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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부모님의 결혼반대로 위기에 놓인 커플 외 2편

by 무한 2014. 2. 19.
부모님의 결혼반대로 위기에 놓인 커플 외 2편
지난 글 댓글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카톡 지연 답장'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것을 보고 난 좀 놀랐다. 난 개인적으로 '속이 다 후련'님께서 달아주신 댓글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특정한 누군가와 대화할 목적으로 카톡을 이용한다면
적어도 서로 일정 시간을 할애하여
그 대화가 마무리 될 때까지는 즉문즉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속이 다 후련'님의 댓글 중에서.


'원래 폰을 붙잡고 있는 편이 아니라서 시간 날 때 답변을 보내는데 그게 문제가 되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독자 분들도 계셨는데, 난 그분들에게

08:10 남자 - 좋은 아침! 출근중이신가요?
08:10 여자 - 네. 방금 막 나왔어요. 남자님은요?
12:08 남자 - 오전 내내 바빴네요. 전 이제 막 밥 먹었어요. 여자님은요?
12:09 여자 - 그러셨구나. 전 밥 먹고 왔어요. 남자님은요?
16:51 남자 - 전 오후에도 바쁘게 일하다가 이제 막 거래처 방문 갑니다. 
                 아 맞다, 어제 동생 생일이었죠?
16:52 여자 - 네. 남자님 전화번호가 제 동생 생일이라서 기억하셨군요 ㅎ
19:31 남자 - 네 ㅎ 저는 이제 퇴근 합니다. 퇴근 하셨어요?
19:48 여자 - 아까 퇴근했죠. 저녁 먹고 설거지까지 다 했답니다.



라는 카톡대화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 난 위의 대화에서 남자의 '자기 할 말 툭 던져 놓고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폰을 주머니에 넣어 버리는 태도' 때문에, 남자의 저 질문들이 한 없이 가볍게 느껴지며 또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것을 질문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맞고 틀리고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썸에서 연애로 이륙할 수 있는 '속도 평균값'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비행기는 대략 30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가 이륙하게 되는데, 위에서처럼 뜨문뜨문 대화를 하는 건 열심히 애써도 200Km/h의 속력밖에 낼 수 없다. 그래서 위와 같은 대화를 하는 솔로부대원들의 경우 활주로만 빙빙 돌다가 결국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팁처럼 드리는 제안이니, "즉문즉답을 하려면 내 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건 어쩔 것이냐?"라고 반발하시기 보다는, 조금 더 양보해 내 시간을 상대에게 할애하고, 또 내가 이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상대에게 보여주시길 권한다.


1. 부모님의 결혼반대로 위기에 놓인 커플.


내가 L양의 친오빠라면, 나 역시 이 결혼을 반대했을 것 같다. 결혼을 하면 꼭 남자친구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가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난 좀 이해하기 어렵다. 그곳은 남자친구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고, 또 가족 및 친척, 친구들이 모두 그곳에 살고 있으며, 현재 남자친구의 직장 역시 그곳에 있기 때문에 거기다가 신혼집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건데, 그럼 반대로 L양의 고향과 친구, 그리고 가족과 직장 등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L양이 한 치명적인 실수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두 사람이 조율을 하기도 전에 그와 결혼할 거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린 것이다. 당시 L양은

'그가 이렇게 결혼해서 살자고 했으니까, 난 그 사람만 믿고 따라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L양의 모습이 부모님께는 '친구 하나 믿고 멀리 여행가겠다는 말'처럼 위태로워 보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L양이 부모님들은 L양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을 하셨다. 부모님께서 불안한 부분들에 대해 묻는 건 참 당연한 일인데, L양은 자신의 결정을 지지해주시기 보다는 부정적인 부분까지 파헤치려 하시는 부모님의 질문들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입을 닫거나, 그냥 다 괜찮다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답했다.

캐물을수록 둘 사이에 구체적인 아무 계획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L양의 남자친구에게서 못마땅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 L양의 부모님들께서는 확고히 반대의사를 밝히셨다. L양의 부모님과 L양의 대화는 마치

부모 - 너희 그럼 놀러가서 차편은 어떻게 할 건데? 렌트할 거야?
자식 - 몰라. 걔가 다 알아서 하기로 했어.
부모 - 숙박은 어떻게 하려고? 숙소는 예약했어?
자식 - 걔가 거기 가면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했어. 나도 자세히는 몰라.



라는 대화와 같았기에, 반대는 필연적이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하튼 그렇게 부모님의 반대가 확실해진 후에야 L양은 움직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람직한 움직임은 아니었다. L양은 그저 남자친구에게는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들을, 또 부모님께는 남자친구의 말들을 중간에서 전했을 뿐이다.

"남자친구는 자기를 못 믿는 거냐고, 자기만 믿고 오라고 해요.
그런데 제가 결심을 해도, 저희 부모님께서 반대하고 계시니….
그리고 부모님 말씀을 듣다 보면 저도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해요."



이 문제를 '부모님을 따르느냐, 남친을 따르느냐'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길 권한다. 이건 L양이 먼저 남자친구와 합리적인 결론을 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남자친구와 부모님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만 하지 말고, L양이 걱정되는 바를 이야기 하고 그 부분들에 대한 답을 남자친구와 함께 구하자.

남친과 대화를 할 때, 남친의 "날 못 믿는 거냐. 너희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거고,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할 거다."라는 이야기는 전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밝히고 대화하길 바란다. 이건 열정이나 믿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그리고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하자.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5년 후, 10년 후의 미래를 남자친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들어보길 바란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일단 L양이 좋으니까 결혼을 하는 것까지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후 L양이 살림 하며 부모님을 모시기를 원하는 건지, 또 아이들은 어떻게 키울 생각인지도 물어보길 바란다.

"남자친구가 굉장히 가정적이긴 해요.
그래서 결혼을 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믿음은 있어요.
또 저랑 놀러 갔다가 나중에 아기를 낳아 여기 같이 오자는 이야기도 한 적 있고요."



땅에 발을 딛고 그와 대화하길 바란다. 결혼을 앞두고 나중에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다든지, 마당이 있는 집을 사서 애완동물도 키우며 살고 싶다든지, 주말농장도 할 생각이라든지, 건물을 하나 사서 임대료 받으며 살자든지, 나이가 들어도 친구처럼 함께 살아가고 싶다든지, 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둘이 알콩달콩 살자든지 하는 이야기들은 다들 차고 넘치도록 많이 한다. 그게 지금 상황을 토대로 예상해 봤을 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인지 없는 일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 거지, 남자친구가 그런 공약을 했다고 아무 생각 없이 그 약속만 믿고 덜컥 결혼했다간, 매일 매일을 눈물과 함께 흘려보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L양의 부모님들께서는 정확히 이 지점을 보시곤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니, 이 이유 있는 반대에 무조건 반발하지 말고, L양의 인생을 L양이 먼저 더 심각하게 고민해보길 바란다. 다 책임질 테니 자신을 믿으라고 했던 남자가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나도 몰랐지. 이제 나도 모르겠다."라고 말한다면, 그때 L양은 멀쩡한 멘탈로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절대 지금처럼 '도리나 의무를 하지 않으려는 여자처럼 보일까봐' 혼자 고민하진 말길 바란다. 그렇게 보일까 걱정되어 말을 꺼내지 않으면, 앞으로 50년간 피눈물을 흘릴 수 있다. 다 끄집어내서 세밀한 부분까지 함께 조율하길 권한다. 부모님 설득은 그 다음 문제다.


2. 정말 돈 때문에 헤어진 걸까?


진희야, 언젠가 물의를 일으킨 적 있던 연예인이 TV에 나와서 생활고를 고백한 적 있거든. 난 그 방송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가더라. 물론 하루아침에 밥줄이 다 끊겼으니 힘은 들겠지. 그런데 그 연예인 집이 방송에 나오는데 호화저택이야. 말로는 압류당해서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서 그렇다고 하던데, 집은 그렇다 치더라도 누릴 거 다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고'라고 말하는 게 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거든.

시청자들의 후원을 요청하는 어떤 방송프로그램을 보다가도 같은 생각을 한 적 있어. 생활이 어렵다는 어느 부부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가전제품은 다 최신제품이고, 공기청정기에다가 오븐, 식기세척기까지 있더라. 어렵다는 집에 에어컨도 달려 있어. 글쎄, 내 상식으로는 없으면 못 쓰거나 안 쓰는 게 맞는 거거든. 당장 먹고 살기 빠듯하면 품위 유지는 뒤로 좀 미루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래서 가난이 늘 남루함을 동반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야.

그런데 '가난'이나 '생활고'의 개념이 좀 다른 사람들도 있나봐. 사치품들을 할부로 산 까닭에 할부금 갚아나가느라 생활비가 부족하면, 그게 생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아, 쓰다보니까 또 생각이 나는데, 내가 전에 회사 다닐 때 고지서 들고 와서 사장님께 돈 좀 빌려달라고 사정하던 과장님이 한 분 계셨거든. 가스비 밀려서 도시가스 끊겼다고 하시던데, 난 그 분 역시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어. 그 분 평소의 얘기 들어보면 한우 먹으러 다니고, 부인 분은 미용실에서 기십만 원 짜리 파마하고, 차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중형차 타고 다니셨거든. 이건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서 발생한 가계경영의 실패인 거잖아. 덮어놓고 쓰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하는 게 당연한 건데, 사장님께 돈 빌린 그날에도 그 과장님은 집 컴퓨터 바꾼다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노트북 검색하고 있더라.

난 진희의 남자친구에게도 위와 같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걔가 너한테 돈 빌렸잖아. 그게 생활고로 인해 학비가 모자라다거나 아니면 일을 하기 위해 뭔가가 필요한데 현재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서 잠깐 신세를 진 거면 내가 말도 안 해. 그런데 그거 데이트 비용 및 유흥비로 쓰려고 빌린 거잖아. 그렇게 한 번 빌리고 나니까 '이렇게 하면 쉽게 돈이 생기는구나.'라고 생각했는지, 또 빌려달라고도 했고 말야.

둘의 카톡대화 8할이 남자친구의 "돈 없어서 죽겠다."라는 소리야. 무슨 귀신 씐 사람처럼 걔는 툭하면

"아 진짜 돈 때문에 미치겠다.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


따위의 이야기만 하지. 돈을 아끼기 위해서 저녁을 굶겠다는 얘기도 해. 그럼 진희 네가 또 그냥 두고 볼 수 없기에 불러내선 밥을 먹여. 그런데 다음 날, 돈이 없어서 밥을 굶겠다고 했던 남자친구는 다른 이성 만나서 커피를 사고 있지.

이거 완전 잘못된 거거든. 솔직히 진희 네가 뭘 잘못했는지, 또 이 관계에서 문제가 뭐였는지 생각할 필요도 없어. 그냥 동냥이 생활화 된 남자를 만나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런 사람들은 상대의 동정심이나 모성애를 자극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거든. 그래서 진희 너도 거기에 넘어가 밥 사고, 술 사고, 영화 보여주고, 또 돈 까지 빌려줬던 것 같아. 이런 관계엔 미련을 가질 가치조차 없으니까 더는 생각도 하지 말고, 빌려줬던 돈은 꼭 다시 돌려받길 바라.


3. 가만히만 있다가 가마니 된 여자.


그러니까 J양은

"저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싫은 소리를 안 하고, 다 맞춰주는 편입니다."


라고 했는데, 저런 태도를 보이면 98.72%의 사람들은 J양이 바보인 줄 안다. 성질 낼 줄 알고, 또 불쾌해 할 줄 아는데도 참는 게 아니라, 그럴 줄 몰라서 가만히 있는 사람으로 본다는 얘기다.

예의가 아닌 행동을 상대가 하면, 그것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J양이 참는 것에 대해 상대가 고마워하긴커녕

ⓐ이거 몰라? 이건 이러이러한 거잖아.
ⓑ네가 아는 게 뭐 있냐. 억지 부리지 말고 내 말 들어.
ⓒ공부를 좀 해. 난 멍청한 여자랑 결혼할 생각 없어.



라는 순서로 상대는 점점 예의를 허물어 갈 수 있다. J양 남자친구도 초반엔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엔 아예

"나한테 잘해라. 안 그러면 바람 피운다."
"살 좀 빼라."



라는 말들을 달고 살게 되었다. 저렇게 말해도 J양이 참고 있을 뿐이니, 남자는 마음 놓고 놀려대거나 함부로 굴게 된 것이다. 그러다 결국 그는

'모자라고 부족한 여자애 하나, 내가 만나주고 있는 중이다.'


라는 착각까지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J양의 생일에도 그냥 입을 닦고 넘어갔고, 이제 일을 해야 해서 연애를 할 수 없으니 헤어지자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누가 봐도 이런 태도를 보이는 남자는 놓는 게 맞지만, J양은 잡았다. 그 후 남자친구는 J양이 반론을 제기할 때마다 "그냥 끝내자."는 이야기를 했고, J양은 또 잡았다. 그러다 어느 날 J양도 참다못해 폭발했고, 정말 이 관계가 끝날 것 같자 이번엔 반대로 남자친구가 J양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렇게 재회를 해 다시 사귀다 보니 남자친구는 또 오만하게 굴었고, 그 일로 인해 또 헤어졌다가 남자친구가 사과해서 붙잡은 상황이다. 

지금은 상대를 향한 J양의 애정이 모두 바닥난 까닭에, 그냥 둬도 조만간 둘은 헤어질 것이다. J양은 헤어지자는 '싫은 소리'를 먼저 꺼내기 어려워 계속 사귀고 있는 것일 뿐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매뉴얼을 발행하는 이유는, J양이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1회 참음.
ⓑ싫은 소리 하기 싫어 2회 참음.
ⓒ그냥 상대에게 맞춰주자며 3회 참음.
ⓓ그러다 정이 떨어져 인연 끊음.



이라는 악순환을 연애에서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난, 전에 발행한 [다른 여자에겐 친절하지만 여친에겐 폭군이 남자]라는 글에서 한 적 있는 이야기를 J양에게 다시 해주고 싶다.

"헌신과 배려와 이해와 양보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과용하면 상대를 괴물로 만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자신이 서운함과 복수의 괴물이 되거나."



이 말을 꼭 기억해, 다음에 만나는 사람은 '괴물'로 만들지 말길 바란다.


끝으로 이건 좀 내 답이 늦은 것 같은데, N군의 사연에 대한 답을 하며 매뉴얼을 마칠까 한다. 캠퍼스 커플로 사귀다가 스킨십과 애정표현 문제로 '생각할 시간'을 갖고 있다는 사연이다.

난 N군의 문제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여자친구가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면 깜짝 놀라 사과부터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여자친구의 확실한 마음을 알고 싶다며 계속 불안해하는 태도도 문제가 된다.

친구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난 내 친구 A가 내게 와서는

"너 하고 싶은 거 같이 하자. 너 먹고 싶은 거 같이 먹자.
그냥 난 뭐든 네가 하는 거 같이 할게.
난 너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부담은 갖지 마."



라고 말하면, 부담감 때문에 그 친구를 집으로 돌려보낼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그간 내가 지겹도록 설명을 했는데 왜 N군은 읽지 않았을까. 고급 레스토랑에선 "앉고 싶은 데 앉으세요."라고 말하기 보다는 일단 자리를 안내해 준다는 얘기도 했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지는 것이 한 레벨 높은 배려라는 이야기도 했다. 맹목적으로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하는 것이 노래가사로는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일 뿐인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이거 내가 "뭐 먹을래? 너 먹고 싶은 거 먹자."라고 말하지 말고, 내가 선택한 메뉴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며 상대 입에 침이 고이도록 만들라는 이야기도 했었는데….

스킨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진도를 좀 나가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너무 빠른 것 같다고 하면, 진도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 한 후 그것에 대한 여자친구의 생각을 들어보고, 최대한 여자친구의 의견을 존중해 주면 된다. 그런데 N군은 여자친구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좀 전엔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미안해."


라며 너무나도 금방 사과를 해 버린다. 그러다가 치명적으로 "사실 나도 아직 네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아직 동생으로 보이는데…."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 적도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 상대가 안심하며 N군을 더욱 믿음직한 남자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 것 같은 불안을 느끼며 N군을 더욱 경계하려 할까? N군 스스로는 그 행동들이 여자친구에게 '좋은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한 행동들이라고 말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여자친구에겐 불안과 불신만 더해주는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제 왜 내가 상대의 뒤만 쫓지 말고 앞에서 상대를 이끌라는 이야기를 했는지 좀 알 것 같지 않은가? 행운을 빈다.



▲ 암울한 사연들을 읽느라 방전되어, 와플로 충전한 뒤 돌아왔습니다. 다시 불꽃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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