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에게 꽂힌 노골적 육식녀 Y양에게
사연을 보내실 때에는 세 가지를 주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첫째, 말하고 싶은 것만 편집해서 보내주시면 안 된다. 난 오로지 사연과 카톡대화로만 제보자의 이야기를 알 수 있으니 가감 없이 전부 적어 보내주셔야 한다. 매뉴얼이 발행되고 난 후에야 "그런데 제가 사연엔 적지 않았지만 썸남이 자기 집에 오라고 한 적도 있고, 제 손을 잡은 적도 있거든요. 자기를 남자친구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은 적도 있고…." 등의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건 분명 내가 이해했던 '마음에 드는 썸남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라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조금 전 읽은 사연 중에도 "저랑 남자친구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헤어지자고 하네요? 왜 그런 거죠?"라는 이야기만 잔뜩 적혀있는 사연이 있다. 그 대원은 "추석 때 싸우긴 했지만 싫어져서 싸운 건 아니었어요."라며 본인 나름대로 판단한 결과만 적어서 보내주셨는데, 내게 문제도 알려주지 않은 채 "이번 제 시험점수가 별로네요. 왜 그럴까요?"라고 물으면 난 할 말이 없다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란다.
둘째, 신청서를 제대로 작성했는지를 확인 하셔야 한다. 며칠 전부터 계속 본인의 사연을 다뤄 달라고 댓글을 남기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보낸 신청서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다. 작성하신 문서 대신 처음 내려 받은 신청서 양식만 내게 보내신 것 같은데, 이런 경우 대개 답장을 드리지 않으니 꼭 확인하시길 권한다.
처음엔 나도 보내주신 사연이 잘못되었다고, 또는 신청서에 맞게 보내주셔야 한다고 답장을 다 보내드렸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제 사연 짧은데 그냥 말로 설명 드리면 안 되나요?", "양식에 맞춰서 보냈어요. 제 사연은 블로그에 쓰시지 말고 저한테 그냥 말로 해 주세요.", "읽어보시고 제 사연은 답장으로 좀 대답해 주세요." 등의 요청을 하시는 분이 8할 이상인 까닭에 답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셋재, 카톡대화나 메일, 문자대화 등은 되도록 꼭 첨부해서 보내주셔야 한다. 사연이 '어제 벌어진 내 교통사고'를 설명하는 것이라면, 카톡대화나 문자대화 등은 CCTV이며 블랙박스다. 사연에는 자신에게 유리한대로 해석한 부분, 자신의 잘못을 감춘 부분, 이런저런 에누리가 잔뜩 붙은 부분들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반면 카톡대화나 문자대화 등은 날 것 그대로의 내용들이 담겨있으니 꼭 첨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화가 나서 창을 닫은 적 있는데, 대화가 그때 다 날아갔어요."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미 날아가 버린 건 어쩔 수 없지만 다음부터는 '내보내기'를 활용해 자신의 메일함으로 꼭 대화를 저장해 두시길 권해드린다.
자 그럼, 육식녀 Y양의 사연 출발해 보자.
내가 Y양의 썸남이라면, Y양과 더는 대화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Y양이 자신의 여린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비아냥이나 비꼬기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각색한 대화를 하나 보자.
대부분의 대화에서 Y양은 저런 모습을 보인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불길한 일에 대해 일단 툭 말을 던져두고, 상대가 그걸 부정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Y양과 썸남의 대화 중 끝이 좋게 마무리 된 대화는 하나도 없다. 무슨 대화를 하든 반드시 Y양은 상대의 속을 긁거나 자극할 수 있는 말을 던진다. 그러다 결국 최근엔 썸남이 Y양에게
라고 말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이쯤 되면 얼른 Y양도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Y양은
하는 생각을 하는지, 더욱 심술을 부린다.
Y양의 이런 태도는 연애나 대인관계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늘 저런 식이라면, 생일축하 카톡을 보냈다가도 Y양이 시비 걸다 끝나는 대화가 될 수 있다. 만약 Y양이 연애를 시작한 후 친구 생일 파티에 갔는데, 남자친구가 "그래 재미있게 놀다 와라. 난 그냥 집에서 혼자 게임이나 해야지 뭐. 놀다 와."라고 말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웃으며 대화를 시작했다가도 결국 둘 모두 불쾌한 마음으로 대화를 마치게 되는 Y양의 현재 화법, 꼭 고치길 권한다.(더불어 은어, 비속어의 사용도.)
Y양이 카메라를 팔고 있고, 내가 그 카메라를 구입하려는 중이라고 해보자. 난 Y양과 가격협상을 하다가 아래와 같은 훼이크를 쓴다.
그런데 분명 저렇게 대화를 마치고 나서는, 잠시 후 다시 연락해서 묻는다.
저 질문으로 인해 '반값에 파신다는 분이 있다'는 말은, 훼이크였다는 게 증명된다.
Y양이 썸남에게 쓴 훼이크를 보자.
그런데 오히려 썸남이 덤덤하게 축하를 하자, Y양은 '어라, 이게 아닌데?'하며 자신의 거짓말을 수습할 다른 거짓말을 꺼낸다.
저 말에도 썸남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자, Y양은 소제목 1번에서 말한 '나쁜 대화법'을 사용해 대화를 이상하게 꼬아가기 시작한다.
나름 '질투심 유발'을 하려는 생각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한다.
영화 <타짜>에 나온 명대사가 생각난다.
혼자 시나리오 써가며 그 극본대로 상황극까지 하고 있는 Y양 때문에 난 또 가슴이 아프다. 저런 훼이크를 쓴 뒤에도 Y양은 계속해서 연락하며 썸남을 흔들려고 노력하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그게 훼이크인 걸 모르겠는가. 감당도 못할 이야기 던져 놓고 수습하느라 진땀 빼지 말고, 앞으로는 있지도 않은 일이나 마음에도 없는 말은 하지 말도록 하자. Y양을 특별히 생각하기에 하는 말인데, Y양은 훼이크에 1g의 소질도 없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상대를 만나든 훼이크는 쓰지 말길 바란다. 엄하게 훼이크 썼다간 자승자박의 모양이 되고 말 테니 말이다.
Y양의 핑계를 보자.
이건 여우냐 곰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Y양이
밖에 상대에게 보여준 게 없다는 것이다.
사실 Y양의 행동은 '연애가 급한 남성대원'들이 주로 보이는 모습이다. 한 남성대원의 대화를 보자.
저 상황에서, 무슨 행사인지 묻거나,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물었으면 '긴 대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대화 속 남자는 '빨리 만나서 가까워지고 사귀자고 말하는 것'이 목표였던 까닭에, 자신이 원했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자 대화를 던져버리듯 끝내버린다. 그러면서도 그대로 대화를 마치면 불이익이 생길까봐 "심심하면 연락해."라며 소심하게 여지를 남겨두었다.
Y양이 썸남과 나누는 대화도 위의 대화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카톡으로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주고받아도 남는 게 없다. Y양에겐 미안하지만, 썸남은 정상적으로 대화를 한다. 그러니까 이게, 적어도 아래와 같은 수준의 대화는 이어져야 맞는 거다.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 썸남과 Y양이 대화를 나눈다면,
위와 같은 대화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일반적인 여자사람의 대화와 Y양의 대화엔 무슨 차이가 있는지, 또 Y양에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지 않은가?
Y양에겐 내가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와 내가 어떻게 친해졌는지를 좀 말해주고 싶다. 처음에 간디가 우리 집에 왔을 때, 간디는 오로지 본능 하나만 가지고 있는 말썽꾸러기에 지나지 않았다. 먹이가 보이면 달려들어 먹었고, 내가 손을 달라고 몇 번을 말해도 알아듣지 못했다. 배변판을 마련해 줘도 아무데서나 볼일을 봤고, 목줄을 하고 나가면 켁켁 거리면서도 눈앞에 흥미를 끄는 것들로 달려들었다.
간디와 친해지기 위해 난 강아지를 주제로 한 책을 읽었고, 간디가 내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다시 말해 주었다. 그 결과 지금은 오래된 친구처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말하지 않아도 간디는 대충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지 눈치 채며, 나 역시 간디의 행동만 봐도 간디가 뭘 원하는지 안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내가 우리 윗집 사람들처럼 간디를 혼내거나 간디에게 윽박만 질렀다면, 간디와 나는 친해질 수 있었을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원망부터 하고, 마음대로 기대했다가 마음대로 실망하는 일이 많은 꼬꼬마시절엔 Y양과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젠 Y양도 곧 이십대 중반 아닌가. 심술과 심통을 사람들이 귀여움으로 봐 줄 나이는 지난 것이다. 계속 그렇게 굴다간 사람들에게 짐짝 취급을 받으며 부담스러운 존재로 굳어버릴 수 있으니, 혹시라도 이 글을 읽은 뒤 "참나, 썸남이랑 잘 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뭔 이상한 소리를 이렇게 써놨어? 아 짜증나."하지 말고, '사람 대 사람'으로 친해지는 일이라 생각하며 팔짱 풀고 다시 시작해 보길 바란다.
▲ "요즘 왜 글을 늦게 올리시나요?" 프랑스 파리의 시간으로 살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파리에 와 계신 거예요?" 아뇨. 시계만 프랑스 파리 시간으로 맞춰뒀습니다.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세요.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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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보내실 때에는 세 가지를 주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첫째, 말하고 싶은 것만 편집해서 보내주시면 안 된다. 난 오로지 사연과 카톡대화로만 제보자의 이야기를 알 수 있으니 가감 없이 전부 적어 보내주셔야 한다. 매뉴얼이 발행되고 난 후에야 "그런데 제가 사연엔 적지 않았지만 썸남이 자기 집에 오라고 한 적도 있고, 제 손을 잡은 적도 있거든요. 자기를 남자친구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은 적도 있고…." 등의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건 분명 내가 이해했던 '마음에 드는 썸남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라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조금 전 읽은 사연 중에도 "저랑 남자친구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헤어지자고 하네요? 왜 그런 거죠?"라는 이야기만 잔뜩 적혀있는 사연이 있다. 그 대원은 "추석 때 싸우긴 했지만 싫어져서 싸운 건 아니었어요."라며 본인 나름대로 판단한 결과만 적어서 보내주셨는데, 내게 문제도 알려주지 않은 채 "이번 제 시험점수가 별로네요. 왜 그럴까요?"라고 물으면 난 할 말이 없다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란다.
둘째, 신청서를 제대로 작성했는지를 확인 하셔야 한다. 며칠 전부터 계속 본인의 사연을 다뤄 달라고 댓글을 남기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보낸 신청서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다. 작성하신 문서 대신 처음 내려 받은 신청서 양식만 내게 보내신 것 같은데, 이런 경우 대개 답장을 드리지 않으니 꼭 확인하시길 권한다.
처음엔 나도 보내주신 사연이 잘못되었다고, 또는 신청서에 맞게 보내주셔야 한다고 답장을 다 보내드렸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제 사연 짧은데 그냥 말로 설명 드리면 안 되나요?", "양식에 맞춰서 보냈어요. 제 사연은 블로그에 쓰시지 말고 저한테 그냥 말로 해 주세요.", "읽어보시고 제 사연은 답장으로 좀 대답해 주세요." 등의 요청을 하시는 분이 8할 이상인 까닭에 답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셋재, 카톡대화나 메일, 문자대화 등은 되도록 꼭 첨부해서 보내주셔야 한다. 사연이 '어제 벌어진 내 교통사고'를 설명하는 것이라면, 카톡대화나 문자대화 등은 CCTV이며 블랙박스다. 사연에는 자신에게 유리한대로 해석한 부분, 자신의 잘못을 감춘 부분, 이런저런 에누리가 잔뜩 붙은 부분들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반면 카톡대화나 문자대화 등은 날 것 그대로의 내용들이 담겨있으니 꼭 첨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화가 나서 창을 닫은 적 있는데, 대화가 그때 다 날아갔어요."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미 날아가 버린 건 어쩔 수 없지만 다음부터는 '내보내기'를 활용해 자신의 메일함으로 꼭 대화를 저장해 두시길 권해드린다.
자 그럼, 육식녀 Y양의 사연 출발해 보자.
1. 부정적인 말을 던져 펼치는 보호막.
내가 Y양의 썸남이라면, Y양과 더는 대화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Y양이 자신의 여린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비아냥이나 비꼬기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각색한 대화를 하나 보자.
Y양 - 주말에 바빠?
썸남 - 나 주말에 전주 다녀와야 해.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러.
Y양 - 그래. 잘 다녀와.
(잠시 후)
Y양 - 가면 또 연락 안 되겠네.
썸남- 응? 연락이 왜 안 돼?
Y양 - 너 전에 포천 다녀온다고 했을 때 답장도 안 보냈잖아.
썸남 - 아, 그때는 내가 일찍 자서 연락 못 한 거잖아.
Y양 - 이번에도 일찍 자겠지 뭐.
썸남 - 왜 그래 ㅋㅋㅋ
(잠시 후)
Y양 - 아무튼 연락하고 싶지 않다는 걸로 알겠음 ㅋ
썸남 - 뭔 소리야?
Y양 - 내가 말한 거에 부정하지 않길래.
썸남 - 뭐야. 내가 왜 연락하고 싶지 않아? (버럭)
썸남 - 나 주말에 전주 다녀와야 해.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러.
Y양 - 그래. 잘 다녀와.
(잠시 후)
Y양 - 가면 또 연락 안 되겠네.
썸남- 응? 연락이 왜 안 돼?
Y양 - 너 전에 포천 다녀온다고 했을 때 답장도 안 보냈잖아.
썸남 - 아, 그때는 내가 일찍 자서 연락 못 한 거잖아.
Y양 - 이번에도 일찍 자겠지 뭐.
썸남 - 왜 그래 ㅋㅋㅋ
(잠시 후)
Y양 - 아무튼 연락하고 싶지 않다는 걸로 알겠음 ㅋ
썸남 - 뭔 소리야?
Y양 - 내가 말한 거에 부정하지 않길래.
썸남 - 뭐야. 내가 왜 연락하고 싶지 않아? (버럭)
대부분의 대화에서 Y양은 저런 모습을 보인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불길한 일에 대해 일단 툭 말을 던져두고, 상대가 그걸 부정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썸남이 어머니와 저녁을 먹는다고 했을 때.
-> "넌 어머니한테만 착한 아들이네."
ⓑ썸남이 농담을 한 뒤 장난이라고 했을 때.
-> "그래. 넌 뭐든 다 장난이지 ㅋㅋㅋ"
ⓒY양이 주선자를 만난다고 하자, 썸남이 뒷담화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 "말 할 게 있어야 뒷담화를 하든 말든 하지 ㅋㅋㅋ"
-> "넌 어머니한테만 착한 아들이네."
ⓑ썸남이 농담을 한 뒤 장난이라고 했을 때.
-> "그래. 넌 뭐든 다 장난이지 ㅋㅋㅋ"
ⓒY양이 주선자를 만난다고 하자, 썸남이 뒷담화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 "말 할 게 있어야 뒷담화를 하든 말든 하지 ㅋㅋㅋ"
Y양과 썸남의 대화 중 끝이 좋게 마무리 된 대화는 하나도 없다. 무슨 대화를 하든 반드시 Y양은 상대의 속을 긁거나 자극할 수 있는 말을 던진다. 그러다 결국 최근엔 썸남이 Y양에게
"오늘 말이 지나치네."
라고 말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이쯤 되면 얼른 Y양도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Y양은
'참나. 쟤는 왜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
내가 선톡 보내야 겨우 대답하면서. 짜증나.'
내가 선톡 보내야 겨우 대답하면서. 짜증나.'
하는 생각을 하는지, 더욱 심술을 부린다.
Y양의 이런 태도는 연애나 대인관계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늘 저런 식이라면, 생일축하 카톡을 보냈다가도 Y양이 시비 걸다 끝나는 대화가 될 수 있다. 만약 Y양이 연애를 시작한 후 친구 생일 파티에 갔는데, 남자친구가 "그래 재미있게 놀다 와라. 난 그냥 집에서 혼자 게임이나 해야지 뭐. 놀다 와."라고 말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웃으며 대화를 시작했다가도 결국 둘 모두 불쾌한 마음으로 대화를 마치게 되는 Y양의 현재 화법, 꼭 고치길 권한다.(더불어 은어, 비속어의 사용도.)
2. 상대가 속지 않는 훼이크.
Y양이 카메라를 팔고 있고, 내가 그 카메라를 구입하려는 중이라고 해보자. 난 Y양과 가격협상을 하다가 아래와 같은 훼이크를 쓴다.
"제가 생각했던 가격보다 너무 높은 가격이네요.
같은 물건을 반값에 파신다는 분이 있어서,
그냥 그 분에게 사야겠네요. 혹시 더 깎아 주실 생각은 없으신 거죠?"
같은 물건을 반값에 파신다는 분이 있어서,
그냥 그 분에게 사야겠네요. 혹시 더 깎아 주실 생각은 없으신 거죠?"
그런데 분명 저렇게 대화를 마치고 나서는, 잠시 후 다시 연락해서 묻는다.
"그냥 딱 10만 원 만 깎아 주세요. 계신 곳으로 제가 사러 가겠습니다."
저 질문으로 인해 '반값에 파신다는 분이 있다'는 말은, 훼이크였다는 게 증명된다.
Y양이 썸남에게 쓴 훼이크를 보자.
"헐 나 방금 고백 받음. 그냥 나한테 잘 해주던 오빤데…."
그런데 오히려 썸남이 덤덤하게 축하를 하자, Y양은 '어라, 이게 아닌데?'하며 자신의 거짓말을 수습할 다른 거짓말을 꺼낸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사귀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
아무튼 이번 주까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긴 했는데…."
아니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사귀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
아무튼 이번 주까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긴 했는데…."
저 말에도 썸남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자, Y양은 소제목 1번에서 말한 '나쁜 대화법'을 사용해 대화를 이상하게 꼬아가기 시작한다.
"네가 이런 기분이겠구나. 자기 좋다는 사람이 있을 때의 기분."
나름 '질투심 유발'을 하려는 생각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한다.
"그 오빠랑 사귀면 사랑 받으면서 사귈 것 같긴 해."
영화 <타짜>에 나온 명대사가 생각난다.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혼자 시나리오 써가며 그 극본대로 상황극까지 하고 있는 Y양 때문에 난 또 가슴이 아프다. 저런 훼이크를 쓴 뒤에도 Y양은 계속해서 연락하며 썸남을 흔들려고 노력하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그게 훼이크인 걸 모르겠는가. 감당도 못할 이야기 던져 놓고 수습하느라 진땀 빼지 말고, 앞으로는 있지도 않은 일이나 마음에도 없는 말은 하지 말도록 하자. Y양을 특별히 생각하기에 하는 말인데, Y양은 훼이크에 1g의 소질도 없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상대를 만나든 훼이크는 쓰지 말길 바란다. 엄하게 훼이크 썼다간 자승자박의 모양이 되고 말 테니 말이다.
3. 떠보기 말고는 정말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가?
Y양의 핑계를 보자.
"저는 여우같이 구는 것도 못해서 그냥 막 그랬던 건데…."
이건 여우냐 곰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Y양이
'사귀자는 말이 듣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
밖에 상대에게 보여준 게 없다는 것이다.
사실 Y양의 행동은 '연애가 급한 남성대원'들이 주로 보이는 모습이다. 한 남성대원의 대화를 보자.
남자 - 혹시 토요일에 시간 있어?
여자 - 나 토요일에 친구 만나는데.
남자 - 일요일은?
여자 - 교회에 하루 종일 있을 것 같아. 행사 준비 중이거든.
남자 - 알았어. 주말 잘 보내.
(잠시 후)
남자 - 그럼 다음 주 중엔 언제 시간 돼?
여자 - 다음 주 토요일 쯤?
남자 - 완전 바쁘시군. 그럼 다음 주 토요일에 영화 볼래?
여자 - 그래. 근데 교회에서 다다음 주 행사 때문에 회의 잡힐 수도 있거든.
만약에 회의 잡히면 못 볼 수도 있어.
남자 - 됐다. 그냥 보지 말자. 나중에 심심하면 연락해.
여자 - 응. 미안해.
여자 - 나 토요일에 친구 만나는데.
남자 - 일요일은?
여자 - 교회에 하루 종일 있을 것 같아. 행사 준비 중이거든.
남자 - 알았어. 주말 잘 보내.
(잠시 후)
남자 - 그럼 다음 주 중엔 언제 시간 돼?
여자 - 다음 주 토요일 쯤?
남자 - 완전 바쁘시군. 그럼 다음 주 토요일에 영화 볼래?
여자 - 그래. 근데 교회에서 다다음 주 행사 때문에 회의 잡힐 수도 있거든.
만약에 회의 잡히면 못 볼 수도 있어.
남자 - 됐다. 그냥 보지 말자. 나중에 심심하면 연락해.
여자 - 응. 미안해.
저 상황에서, 무슨 행사인지 묻거나,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물었으면 '긴 대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대화 속 남자는 '빨리 만나서 가까워지고 사귀자고 말하는 것'이 목표였던 까닭에, 자신이 원했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자 대화를 던져버리듯 끝내버린다. 그러면서도 그대로 대화를 마치면 불이익이 생길까봐 "심심하면 연락해."라며 소심하게 여지를 남겨두었다.
Y양이 썸남과 나누는 대화도 위의 대화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카톡으로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주고받아도 남는 게 없다. Y양에겐 미안하지만, 썸남은 정상적으로 대화를 한다. 그러니까 이게, 적어도 아래와 같은 수준의 대화는 이어져야 맞는 거다.
남자 - 나 친구들이랑 포천 펜션 놀러왔어.
여자 - 그래? 좋겠다 ㅠ.ㅠ 난 오늘도 야근. 거기 분위기 어때?
남자 - 주변 경관은 생각보다 별론데, 바비큐 파티가 기대되네 ㅎ
여자 - 뭐뭐 사갔어? 소시지도 챙기지. 소시지 구워 먹으면 맛있는데.
남자 - 챙겼지. ㅎㅎ 여기 방은 진짜 예쁘다.
여자 - 사진 찍어서 보여줘~
남자 - <사진>
여자 - 우와!!! 근데 너무 공주 스타일 아니야? ㅎㅎ
남자 - 칙칙한 것 보다는 낫지 뭐 ㅎ
<사진>
이건 이따가 우리 먹을 고기들 ㅎ
여자 - 새우도 있네?
남자 - 응. 해군 육군 다 모았음 ㅎ 공군만 없네.
여자 - 그래? 좋겠다 ㅠ.ㅠ 난 오늘도 야근. 거기 분위기 어때?
남자 - 주변 경관은 생각보다 별론데, 바비큐 파티가 기대되네 ㅎ
여자 - 뭐뭐 사갔어? 소시지도 챙기지. 소시지 구워 먹으면 맛있는데.
남자 - 챙겼지. ㅎㅎ 여기 방은 진짜 예쁘다.
여자 - 사진 찍어서 보여줘~
남자 - <사진>
여자 - 우와!!! 근데 너무 공주 스타일 아니야? ㅎㅎ
남자 - 칙칙한 것 보다는 낫지 뭐 ㅎ
<사진>
이건 이따가 우리 먹을 고기들 ㅎ
여자 - 새우도 있네?
남자 - 응. 해군 육군 다 모았음 ㅎ 공군만 없네.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 썸남과 Y양이 대화를 나눈다면,
썸남 - 나 친구들이랑 포천 펜션 놀러왔어.
Y양 - 내가 보자고 할 땐 바쁘다더니 놀러 갈 시간은 있네?
썸남 - 아 뭐야 ㅎㅎ 지금은 바비큐 파티 준비 중.
<사진>
Y양 - 언제 돌아오는데?
썸남 - 내일 가야지 ㅎ
Y양 - 잼나게 놀아. 아 나도 펜션 가고 싶다.
썸남 - 친구들이랑 가~ 간만에 동네에서 벗어나니까 힐링 되는 느낌. ㅎ
Y양 - 친구들 다 연애하느라 바빠서. 다들 남친도 있고, 뭐.
썸남 - 암튼 여기 방도 예쁘고 괜찮은 것 같아.
Y양 - 그래. 재밌게 노셔~
Y양 - 내가 보자고 할 땐 바쁘다더니 놀러 갈 시간은 있네?
썸남 - 아 뭐야 ㅎㅎ 지금은 바비큐 파티 준비 중.
<사진>
Y양 - 언제 돌아오는데?
썸남 - 내일 가야지 ㅎ
Y양 - 잼나게 놀아. 아 나도 펜션 가고 싶다.
썸남 - 친구들이랑 가~ 간만에 동네에서 벗어나니까 힐링 되는 느낌. ㅎ
Y양 - 친구들 다 연애하느라 바빠서. 다들 남친도 있고, 뭐.
썸남 - 암튼 여기 방도 예쁘고 괜찮은 것 같아.
Y양 - 그래. 재밌게 노셔~
위와 같은 대화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일반적인 여자사람의 대화와 Y양의 대화엔 무슨 차이가 있는지, 또 Y양에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지 않은가?
Y양에겐 내가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와 내가 어떻게 친해졌는지를 좀 말해주고 싶다. 처음에 간디가 우리 집에 왔을 때, 간디는 오로지 본능 하나만 가지고 있는 말썽꾸러기에 지나지 않았다. 먹이가 보이면 달려들어 먹었고, 내가 손을 달라고 몇 번을 말해도 알아듣지 못했다. 배변판을 마련해 줘도 아무데서나 볼일을 봤고, 목줄을 하고 나가면 켁켁 거리면서도 눈앞에 흥미를 끄는 것들로 달려들었다.
간디와 친해지기 위해 난 강아지를 주제로 한 책을 읽었고, 간디가 내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다시 말해 주었다. 그 결과 지금은 오래된 친구처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말하지 않아도 간디는 대충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지 눈치 채며, 나 역시 간디의 행동만 봐도 간디가 뭘 원하는지 안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내가 우리 윗집 사람들처럼 간디를 혼내거나 간디에게 윽박만 질렀다면, 간디와 나는 친해질 수 있었을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원망부터 하고, 마음대로 기대했다가 마음대로 실망하는 일이 많은 꼬꼬마시절엔 Y양과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젠 Y양도 곧 이십대 중반 아닌가. 심술과 심통을 사람들이 귀여움으로 봐 줄 나이는 지난 것이다. 계속 그렇게 굴다간 사람들에게 짐짝 취급을 받으며 부담스러운 존재로 굳어버릴 수 있으니, 혹시라도 이 글을 읽은 뒤 "참나, 썸남이랑 잘 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뭔 이상한 소리를 이렇게 써놨어? 아 짜증나."하지 말고, '사람 대 사람'으로 친해지는 일이라 생각하며 팔짱 풀고 다시 시작해 보길 바란다.
▲ "요즘 왜 글을 늦게 올리시나요?" 프랑스 파리의 시간으로 살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파리에 와 계신 거예요?" 아뇨. 시계만 프랑스 파리 시간으로 맞춰뒀습니다.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세요.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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