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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촉으로 감지한 남자친구의 바람, 맞는 걸까?
진화야, 내 지인 중에 자신의 연애가 끝날 때마다 내게 톡을 보내는 지인이 하나 있어. 그녀는 몇 달 만에 다짜고짜 말을 걸어서는,

"이러이러한 이야기 하면서 헤어지자는 남자, 개** 맞지?"


라고 말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난 그 지인이 누구랑 어떻게 얼마나 만났는지도 모르는데, 저 말 하나 가지고 어떻게 판단해? 저거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해.)'잖아. 그런데 그녀의 친구들은 전부 그 답정너에 리액션 해주는 것 같더라.

"회사 남자동기한테 물어봤더니,
저건 이미 헤어질 생각 하고 한 소리라고 하더라."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잖아. 이쪽에서 '상대에겐 1g의 도움도 안 되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 여자'였다면, 그가 헤어질 생각으로 무슨 소리를 하든 이상할 것 없는 거잖아. 만약 그녀가 그 남자동기의 말만 듣고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네가 말한 건 구실일 뿐이고, 이미 헤어질 생각으로 그랬다는 거 안다.
내 지인들에게 물어봤는데 다들 네가 개**라고 하더라."



라는 이야기를 하면, 상대가 저 말에 대답할 가치도 못 느끼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 더는 한 마디도 섞기 싫어서 차단해버리고 말지, 뭐하러 저런 백태클에 응대해 주고 있겠어. 잠깐만, 이거 내 지인 얘기하다보니까 진화의 이야기까지 다 해버린 것 같네. 마중글은 이쯤만 적고, 출발해 보자.


1. 여자의 촉?


여자의 촉이라는 건, 남자친구가 처음으로 어느 모임에 다녀온 이후로 그 모임에 갈 때마다 갑자기 외모에 신경을 쓸 때, 그 '변화'에서 '이상함'을 감지하는 것 같은 걸 말하는 거야. 평소엔 극장에 가서도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꾸지 않는 남자가 어느 날인가부터 데이트 시 폰을 무음으로 해 두기 시작했을 때, 거기에서 그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감지하는 게 여자의 촉이라고.

진화 네가 말하는 건, '여자의 촉'이 아니라 그냥 '의심'이고 '불신'이야.

ⓐ자기 말로는 연애한 적 있다는데, 아닌 것 같았어요.
ⓑ아니라고는 했는데, 그 여자를 좋아했던 것 같았어요.
ⓒ헤어지고 그에게 연락이 왔는데, 저는 나쁜 목적으로 전화한 줄 알았어요.
ⓓ저는 저와의 문제로 우리가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바람이 나서 떠난 것 같아요.



넌 네가 무언가에 대해 아닌 것 같다는 생각하면, 사실이 어떻든 간에 그냥 아니라고 믿어버리잖아. 난 이런 경우를 '병원진료'와 관련해서 꽤 많이 목격했어. 내가 아는 A라는 아주머니는,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계셔. 정말 그런지 확인시켜드리려고 내가 휴대용 혈압 측정기 빌려다가 재 드린 적 있거든. 결과는 정상이었어. 그랬더니 기계가 정밀하지 못해서 그런 거라며 결과를 안 믿으시더라고.

물론 휴대용 측정기니까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 그래서 병원에 모시고 가서 재드린 적도 있거든. 역시 정상이었어. 그랬더니 그때는 전날 먹은 효소가 몸에 좋은 작용을 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걸 거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또 다음번엔 A아주머니께서 평소처럼 식단을 유지하시던 중에 내가 병원에 모시고 갔거든. 결과는 정상이었지. 의사도 혈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어. 그런데도 A아주머니는 믿지 않으셔. 분명 병원 협압 측정기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하시면서, 의사가 그걸 인정해 버리면 자신의 병원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이 되니까 안 그러는 것일 뿐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 측정을 해도 결과는 '문제없음'인데, 스스로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내리신 후 굳게 믿고 계신 거지.

진화가 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그럴듯하긴 해. 그래서 사연을 읽다 나까지 자연스레 진화의 구남친을 의심하게 되더라. 듣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진화가 사연을 작성했거든. 전체 이야기를 다 풀어낸 게 아니라, "심증1, 심증2, 심증3, 바람나지 않고는 이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식으로 말야.

그런데 그냥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헤어지자고 한 건 남자친구가 아니라 진화 너거든. 네가 홧김에 이별통보를 하자 남자친구는 수긍했어. 진화 넌 이게 '바람 난 남자친구가 헤어지잔 말 기다리고 있다가 잽싸게 수긍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아니야. 이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봐봐.

ⓐ남자친구가 졸업 준비로 논문을 써야 하는 시기라 내일 오후엔 논문 쓴다고 함.
ⓑ다음 날, 오후에 논문을 써야 한다면서 오전 내내 잠만 자는 그를 보며 진화는 화가 남.
ⓒ늦게 일어난 남자친구가 계속 연락을 했지만 진화는 일부러 연락을 받지 않음.
ⓓ남자친구도 화가 나서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냄.
ⓔ그 메시지를 본 진화는 더 화가 나서 헤어지자고 말함. 남자친구는 이별통보에 수긍함.



그동안은 진화가 위에서처럼 대화의 밥상을 엎어도 남자친구가 다 치우고 사과하며 다시 다가왔어. 그런데 이번엔 이별통보를 한 번에 수긍했으니까 그게 바람피웠다는 증거인 거고, 이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가 남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했으니 그것 역시 바람 피웠다는 증거인 거야?


2. 남자친구의 치명적인 단점.


둘의 관계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에는, 진화의 남자친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 그는 상대를 기쁘게 만드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타입이었고, 또 멀리까지 내다보지 않고 순간의 감정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연애경영에 실패하고 말았지.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큰 선물을 하기도 했으며
기념일을 챙겼고, 커플링을 맞췄고,
또 데이트를 할 때 지출하는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난 개인적으로 저걸 '파멸을 부르는 헌신'이라고 불러. 현재 자신의 처지가 자동차 보험료를 못 내서 쩔쩔매는 상황인데, 그런 와중에 기십만 원짜리 선물하고 있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 바보 같은 짓이지.

이 얘기를 한 번 봐봐. 내 친구가 한우 음식점을 열었는데, 매일 내게 육회를 가져다 줘. 그럼 난 완전 감사하지. 육회는 내가 사랑하는 음식 중에 하나니까. 그런데 그 친구는 나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 고기를 나눠주기도 하고, 가게에 찾아오는 친구가 있으면 술을 무료로 주기도 해. 그 친구가 인심은 좋지만 풍족한 상황은 아냐. 대출 받아서 시작한 장사거든.

여하튼 저렇게 다 퍼주다 보니 당연히 매상은 적자를 기록해.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서 겨우겨우 유지해가고 있어. 그러다 그 친구는 나에게도 돈을 좀 빌려달라고 해. 내가 수중에 그만한 돈이 없다고 하자, 그럼 대출을 좀 받아달래. 자신이 책임지고 갚아나갈 테니까 믿고 좀 빌려달라고. 난 당연히 거절하지. 친구랑 돈 거래는 하지 않거든. 그래서 난 얼마쯤을 보태달라고 하면 보태줄 순 있지만, 큰돈을 대출 받아 주는 건 무리라고 대답해. 친구는 내 말에 실망하지. 그간 나에게 매일 육회를 가져다 줬던 것에 대한 배신을 당한 것 같은 마음, 그리고 자신은 날 위해 대출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우정을 가지고 있지만 난 그럴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실망으로, 날 멀리하기 시작해.

진화의 남자친구에게서, 위의 내 친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어. 부탁하지 않아도 먼저 내미는 호의, 그리고 적자를 기록하는 경영이 둘의 닮은 점이지. 진화의 남자친구도 나중엔 진화에게 돈을 빌리려고 했잖아. 진화는

"얼마든지 내가 오빠를 도와줄 순 있는데,
그런 돈까지 내가 빌려줘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돈 빌려달란 얘기를 해오니까 조금 당황스럽다."



라고 대답했고 말야. 그러자 남자친구는 얼른 요청을 철회하고, 잠시 후 "급박해서 내가 무리한 요구를 했었던 것 같다. 돈은 친구에게 빌려서 해결했다.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말했지.

난 이 부분에서 남자친구의 빈정이 팍 상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자신은 빚을 내서라도 둘의 연애를 위해 돈을 쓰는데, 여자친구는 돈 얘기를 꺼내자 "당황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니까, 그의 입장에서는 연애 자체에 대한 회의도 들었을 거야.

돈을 빌려줬어야 한다는 게 아냐. 돈은 안 빌려주는 게 맞아. 그 전에도 진화는 남자친구의 밀린 요금들을 대신 내준 적이 있잖아. 그러다보니 남자친구는 자기 돈을 기분 내며 쓰고, 그 이후에 몰아치는 고지서들을 진화 돈과 합쳐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아. 진화도 돈을 안 쓴 건 아니잖아. 남자친구의 사정이 어렵다는 걸 안 뒤로는 진화가 돈을 더 많이 쓰기도 했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연애 할 때 둘 중 한 사람이 들떠 충동적인 행동들을 하면, 나머지 한 사람은 정신줄을 꽉 움켜쥐고 그걸 제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야. 상대가 없는 가운데서도 30만 원짜리 선물을 했으니 나도 그 가격대의 선물로 되갚을 게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선 간소하게 선물을 주고받자고 말하는 게 맞다고 보거든. 그렇게 둘 중 하나라도 멀리 내다보며 안정적으로 선을 그어 놓아야지, 안 그러면 그 연애는 신용불량자를 향해 달려가는 치킨게임이 되고 말 거야.

위의 문제는 다른 부분에서도 드러나. 봐봐. 남자친구는 졸업반이라 논문을 써야 해. 그런데 연애도 해야 하니, 지겨운데다가 아직 기한도 좀 남아있는 논문은 뒤로 밀어. 그러고는 진화랑 놀지. 놀 땐 좋아. 하지만 기한이 점점 다가오자 그는 초조해져. 일주일 전의 자신은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의 자신에겐 그 '일주일'이 없지. 그러면 그는 그 일주일을 연애 때문에 흘려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어. 그래서 진화에게

"논문을 써야 해서 바쁘다. 당분간 주말에 한 번만 만나자.
평일에 내가 연락을 잘 못 해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 저게, 진화 입장에서는 남자친구가 갑자기 변한 것 같이 여겨져서 "바쁜 와중에도 잠깐이나마 얼굴 보려고 왔던 예전 모습은 어디 간 거냐?"하며 따질 수 있어. 그러면 또 남자친구는 '이 연애 때문에 난 논문도 제대로 준비 못 하고, 또 다급한 내 사정과 달리 여자친구는 애정표현 하라고 날 들볶고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

해야 할 일들을 계속 뒤로 미룬 것, 그리고 절제해야 할 순간에 기분을 내느라 절제하지 못했던 것들이 점점 쌓인 까닭에 결국 이렇게 되었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진화는 어떻게 생각해?


3. 연애를 위한 연애.


그렇다고 이게 다 남자친구의 탓인 건 아니야. 진화가 좀 더 지혜로웠다면 맹목적인 헌신을 하려 달려드는 남친을 진정시켰을 거고, 또 그의 호의에 감사함을 표시하는 동시에 여러 애정표현들로 그의 애정이 식지 않도록 달구었겠지.

잠시 내 연애를 예로 들어 이야기 하자면, 우리는 둘 중 한 사람이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을 때에는 최대한 배려를 하는 편이야. 만약 내가 진화의 남자친구처럼 졸업논문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면, 공쥬님(여자친구)은 만나서 내 어깨와 머리를 주물러 줬겠지. 어려운 부분이 뭔지, 도와줄 건 없는지를 묻기도 하고, 논문 준비하며 먹으라고 간식거리도 챙겨줬을 거야. 그 논문은 내 학위를 위해서 쓰는 거겠지만, 내가 학위를 받는 건 '우리'에게 좋은 일이니까.

그런데 진화의 연애를 보면, 남자친구가 논문준비를 하느라 피곤한 건 '남자친구 사정'이 되어버려. '우리'가 아니라 '너'야. 그래서 진화는 바쁜 남자친구가 짬을 내어 만나러 오면 괜히 심술을 부리기도 하고, 논문에게 1순위를 빼앗긴 것 같아 남자친구에게 보복을 하기도 하지. 논문 쓴다며 연락이 없는 남자친구에게 화가 나, 이후 남자친구가 연락을 했을 때 응답하지 않는 식으로 말야.

하나 더. 나는 만약 공쥬님의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같이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할 것 같거든. 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를 물어보며 상황을 파악하고, 또 중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을 함께 고민할 것 같아. 그 문제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공쥬님의 감정을 돌보고, 또 이런 상황에서 공쥬님이 온전히 내게 기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는 건 당연한 거고 말야. 그리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공쥬님의 감정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을 것 같아. 감정이 요동칠 때 보일 수 있는 모습들이, 공쥬님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으려고 말이야.

그런데 진화의 연애에선, 이게 "남자친구가 가족 핑계를 대면서 연애에 소홀한 태도를 보인다."라는 아주 단순한 일이 되어버려. 게다가 헤어진 후에도 진화는

"가족일은 핑계고, 사실은 여자가 생긴 거 아니냐.
내가 마음 정리할 수 있게 솔직하게 얘기해 줘라."



따위의 얘기만 해. 이쯤 되면 남자가 헤어지길 잘 했다고 생각하며 진화를 차단해 버리는 게, 이상할 것 없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진화는 어떻게 생각해?

진화의 연애는 '사귀고 있다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진 연애야. '우리'를 위한 연애가 아니라, '연애'를 위한 연애지. 이런 연애는, 둘 중 한 사람이 철이 들었을 때 연애가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1순위 대상이 되고 말아. 위안이라고는 1g도 되지 않는, 의무만 가득한 관계니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 진화 네가 졸업논문 준비하느라 씻지도 못하고 잠들 정도로 고생하고 있는데,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진화 네가 늦잠 잤다고 하루 종일 연락 안 받는 것으로 복수하면, 너에게 힘이 되긴커녕 널 불편하게만 만드는 그의 태도 때문에 헤어지고 싶지 않겠어?


끝으로 하나 더. 연인에겐 감사해야 하는 거야. 너와 같은 한 명의 사람이, 너를 위해서 자신의 관심과 애정과 돈과 시간을 베풀고 있는 거니까. 그게 남자친구라고 해서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이고, 또 거기서 더 나아가 '날 즐겁게 할 계획'까지 매번 짜와야 하는 게 아니야. 호의에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은 결국 언젠가 태도에서 드러나게 되고, 상대는 그걸 확인하는 순간 모든 호의를 거두고 말 거야. 난 이걸 진화가 이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서로의 사인이 맞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남자친구는 진화도 자신처럼 모든 걸 다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감당하지도 못할 호의까지 베풀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진화는 그에게 실망을 안겨줬지. 앞서 말했듯 이게 진화 잘못은 아냐. 남자친구와 똑같이 행동했자면, 둘은 지금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을 테니까. 그리고 진화 역시, 남자친구가 진화처럼 사소한 감정까지 모두 표현할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남자친구는 혼자 감당하며 삭히는 타입이었고, 진화는 그걸 눈치 채지 못한 채 그가 괜찮은 상태인 줄 알았던 거지. 그러다 언제나처럼 투정을 부렸는데, 남자친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투정을 받아주지 않았던 날 둘은 이별하게 된 거고. 진화는 그간 그 어떤 신호도 남자친구에게서 발견하지 못했기에, 아빠 같고, 오빠 같고, 선생님 같고, 친구 같았던 남자친구가 하루아침에 없어지자, 대체 그 원인이 뭔지 1년이 지나도록 찾고 있는 거고 말야.

상처를 계속 후벼 파면 아프기만 할 뿐 낫질 않아. 우리가 무슨 범죄자 잡으려고 과학수사 하는 것도 아닌데, 상대의 1년 전 SNS기록 확인하며

"아 잠깐, 이때는 우리가 17시에 통화했는데 남자친구는 나갈 준비 중이라고 했어.
친구들과 18시에 만난다고 했지. 그런데 실제로 친구들을 만난 건 19시 23분이야.
1시간 23분. 충분히 잠깐 누군가를 만났다가 헤어질 수 있는 시간이야.
내 폰 기록을 볼까. 17시 5분 이후에 그가 답한 카톡들, 전부 5~10분씩 답이 늦어!
이건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증거야!
17시에 집에 있었던 건 맞는 걸까? 그것도 확실하게 알 수 없어.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어.
만약 17시에 그가 밖에 있으면서 집에 있는 척을 한 거라면? 와아, 나 지금 소름 돋았어."



따위의 추리를 하고 있을 필요 없는 거잖아. 진화 넌, 그런 추리를 하며 그에게 '헤어진 진짜 이유'를 말해달라고 몇 번이나 말하다가 차단까지 당했고 말이야. 이런 와중에 또 

"바람난 게 아닌 거라면,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왜 차단을 할까요?
여자가 생겨서 제 연락이 부담스럽고 싫으니 차단한 것 아닐까요?
제 주위 사람들은 제 얘기를 듣고 백프로 바람난 거라고 말하는데,
결론이 뭐든 다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정말 바람이었을까?'를 놓지 못하겠어요."



라며 이제 막 아물려는 상처의 딱지 뜯어내고 있으면, 방법이 없어. 이 글을 빨간약이라 생각하며 마음에 발라두고, 이 시간 이후로는 맛있는 와플 먹으면서 즐겁게 또 살아보자. 우리 동네 원래 화요일에만 와플 장사가 왔는데, 이제는 월요일에도 와. 아 좋으다!



"따가운 말로 직언해 주세요. 적나라하게 말해주세요. 욕해주세요." 마조히스트세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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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별2014.02.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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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백개쯤 하고 그중 두세개가 맞으면 이것봐~ 내가 또 맞았지? 내 촉이 이렇게 좋단 말야~ 하는 사람...연애가 아니라도 꼭 있죠. 지금 우리 사무실에도.... 아... 월요일은 왜이렇게 길까요?

청향2014.02.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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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의 추천!!

저도 이글 저글 읽을때마다 가슴을 후벼파는듯이..
저의 모습이 여기저기 다 보이는거 같고 그러네요. ㅎㅎ

아 자꾸 딱지를 떼면 안되는데 큰일이에요
알면서도 자꾸 글을 읽고 긁어대는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ㄷㄷ2014.02.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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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이라는 게 맞을 때도 있는데 자신의 확신없음을 남에게 투사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람이나 어장관리... 암튼 섣불리 남을 의심하는건 좋지 않아요.

2014.02.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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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소영2014.02.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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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눈치가 없는 편이라...ㅠㅠ
제가 의심을 하면 거의 다 맞고요
그리고 거짓말하면 잘 들키구요 ; ㅁ ;


무한님과 공쥬님처럼 저렇게 서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관계
축복받은 관계같아요. 존경해요
내 힘든일을 자기의 일처럼 걱정해주는 사람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죠


토요일에 신도림으로 결혼식다녀왔는데요
저도 빨리 결혼하고 싶더라구요ㅋㅋㅋ♥

ㅇㅇ2014.02.2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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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촉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고... 그냥 사람 성격을 잘 맞춰요.. 다들 그런건 좀 있을거 같은데 첨에 별로였던 애들은 그냥 끝까지 잘 안맞아요. 아닐거야 내 생각이 틀렸을거야 뭐 이런생각해도 첨에 느낌이 이상하면 사이가 결국 나빠지더라구요. 그냥 보지 않고 오는 묘한 예감은 별로 없는 편인데ㅠ 암튼 이런일을 계속 겪고 나니 이제는 알아서 느낌이 오면 적당히 거리 유지하며 지냅니다.

마이웨이2014.02.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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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맞을거야란 촉이라기 보단 쟤랑은 맞추기 싫다는 의지에 가깝겠네요. 다들 그렇게 거리유지하며 사는거니 뭐

피스2014.02.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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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촉이라기보다....ㅇㅇ님이 별로라고 느끼는 게 상대방에게도 느껴져서 그런 거 아닐까싶어요

답정너2014.02.2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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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들께서 이미 말해놨지만 ㅇㅇ님이 남과의 거리를 정해놓고 시작하니까 결국 그렇게 되는것 같은데요? ㅋㅋ 그리고 정말 상대방이 싹수가 괴상하신 분이라 친해지기 어려웠다면 그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거구요... 자기 자신만 남의 성격을 잘 파악한다는 생각, 정말 큰 착각중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블리2014.02.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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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서로 생각이 다른건데 ...
굳이 꼭 찝어서 지적할 필요있나용ㅎ
댓글의 댓글 지양한다고 하셨어요
무한님이ㅎㅎ

2014.02.2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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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 댓글님의 생각에 일정부분 동의해요ㅠㅠ
제 주위에도 그런 분이 있는데, 가끔 어떤 이유에서든지 성격이 자기와 안맞을 것 같은 사람들은 감이 온다면서 일부러 거리를 둔다 하시더라구요. 억지로 안맞는 사람들과 엮여서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왜 이런 사람들한테는 이런 느낌이 올까 한 번 생각해보시는건 어떨까요^.^
(무한님이 대댓글 지양한다고 하셨지만 저도 비슷한 경우를 몇 번 보면서 생각이 바뀐 경우라 달아보아요)

피스2014.02.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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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거짓말같이 저한테 필요했던 조언들이......ㅠㅠ 항상 고마워용 무한님!

하얀사랑2014.02.25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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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표현 방법이 달랐던 거네요... 좀 안타깝다. 서로가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나갔더라면 좀 더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나갔을 텐데..아무튼. 지나간 인연은 잊으시고 다음의 인연을 위해 좀 더 성숙하자구요!

용용2014.02.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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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4년전 이별을 하고 한참 괴로워 하던 중에, 책이라곤 한글자도 안읽어봤을것만 같던 룸메이트 형에게서 책을 선물받고 애독자가 된 사람입니다. 오랫만에 주말이 널널해서 노멀로그 역주행을 쭉 해봤는데 참 재밌네요. 단순한 '연인에게 해서는 안될 말'같은 매뉴얼부터, 간디,가재이야기, 그리고 이젠 사람과 인간관계의 전체를 아우르는 고단백 매뉴얼까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작 글을 쓴 본인은 오늘도 저같은 우민들(응?)을 위해 매뉴얼을 작성하시느라 지금껏 블로그가 변화해 온 모습을 느긋하게 돌아볼 기회가 없으실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어쨋든 결론은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ㅡ^

비너스2014.02.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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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아니라 '우리'! 진짜 맞는 말입니다. 연애하고 싶어지네요 /ㅅ/

돌사탕2014.02.2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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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땐 우리인데..나쁠땐.."너"ㅜㅜ 아무리 화가나도 너라는말 쓰지말자고 했더니.."니"라고 하더군요..ㅜㅜ우리는 좋을때만 우리 였던 기억 뿐이네요..확실히..싸울때 존칭 쓰며 싸우는 분들 보면 정말 작은거라도 서로 지켜가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2014.02.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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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와플 어디 가면 먹을 수 있죠? 저도 고양시민이다 파주시민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뭐가 어딨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ㅋ 운이 안 좋게 연속으로 몇 명의 거짓말남들을 만난지라, 저도 의심병이 있는 편인데...ㅠㅠ 잘 읽었어요!
또 연애를 할 때는 나, 너가 아니라 우리가 된다는 거... 제대로 연애를 해본 적 없는 저에게는 참 로맨틱하고 멋지지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내가 힘들 때 상대가 일으켜 세워 주면 좋겠지만, 같이 힘들면 파멸할 것만 같아요. 책임감이 늘어난다는 것도 그렇구요. 이대로 연애를 안 하는 게 제 성질에 더 맞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2014.02.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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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행동을 관찰하고
남의 행동 하나하나에 다 의미를 부여해서 이것저것 맞추어보는.
그런건 그냥 의심일 뿐이고,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하는걸 봤는데 미심쩍은 느낌이 딱!
평소에 하던 행동인데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싸~하게 지나가는 것.
이게 촉 아닐까요?

뭔가 다른사람 행동에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하면
상대방이 그 생각을 알아채기 전에
자신이 뭔가 의미부여를 하고있는 것으로 충분히 괴롭던데....

의심은 어지간해선 하지 않는게 좋은 것 같아요!

방방2014.02.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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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긴가..

새우튀김2014.02.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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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 아니라 니 잘못으로 헤어졌다고 스스로 위로하시는 거네용ㅋㅋ
정말 필사적입니다

돌사탕2014.02.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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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너때문이야..정말 미치죠..내가 이러이러했던 부분은 미안했어..라고 말하고 이러이러한 부분은 너도 잘못한거 아니니??라고 하는순간 니가 그래서 내가 그랬던거다..ㅎㅎ;당해보면 앎니다..죽을맛은 어떤맛??(응??)천성은 바뀌는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에 들이 댓다가..개꼴 면치 못했음..맘은 한없이 안타깝지만..ㅜㅜ

주부구단2014.02.2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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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잘 읽었습니다.

으~ 진화양 그러지 마세요..

그냥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그렇게 믿으면 되지.. 그걸 또 굳이

헤어진 마당에 확인사살 하겠다고...

그래서 만약 사실이면.. 뭐.. 마음이 편하신가?

암튼 멘탈 단디 잡으시고..

곧.. 벚꽃피는 봄이 옵니다...

혼자 벚꽃보고 싶지 않으면 다음사랑을 찾아서 출발~!

무룽2014.03.0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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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3번 와닿습니다. 저의 모습이 보이네요ㅜㅜ 예전에는 전남친이 정신줄을 꽉붙잡고 절 말려줬었죠. 그때는 그게 옳은 걸 알면서도 서운했는데... 지금연애에서는 제가 정신줄을 꽉붙잡고 있어야 할거같아요. 조금 자신이 없지만 잘 해내고 싶습니다. 용기주시길!

2014.03.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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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연애가 더 걱정이네

덩크슛2014.03.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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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정말정말 오랜만에 들어왔네요 무한님의노멀로그...ㅠㅠ아 ㅠㅠ 제가요번에취업을해서 참으로바쁜나날들을 보냈는데요ㅜ 무한님.... 2009년스무살때 들어오기시작해 지금까지 참으로 힐링그자체입니다요ㅜㅜ 이제 틈틈히 들어와서 의리지켜야지ㅜ 사연님 힘내세요 ! 글구 추리한장면..혼자빵터졌네요 ..ㅋㅋㅋ 예전처럼 매일발도장찍을게요..! 대한민국모든남녀화이팅!!

여왕개미의 내연남 꿀벌A군2015.01.0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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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욕해달라, 쓴소리해달라 한 친구에게 너 마조냐? 하고 말한적 있어요.
결론만 적자면 그날 그친구랑 대판 싸울뻔했는데ㅋㅋ
어떻게 보면 그것도 답정너의 한 종류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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