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밤만 더 자고 나면 새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첫 책의 추천평 모집 때에는 250여 개의 추천평이 달렸는데, 이번에는 550여 개의 추천평이 달렸습니다. 그래서 좀 더 부담스럽긴 합니다. 언젠가 지인이 자신의 책 추천평 모집에 참여해 달라고 해서 저도 한 줄 보탠 적이 있는데, 그 책에 제 추천평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추쳔평이 실리지 않은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전,
라는 뉘앙스의 추천평을 적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추천평의 뒤엔 "이 책엔 그런 뜬구름 잡는 얘기가 없다는 게 무엇보다 좋다."라는 말을 적긴 했지만, 단순히 "어머, 이 책은 사야해!"정도로 적는 멘트보다는 불편한 추천평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응모했던 추천평이 실리지 않은 걸 지금까지도 마음에 품고 있는 걸 보니, 심술이 나긴 났었나 봅니다. 고백하자면, 학창시절 백일장 등에 나가 상을 못 받는 일이 발생하면 '여긴 지들 끼리끼리 상 주고받고 하는 곳이구만.'하는 나쁜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수상자에 낯선 이름만 가득하면 '저 사람들은 이 단체와 무슨 연관관계가 있겠지.'하는 음모론을 혼자 펴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몇 달 전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단지 내 도서관 이름공모를 했는데, 저도 응모를 했지만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선정된 아주머니의 '도서관 이름'이 훌륭했기에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습니다. 고지식하게 '순우리말'을 고집만 할 게 아니라 순우리말에 살짝 변형을 주는 수준까지 융통성을 발휘해도 괜찮다는 경험도 쌓았고 말입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은 이 얘기들을 갑자기 꺼내는 이유는, 내 응모작이 선정되지 못했을 때 느끼게 되는 그 '언짢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처럼 여린 마음을 지니고 계신 분들은, 따돌려 진 듯한 느낌이 들어 순간 빈정이 상하실 수 있습니다. 난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듯한 기분이 들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응모하신 분들 중 선정되지 않았다고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시는 분은 없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래는 선정된 스무 분의 추천평입니다.
▲ 뒤표지를 장식한 노멀로그 애독자 분들의 추천평.
('아마그럴껄'님의 닉이 자동교정되어 '아마그럴걸'로 바뀌었는데, 그 부분은 출판사에 수정해 달라고 이야기 해 두었습니다. 이 글 적고 보니 '지혜'님의 문장에서 '설레임'을 '설렘'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보이는데, 그것도 말해두도록 하겠습니다.)
글자가 작아 알아보기 힘드실 수 있기에 텍스트로 명단을 한 번 더 적어두겠습니다.
1.너를 탓하려 읽었는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
(피안)
2.“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이 오빠는 안다.
(SHIZUKA)
3.그간 내가 왜 짧고 힘든 연애만 해온 것인지 이유를 알게 해준 연애서.
(디케이)
4.남 얘기 같아 낄낄거리며 봤더니 내 얘기.
(새우튀김)
5.누구보다 내 여동생에게 제일 먼저 추천했다.
(부엉이)
6.이유 없이 썸남썸녀와 멀어졌다고 느낀 적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 이유? 있다!
(아마그럴껄)
7.나는 내가 대화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는 내게 단지 대화방법을 몰랐던 것뿐이었다는 걸 알려주었다.
(메가)
8.내 마음의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벽난로까지 훈훈하게 피울 수 있게 해 준 책.
(michelle)
9.연애에 목숨 건 이에겐 차분함을, 사랑을 두려워하는 이에겐 용기를, 관계 위에 놓인 우리 모두에겐 공감을 주는 책.
(25)
10.썸남을 기다리다 지친 그대가 로그아웃하기 전에 봐야 할 그 책.
(배달부키키)
11. 남자를 알려고 펼쳤다가, 사람을 알고 나를 알게 되었다.
(낑깡)
12. 내가 그때 왜 그랬고, 상대는 또 왜 그랬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글들.
(정민이)
13.경험으로도 알 수 없었던 사랑을 글을 통해 깨달았다.
(베토벤비긴즈)
14.덕분에 쑥맥 공대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무명1호)
15.혼자 운동화 신고 다니며 우울했던 나. 이젠 자신 있게 구두신고 남친 만나러 다니게 되었다.
(김민정)
16.연애 뜻풀이에 헤매는 친구들에게 사전처럼 쓰라고 건네주고 싶은 책!
(싱가독자)
17. 가볍게 펼쳤는데, 읽고 나면 분명 뭔가 달라져 있다.
(모모)
18.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연애의 기로에 설 때마다 다시 읽고 싶어지는 글.
(치밍아웃녀)
19. 하아…, 이렇게 책으로 나올 줄 알았으면 일일이 출력해서 제본하지 않았을 텐데.
(소장맨)
20. 설레임을 중거리슛으로 날려버리던 나에게, 이 책은 드리블하는 법부터 알려주었다.
(지혜)
추천평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위의 리스트에 이름이 있으신 분들은 [성함/닉네임/(책 받으실)주소/휴대폰번호/메일주소] 를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약속드린 대로 따끈따끈한 책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늦어도 10월 31일 까지 꼭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뜨거운 호응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독자 분들의 월동준비에 조금이나마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 또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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