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모] 주선자 언니의 질투 외 2편
별다른 공지 없이 여행을 다녀왔더니, 사연이 가득 밀렸다. 주말동안 차근차근 읽어 정리한 후 다음주부터 '불꽃 포스팅'으로 최대한 많은 사연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여행 간 사실을 모른 채 걱정해 주신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 되어 카톡 답장도 다 못했는데, 역시 주말동안 다 답장하도록 하겠다.
자 그럼, 출발해 보자.
전형적인 '주선자의 훼방'을 겪은 케이스다. 주선자가 자신과 가장 친한 이성 A군, 그리고 가장 친한 동성 J양을 엮어 줬으니 둘이 잘 될수록 주선자는 심심해 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A군은 주선자 어장의 물고기였다. 가능성이 보일 때 들이대서 사귀려고 한 적도 있지만 주선자가 거절했다. 주선자는 'A군과 난 친구일 뿐이다.'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평소 태도-누군가가 들이대면 거절하지만, 인연은 계속 유지하며 어장에 넣어두는 모습-로 미뤄보면 A군이 그녀 어장의 '물고기'였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A군과 사귀기로 한 이후, J양이 한 고민들은 이상할 게 없는 것들이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둘이 헤어진 이후 주선자가 J양에게
라는 말을 한 까닭에, J양은 1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날까지도 '내가 정말 이상한 여잔가? 대체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났던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주선자와 A군이 단둘이 만나 J양을 안줏거리로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둘이 J양 몰래 은밀한 선물을 교환하고, 나중엔 주선자가 J양에게 "너에게 A군을 소개시켜준 것을 후회한다."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면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이 상황에 대해 '둘 사이에서 놀아났다'는 J양 친구의 말이 가장 정확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J양은 "이런 삼각관계가 형성되었더라도, 내 남자는 내가 지켰어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는데, 난 이게 노력으로 지킬 수 있는 관계인가에 대한 회의가 좀 든다. 둘의 첫 만남도 정식으로 소개받아 단둘이 만난 게 아니고, A군이 주선자를 보고 싶어서 불러낸 자리에 J양이 따라간 거다. 그 다음 만남 역시 A군과 주선자가 얘기 하다가 기회가 마련된 거고…, 미안하지만 시작부터 '꿩 대신 닭'의 느낌이 좀 강하다. 그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추측하자면 "J양 정말 괜찮은 애니까 한 번 만나 봐."라며 주선자가 적극적으로 A군에게 떠밀었을 것 같다.
여하튼 이건 더 고민하지 않고 폐기처분 하는 게 가장 좋다. 여기서 J양이 알아둬야 할 건, 저 둘의 속마음이 아니라 J양의 행동이 바보 같았다는 거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기자. 둘이 만나는 게 어색하다고 굳이 주선자를 또 불러내서 만난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또, A군이 주선자가 준 선물을 지니고 다니는 거라든지, A군과 주선자가 단둘이 만나 술을 마시는 것 등에 대해 J양은 왜 아무 소리도 못했는지 궁금하다. 내 밥상에 있는 밥에 남이 숟가락을 얹으면 당연히 제지해야 하는데, J양은 그걸 지인들에게 생중계 하며
따위의 얘기만 하고 있었다. 남의 연애가 아니라 내 연애 아닌가! 그걸 구경만 하고 있으면 J양의 밥그릇은 비게 된다. 이번 일은 똥 밟은 셈 치더라도, 다음부터는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연애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실행까지 하는, 온전한 연애를 하길 권한다. 상대에 대해 주선자와 상의하는 순간 그 연애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 주선자가 질투의 화신이라든가 타고난 오지랖퍼일 경우, 둘의 연애는 그저 주선자의 지휘에 맞춰 춤을 추다가, 결국 침몰하게 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좋을 때 좋아하고, 싫을 때 화내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A양은 딱 저대로 행동했기에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특히 '너도 한 번 당해봐라.' 기술을 사용한 까닭에 둘의 관계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내기도 했으며, '화 안 난 척'을 한 까닭에 갈등을 극단까지 몰고 갔다.
달달할 땐 A양이 남친에게 카톡으로 자장가도 불러주고 그러던데, 자장가 백 번 불러줘 봐야 저런 식으로 사람 궁지에 몰아넣으면 소용없다. 대화를 하나 더 보자. 두 사람 모두 감정이 상했을 때의 대화다.
A양이야 말로, 화가 났으면 화났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불합격 판정을 내린 듯한 뉘앙스로 말을 하다가 마는데, 그걸 눈치 못 챌 사람이 어딨겠는가. 게다가 A양의 저 말은, 이후 남자친구의 헌신이 이어지면 그제야 "내가 왜 화났는지 이제 말해주겠노라."라며 말하겠다는 예고다. "너의 잘못으로 인해 벽을 하나 더 쌓을 테니, 이것도 한 번 뚫어 봐라."라는 신호 말이다.
적다보니 이 사연은 금사모가 아니라 매뉴얼로 발행해야 할 사연인 것 같다. 여기다간 '찜찜함을 남겨둔 채 마무리 짓는 것'과 '상대에게 자연스레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두 가지를 주의하라는 얘기만 적어두도록 하겠다. 친구사이에서도 저랬다간 절교하게 되는 게 시간문제인데, 대체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렇게 심술을 부리는가!
Y양에겐 네 가지만 주의하길 당부하고 싶다.
ⓐ 술자리로 부르지 않기.
술 먹고 기분 좀 들떴다고 "어디에요? 여기로 올래요? 00랑 같이 있는데~ 와요~" 따위의 얘기를 하는 건 좋지 않은 방법이다. 차라리 단 둘이 만날 약속을 잡기 바란다. 상대도 Y양과 만나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럴 땐 명확하게 날짜를 정해 만나는 게 좋다.
ⓑ 속으로 해야 할 말은 속으로 하기.
"오랜만에 보는 거니까 예쁘게 하고 나가야겠네."같은 말은 속으로 하자. 그걸 상대 카톡에 그대로 적어 보내는 건, 미안하지만 '푼수짓'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징징거리고 싶어서 이러는 거예요."같은 말 역시 속으로 하자. 1절만 해도 상대가 알아서 리액션을 할 텐데, Y양은 자꾸 2절, 3절까지 해 버린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안해요. 야밤에 신세한탄했네."라는 말을 하는 대신, 차라리 "신세한탄 들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하길 권한다. Y양은 못할 짓을 하는 사람처럼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고 그 말을 긍정적인 문장으로 바꿔 말하자.
ⓒ 던질 땐 과감하게.
콘서트 같이 가고 싶으면 가고 싶다고 던지는 거다. 상대는 순수 초식남 아닌가. 2005년부터 지금까지 솔로부대원으로 복무했다는 것도 그렇고, Y양이 열심히 콘서트 떡밥 던지는데 못 알아듣고 가수 얘기를 하는 것만 봐도 순수 초식남이 분명하다. 그럴 땐 Y양이 리드해야 한다. 상대를 초대한다 생각하며 같이 보러 가자는 얘기를 건네 보길 권한다.
ⓓ 새벽엔 카톡 자제.
대화가 아무리 흥겨워도 끊을 땐 끊어야 한다. 새벽 두 시가 가깝도록 계속 말을 거니 상대가 자야겠다는 말을 하는 것 아닌가. 오늘부터는 밤 12시가 넘으면 카톡대화를 중단하기 바란다. 여운이 좀 남아야 대화도 즐겁게 기억하는 법이지, 한 번 말을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끊임없이 말을 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피곤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Y양의 경우는 좀 추진력을 가지고 관계를 진행시켜야 한다. Y양의 "언제 한 번 치맥 같이 해요~"라는 말에 초식남이 대답은 잘 하지만, 실제로 함께 치맥을 먹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화통화 하는 사이'가 될 때까진 Y양 쪽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다가서길 권한다.
여행 잘 다녀왔냐는 질문에는, 두 장의 사진으로 답변을 대신할까 한다.
다들 불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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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공지 없이 여행을 다녀왔더니, 사연이 가득 밀렸다. 주말동안 차근차근 읽어 정리한 후 다음주부터 '불꽃 포스팅'으로 최대한 많은 사연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여행 간 사실을 모른 채 걱정해 주신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 되어 카톡 답장도 다 못했는데, 역시 주말동안 다 답장하도록 하겠다.
자 그럼, 출발해 보자.
1. 주선자 언니의 질투로 헤어진 J양.
전형적인 '주선자의 훼방'을 겪은 케이스다. 주선자가 자신과 가장 친한 이성 A군, 그리고 가장 친한 동성 J양을 엮어 줬으니 둘이 잘 될수록 주선자는 심심해 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A군은 주선자 어장의 물고기였다. 가능성이 보일 때 들이대서 사귀려고 한 적도 있지만 주선자가 거절했다. 주선자는 'A군과 난 친구일 뿐이다.'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평소 태도-누군가가 들이대면 거절하지만, 인연은 계속 유지하며 어장에 넣어두는 모습-로 미뤄보면 A군이 그녀 어장의 '물고기'였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A군과 사귀기로 한 이후, J양이 한 고민들은 이상할 게 없는 것들이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둘이 헤어진 이후 주선자가 J양에게
"넌 망상환자급의 오해를 하고 있는 거다."
"소설 쓰고 있네."
"넌 수동공격적이고, 웃는 얼굴 뒤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소설 쓰고 있네."
"넌 수동공격적이고, 웃는 얼굴 뒤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한 까닭에, J양은 1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날까지도 '내가 정말 이상한 여잔가? 대체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났던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주선자와 A군이 단둘이 만나 J양을 안줏거리로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둘이 J양 몰래 은밀한 선물을 교환하고, 나중엔 주선자가 J양에게 "너에게 A군을 소개시켜준 것을 후회한다."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면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이 상황에 대해 '둘 사이에서 놀아났다'는 J양 친구의 말이 가장 정확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J양은 "이런 삼각관계가 형성되었더라도, 내 남자는 내가 지켰어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는데, 난 이게 노력으로 지킬 수 있는 관계인가에 대한 회의가 좀 든다. 둘의 첫 만남도 정식으로 소개받아 단둘이 만난 게 아니고, A군이 주선자를 보고 싶어서 불러낸 자리에 J양이 따라간 거다. 그 다음 만남 역시 A군과 주선자가 얘기 하다가 기회가 마련된 거고…, 미안하지만 시작부터 '꿩 대신 닭'의 느낌이 좀 강하다. 그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추측하자면 "J양 정말 괜찮은 애니까 한 번 만나 봐."라며 주선자가 적극적으로 A군에게 떠밀었을 것 같다.
여하튼 이건 더 고민하지 않고 폐기처분 하는 게 가장 좋다. 여기서 J양이 알아둬야 할 건, 저 둘의 속마음이 아니라 J양의 행동이 바보 같았다는 거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기자. 둘이 만나는 게 어색하다고 굳이 주선자를 또 불러내서 만난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또, A군이 주선자가 준 선물을 지니고 다니는 거라든지, A군과 주선자가 단둘이 만나 술을 마시는 것 등에 대해 J양은 왜 아무 소리도 못했는지 궁금하다. 내 밥상에 있는 밥에 남이 숟가락을 얹으면 당연히 제지해야 하는데, J양은 그걸 지인들에게 생중계 하며
"주선자 정말 이상하지? A군도 이상해. 둘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지?"
따위의 얘기만 하고 있었다. 남의 연애가 아니라 내 연애 아닌가! 그걸 구경만 하고 있으면 J양의 밥그릇은 비게 된다. 이번 일은 똥 밟은 셈 치더라도, 다음부터는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연애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실행까지 하는, 온전한 연애를 하길 권한다. 상대에 대해 주선자와 상의하는 순간 그 연애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 주선자가 질투의 화신이라든가 타고난 오지랖퍼일 경우, 둘의 연애는 그저 주선자의 지휘에 맞춰 춤을 추다가, 결국 침몰하게 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2. 지지 않으려다 헤어진 A양.
좋을 때 좋아하고, 싫을 때 화내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A양은 딱 저대로 행동했기에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특히 '너도 한 번 당해봐라.' 기술을 사용한 까닭에 둘의 관계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내기도 했으며, '화 안 난 척'을 한 까닭에 갈등을 극단까지 몰고 갔다.
[분노의 복수-남자친구와 A양 모두 술자리 중]
남친 - 아직 안 들어 간 거야?
A양 - 응. 아직 친구들하고 있어.
남친 - 지금 통화 가능해?
A양 - 분위기 다운이라 이따가 전화 할게~.
남친 - 난 이제 들어가는 길. 통화 가능 해? 아직 마시는 중?
A양 - 응. 이야기가 길어지네. 좀 이따 들어갈 때 전화할게.
남친 - 응. 들어갈 때 전화해줘~ 난 자려고 누웠어.
(다음 날)
남친 - 집에 들어가긴 한 거야?
A양 - ??
남친 - ?
A양 - 오빠 잔다고 해서 카톡 안 한 건데?
A양 - (폭풍 잔소리 후) 진짜 집에 안 들어갔을 까봐 걱정돼서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내가 연락 안 해서 화나서 물어보는 거야?
남친 - 지금 사무실이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A양 - 화나면 화를 내.
내가 봤을 땐 오빠 지금 기분 상할 대로 상한 것 같은데?
남친 - 일 할 게 많아서 나중에 얘기 하자는 거야. 일 하지 말고 화내?
A양 - 일 해.
A양 - 시간 많이 안 뺏을 테니까, 이따 끝나고 나한테 잠깐 들렀다가 가.
남친 - 아직 안 들어 간 거야?
A양 - 응. 아직 친구들하고 있어.
남친 - 지금 통화 가능해?
A양 - 분위기 다운이라 이따가 전화 할게~.
남친 - 난 이제 들어가는 길. 통화 가능 해? 아직 마시는 중?
A양 - 응. 이야기가 길어지네. 좀 이따 들어갈 때 전화할게.
남친 - 응. 들어갈 때 전화해줘~ 난 자려고 누웠어.
(다음 날)
남친 - 집에 들어가긴 한 거야?
A양 - ??
남친 - ?
A양 - 오빠 잔다고 해서 카톡 안 한 건데?
A양 - (폭풍 잔소리 후) 진짜 집에 안 들어갔을 까봐 걱정돼서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내가 연락 안 해서 화나서 물어보는 거야?
남친 - 지금 사무실이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A양 - 화나면 화를 내.
내가 봤을 땐 오빠 지금 기분 상할 대로 상한 것 같은데?
남친 - 일 할 게 많아서 나중에 얘기 하자는 거야. 일 하지 말고 화내?
A양 - 일 해.
A양 - 시간 많이 안 뺏을 테니까, 이따 끝나고 나한테 잠깐 들렀다가 가.
달달할 땐 A양이 남친에게 카톡으로 자장가도 불러주고 그러던데, 자장가 백 번 불러줘 봐야 저런 식으로 사람 궁지에 몰아넣으면 소용없다. 대화를 하나 더 보자. 두 사람 모두 감정이 상했을 때의 대화다.
A양 - 어제 왜 전화 안 했어?
남친 - 별로 기분 좋게 전화통화 못 할 것 같아서 전화 안 했어.
A양 - 그럼 그렇다고 말해주지. 암튼 알겠어.
남친 - 별로 기분 좋게 전화통화 못 할 것 같아서 전화 안 했어.
A양 - 그럼 그렇다고 말해주지. 암튼 알겠어.
A양이야 말로, 화가 났으면 화났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불합격 판정을 내린 듯한 뉘앙스로 말을 하다가 마는데, 그걸 눈치 못 챌 사람이 어딨겠는가. 게다가 A양의 저 말은, 이후 남자친구의 헌신이 이어지면 그제야 "내가 왜 화났는지 이제 말해주겠노라."라며 말하겠다는 예고다. "너의 잘못으로 인해 벽을 하나 더 쌓을 테니, 이것도 한 번 뚫어 봐라."라는 신호 말이다.
적다보니 이 사연은 금사모가 아니라 매뉴얼로 발행해야 할 사연인 것 같다. 여기다간 '찜찜함을 남겨둔 채 마무리 짓는 것'과 '상대에게 자연스레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두 가지를 주의하라는 얘기만 적어두도록 하겠다. 친구사이에서도 저랬다간 절교하게 되는 게 시간문제인데, 대체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렇게 심술을 부리는가!
3. 초식남과 썸을 타는 Y양.
Y양에겐 네 가지만 주의하길 당부하고 싶다.
ⓐ 술자리로 부르지 않기.
술 먹고 기분 좀 들떴다고 "어디에요? 여기로 올래요? 00랑 같이 있는데~ 와요~" 따위의 얘기를 하는 건 좋지 않은 방법이다. 차라리 단 둘이 만날 약속을 잡기 바란다. 상대도 Y양과 만나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럴 땐 명확하게 날짜를 정해 만나는 게 좋다.
ⓑ 속으로 해야 할 말은 속으로 하기.
"오랜만에 보는 거니까 예쁘게 하고 나가야겠네."같은 말은 속으로 하자. 그걸 상대 카톡에 그대로 적어 보내는 건, 미안하지만 '푼수짓'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징징거리고 싶어서 이러는 거예요."같은 말 역시 속으로 하자. 1절만 해도 상대가 알아서 리액션을 할 텐데, Y양은 자꾸 2절, 3절까지 해 버린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안해요. 야밤에 신세한탄했네."라는 말을 하는 대신, 차라리 "신세한탄 들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하길 권한다. Y양은 못할 짓을 하는 사람처럼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고 그 말을 긍정적인 문장으로 바꿔 말하자.
ⓒ 던질 땐 과감하게.
콘서트 같이 가고 싶으면 가고 싶다고 던지는 거다. 상대는 순수 초식남 아닌가. 2005년부터 지금까지 솔로부대원으로 복무했다는 것도 그렇고, Y양이 열심히 콘서트 떡밥 던지는데 못 알아듣고 가수 얘기를 하는 것만 봐도 순수 초식남이 분명하다. 그럴 땐 Y양이 리드해야 한다. 상대를 초대한다 생각하며 같이 보러 가자는 얘기를 건네 보길 권한다.
ⓓ 새벽엔 카톡 자제.
대화가 아무리 흥겨워도 끊을 땐 끊어야 한다. 새벽 두 시가 가깝도록 계속 말을 거니 상대가 자야겠다는 말을 하는 것 아닌가. 오늘부터는 밤 12시가 넘으면 카톡대화를 중단하기 바란다. 여운이 좀 남아야 대화도 즐겁게 기억하는 법이지, 한 번 말을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끊임없이 말을 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피곤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Y양의 경우는 좀 추진력을 가지고 관계를 진행시켜야 한다. Y양의 "언제 한 번 치맥 같이 해요~"라는 말에 초식남이 대답은 잘 하지만, 실제로 함께 치맥을 먹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화통화 하는 사이'가 될 때까진 Y양 쪽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다가서길 권한다.
여행 잘 다녀왔냐는 질문에는, 두 장의 사진으로 답변을 대신할까 한다.
▲ 공쥬님♥
다들 불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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