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비호감을 부르는 남자의 성급한 행동들
지인 중 당구를 제일 잘 치는 J군은 언젠가,
라고, 미야모토 무사시가 사사키 코지로의 대결에서 "사사키! 그대는 이미 졌다."고 선언할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요금이 10분에 700원인(보통 당구장은 10분에 1500원을 받는다.) 한큐 당구장에서 말했다.
히끼(당겨치기), 오시(밀어치기), 맛세이(찍어치기)를 익혀야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게임이 끝난 후 승자는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고, 패자는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한다.), 그런 기술을 익히는 것은 나중이고 '바른 자세'로 공을 치는 것이 첫 번째라는 거였다.
이 오묘한 깨달음 덕분에, 난 드디어 내가 친 공으로 다른 공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항상 내가 친 공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곳으로 굴러 가곤 했다. 그런 까닭에 난 내 오른팔에 정형외과적인 문제(응?)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오른팔은 정상이었던 것이다.
고백이 거절당한 까닭에 이대로 잠수를 탈 예정이라거나, 상대가 끝가지 가드를 내리지 않아 '판정패' 당했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대원들, 그리고 끊임없이 나에게 '연애로 발전할 가능성'만 묻고 있는 대원들을 위해 오늘 매뉴얼을 준비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틀어지고 마는 그대의 팔꿈치, 오늘 제대로 바로잡아 보자.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읽다 보면, HKS라는 종교 단체의 '기부금 모금 전략'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그 전략은 설득에 효과적인 '상호성의 법칙'에 대한 예로 등장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지나가는 아무 사람에게나 꽃 한 송이를 건네며 호의를 표시하면, '호의에 대한 빚을 진 상태'가 된 상대는 결국 '기부금'을 내 그 빚을 갚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멋진 전략이지만, 이번 매뉴얼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다음 이야기'다.
'가능한 그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라는 부분이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는 부분을 읽으며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대의 호의를 경계하고, 그대의 연락을 피하는 바로 '그녀'말이다.
'마음이 있어서 그냥 호의를 베푼 것뿐인데 왜 가드를 올리는지 모르겠다.'고 많은 대원들이 물었는데, 며칠 전 알게 된 남자가 갑자기 일촌신청, 팔로우, 엄청난 문자전송 등을 앞세워 달려오면 내가 여자라도 일단 가드를 올릴 것 같다. 그리고 날 팔로우 한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가 같이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 스테이크는커녕 겁부터 먹을 것 같고 말이다. '지켜주고 싶으니 전화번호 알려 달라(응?)는 남자'나 '새벽에 드라이브 가자고 문자하는 남자'등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한다.
내가 막 '홈페이지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때로 기억하는데, 당시 난 '눈 내리는 효과'를 홈페이지에 집어넣으려다가 잘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분명 다 맞게 적용한 것 같은데 아무리 새로고침을 해도 홈페이지에 눈은 내리지 않았고, 난 결국 '홈페이지 제작' 일을 하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소스를 메일로 보냈으니 그 소스를 확인해 보면 원인이 나올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지인은 극구 '원격지원'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뭐, 그 지인의 말대로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으니 난 어쩔 수 없이 '원격지원'을 수락했다.
원격지원으로 내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한 지인은 1분도 되지 않아 문제를 발견했고, 금방 그 부분을 수정해 내 홈페이지에 눈이 내리게 해 주었다. 여기까진 참 고마웠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도 지인은 계속해서 내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다.
배경화면을 사진으로 해 놓으면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니 '없음'으로 하라며 내가 설정해 놓은 배경화면을 지워 버렸고, 바탕화면에 있는 폴더들을 열어 '자신의 방식'대로 정리를 했다. 나중에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 지인은 '컴퓨터를 더 빠르게 해 주겠다.'는 얘기만 해대며 '내 컴퓨터'를 '지 컴퓨터'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생각해서 벌인 일이겠지만, 그건 내가 '원치 않는 친절'이었고, '불편한 도움'이었다.
그 '원격지원'사건이 있기 전까지 그 지인은 내게 '고마운 존재'였다. 그가 내게 보여 준 호의에 나도 호의로 보답하려 노력했고, 그 지인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원격지원'에서 보여준 '원치 않는 친절'때문에 그는 내게 '불편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사생활을 아무렇게나 들추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존재로 말이다.
내게 메일을 보내는 남성대원들의 사연들을 읽다보면, 곧 '불편한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몇몇 대원들이 보인다. 상대의 태도나 옷차림을 지적하며 '학생주임'처럼 굴거나, 귀가를 재촉하거나 만나는 사람들을 통제하며 '엄한 부모님'이 되려 하는 대원들 말이다. '징징거림'이나 '뾰로통한 말투'를 사용해 가며 상대를 '내가 바라는 상대'로 만들려는 대원들은 지금 즉시 멈추길 간곡히 권한다.
호감이 가는 사람이 생겼다고 했다가, 상대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으니 마음을 접겠다고 했다가, 그래도 용기를 내서 가까워져 보겠다고 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며 포기하겠다고 했다가, 열심히 자신을 가꿔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다가, 팔자에 연애가 없는 것 같다며 잠수 탄다고 했다가, 이렇게 떼었다 붙였다를 계속 하면 그대도 알고 있듯이 '접착불가'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아침에 웃으며 인사 한 남자가, 점심엔 쫓기는 사람처럼 다급해 하고, 저녁엔 심통이 난 것처럼 굴다가, 밤엔 비아냥이 섞인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엔 다시 웃으며 인사한다.
그대는 그저 그대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감정을 표현했을 뿐이니 이상할 것 없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상대에겐 그 모습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보이지 않을까?
용기를 내겠다는 메일을 보낸 대원이, 다음 날 자신이 미쳤었던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고, 그 다음 날엔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어서 거절한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며, 또 그 후엔 자신이 오해해 상황을 망친 것 같다는 사연을 보낸 적 있다.
라며 쿨 한 척 했던 그 대원은, 며칠 뒤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며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경험치를 열심히 모아서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마음을 붙였다 떼었다 하다간 그냥 '찝쩍남'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난 당구에 소질이 없는 관계로, 지인들과 당구를 칠 때면 내 차례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자리에 돌아와 앉을 때가 많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선 이런 생각을 한다.
잠시 웃을 수도 없을 정도로 긴장한 채, 지금 막 '칠 수 있는 한 가장 세게'치려고 하는 그대에게 위의 얘기들을 해주고 싶었다. 웃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 같거든 양치를 하자. 양치를 하고 나서도 웃을 수 없다면 샤워를 하자. 샤워를 하고 나서도 웃기가 힘들다면 한 숨 푹 자고 일어나자. 그렇게 하고 나면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바로 그 때, 스윽, 민다는 느낌으로 다가가는 거다.
▲ 칼 들고 대결하는 '펜싱'이 아니라, 손잡고 함께 추는 '댄싱'이란 얘깁니다. 라임 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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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 당구를 제일 잘 치는 J군은 언젠가,
"당구는 자세가 전부다."
라고, 미야모토 무사시가 사사키 코지로의 대결에서 "사사키! 그대는 이미 졌다."고 선언할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요금이 10분에 700원인(보통 당구장은 10분에 1500원을 받는다.) 한큐 당구장에서 말했다.
히끼(당겨치기), 오시(밀어치기), 맛세이(찍어치기)를 익혀야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게임이 끝난 후 승자는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고, 패자는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한다.), 그런 기술을 익히는 것은 나중이고 '바른 자세'로 공을 치는 것이 첫 번째라는 거였다.
"조금 전 친 공은, 길도 맞았고 방향도 맞았다. 하지만 힘을 줘 큐를 미는 순간, 팔꿈치가 바깥쪽으로 5도 정도 기울었고, 그 기울어짐이 결국 모든 걸 망쳤다."
이 오묘한 깨달음 덕분에, 난 드디어 내가 친 공으로 다른 공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항상 내가 친 공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곳으로 굴러 가곤 했다. 그런 까닭에 난 내 오른팔에 정형외과적인 문제(응?)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오른팔은 정상이었던 것이다.
고백이 거절당한 까닭에 이대로 잠수를 탈 예정이라거나, 상대가 끝가지 가드를 내리지 않아 '판정패' 당했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대원들, 그리고 끊임없이 나에게 '연애로 발전할 가능성'만 묻고 있는 대원들을 위해 오늘 매뉴얼을 준비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틀어지고 마는 그대의 팔꿈치, 오늘 제대로 바로잡아 보자.
1. 호의의 또 다른 이름, 부담.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읽다 보면, HKS라는 종교 단체의 '기부금 모금 전략'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그 전략은 설득에 효과적인 '상호성의 법칙'에 대한 예로 등장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지나가는 아무 사람에게나 꽃 한 송이를 건네며 호의를 표시하면, '호의에 대한 빚을 진 상태'가 된 상대는 결국 '기부금'을 내 그 빚을 갚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HKS가 사용한 이 전략은 너무도 성공적이어서 그들은 오래지 않아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100개가 넘는 사원을 세우고 또 땅을 사고 사업을 하는 등 커다란 재정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중에서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중에서
멋진 전략이지만, 이번 매뉴얼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다음 이야기'다.
그러나 HKS를 위한 상호성 법칙의 효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상호성 법칙 자체에 무슨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여행객들이 HKS 신도들이 상호성의 법칙을 그들에게 사용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전략에 피해를 본 사람은 공항이나 기차 대합실에서 가능한 그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길을 바꾸어 갔으며, 또 이들이 접근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원치 않는 선물을 받지 않으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중에서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중에서
'가능한 그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라는 부분이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는 부분을 읽으며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대의 호의를 경계하고, 그대의 연락을 피하는 바로 '그녀'말이다.
'마음이 있어서 그냥 호의를 베푼 것뿐인데 왜 가드를 올리는지 모르겠다.'고 많은 대원들이 물었는데, 며칠 전 알게 된 남자가 갑자기 일촌신청, 팔로우, 엄청난 문자전송 등을 앞세워 달려오면 내가 여자라도 일단 가드를 올릴 것 같다. 그리고 날 팔로우 한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가 같이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 스테이크는커녕 겁부터 먹을 것 같고 말이다. '지켜주고 싶으니 전화번호 알려 달라(응?)는 남자'나 '새벽에 드라이브 가자고 문자하는 남자'등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한다.
2. 원치 않는 친절
내가 막 '홈페이지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때로 기억하는데, 당시 난 '눈 내리는 효과'를 홈페이지에 집어넣으려다가 잘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분명 다 맞게 적용한 것 같은데 아무리 새로고침을 해도 홈페이지에 눈은 내리지 않았고, 난 결국 '홈페이지 제작' 일을 하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소스를 메일로 보냈으니 그 소스를 확인해 보면 원인이 나올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지인은 극구 '원격지원'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뭐, 그 지인의 말대로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으니 난 어쩔 수 없이 '원격지원'을 수락했다.
원격지원으로 내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한 지인은 1분도 되지 않아 문제를 발견했고, 금방 그 부분을 수정해 내 홈페이지에 눈이 내리게 해 주었다. 여기까진 참 고마웠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도 지인은 계속해서 내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다.
배경화면을 사진으로 해 놓으면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니 '없음'으로 하라며 내가 설정해 놓은 배경화면을 지워 버렸고, 바탕화면에 있는 폴더들을 열어 '자신의 방식'대로 정리를 했다. 나중에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 지인은 '컴퓨터를 더 빠르게 해 주겠다.'는 얘기만 해대며 '내 컴퓨터'를 '지 컴퓨터'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생각해서 벌인 일이겠지만, 그건 내가 '원치 않는 친절'이었고, '불편한 도움'이었다.
그 '원격지원'사건이 있기 전까지 그 지인은 내게 '고마운 존재'였다. 그가 내게 보여 준 호의에 나도 호의로 보답하려 노력했고, 그 지인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원격지원'에서 보여준 '원치 않는 친절'때문에 그는 내게 '불편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사생활을 아무렇게나 들추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존재로 말이다.
내게 메일을 보내는 남성대원들의 사연들을 읽다보면, 곧 '불편한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몇몇 대원들이 보인다. 상대의 태도나 옷차림을 지적하며 '학생주임'처럼 굴거나, 귀가를 재촉하거나 만나는 사람들을 통제하며 '엄한 부모님'이 되려 하는 대원들 말이다. '징징거림'이나 '뾰로통한 말투'를 사용해 가며 상대를 '내가 바라는 상대'로 만들려는 대원들은 지금 즉시 멈추길 간곡히 권한다.
3. 떼었다 붙였다
호감이 가는 사람이 생겼다고 했다가, 상대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으니 마음을 접겠다고 했다가, 그래도 용기를 내서 가까워져 보겠다고 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며 포기하겠다고 했다가, 열심히 자신을 가꿔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다가, 팔자에 연애가 없는 것 같다며 잠수 탄다고 했다가, 이렇게 떼었다 붙였다를 계속 하면 그대도 알고 있듯이 '접착불가'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아침에 웃으며 인사 한 남자가, 점심엔 쫓기는 사람처럼 다급해 하고, 저녁엔 심통이 난 것처럼 굴다가, 밤엔 비아냥이 섞인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엔 다시 웃으며 인사한다.
그대는 그저 그대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감정을 표현했을 뿐이니 이상할 것 없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상대에겐 그 모습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보이지 않을까?
용기를 내겠다는 메일을 보낸 대원이, 다음 날 자신이 미쳤었던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고, 그 다음 날엔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어서 거절한 것 같다는 메일을 보내며, 또 그 후엔 자신이 오해해 상황을 망친 것 같다는 사연을 보낸 적 있다.
"경험 쌓았다고 생각하죠 뭐. 당분간 공부에나 전념하려구요."
라며 쿨 한 척 했던 그 대원은, 며칠 뒤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며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경험치를 열심히 모아서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마음을 붙였다 떼었다 하다간 그냥 '찝쩍남'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난 당구에 소질이 없는 관계로, 지인들과 당구를 칠 때면 내 차례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자리에 돌아와 앉을 때가 많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선 이런 생각을 한다.
'방금 전에 좀 더 신중하게 칠 걸, 왜 세게 치려고 팍, 쳐버렸을까. 그냥 스윽, 민다는 느낌으로만 쳤어도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잠시 웃을 수도 없을 정도로 긴장한 채, 지금 막 '칠 수 있는 한 가장 세게'치려고 하는 그대에게 위의 얘기들을 해주고 싶었다. 웃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 같거든 양치를 하자. 양치를 하고 나서도 웃을 수 없다면 샤워를 하자. 샤워를 하고 나서도 웃기가 힘들다면 한 숨 푹 자고 일어나자. 그렇게 하고 나면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바로 그 때, 스윽, 민다는 느낌으로 다가가는 거다.
▲ 칼 들고 대결하는 '펜싱'이 아니라, 손잡고 함께 추는 '댄싱'이란 얘깁니다. 라임 죽이네.
<연관글>
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늘 짧은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세 가지 이유
나이가 들수록 연애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기 없는 여자들이 겪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
예전 여자친구에게 돌아가는 남자,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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