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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여자의 변덕과 심술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은?

by 무한 2013. 5. 20.
여자의 변덕과 심술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은?
알고 지내는 사람 많고, 친구들에게 평판 좋고, 누군가에게 좋은 누나, 언니, 동생인 여자도, 남자친구에게는 변덕과 심술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이 미스터리한 일에 대해서는 부킹대학 말레이시아 연구소에서 연구 중이니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금 기다려 주길 바란다.  

변덕과 심술을 단 한 번 구사해 헤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건 마치 유도의 룰처럼 남친 마음속에 차곡차곡 축적될 뿐이다. 변덕과 심술을 한 번 구사할 경우 '지도' 하나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지도 2개는 유효, 지도 3개는 절반, 지도 4개는 한판으로 인정된다.) 

거의 모든 유형의 여자에서 이 '변덕과 심술'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위험도는 아래와 같다.  

ⓐ 다혈질이거나 기분파인 여자. (★★★★★)
ⓑ 이상한 고집 부리는 여자. (★★★☆☆)
ⓒ 자존심이 강하거나 오만한 여자. (★★☆☆☆)



사연을 보낸 S양의 가장 큰 문제는 '변덕과 심술'이니, 오늘은 저 유형별 위험도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누며 시작해 보자.


1. 심술과 변덕, 유형별 위험도 정리.


ⓐ 다혈질이거나 기분파인 여자. (★★★★★)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기분에 따라 일을 저지른다는 점에서 가장 위험하다. 위에서 말한 '지도'게이지를 가장 빨리 채우는 부류인데, 이 유형에 속하는 여자와는 몇 주만 함께 지내봐도 '내가 생각했던 여자가 아니야.'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이 유형에 속하는 여자들은 주로 '털털하다'는 평가를 받기 마련인데, 때문에 초반에 좋은 이미지를 형성한다. 얕은 관계를 맺고 있을 땐 '다혈질'과 '기분파'라는 게 강한 추진력으로, 혹은 털털함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 성향은, 관심사와 취향이 일치할 때 친해짐의 촉매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도 촉매로 작용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한 번 엇갈리기 시작하면 그녀들은 '치킨게임'을 할 기세로 역주행을 한다.
조금 깊게 알아가기 시작하면, 그녀들에게 소심한 속내와 제멋대로인 기질이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복수심이나 질투심에 불타기 전까지 그녀들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그 둘 중 하나에 불이 붙는 순간 남자는 '불타는 갈대밭의 무서움'을 경험하게 된다.

ⓑ 이상한 고집 부리는 여자. (★★★☆☆)
갈등이 생겼을 때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이 유형에 속하는 여자들은 '내 잘못을 인정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지루한 '했던 말 반복하기'나 '꼬투리 잡기'만 반복하다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보자.

여자 - 진짜 오늘 안 만나고 이대로 갈 거야?
남자 - 나 지금 네가 가라고 해서 집에 가고 있는 거야.
여자 - 언제부터 그렇게 내 말 잘 들었다고?
남자 -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만날 기분 아니라며?
여자 - 오빤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할 거야? 미안하다고, 왔는데 어떻게 그냥 가냐고 말 못 해?
남자 - 내가 미안하다 그랬을 때, 네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나? 사과도 지겹다며?
여자 - 진심이 안 느껴지니까 그렇지. 오빤 내가 뭐라고 하니까 미안하다고 한 거지.
         정말 미안해서 사과한 게 아니잖아. 전화 끊고 나서 다시 전화도 안 했고.
남자 - 할 말 혼자 다 해놓고 전화 끊은 게 누구야? 나야? 너잖아.
여자 - 그래서 내 잘못이라고? 오빠 나한테 진짜 미안하기나 해?
남자 - 됐고, 우리 생각할 시간을 좀 갖자. 연락하지 마.
여자 - 오빠나 연락하지 마.



대화에서 보이는 '비아냥'과 '예전 일 끄집어 내 말하기'도 문제가 된다. '다혈질'이나 '기분파'와 달리, 이 유형에 속하는 여자들은 '헤어진 후 반성모드로 들어가는 것' 때문에 위험도가 낮다.(단, 반성모드에 돌입해서도 "그런데 그렇다고 다 내 잘못인 것은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여자의 경우는 위험도 별점 네 개를 줄 수 있다.)

ⓒ 자존심이 강하거나 오만한 여자. (★★☆☆☆)
위의 두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떨어지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여자들은 연애에 큰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남자가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는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만회해 보려 노력하기 마련인데, 그러면 그럴수록 여자는 남자의 헌신을 당연한 듯 여기며 "더더더더더~"를 외친다.
이별 후엔 알아서 상황정리를 하는 까닭에 별로 위험하지 않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이별을 모두 남자의 탓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 빼놓고는 깔끔한 편이다. 상대와 헤어져서 힘들어 하기보다는, 자신이 이별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에 더욱 힘들어 한다. 
ⓑ에 속하는 여자들이 "그런데 그렇다고 다 내 잘못인 것은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 비슷하게, ⓒ에 속하는 여자들 역시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이건 확실히 해 두자. 이러이러한 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네가 잘못한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2. 마음과 반대로 말하기의 문제.


S양의 카톡대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마음과 반대로 말하기'다. 대화를 보자.

남친 - 집 도착! 샤워는 내일 아침에 할래. 너무 피곤하다.
S양 - 술 많이 마셨어요?
남친 - 응. 사장님이 계속 주셔서 거절할 수도 없고.
S양 - 그럼 오늘 자기 전 통화는 패스해요. 얼른 자요.
남친 - 응. 잘 자~
S양 - 난 목소리 좀 듣고 잘까 했죠.
남친 - 나 취했어. 내일 통화하자.



내 경우, 위와 같은 상황에선 내가 전화를 하거나 공쥬님(여자친구)이 전화를 한다. 만약 내가 취한 까닭에 통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공쥬님이 알아서 대화를 끊어준다. 저 "난 목소리 좀 듣고 잘까 했죠."라는 말로 인해 S양은 상대에겐 부담을 주고, 스스로에겐 실망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바보가 아닌 이상, 저런 대화를 나누고 나면 S양이 실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가 늦게까지 술을 마신 것 때문에 둘이 다툰 날, S양이 한 말을 보자.

"난 티 안내려고 한 거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S양이 상대에게 보낸 첫 카톡을 다시 들여다보기 바란다.

"주무시는 건지 밖에서 친구를 만나시는 건지."


저건 달리 말하자면 "넌 이제 무슨 이유가 있든 나에게서 벌점을 받게 될 것이다."라는 의미다. 이후 S양이 '화 안 난 척'한 것은, 다시 말하지만 바보가 아니라면 그게 '꾸며낸 모습'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상대도 그걸 눈치 챘기에 두 번이나 전화통화를 시도했는데, S양은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고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 것. 그런 태도를 취하며 S양은 잠깐 통쾌했을지 모르지만, 그 시간동안 남친은 고문당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S양은 지도 한 개를 받았다.


3. 설득력 없는 말과 과민반응의 문제.
 

다투고 난 후 S양이 하는 말들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오빠가 먼저 그랬다고 탓하려던 거 아니고, 그냥 넘 황당해서 그랬어."


말인지 막걸린지 모르겠다. 집에 들어갈 때 연락하기로 해 놓고 안 한 건, 솔직히 남자친구에게 "너도 한 번 당해봐라."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 아닌가. 남자친구가 다음 날 "어제 집에 들어가긴 한 거야?"라고 물은 것 역시, S양이 집에 들어갈 때 연락하기로 해놓고 연락이 없으니 물은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S양은 이걸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 상대를 탓하기 시작한다.

"내가 어제 늦게까지 놀고, 연락하기로 하고 안 해서 잘 한 거 없는 입장이긴 해.
그런데 오빤 내가 집에 안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런 말 한 거야?
내가 오빠한테 그런 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건가? 당황스럽다."



미안하지만, 저건 과민반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는 기분이 상했다는 걸 섞어 "어제 집에 들어가긴 한 거야?"라고 물은 것 아닌가. 누가 봐도 저건 "너 어제 집에 들어갈 때 연락한다더니 안 했어. 분명 잘못한 거지?"라는 뉘앙스의 말이다. 그런데 S양은 저 얘기를 "날 '외박하는 여자'로 보고 한 말이냐?"라는 식으로 해석해 다시 상대를 공격한다.

보기만 해도 피곤하다. 저 말을 듣는 순간, 상대는 얘기를 더 해봐야 꼬투리만 잡힐 것 같으니 그냥 침묵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게 아니다. 오해할 수 있는 말을 해서 미안하다."라는 것 말고는 답이 없지 않은가. S양은 대화를 저런 식으로 이끌어 가는 이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갈등이 고조되어 둘이 만나기로 한 약속을 취소했을 때, S양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오늘 난 얼굴 보고 잘 말하려고 했어요."


그러려고 했던 거면 진작 그러든가! 갈등이 고조될 때에는 당장 유리컵의 물이라도 얼굴에 부어버릴 사람처럼 굴다가, 뒤늦게 "만나서 풀려고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대체 무슨 짓인가. 다행히 연애 초반이라 남자도 S양의 저 말을 '화해의 제스쳐'로 받아들였지만, 이후에 등장한 설득력 없는 저 말엔 그 역시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태도 때문에 S양은 지도 한 개를 더 받았다. 


4. 남자친구를 내려다보는 문제.


남자친구는 S양과 헤어지며

"넌 나를 우습게 여긴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싸우고 난 뒤, S양이 상대에게 한 말을 보자.

"퇴근 몇 시에 하실 거예요. 시간 많이 안 뺐을 테니까 (나한테)잠깐 들렀다 가세요."


사연 전반에서 S양이 남자친구를 존중하는 부분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남자친구가 헌신하면 할수록 그걸 당연하게 여기며 '헌신 안 하면 이상한 것'으로 여기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S양이 헤어지고 나서 보낸 카톡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도 오빠 비판적이고 직설적이고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시야 좁은 거 보였지만, 그래도 나한텐 좋은 사람이라 여겼는데."



S양은 남자친구를 딱 저 정도로 정의해 놓고 연애를 한 것이다. '이 연애에선 내가 아깝다.'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으니 상대에게 "와라, 가라" 마음대로 하고, 대우만 받으려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마음은 아무리 잘 숨겨도 결국 행동이나 말로 드러나는 법이다. 여기서 S양이 지도 한 개를 더 받아 총 셋. 하나만 더 받으면 '한판'으로 끝난다.  


5. 말도 안 되는 고집의 문제.
 

각색을 요구했으니, '돌잔치'로 하자.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고집이다. 이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싸우고 나서, '가기로 선약이 되어 있는 남자친구 지인의 돌잔치'에 가겠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난 ##씨 여자친구이기 이전에 그 사람들과 대인관계를 맺은 S양이니까요."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그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를 위해 참석하겠다는 건데, 이건 정상적인 반응이 아니다. 남자친구도 이 황당한 반응에 대해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네가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참석하는 사람들 다 내 친구고, 나 때문에 너 보는 사람들이야.
나 아니면 너 데리러 갈 사람도 없고,
네가 온다고 해도 난 얼굴 보고 있으면 인상 쓸 것 같은데,
도대체 너 이러는 이유가 뭐야? 너랑은 정말 할 말이 없다."



남자친구가 저렇게 말하는데도 S양은 열심히 고집을 부린다.

"난 가서 최대한 분위기 맞출 테니 엉망으로 굴지 말아요.
어른이 불편한 거 잠깐을 못 참아요?
오빠가 잠깐 불편한 거 참으시면 돼요. 내가 부탁을 하죠.
상황 봐서 나쁘지 않게 마무리 하도록 할 테니 협조 부탁합니다.
간다고 하고 안 가는 실없는 애 되기 싫어요."



S양은 상황이나 맥락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한 마리의 물소 같다. S양에겐 소셜 커머스에 '눈치' 50% 할인상품 같은 게 뜨면 왕창 사두길 권해주고 싶다. 저 고집이 S양에게 가져다 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하나 남아 있던 '지도'. 이로써 S양이 받는 지도는 모두 네 개. 한판으로 연애는 끝이 났다.


S양은 물었다.

"마지막으로 싸울 때, 남자친구는
'내가 왜 너를 이해해줘야 하냐. 너랑 말하고 싶지 않다. 어떻게 맞춰 가냐.'
라는 말을 했는데, 이게 연애 경험이 적어서 남녀관계의 배려를 못 배운 건지
아니면 그냥 안 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이제 그 답을 좀 알 것 같지 않은가? 대화를 시도해도 의사소통이 되질 않으니 말을 하기 싫은 거고, 맞춰가자는 게 알고 보면 '나에게 맞춰라'니 그러고 싶지 않은 거다. 이해 역시, 존중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S양의 변덕과 심술을 이해할 필요를 못 느끼기에 이해하고 싶지 않은 거다.

S양이 마지막으로 보낸 카톡에서도 변덕과 심술이 그대로 묻어난다.

"별로 마음이 없었던 것 같은데 만나느라 고생하셨구요."


저 변덕과 심술이 담긴 문장이, "오빠가 나긋이 이름 불러주던 거, 지긋이 바라봐 주던 거, 쓰다듬어 주던 거 기억할게."라는 문장을 완전히 매장시켜 버린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그런 거 아니라는 말 듣고 싶어서 꺼낸 얘기겠지만,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면 눈물 흘릴 일만 많아질 뿐이다. 다음 연애에선 마음 그대로를 비틀지 말고 표현할 수 있길 바란다.



▲ 드러난 상대의 매력은 빙산의 일각. 죽을 때까지 그 아래를 탐사하는 게 연애입니다.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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