은 그대의 '연애를 대하는 태도'와 '따돌림의 기억에서 도망치고만 있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해 줬으면 한다. 자신을 더 사랑하라든가 남을 용서하라든가 따위의 얘기는 하지 않겠다. 그렇게 어정쩡한 태도로 묻어놔 봐야, 그 기억은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면 다시 고개를 내밀 것이다. 덮으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자. 그 기억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마주하면, 위에서 말했듯 더는 도망칠 필요 없이 그 기억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셋 이상 모이면 그 안에는 따돌림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있기 마련이다. 강약의 차이만 있을 뿐,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부터 그대나 나나 언제든 따돌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따돌림의 추억을 공유하며 그대를 위로하고 싶지 않다. 그저 그대의 막연한 불안이 걷히는 것에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참외 먹고 장트러블이 일어나서 오늘 꼬리말은 쉽니다. 하아… 괴롭다.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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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당한 적 있다는 사연이 종종 오는데, 그 따돌림의 기억에 너무 함몰되어 있을 필요 없다. 따돌림은 배신, 시샘, 파벌이 있는 곳에서라면 언제든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대가 조금 연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도 따돌림 당할 수 있고, 성향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가도 따돌림 당할 수 있으며, 기회주의자인 친구를 옆에 둬도 따돌림 당할 수 있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정치를 하려는 선배나 동료를 하나 만나면, 따돌림을 당하는 건 시간문제다. 그 파벌에 완전히 스며들어 하수인 역할을 한다면 따돌림은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조만간 그대를 제외한 술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부모님께 엄한 가르침을 받아 고지식한 성격이 형성되었다든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변호하는 것에 소질이 없어 속으로만 화를 내는 타입이라면, 더욱 더 지독한 따돌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가해자들은 과속단속카메라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듯 마음껏 따돌림의 액셀을 밟아댈 것이고, 꺾이지 않는 그대의 주관에 어떻게든 상처를 내려 더욱 강한 강도로 그대를 괴롭힐 것이다.
0. 뿌리에 입은 상처.
전부 남의 탓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세밀히 살펴보면 그대는 '내가 맞고 네가 틀렸다.'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일 수도 있고, 자신이 주목받는 걸 즐기는 타입일 수도 있으며, 마음에 오만함이 꽉 들어 차 그게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이론상으론 맞지만 그렇게는 하지 마라."라는 말에 "왜죠?"라는 질문을 던지는 눈치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말이다.
미지근한 위로 같은 걸 하려는 생각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다른 분들도 끔찍한 기억 하나 둘씩은 있으니 훌훌 털어 버리세요."
따위의, 덮어두고 어깨동무 하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따돌림 당한 기억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그건 뿌리에 입은 상처고, 어떤 형태로든 계속 삶에 영향을 미친다. 평온하고 기쁨이 가득한 나날을 보낼 때에는 그 상처가 다 치유된 듯 여겨지겠지만, 배신의 냄새가 잠깐이라도 풍겨오거나 누군가가 눈앞에서 등을 돌리는 날엔 그 끔찍한 느낌이 그대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전부 지배할 것이다.
결혼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따돌림의 기억을 밖으로 꺼내 살펴본 적 없이, 마음 저 한구석에만 넣어둔 사람은, 그 불쾌한 분위기가 감지되면 방패부터 집어들 것이다. 여자라면 시댁에서 시누이의 웃음만 봐도 거기에 온갖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남자라면 아내가 자신보다 자녀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걸 보고 마음속으로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모두 다 이렇다는 건 아니고, 경우에 따라 이런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돌림의 형태는 기본이 배신이다. 그것도 따돌림의 직전까지 가장 친했던 사람이 등을 돌리며 따돌림을 주동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이 주동하더라도, 대개 친했던 상대가 그 무리에 들어가 '괴벨스(독일 나치스 정권의 선전장관)'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친했던 상대가, 누군가와 이쪽에 대해 미리 쑥덕거려두곤 다가와, 그런 적 없는 척 앞에서 그대로 구사한다. 그러고는 그들끼리 다시 눈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 은밀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일은, 굳이 그대가 큰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뒷담화'를 통해 누군가와 유대관계를 맺는 친구를 만났거나 샘이 많은 사람을 만나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때문에 이걸 두고 '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라고 고민해 봐야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저 정치, 폭은 파벌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학교에 왔더니 전학온 학생이 있다.
철수는 내 옆자리, 무성이 행님은 내 뒤에 앉았다.
그중 한명하곤 같이 놀기 싫은데~"
철수는 내 옆자리, 무성이 행님은 내 뒤에 앉았다.
그중 한명하곤 같이 놀기 싫은데~"
라는 트윗을 올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딱히 그대가 무슨 잘못을 한 게 아니더라도, 소속된 곳에 저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속해있다면 아주 쉽게 따돌림이 벌어질 수 있다.
따돌림을 당한 적 있다면, 피하지 말고 그 기억과 마주해서 보자. 따돌림 이후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이상한 형태로 그 분노를 표출하려고 했던 것까지 모두 자신의 탓으로 두진 말고, 내부와 외부의 원인을 모두 찾아보자. '잊고 싶은 기억'으로 밀어둔 채 아닌 척만 해서는 그 기억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다. 그 기억이 시궁창 같다면 시궁창인대로 받아들이자. 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며, 그때의 기분은 어땠고,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도 생각해 보자. 덤덤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제야 비로소 그대는 '도망자'에서 벗어나 온전히 그 기억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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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선 따돌림의 기억이 연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간략하게 사례별로 알아보도록 하자.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그대의 마음은 한 뼘 이상 넓어져 있을 것이다.
1. 내가 거부하거나 잘 해주지 않으면 떠날 것 같아.
소제목 그대로, 상대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상대에게 잘 해주지 않으면 떠날 것 같아서 일방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다. 대개 여성대원들이 이와 관련된 사연을 많이 보내는데, 그녀들은 상대가 조금만 토라진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 질겁해선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며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상황에서 '나쁜 남자'를 만나면, 방법이 없다. 초등학생도 휘둘리지 않을 만한 말장난에도 그녀들은 휘청휘청하며 맹목적으로 상대를 신뢰한다. 특유의 방어의식이 발동해, 주변에서 그 만남을 뜯어 말려도 그녀들은 상대를 변호할 뿐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매뉴얼을 통해 질리도록 '상대가 날 존중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고 말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상대가 자신을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한 후에도 그 만남을 잘라내지 못한다. 왜? 그가 떠나가면 안 되니까. 진퇴양난이다.
2. 내가 잘 해주면 떠나갈 것 같아.
위에서 말한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인데, 이건 주로 배신의 기억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겠어.'라는 자기최면을 열심히 건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끔찍한 과거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 마음에 보호필름을 붙인 것과 같다. 상대를 의심하고, 상대의 모든 것을 냉소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 한다.
그렇다고 계속 그런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아니다. 상대가 몇 가지 증거를 내보이며 마음을 열어 달라고 요청하면, 그들은 너무나도 쉽게 보호필름을 떼고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위에서 말한 '일방적인 관계'와 다를 바 없는 연애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배신을 당하면 이번엔 보호필름을 두 겹 붙이고, 그 다음엔 세 겹 붙이고, 그런 식으로 붙여 나가다가 나중엔 누구를 만나더라도 상대의 1, 2페이지까지만 들여다보고 덮어 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만의 이성관이 확고하기 마련인데, 그건 "남자는 다 그래, 여자는 다 그래."식의 유아적인 이성관이다.
3. 누구라도 좋으니 나랑 연애하자.
이건 연애를 도피처로 삼는 경우다. 주로 소심한 남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대에게 목숨이라고 걸 수 있을 듯이 구애하고, 습관화된 사과를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만나서 눈 쳐다보며 말하지는 못하고, 자신을 많이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카톡이나 문자, 혹은 메일을 통해서만 고백한다.
누가 봐도 이상하니 저런 고백이 받아들여질 리 없다. 그러면 그는 더욱 비장해져서 "네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할 때까지 노력할게."라든가 "날 지켜봐 줘. 널 위해 변화할 거야." 따위의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심각한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을 경우,
"그래, 외모도 별로고 조건도 좋지 않은 나 같은 사람, 싫겠지."
따위의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그치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가능성'이 더 높은 이성이 시야에 들어오거나, 아직 망치지 않은 땅인 '뉴페이스'를 발견하면, 관심의 방향을 그쪽으로 바꾼다. 매뉴얼을 통해서도 몇 번 소개한 적 있는데, 여자 네트워크에 '찝쩍이'로 분류되어 퇴출당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 부류에 속한다.
4. 네가 날 함부로 대하니, 이제 좀 정상적인 관계 같네.
핑크빛 러브러브를 꿈꾸지만, 그런 연애가 실제로 시작되려 하면 도망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으면,
'이건 나에게 주려고 산 선물이 아닐 거야. 주려던 사람은 따로 있을 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연애가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에선 도망치고, 상대가 이쪽을 밀어낼 게 분명할 때에만 무섭게 집착한다. 서로를 잘 모르는 시기라 예의를 갖추며 지낼 때에도, 그들은 꼭 거절의 말이나 차단을 당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사람처럼 군다. 상대의 카톡 차단을 확인하곤 '결국 또 이렇게 되었어.'라는 감정과 함께 묘한 안도감을 함께 느낀다.
외사랑에 있어서 그들은 프로다. 가끔 정도가 지나쳐 스토커가 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대부분은 그 경계를 매우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까닭에 법에 저촉될 정도까지는 나아가지 않는다. 차가운 경고나 매서운 거절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안전한 범위 내에서 저자세를 유지할 뿐이다.
희망고문 당하는 걸 즐기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 역시 상대의 '여지'를 주식으로 삼아 사는 사람처럼 포기를 선언했다가 다시 들이대고, 모진 말로 관계를 던져 버렸다가 다시 주워 오고, 매달리고 화내고 애원하고 달래느라 에너지를 다 쏟는다. 조언을 해주는 지인이 있으면, 그의 에너지까지 빌려다가 저 행동을 반복한다. 그 지인에게 "정신 차려 이 바보야."라는 얘기를 들으면, 듣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들은 사람처럼 또 안도감을 느낀다.
5. 변명, 혹은 빈정거림 전문가.
선 밖으로 전혀 밀려나지 않기로 다짐한 경우,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지적을 당하면 일단 변명부터 내밀고, 그 다음 속으로 '내가 맞고, 쟤가 틀려', '나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을 했을 뿐이야.'라는 식의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연애 초반엔 이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갈등이 생길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투기라도 하게 되면,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철저한 변명으로 자리를 지키려 하기에 문제가 된다. 양보를 하거나 인정을 하면 지는 거라는 공포감을 가지고 있기에, 이쪽에 99%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상대의 1%과실을 지적하며 맞선다. 꼬투리 잡는 건 기본이고, 더 할 말이 없을 땐 상대에게 빈정거리기도 한다.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겉으로는 저런 태도를 고수하다가 관계를 막장까지 이끌고 가 버리는 것이다. 훗날 후회하며 관계를 예전처럼 되돌려 보려 하지만, 그땐 이미 상대가 이쪽을 '소통불가'로 판정 내렸거나, 받은 상처가 너무 커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가 되어 버린 경우가 많다.
난 볼링장에 가 본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로 볼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볼링장에서 들은 적 있는 친구의 조언이 강렬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너, 공 던질 때 팔꿈치가 오른쪽으로 빠져. 그래서 자꾸 공이 왼쪽으로 휘는 것 같아."
친구가 대단한 볼링의 기술을 가르쳐 준 건 아니었지만, 그저 내 모습에 대해 말했을 뿐인 저 조언 하나로, 나는 '팔꿈치'에 신경 쓰며 공을 던질 수 있었고, 계속 대각선의 공을 던지던 것과 달리 똑바로 던질 수 있었다.
오늘 매뉴얼은 그대의 '연애를 대하는 태도'와 '따돌림의 기억에서 도망치고만 있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해 줬으면 한다. 자신을 더 사랑하라든가 남을 용서하라든가 따위의 얘기는 하지 않겠다. 그렇게 어정쩡한 태도로 묻어놔 봐야, 그 기억은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면 다시 고개를 내밀 것이다. 덮으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자. 그 기억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마주하면, 위에서 말했듯 더는 도망칠 필요 없이 그 기억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한님도 따돌림을 당해본 적 있나요?"
사람이 셋 이상 모이면 그 안에는 따돌림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있기 마련이다. 강약의 차이만 있을 뿐,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부터 그대나 나나 언제든 따돌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따돌림의 추억을 공유하며 그대를 위로하고 싶지 않다. 그저 그대의 막연한 불안이 걷히는 것에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참외 먹고 장트러블이 일어나서 오늘 꼬리말은 쉽니다. 하아… 괴롭다.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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