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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금사모] 바보온달 같은 남친 외 2편

by 무한 2013. 9. 6.
[금사모] 바보온달 같은 남친 외 2편
이번 주에는 유독, 헤어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여성대원들의 사연이 많았다. 그녀들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하나 하고 싶다.

"그 사람이기에, 그 사람이 옆에 있기에 감사한 점은 없습니까?"


상대의 헌신과 배려, 그리고 호의에 전혀 감사할 줄 모르는 그녀들은 곧 '놀러 와서 집에 갈 생각을 안 하는 손님'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초반에는 손님이니 상대가 왕 대접 해주겠지만, 늘 차려주는 거 먹기만 하고 손님 대접 받을 생각만 하니, 어느 순간 쌀벌레처럼 여겨져 내쫓기고 마는 것이다. 오늘은 이런 위기에 놓인 대원들의 사연을 살펴보자.


1. 바보온달 같은 남친.

 
남자친구에게 비전도 안 보이고, 노력하려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고, 심지어 그의 지능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면 헤어지는 게 맞다. K양이 닦달할 때만 잠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이후엔 '이 정도면 된 거지 뭐.'라며 다시 안일해 진다면, 헤어지는 게 나을 것이다. 상대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신에게 확신을 가지는 여자와 만나는 편이 더 행복할 테니 말이다.

남자친구의 편에서 약간의 변명을 적어두자면, 남자친구가 K양처럼 도전적이고 적극적이지 않은 건 지능이 떨어져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래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며 '그러고 싶다는 야망'이 없기에 그렇다. 프렌차이즈 제과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법 아닌가. K양은 '욕심이 있는 여자'고, 남자친구는 '현재에 만족하는 남자'다.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가 공룡 이름인 줄 안다고 해서 멍청한 게 아니다. 영화에 관심이 없으면 그가 감독인 걸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남자친구도 노멀로그 독자인 것 같던데, 남자친구에게도 K양을 더 잡지 말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K양의 남자친구는 K양이 "오빠가 대학원 입학를 안 하면 헤어질 것이다. 그렇게 스펙을 더 쌓지 않으면 오빠에겐 비전이 없다."라는 얘기를 하니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일단 다 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손 달라면 손주고 발 달라면 발주는 건 애완동물일 뿐이다. 성향 자체가 죽림칠현인데 여자친구가 정치하란다고 나가서 정치하면 인생이 고달파 질 수 있다. 여기서 딱 봐도 갚아야 될 학자금 남은 상황에 사회생활하며 대학원 입학 해 공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긴데, 그걸 요구하는 K양이나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는 K양 남친이나 하아, 답이 보이질 않는다.

둘 중 누가 잘못을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성향이 너무 다른 까닭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나도 공쥬님(여자친구)과 성향이 정 반대인 부분들이 꽤 있다. 예를 하나 들자면 공쥬님은 등산을 좋아하는데, 난 산에 올라가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고 있는 까닭에 '조율'이 가능하다. 정상까지는 말고, 배랑 사과 깎아서 중턱 정도만 올라갔다 내려오는 정도로 말이다. 내가 산을 싫어한다고 해서 공쥬님이 이별을 생각하지 않고, 나 역시 '네가 원하는 거라면 무조건 할 게.'따위의 말을 해가며 전부 맞추진 않는다.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는 사이라면, 동네 버스정류장에 함께 앉아 있어도 즐겁다. 하지만 감사함이 없다면 보라카이에 같이 놀러가서도 '왜 우리는 몰디브가 아닌 보라카이에 온 거지? 짜증나. 원주민보다 한국사람이 더 많아서 한국 같네.'라며 불평을 할 수 있다. K양 커플은 어떤가. K양이 보라카이가 마음에 안 든다고 불평하면, 남자친구가 "미안해. 다음엔 몰디브로 준비할게."라고 말할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선 애정과 존중과 감사 셋 중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다. 헤어지자.


2. "제가 노력하면 돌아올까요?"


한 편의 순정만화를 보는 것 같았던 Y양의 사연이다.

"그 눈빛, 사랑한다는 눈빛이 안 보였어요."


남자친구가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선물을 사서 직접 포장까지 한 채 생일을 축하해주러 왔는데, 정장 안 입고 온데다 꽃다발도 없이 선물만 들고 왔고, 사랑한다는 눈빛이 보이지 않아서 실망했다고 말하면 방법이 없다.

이 부분 역시 전에도 한 번 말한 적 있는데, Y양의 지인 중 결혼해서 가장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커플의 모습이 Y양이 하게 될 연애나 결혼의 실질적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거나, 한 발짝 못 미치는 정도일 뿐 그것과 전혀 다른 형태의 연애나 결혼은 할 수 없다.

아, 전혀 다른 형태의 연애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을 정정해야겠다. Y양의 남자친구처럼 전력질주를 하는 남자를 만나면, 여섯 달 정도는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연애할 수 있다. 밥을 함께 먹게 되면 다 떠먹여 줄 수 있고, 가자고 하는 곳엔 빚을 내서라도 갈 수 있으며,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도 할 수 있다. 다만 여섯 달이 지나고 나면 그는 반드시 이런 얘기를 할 것이다.

"넌 내가 하는 게 다 당연한 건 줄 알지?"


저런 얘기를 듣지 않으려면, 중간에 몇 번이고 상대를 붙잡고 앉아서 대화도 나누고 좀 진정도 시키고 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걸 모른 채 달리는 상대의 등에 업혀 신난다며 소리만 지르는 여성대원들이 꽤 많다. 한우 사준다고 하면 쫓아가서 다 구워질 때까지 손가락 하나 꿈쩍 안 하다가 자기 입부터 채우거나, 늘 모시러 오는 남친을 불러 자기 친구들 기사노릇까지 시키는 대원들. 그들은 그저 들떠 어디서 축제 한다고 하면 거기 놀러 가자고 하거나, 어느 맛집이 유명하다며 주말에 거기서 밥 먹자는 얘기만 할 뿐, 상대 가족의 안부나 상대의 현재 고민 같은 것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Y양 역시 그렇다. 근 일 년을 사귀었지만, 남자친구의 가족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도 확실히 모르고 있었다.

헤어진 지금, 남자친구가 보였던 헌신과 열정, 노력을 Y양이 다시 해서 붙잡겠다는 건

"전력질주, 전 참 좋았는데요. 이번엔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똑같은 연애를 서로 배역만 바꾼 채 다시 해봐야, 이번엔 Y양이 지치고 상대가 오만해질 테니 그만 두길 권한다. Y양은 '당연한 듯 다 받지만 말고, 나도 좀 노력할걸.'하는 후회가 남아 상대에게 다시 다가가려는 것 같은데, 재회가 후회의 해결책이 될 순 없다는 걸 기억해 두길 권한다. 이거 아주 오래 전에 했던 얘긴데, 그 시절 그 사람은 이제 없다.


3. 개념녀?


이렇게 생각해 보자. 어느 직장인이 월급을 250만원 받는데, 그 중 25만원을 매달 결식아동을 돕는 단체에 기부한다. 그건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한 칭찬받을 일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명의 직장인이 있다. 그 역시 월급을 250만원 받는다. 그는 그 중 150만원을 매달 결식아동을 돕는 단체에 기부한다. 그는 지난달에 쓴 카드값을 다 결제하지 못해 연체 중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 그의 기부를 '오버페이스'로 볼 것이다.

남자친구가 아직 학생인 까닭에 자신이 데이트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한다는 S양의 사연이 있었다. 그녀가 바로 저 후자의 사례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

"커플 통장에 넌 5만원 정도만 넣어. 학생이니까. 난 15만원 넣을게."


라며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둘이 데이트를 할 때 밥과 간식을 S양 자취방에서 먹는 일이 많다. 때문에 S양의 식비는 식비대로 또 들어간다. 남자친구가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며 학원을 간다고 했을 때, S양은 여자친구로서 도움을 주고 싶다며 그의 학원비를 보태줬다. 남자친구 더울까봐 미니선풍기도 사줬고, 계절이 바뀌었는데 옷이 없는 것 같아서 티셔츠도 사줬다.

대한민국 대표 호구 선발대회에 나갈 생각으로 그러고 있는 게 아니라면 당장 그만 두길 바란다. S양은 그냥 남자친구의 엄마가 된 것일 뿐이다. 남자친구가 고학생도 아니고, 집에서 등록금과 생활비 다 대주는 까닭에 문제없이 살고 있는데 대체 S양은 왜 거기서 그러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 후원해 주는 것에 계속해서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군다나 S양이 급하게 돈 필요하다고 하자 "내 친구한테 말해서 빌려줄까?"라는 이야기만 하는 남자친구는, 평소 S양이 돈을 더 쓰고 있는 것을 고마워 하긴커녕 

"네 돈은 우리 돈이고, 내 돈은 내 돈."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급하게 돈 필요하다고 하는 S양의 사정을 한 귀로 흘려 놓고는, 친구들과 바닷가로 놀러갈 수 없는 법이다.

"걔가 나쁜 애는 아니에요."


'나쁜 애'는 아닐지 몰라도 '여자친구의 호의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애'인 건 맞다. 커플 통장에 얼마쯤의 돈을 넣는 걸로 면죄부는 받았고, 그 외에는 백원짜리 하나 쓰지 않아도 연애가 알아서 돌아가는데 신경 쓸 일이 뭐가 있겠는가. 오늘부터라도 커플통장에 집어넣는 돈은 반반씩 하고,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가볍게 데이트하길 권한다. 나중에 "넌 엄마 같아."라는 얘기를 듣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다.


사연 신청서 양식을 만들어 놓고 공지까지 연결해 두지 않은 까닭에 많은 분들이 신청서를 찾지 못해 메일을 보내주셨다. 여기다 다시 한 번 올려두고, 공지와도 연결해 두도록 하겠다. 단독사연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9월 10일까지는 받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



1. 보내주신 신청서는 저를 제외한 타인에게 보여질 일이 없습니다. 안전합니다.
2. 성명을 기입하시기 곤란할 땐, 가명을 적어 주셔도 좋습니다.
3. 공지(
http://normalog.com/notice/1339)를 참고해 말머리를 꼭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4. 카톡대화는 파일로 따로 첨부해 주시기 바랍니다.
(분량이 많은 경우 초반 1주일, 후반 1주일은 그대로, 중간은 중요부분만 발췌.)
5. 신청서 내 '자유작성'을 제외한 부분은 '음슴체'로 쓰셔도 좋습니다.
6. 신청서는 '나눔고딕'폰트로 작성되었습니다. 무료니까 사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나눔폰트는 http://hangeul.naver.com/font 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7. 위 신청서는 [노멀]과 [오답노트]에만 해당합니다.
    [단독]용 신청서는 추후 공개할 예정입니다.

+ 꼭 제게 신청서를 보내지 않더라도, 자신의 연애를 돌아보기 위해 빈 칸을 채워보시길 권합니다. 그러다 보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다들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보내시기 바라며!



"공쥬님이랑 등산도 하시나 봐요? 어느 산 타시나요?" 정발산. 해발 80미터. 중턱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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