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다가갈 방법이 없어 보이는 심남이 때문에 탈모 증상을 격는 여성대원들의 사연만큼이나, 이건 내게 관심이 있어서 잘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친구라고 생각해서 잘 해주는 것 같기도 한 '같기도 심남이'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대원들이 많다.
물론, '같기도 심남이' 때문에 고민 중인 대원들 중에는 혼자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 수영장에서 강사가 발차기를 알려주며 배를 잡아 줬는데, 다른 수강생들을 팔만 잡아준 것과 달리 자신은 자신의 배까지 잡아 줬으니 이건 필시 관심이 있는 것이라는 '배잡이 이론'을 펴 나가는 대원. 강사가 다리를 잡아줬으면 아주 큰일 날 뻔 했다.
그러나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함께 여행가자는 이야기를 꺼내거나, 만나는 날엔 연인들이나 갈법한 근사한 식당을 찾는 그 남자. 오버하지 않고 냉정하게 생각하려 해도 분명 이건 마음이 없으면 이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블링블링한 금요일, 바로 그런 대원들을 위해 그 남자의 친절한 행동에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자.
분명 심증은 가는데,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힘든가? 그렇다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다시 돌아온다. 당신에게 마음이 있는 게 맞다면 지금 당신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다가온단 얘기다. 상대의 진심을 알고 싶다고 괜한 질문을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그런 질문들은 상대의 증폭되고 있는 관심과 감정을 가두는 것에 불과하다.
나비가 날거든, 날도록 두라는 얘기다. 당신을 찾아 온 것이 맞다면 당신이 애써 부르지 않아도 당신에게 내려 앉을 것이다. 거기에 온 신경을 집중해 팔랑거리는 나비를 쫓느라 정신 못 차리다가는 스스로만 고달픈 법이다.
이제 막 당신이 살고 있는 궁전 앞에 그가 나타났다고 맨발로 뛰어 나가지 말자. 그저 당신은 당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보여주면 되는 거다. 그럼 당신이 부르지 않아도 그는 궁전을 둘러 싼 가시덤불을 뚫고, 무서운 괴물들을 무찌르고, 계단을 올라 당신이 살고 있는 궁전의 꼭대기 까지 올라갈 것이다. 피치공주(슈퍼마리오에서 쿠파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해야 할 목적이 있기에 마리오는 버섯도 먹고 별도 먹어가며 달리는 것이다. 당신은 구하러 가야 할 공주인가, 아니면 알아서 맨발로 뛰어 나오는 공주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자.
한 발짝 뒤로 물러서라는 얘기를 했다고 또 아예 연락을 끊거나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는 대원들이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 몇 자 더 적는다. 로그아웃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은 그저 '다른 용무 중'표시만 해 놓으면 된다는 얘기다. 친절함은 당신의 '다른 용무 중'을 뚫지 못하지만, 관심은 당신의 '다른 용무 중'을 뚫고 말을 걸어 올 것이다.
친절함으로 다가와서는 "꼭 사귄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있다면 연인처럼 지낼 수 있는 거 아냐?"라고 묻는 남자들이 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꼭 "우리 이제부터 연인."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사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며 계속 예쁜 사랑할 수 있다면 굳이 연애의 시작이라는 선을 그어 놓고 출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재 중 시험범위가 아닌 부분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출근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월급 주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에 개근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얼마 전 '안철수 공부법'이 인기검색어에 떠 있길래 들여다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선 안철수 교수의 공부법을 '스스로 궁지에 몰아넣는 공부법'이라며 소개하고 있었다. 거기에 나온 안철수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연애를 시작하며 서로가 '연인'임을 약속 하는 것은 '책임감'과 큰 관련이 있다. 도파민이나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얘기는 접어 두더라도, 익숙해져감에 따라 기쁨과 즐거움이 풍화작용을 겪고, 갈등과 다툼이 서서히 싹튼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물론, '연인'이란 약속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고 탈퇴하는 것처럼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약속마저 없이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자칫 '눈팅'으로 원하는 것은 다 얻고 다시 찾지 않는 일이 될 위험이 있단 얘기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랜덤채팅'식으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어플과 관련된 사연이 많이 오고 있다. 그 어플로 알게 된 사람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서로 연락을 하고, 그러다 헌신적으로 자신을 위해주는 상대와 사귄 대원들의 얘기다. 그 중 거리가 멀어 서로 볼 수 없으니 캠으로 벗은 몸을 보여 달라거나 하는 상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부모님이 목격하면 호적에서 파낼 그 짓을 왜 하고 있는가. 당신에게 여보, 자기, 뽀뽀 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아침 점심 저녁으로 전화하고 카카오톡에 하트를 찍어 보내는 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저 사랑이고 고프고 외로워서 다가오는 누군가와 덜컥, 사귀는 일은 하지 않길 권한다. 상대가 괜찮은 사람인가 아닌가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매뉴얼을 통해 지겹도록 얘기하지 않았는가. 당신이 존경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살피라고 말이다.
어느 이성이 당신에게 친절함을 베풀었다고 해서, 그 일을 가지고 친구와 전화통화 하며 내일 모레 결혼할 사람처럼 흥분하지 말길 바란다. 그대의 친구는 "어머, 확실하네. 너한테 관심 있네."라며 당신에게 무이자로 '상상연애'를 대출해 줄 테지만, 그렇게 혼자 김칫국만 마시다간 곧 다시 그 '상상연애'를 친구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연락하고 싶은 여자'는 '내가 보인 친절함에 감사하며 미소지을 줄 아는 여자.'지, 절대 '내가 보인 친절함에 삼보일배 하는 여자.'가 아니다.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지 말고, 상대의 친절함을 "쌩유."정도로 넘기자. 그럼 또 그 "쌩유."가 듣고 싶어서 당신에게 다가가게 된다. 친절함을 보였더니, "나한테 왜 잘해줘? 날 어떻게 생각해?"라며 멱살을 잡는 여자는 그냥 '무섭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이것은 훗날 연애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공들인 탑은 무너질까봐 전전긍긍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공들이지 않은 탑은 무너지든 말든 별 관심을 두지 않게 되는 것 아닌가. 난 그대가 상대의 친절한 몇 가지 행동에 의해 밤을 새워 탑을 쌓지 않았으면 좋겠다. 밥 몇 번 같이 먹었더니, 며칠 후 거대한 탑을 들고 오는, 그런 여자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한때 모 광고에서 유행했던 '난 소중하니까.'라는 카피를 마음 속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자. 그리고 그대에게 '친절함'으로 다가오는 상대가 있다면, 그 카피를 속으로 읽으며 자신이 그러한 친절을 받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하자. 무작정 '공주'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그 친절함에 오버하지 말고 상대에겐 감사함을 표시하면 된단 얘기다. 칭찬이 고래를 댄스의 세계로 이끈 것처럼, 당신의 감사함이 상대로 하여금 당신의 궁전 안으로 들어오도록 만들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상대의 친절 때문에 자다가 이불에 하이킥을 날리는 짓은 그만 두자. 상대의 모든 행위를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로 확대해석 하는 짓도 하지 말자. 패스트푸드점을 나설 때,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는 인사를 듣곤, '뭐야, 나더러 또 오라는 건, 내가 보고 싶다는 얘긴가? 나 좋아하나?'라고 생각하는 대원은 없지 않은가. 친절함엔 친절함으로 답해주면 그만인 것이다.
그나저나 남자의 친절함을 오해하는 그대보다, "남자가 친절하게 굴기도 하나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모태솔로부대원들 때문에 걱정이다. 주말에 풀 쉬고 나선, 다음 주부터 모태솔로부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제 더 이상 수영강사가 배를 만졌다고 해서 '배잡이 이론'을 펴는 대원들이 없길 바라며,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눈물 날 정도로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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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같기도 심남이' 때문에 고민 중인 대원들 중에는 혼자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 수영장에서 강사가 발차기를 알려주며 배를 잡아 줬는데, 다른 수강생들을 팔만 잡아준 것과 달리 자신은 자신의 배까지 잡아 줬으니 이건 필시 관심이 있는 것이라는 '배잡이 이론'을 펴 나가는 대원. 강사가 다리를 잡아줬으면 아주 큰일 날 뻔 했다.
그러나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함께 여행가자는 이야기를 꺼내거나, 만나는 날엔 연인들이나 갈법한 근사한 식당을 찾는 그 남자. 오버하지 않고 냉정하게 생각하려 해도 분명 이건 마음이 없으면 이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블링블링한 금요일, 바로 그런 대원들을 위해 그 남자의 친절한 행동에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자.
1. 헷갈릴 때에는 한 발짝 뒤로
분명 심증은 가는데,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힘든가? 그렇다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다시 돌아온다. 당신에게 마음이 있는 게 맞다면 지금 당신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다가온단 얘기다. 상대의 진심을 알고 싶다고 괜한 질문을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그런 질문들은 상대의 증폭되고 있는 관심과 감정을 가두는 것에 불과하다.
나비가 날거든, 날도록 두라는 얘기다. 당신을 찾아 온 것이 맞다면 당신이 애써 부르지 않아도 당신에게 내려 앉을 것이다. 거기에 온 신경을 집중해 팔랑거리는 나비를 쫓느라 정신 못 차리다가는 스스로만 고달픈 법이다.
이제 막 당신이 살고 있는 궁전 앞에 그가 나타났다고 맨발로 뛰어 나가지 말자. 그저 당신은 당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보여주면 되는 거다. 그럼 당신이 부르지 않아도 그는 궁전을 둘러 싼 가시덤불을 뚫고, 무서운 괴물들을 무찌르고, 계단을 올라 당신이 살고 있는 궁전의 꼭대기 까지 올라갈 것이다. 피치공주(슈퍼마리오에서 쿠파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해야 할 목적이 있기에 마리오는 버섯도 먹고 별도 먹어가며 달리는 것이다. 당신은 구하러 가야 할 공주인가, 아니면 알아서 맨발로 뛰어 나오는 공주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자.
한 발짝 뒤로 물러서라는 얘기를 했다고 또 아예 연락을 끊거나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는 대원들이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 몇 자 더 적는다. 로그아웃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은 그저 '다른 용무 중'표시만 해 놓으면 된다는 얘기다. 친절함은 당신의 '다른 용무 중'을 뚫지 못하지만, 관심은 당신의 '다른 용무 중'을 뚫고 말을 걸어 올 것이다.
2. 마음이 있다고 해도 주의해야 할 경우
친절함으로 다가와서는 "꼭 사귄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있다면 연인처럼 지낼 수 있는 거 아냐?"라고 묻는 남자들이 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꼭 "우리 이제부터 연인."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사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며 계속 예쁜 사랑할 수 있다면 굳이 연애의 시작이라는 선을 그어 놓고 출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재 중 시험범위가 아닌 부분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출근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월급 주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에 개근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얼마 전 '안철수 공부법'이 인기검색어에 떠 있길래 들여다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선 안철수 교수의 공부법을 '스스로 궁지에 몰아넣는 공부법'이라며 소개하고 있었다. 거기에 나온 안철수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제가 쓰는 수법이 어떤 것들이 있느냐면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려면 최첨단 기술이...
매달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그걸 익혀야 되거든요.
그럼 공부할 시간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썼던 방법이 잡지사에 전화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 '이런 기술이 새롭게 개발이 된 게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글을 쓰겠다'고 해요.
그러면 잡지사에서는 지금까지 그런 글을 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좋다고 하면서 원고마감까지 주죠.
그런데 문제는 제가 거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예요.
그런데 마감을 받았으니까...
저는 책임감은 굉장히 강한 사람이거든요."
- 안철수 교수,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인터뷰 중에서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려면 최첨단 기술이...
매달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그걸 익혀야 되거든요.
그럼 공부할 시간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썼던 방법이 잡지사에 전화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 '이런 기술이 새롭게 개발이 된 게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글을 쓰겠다'고 해요.
그러면 잡지사에서는 지금까지 그런 글을 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좋다고 하면서 원고마감까지 주죠.
그런데 문제는 제가 거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예요.
그런데 마감을 받았으니까...
저는 책임감은 굉장히 강한 사람이거든요."
- 안철수 교수,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인터뷰 중에서
연애를 시작하며 서로가 '연인'임을 약속 하는 것은 '책임감'과 큰 관련이 있다. 도파민이나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얘기는 접어 두더라도, 익숙해져감에 따라 기쁨과 즐거움이 풍화작용을 겪고, 갈등과 다툼이 서서히 싹튼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물론, '연인'이란 약속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고 탈퇴하는 것처럼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약속마저 없이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자칫 '눈팅'으로 원하는 것은 다 얻고 다시 찾지 않는 일이 될 위험이 있단 얘기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랜덤채팅'식으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어플과 관련된 사연이 많이 오고 있다. 그 어플로 알게 된 사람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서로 연락을 하고, 그러다 헌신적으로 자신을 위해주는 상대와 사귄 대원들의 얘기다. 그 중 거리가 멀어 서로 볼 수 없으니 캠으로 벗은 몸을 보여 달라거나 하는 상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부모님이 목격하면 호적에서 파낼 그 짓을 왜 하고 있는가. 당신에게 여보, 자기, 뽀뽀 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아침 점심 저녁으로 전화하고 카카오톡에 하트를 찍어 보내는 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저 사랑이고 고프고 외로워서 다가오는 누군가와 덜컥, 사귀는 일은 하지 않길 권한다. 상대가 괜찮은 사람인가 아닌가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매뉴얼을 통해 지겹도록 얘기하지 않았는가. 당신이 존경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살피라고 말이다.
3. 이성의 친절함에 익숙해지자
어느 이성이 당신에게 친절함을 베풀었다고 해서, 그 일을 가지고 친구와 전화통화 하며 내일 모레 결혼할 사람처럼 흥분하지 말길 바란다. 그대의 친구는 "어머, 확실하네. 너한테 관심 있네."라며 당신에게 무이자로 '상상연애'를 대출해 줄 테지만, 그렇게 혼자 김칫국만 마시다간 곧 다시 그 '상상연애'를 친구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연락하고 싶은 여자'는 '내가 보인 친절함에 감사하며 미소지을 줄 아는 여자.'지, 절대 '내가 보인 친절함에 삼보일배 하는 여자.'가 아니다.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지 말고, 상대의 친절함을 "쌩유."정도로 넘기자. 그럼 또 그 "쌩유."가 듣고 싶어서 당신에게 다가가게 된다. 친절함을 보였더니, "나한테 왜 잘해줘? 날 어떻게 생각해?"라며 멱살을 잡는 여자는 그냥 '무섭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이것은 훗날 연애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공들인 탑은 무너질까봐 전전긍긍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공들이지 않은 탑은 무너지든 말든 별 관심을 두지 않게 되는 것 아닌가. 난 그대가 상대의 친절한 몇 가지 행동에 의해 밤을 새워 탑을 쌓지 않았으면 좋겠다. 밥 몇 번 같이 먹었더니, 며칠 후 거대한 탑을 들고 오는, 그런 여자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한때 모 광고에서 유행했던 '난 소중하니까.'라는 카피를 마음 속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자. 그리고 그대에게 '친절함'으로 다가오는 상대가 있다면, 그 카피를 속으로 읽으며 자신이 그러한 친절을 받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하자. 무작정 '공주'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그 친절함에 오버하지 말고 상대에겐 감사함을 표시하면 된단 얘기다. 칭찬이 고래를 댄스의 세계로 이끈 것처럼, 당신의 감사함이 상대로 하여금 당신의 궁전 안으로 들어오도록 만들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상대의 친절 때문에 자다가 이불에 하이킥을 날리는 짓은 그만 두자. 상대의 모든 행위를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로 확대해석 하는 짓도 하지 말자. 패스트푸드점을 나설 때,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는 인사를 듣곤, '뭐야, 나더러 또 오라는 건, 내가 보고 싶다는 얘긴가? 나 좋아하나?'라고 생각하는 대원은 없지 않은가. 친절함엔 친절함으로 답해주면 그만인 것이다.
그나저나 남자의 친절함을 오해하는 그대보다, "남자가 친절하게 굴기도 하나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모태솔로부대원들 때문에 걱정이다. 주말에 풀 쉬고 나선, 다음 주부터 모태솔로부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제 더 이상 수영강사가 배를 만졌다고 해서 '배잡이 이론'을 펴는 대원들이 없길 바라며,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눈물 날 정도로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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