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어플에 서식하는 꾸러기들, 그들의 레퍼토리
스마트폰 만남어플로 이성을 만났다는 사연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요즘 도착하는 사연 중 가장 핫한 TOP3는 아래와 같다.
소개팅이야 뭐 늘 끊이지 않는 주제니 그렇다 치자. '댄스동호회'와 관련된 사연은 과거 '클럽'과 관련된 사연이 봇물 터진 듯 올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도착하고 있다. 하도 많은 사연을 받은 까닭에 지역별 동호회 특징까지 내가 다 파악했을 정도다. 지난 주 매뉴얼의 주제였던 '비밀연애' 역시 대부분 '댄스동호회'와 관련된 사연들이었다. 이건 나중에 댄스 동호회 특집으로 다루기로 하고.
'만남어플'과 과련된 사연은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과거에 유명세를 얻던 어플들이 요샌 주춤하고, 새로 등장한 만남어플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중이다. 이전 만남어플이 '만남'을 내세웠다면, 요즘 만남어플들은 그런 선입견이 들지 않도록 다른 구실들을 앞세운다. 때문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제보자들이 늘었다.
아마 저 얘기를 최순례(82세, 무직)할머니께서 들으셨으면 "참 즤랄도 가지가지여."라는 말씀을 하셨을 것 같다. 여하튼 오늘은 1위에 등극한 '만남 어플'과 관련된 사연 중, 같은 사람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비슷한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꾸러기들에 대해 살펴보자.
'포털에 검색하면 내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물 정보에 나오는 수준은 아니고, 어느 기사에 인터뷰가 실렸다든지, 소속기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기 사진과 정보가 나와 있다든지 하는 걸 알려주는 정도다. 가끔
라며, 어떻게든 포털로 검색해 자신을 찾아내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데, 참 눈물겹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훨씬 크다. 상대가
라는 얘기를 하면, 연예인과 만난 기분이 되어 상대에게 빠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의 신분을 신문사나 기관이 보증해주고 있다고 착각하며,
라고 생각한다.
포털에서 이름으로 검색하면 '인물 정보'에 나오는 사람도, 전자발찌를 차게 되는 일이 있음을 잊지 말길 권한다. 공인, 혹은 한 커뮤니티에서 네임드로 알려진 사람과 만나고 있는 경우에도 이런 착각을 많이 하는데, 상대는 상대 자체로 파악해야 한다. '인물 정보'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남자라 해도,
따위의 얘기를 하는 건, 그냥 즤랄꾸러기일 뿐이다.
사람에 따라 방법의 차이가 있긴 한데, 레퍼토리의 큰 줄기만 말하자면 아래와 같다.
여자를 떠보는 방법은 대개 아래와 같다.
저 제안을 여자가 거절하면 해오던 대로 계속해서 '젠틀맨' 연기를 하고, 승낙하면 바로 다음 떠보기로 들어간다. 저 위에서 말한 '엄마 품'의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그 외에
따위의 말로 들이대는 사람들도 있다. 역시 이렇게 적어 놓으면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서 남자가 저런 얘기를 하면 휘두르는 대로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궤변남'일 경우, 상대의 요청을 거절하면 이쪽이 나쁜 사람 되는 이상한 논리를 앞세우기 때문에, 정신줄 놓고 있다가 쉽게 넘어가는 일도 벌어진다.
라는 상대의 질문에,
라는 대답을 하고 앉아 있는, 눈물겨운 여자도 있다. 거기서 구질구질하게 그러고 있지 말고, 어서 밝은 곳으로 나오길 기원한다.
이게 그냥 "너에게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야. 난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그만 로그아웃 할게."라고 솔직히 말해주면 차라리 나을 텐데, 목적을 달성한 후에도 끊임없이 '여지'를 남기며 여자를 희망고문 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그들로서도 잘 문 호갱님(호구 + 고객님) 하나 놓치고 싶진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좀 흘리면 숙박업소 비용을 자신이 내는 여자도 있고, 오피스텔에 찾아와 청소와 설거지 요리까지 해 두는 여자도 있다. 심심하고 외로울 때 전화해서 불러내면 거절하는 법 없이 나오는 여자도 있고, 알몸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면 꼼꼼하게 찍어서 보내는 여자도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년 쯤 지나면 호갱님들도 각성을 한다. 지금까지 아무런 미래를 약속한 적 없고, 그간 상대와 자신의 관계는 엔조이였을 뿐이며, 상대에게 애정표현을 듣기는커녕 거기서 혼자 노예생활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것이다.
물론 1년을 계속해서 쭉 만나는 건 아니다. 중간에 이 만남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떠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러다가도 연애가 기대대로 되지 않으면 여자가 먼저 남자를 다시 찾는다. 남자는 거절할 이유가 없으니 예전처럼 여자를 만나고, 그렇게 떨어졌다 붙었다 하다 보면 1년에서 1년 6개월은 금방 지나간다.
실험정신이 투철한 몇몇 독자는, 친구나 지인을 동원에 상대에게 접근하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어느 여성대원은 남자에게
라는 말을 들은 후, 친구에게 부탁해 어플 접속 후 그에게 말을 걸어 보게 했다. 연애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던 그 남자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이, 살갑게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 차리자.
이렇게 적어두면 저런 꾸러기들을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카톡 대화만 보면 꾸러기들은 '절대 그러지 않을 사람'처럼 보인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던 인연을 만난 듯이 환한 모습으로 다가오며, 누구보다 젠틀하다. 처음엔
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깍듯하다. 물론 만나고 난 후엔 "그냥 이렇게 들여보내는 게 너무 아쉽다. 오늘 나와 같이 있어줬음 좋겠다. 우리의 1일에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 따위의 얘기를 하지만 말이다. (그간 연기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환심을 사려고 던지는 말은 달콤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그 달콤함에 빠져, 이 사람과 함께라면 미래도 달콤할 거라고 착각한다. 상대의 모든 행동이 '엔조이'임을 증명하고 있는데도, 그가 던지는 달콤한 말에 취해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다. 상대의 최면에 깊이 빠져 '당장 만날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대로 지내도 괜찮아.'라며 자신의 청춘을 그곳에서 허비하고 있는 대원들도 많다.
그건, 욕구를 앞세운 꼬꼬마 꾸러기들을 걸러낸 것일 뿐이다. 그 시기를 지나 열심히 '꾸러기력 개발'을 한 꾸러기들은, 그대에게 반지 하나 사 주며 마음을 얻는 법도 알고 있다. 즉흥적으로 들이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각본까지 짤 수준이 되었단 얘기다.
내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그대에게 '그러지 않을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다. 먼저 블로그와 책을 앞세워 나를 증명하고, 그대의 말에 무조건 맞장구를 쳐가며 '소울메이트'처럼 대한다. 그대의 하루 일과를 챙기고, 적절한 순간에 힘내라고 기프티콘 보내며, 그대가 하고 싶어 하는 얘기를 지루한 기색 없이 모두 들어준다. 만나서는 젠틀하게 대하며 스킨십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군다. 그대에게 포켓볼을 가르쳐 주고, 남해에 있는 섬에 데려가 함께 바다낚시를 한다. 이 정도만 해도 그대는 내가 꾸러기 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심지어 난 공쥬님(여자친구)이 있는 상황인데, 이 정도는 '오래 전부터 헤어질 생각을 해 왔다.'정도의 떡밥만 던져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대에게 아무 마음이 없어도 저 정도 레퍼토리는 몇 주 정도 지속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걸 다 한 뒤에는 그대를 유기하면 그만이다. 여지를 남겨두려면 "글을 쓰려면 집중해야 하는데, 연애를 하며 내가 너무 흐트러진 것 같다. 아무래도 난 연애 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내 연애를 정리하는 것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헤어지자고 하면 여자친구가 자살할 수도 있다." 정도의 말만 해도, 그대에게 '준비가 될 때까지 응원하며 기다리겠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늘 얘기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만 있을 뿐이다. 상대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길 권한다.
▲ 사연 양식은 오늘 중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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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만남어플로 이성을 만났다는 사연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요즘 도착하는 사연 중 가장 핫한 TOP3는 아래와 같다.
1. 스마트폰 만남어플
2. 댄스 동호회
3. 소개팅
2. 댄스 동호회
3. 소개팅
소개팅이야 뭐 늘 끊이지 않는 주제니 그렇다 치자. '댄스동호회'와 관련된 사연은 과거 '클럽'과 관련된 사연이 봇물 터진 듯 올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도착하고 있다. 하도 많은 사연을 받은 까닭에 지역별 동호회 특징까지 내가 다 파악했을 정도다. 지난 주 매뉴얼의 주제였던 '비밀연애' 역시 대부분 '댄스동호회'와 관련된 사연들이었다. 이건 나중에 댄스 동호회 특집으로 다루기로 하고.
'만남어플'과 과련된 사연은 그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과거에 유명세를 얻던 어플들이 요샌 주춤하고, 새로 등장한 만남어플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중이다. 이전 만남어플이 '만남'을 내세웠다면, 요즘 만남어플들은 그런 선입견이 들지 않도록 다른 구실들을 앞세운다. 때문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제보자들이 늘었다.
"제가 그를 만난 어플은 ****같이 연애를 목적으로 한 어플이 아니에요.
왜 소개팅 시켜줄 때 주선자가 있잖아요.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대신 주선자 역할을 어플이 대신하는 거고,
제 사연은 어플로 남자를 만난 사연 보다는 소개팅으로 봐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라는 어플 아시나요? 이거 재미로 이상형 찾기 하는 어플이거든요.
채팅으로 검색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서로 선택하고 선택하고 그러다가 이어져요.
많은 경쟁률을 뚫고 만나게 되는 거라서 가볍게 이성을 만나는 어플은 아니에요.
마음에 든다고 다 친해지는 건 아니고, 점수를 받아서 올라가야만 가까워질 수 있는데…."
왜 소개팅 시켜줄 때 주선자가 있잖아요.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대신 주선자 역할을 어플이 대신하는 거고,
제 사연은 어플로 남자를 만난 사연 보다는 소개팅으로 봐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라는 어플 아시나요? 이거 재미로 이상형 찾기 하는 어플이거든요.
채팅으로 검색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서로 선택하고 선택하고 그러다가 이어져요.
많은 경쟁률을 뚫고 만나게 되는 거라서 가볍게 이성을 만나는 어플은 아니에요.
마음에 든다고 다 친해지는 건 아니고, 점수를 받아서 올라가야만 가까워질 수 있는데…."
아마 저 얘기를 최순례(82세, 무직)할머니께서 들으셨으면 "참 즤랄도 가지가지여."라는 말씀을 하셨을 것 같다. 여하튼 오늘은 1위에 등극한 '만남 어플'과 관련된 사연 중, 같은 사람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비슷한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꾸러기들에 대해 살펴보자.
1. 검색창에 제 이름 쳐 보세요.
'포털에 검색하면 내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물 정보에 나오는 수준은 아니고, 어느 기사에 인터뷰가 실렸다든지, 소속기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기 사진과 정보가 나와 있다든지 하는 걸 알려주는 정도다. 가끔
"블로그 검색 세 번째에 '***로 만드는 세상'이라는 블로그 있죠?
그게 제 친구 블로그인데 거기서 '우정'카테고리 들어가면,
두 번째 페이지에 '**와 함께 세부여행'이라는 글이 있거든요.
거기서 여섯 번째 사진이 저예요."
그게 제 친구 블로그인데 거기서 '우정'카테고리 들어가면,
두 번째 페이지에 '**와 함께 세부여행'이라는 글이 있거든요.
거기서 여섯 번째 사진이 저예요."
라며, 어떻게든 포털로 검색해 자신을 찾아내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데, 참 눈물겹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훨씬 크다. 상대가
"***연구원이 저예요. 그 사진 제일 이상하게 나온 건데,
하필 기자님이 그 사진을 쓰셔서…. 실물이 더 나아요~!"
하필 기자님이 그 사진을 쓰셔서…. 실물이 더 나아요~!"
라는 얘기를 하면, 연예인과 만난 기분이 되어 상대에게 빠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의 신분을 신문사나 기관이 보증해주고 있다고 착각하며,
'저렇게 알려진 사람이니, 어플로 이성을 꼬시려는 남자들과는 다를 거야.'
라고 생각한다.
포털에서 이름으로 검색하면 '인물 정보'에 나오는 사람도, 전자발찌를 차게 되는 일이 있음을 잊지 말길 권한다. 공인, 혹은 한 커뮤니티에서 네임드로 알려진 사람과 만나고 있는 경우에도 이런 착각을 많이 하는데, 상대는 상대 자체로 파악해야 한다. '인물 정보'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남자라 해도,
"난 안고 잘 때 엄마 품에 안긴 듯한 느낌이 드는 여자에게 반해요.
연애를 시작해도 그런 느낌이 안 드는 여자와는 오래 사귈 수 없어요.
난 희진씨가 좋은데, 희진씨에게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요."
연애를 시작해도 그런 느낌이 안 드는 여자와는 오래 사귈 수 없어요.
난 희진씨가 좋은데, 희진씨에게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요."
따위의 얘기를 하는 건, 그냥 즤랄꾸러기일 뿐이다.
2. 나중에 같이 여행가요! 아 근데 지금 좀 피곤하네요.
사람에 따라 방법의 차이가 있긴 한데, 레퍼토리의 큰 줄기만 말하자면 아래와 같다.
ⓐ처음으로 만난 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라며 최대한의 호의를 보임.
ⓑ나중에 뭘 같이 하자는 약속 등을 잡으며 여자의 마음을 확인함.
ⓒ리드하는 대로 여자가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면 어둡고 은밀한 곳으로 향함.
ⓓ'솔직하게'라든가 '단도직입적으로' 등의 말로 여자를 설득.
ⓑ나중에 뭘 같이 하자는 약속 등을 잡으며 여자의 마음을 확인함.
ⓒ리드하는 대로 여자가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면 어둡고 은밀한 곳으로 향함.
ⓓ'솔직하게'라든가 '단도직입적으로' 등의 말로 여자를 설득.
여자를 떠보는 방법은 대개 아래와 같다.
"내가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이런 나와 연애를 할 여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손잡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데, 손잡고 영화 보면 안 되나."
"오늘 만나는 것 때문에 긴장해서 어제 잠을 못 잤다.
정말 미안하고 실례되는 말이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 함께 쉬면 어떤가?"
"손잡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데, 손잡고 영화 보면 안 되나."
"오늘 만나는 것 때문에 긴장해서 어제 잠을 못 잤다.
정말 미안하고 실례되는 말이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 함께 쉬면 어떤가?"
저 제안을 여자가 거절하면 해오던 대로 계속해서 '젠틀맨' 연기를 하고, 승낙하면 바로 다음 떠보기로 들어간다. 저 위에서 말한 '엄마 품'의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그 외에
"이제야 정말 잡고 싶은 여자를 만난 것 같다. 사귀자. 정말 꿈만 같다.
이렇게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아무튼 사귀기로 했으니 이쪽으로 가까이…."
"난 연애방식이 좀 다르다. 느낌이 오는 여자랑 만나고 싶다.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다.(응?)"
"고리타분한 한국식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좀 더 자유롭고 쿨하게 서로를 알아가고 싶다."
이렇게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아무튼 사귀기로 했으니 이쪽으로 가까이…."
"난 연애방식이 좀 다르다. 느낌이 오는 여자랑 만나고 싶다.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다.(응?)"
"고리타분한 한국식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좀 더 자유롭고 쿨하게 서로를 알아가고 싶다."
따위의 말로 들이대는 사람들도 있다. 역시 이렇게 적어 놓으면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서 남자가 저런 얘기를 하면 휘두르는 대로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궤변남'일 경우, 상대의 요청을 거절하면 이쪽이 나쁜 사람 되는 이상한 논리를 앞세우기 때문에, 정신줄 놓고 있다가 쉽게 넘어가는 일도 벌어진다.
"사귀지 않는 남자랑 스킨십을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라는 상대의 질문에,
"좋아한다면 키스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대답을 하고 앉아 있는, 눈물겨운 여자도 있다. 거기서 구질구질하게 그러고 있지 말고, 어서 밝은 곳으로 나오길 기원한다.
3. 널 좋아하는 건 진심이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이게 그냥 "너에게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야. 난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그만 로그아웃 할게."라고 솔직히 말해주면 차라리 나을 텐데, 목적을 달성한 후에도 끊임없이 '여지'를 남기며 여자를 희망고문 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그들로서도 잘 문 호갱님(호구 + 고객님) 하나 놓치고 싶진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좀 흘리면 숙박업소 비용을 자신이 내는 여자도 있고, 오피스텔에 찾아와 청소와 설거지 요리까지 해 두는 여자도 있다. 심심하고 외로울 때 전화해서 불러내면 거절하는 법 없이 나오는 여자도 있고, 알몸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면 꼼꼼하게 찍어서 보내는 여자도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년 쯤 지나면 호갱님들도 각성을 한다. 지금까지 아무런 미래를 약속한 적 없고, 그간 상대와 자신의 관계는 엔조이였을 뿐이며, 상대에게 애정표현을 듣기는커녕 거기서 혼자 노예생활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것이다.
+ 여기서 잠깐!
"무한님, 그런데 1년이요? 1년이나 저런다고요?"
라고 묻는 독자들이 있을 텐데, 호갱님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처음엔 숙박업소에 들어가 무릎 꿇고 호갱님의 발을 씻겨주는 남자도 있었다. 그런 액션에 넘어간 호갱님은, 마음이 들떠 한 달 정도 군말 없이 자신이 생각한 연애를 하려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러다 지쳐갈 때쯤엔 다시 또 '호갱님을 위한 이벤트, 혹은 감동의 멘트'를 해주면, 에너지가 충전된 호갱님은 열심히 그 관계를 위해 봉사한다. 그렇게 반년쯤 지나면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까닭에, '결혼을 할 것 같은 뉘앙스의 말'만 살짝 흘려도 호갱님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쿨 한 관계'라는 최면을 걸어두면, 호갱님 스스로 '서운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프로세서'를 가동하며 자동충전을 한다.
"무한님, 그런데 1년이요? 1년이나 저런다고요?"
라고 묻는 독자들이 있을 텐데, 호갱님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처음엔 숙박업소에 들어가 무릎 꿇고 호갱님의 발을 씻겨주는 남자도 있었다. 그런 액션에 넘어간 호갱님은, 마음이 들떠 한 달 정도 군말 없이 자신이 생각한 연애를 하려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러다 지쳐갈 때쯤엔 다시 또 '호갱님을 위한 이벤트, 혹은 감동의 멘트'를 해주면, 에너지가 충전된 호갱님은 열심히 그 관계를 위해 봉사한다. 그렇게 반년쯤 지나면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까닭에, '결혼을 할 것 같은 뉘앙스의 말'만 살짝 흘려도 호갱님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쿨 한 관계'라는 최면을 걸어두면, 호갱님 스스로 '서운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프로세서'를 가동하며 자동충전을 한다.
물론 1년을 계속해서 쭉 만나는 건 아니다. 중간에 이 만남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떠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러다가도 연애가 기대대로 되지 않으면 여자가 먼저 남자를 다시 찾는다. 남자는 거절할 이유가 없으니 예전처럼 여자를 만나고, 그렇게 떨어졌다 붙었다 하다 보면 1년에서 1년 6개월은 금방 지나간다.
실험정신이 투철한 몇몇 독자는, 친구나 지인을 동원에 상대에게 접근하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어느 여성대원은 남자에게
"널 좋아하는 건 진심이야. 하지만 난 연애를 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지금은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다른 사람 만나고 싶은 거라면 놓아 줄게.
나랑 만나는 중에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온다면, 그 때도 놓아 줄게.
압박감 없이, 부담감 없이 일단은 만나면서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
지금은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다른 사람 만나고 싶은 거라면 놓아 줄게.
나랑 만나는 중에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온다면, 그 때도 놓아 줄게.
압박감 없이, 부담감 없이 일단은 만나면서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
라는 말을 들은 후, 친구에게 부탁해 어플 접속 후 그에게 말을 걸어 보게 했다. 연애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던 그 남자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이, 살갑게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포털에서 제 이름 쳐 보세요. 뉴스 페이지 보면 제 이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 차리자.
이렇게 적어두면 저런 꾸러기들을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카톡 대화만 보면 꾸러기들은 '절대 그러지 않을 사람'처럼 보인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던 인연을 만난 듯이 환한 모습으로 다가오며, 누구보다 젠틀하다. 처음엔
"제가 너무 늦은 시간에 연락드린 것 같아서 죄송해요.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생각이 나서 망설이다가 연락했어요."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생각이 나서 망설이다가 연락했어요."
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깍듯하다. 물론 만나고 난 후엔 "그냥 이렇게 들여보내는 게 너무 아쉽다. 오늘 나와 같이 있어줬음 좋겠다. 우리의 1일에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 따위의 얘기를 하지만 말이다. (그간 연기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환심을 사려고 던지는 말은 달콤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그 달콤함에 빠져, 이 사람과 함께라면 미래도 달콤할 거라고 착각한다. 상대의 모든 행동이 '엔조이'임을 증명하고 있는데도, 그가 던지는 달콤한 말에 취해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다. 상대의 최면에 깊이 빠져 '당장 만날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대로 지내도 괜찮아.'라며 자신의 청춘을 그곳에서 허비하고 있는 대원들도 많다.
"저도 어플로 이성을 만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막 들이대는 남자들과 달리 그는…."
하지만 막 들이대는 남자들과 달리 그는…."
그건, 욕구를 앞세운 꼬꼬마 꾸러기들을 걸러낸 것일 뿐이다. 그 시기를 지나 열심히 '꾸러기력 개발'을 한 꾸러기들은, 그대에게 반지 하나 사 주며 마음을 얻는 법도 알고 있다. 즉흥적으로 들이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각본까지 짤 수준이 되었단 얘기다.
내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그대에게 '그러지 않을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다. 먼저 블로그와 책을 앞세워 나를 증명하고, 그대의 말에 무조건 맞장구를 쳐가며 '소울메이트'처럼 대한다. 그대의 하루 일과를 챙기고, 적절한 순간에 힘내라고 기프티콘 보내며, 그대가 하고 싶어 하는 얘기를 지루한 기색 없이 모두 들어준다. 만나서는 젠틀하게 대하며 스킨십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군다. 그대에게 포켓볼을 가르쳐 주고, 남해에 있는 섬에 데려가 함께 바다낚시를 한다. 이 정도만 해도 그대는 내가 꾸러기 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심지어 난 공쥬님(여자친구)이 있는 상황인데, 이 정도는 '오래 전부터 헤어질 생각을 해 왔다.'정도의 떡밥만 던져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대에게 아무 마음이 없어도 저 정도 레퍼토리는 몇 주 정도 지속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걸 다 한 뒤에는 그대를 유기하면 그만이다. 여지를 남겨두려면 "글을 쓰려면 집중해야 하는데, 연애를 하며 내가 너무 흐트러진 것 같다. 아무래도 난 연애 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내 연애를 정리하는 것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헤어지자고 하면 여자친구가 자살할 수도 있다." 정도의 말만 해도, 그대에게 '준비가 될 때까지 응원하며 기다리겠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늘 얘기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만 있을 뿐이다. 상대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길 권한다.
▲ 사연 양식은 오늘 중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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