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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커플생활매뉴얼

연하 남친과 사귀다 이별하려는 여자들에게

by 무한 2011. 9. 5.
나이는 어리지만 마음과 정신연령은 성숙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사귀다 보니 연애가 아니라 육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난감하십니까? 너무 놀라실 건 없습니다. 부킹대학 라이프니츠 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연하 남친과 사귀고 있는 여성대원들의 98.72%가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니 말입니다. 그대만 그런 것이 아니니 우선, 좀, 진정하시기 바랍니다.

연하남들이 가진 특징 중엔 곧 죽어도 반말하며 어린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거나, 폭풍처럼 들이댄다는 특징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특징들이 이별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니 접어두도록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문제가 이별이라는 답을 구하게 하는 걸까요? 이런 의문형 문체, 약 파는 거 같고 좋네요. 자, 재미없는 농담은 그만하고, 출발해 봅시다.


1. 필연적 문제들
 

한 소셜데이팅 사이트에서 "연상녀를 사귈 때 가장 큰 이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성인남성 426명은 아래와 같은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1위 나보다 인생을 아는 어른의 여유로움(29%)
2위 내가 리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27%)
3위 나의 사소한 실수나 단점들을 이해해줄 것 같다.(25%)



네, "누난 내 여자니까, 너는 내 여자니까~"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그 이면엔 이런 기대들도 조금씩 묻어 있었던 것입니다. 뭐, 기대는 무료니까 누구나 맘껏 할 수 있습니다만 그 기대가 점점 커질 경우 상대에겐 부담이 되고, 자신에겐 실망이 됩니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여유로움을 요구하고, 늘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사소한 실수나 단점들을 다 이해해 주길 바라는 상대와는 연애는커녕 친구로 지내기도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연하남을 사귀는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대답한 여성대원들의 대답에도 문제는 숨어 있습니다. 역시 같은 사이트에서 성인여성 296명이 대답한 결과를 살펴봅시다. 

1위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함(35%)
2위 남자는 나이 먹어도 아 애니, 진짜 애가 낫다.(30%)
3위 가르치는 재미가 있다.(16%)



전 위의 대답에서 상대가 세상 물정을 알게 되었을 때 찾아올 수 있는 난감함, 육아의 어려움, 아무리 가르쳐도 배우지 못할 때 찾아올 수 있는 공포 등이 보이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뭐, 메일로 끔찍한 연애 사연들을 접하다보니 제가 지레 겁먹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엔, 막연한 기대를 현실에 맞게 다듬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실망과 부담으로 치환되어 결국,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적어두도록 하겠습니다.


2. 비교의 늪
  

연하남은 연상녀에 비해 사회적으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경제적으로 꼬꼬마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처음에는 '귀여움'으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 귀여운 부분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불투명한 미래'로 보이게 됩니다. 한 연상녀 대원은 사연에서 이런 얘길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여동생이 추석을 앞두고 남자를 데려왔더라구요.
저랑 동갑이던데, 부모님께도 싹싹하게 잘하고,
벌써 우리 집 일에도 신경을 쓰는 게 눈에 보였어요.
그에 비해 제 남친은......
그냥 무슨 사촌동생 같아요......
제 친구들 중에는 이미 큰 애가 학교에 들어간 친구도 있는데,
저는 언제 자리 잡고, 언제 결혼하고, 언제 돈 모으고, 언제 아이를 낳을지...
남친과 상의를 좀 하려고 하니... 잔소리 좀 그만하라고 하네요..."



그렇게 '비교의 늪'에 빠지면, 손에 잡히는 건 불만과 조급증, 그리고 답답함 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생활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저 방관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다른 커플들과 비교해 가며 상대에게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을 부여하진 말길 권합니다.

간혹, "결혼 하고 아이도 낳고 하면, 상대도 철이 들고, 책임감도 더 커지겠죠?"라는 얘기를 하며 '결혼'을 승부수로 띄우려는 연상녀들도 있는데, 그건 아직 1층도 다 못 지었는데, 2층을 올리겠다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분명 무너집니다. 평생 잔해 속에서 구조만 기다리며 살 생각이 아니라면, 그러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르기 숨찰 정도로 노래반주가 빠르다면 템포를 좀 늦추면 되는 겁니다. 그 곡을 끝까지 부를 생각이라면 말입니다. 템포를 늦추면 남들이 박수치지 않을까봐 걱정이십니까? 아니면, 템포를 늦췄다가 점수가 낮게 나올까봐 걱정이십니까? 남들에게 박수 받으려, 높은 점수 받으려 쫓기듯 연애하진 말았으면 합니다. 매뉴얼을 통해 늘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연애는 뒤에 있는 상대에게 "왜 이렇게 늦어? 빨리 뛰어와."라며 소리치는 게 아니라, 상대의 옆으로 가서 함께 걷는 거라고 말입니다.


3. 그렇다면 무조건 이해해야 할까?


이번 기회에 확실히 좀 해 두고 싶습니다. 매뉴얼을 통해 이해와 배려를 권하는 경우는, 그 상대를 존경할 수 있으며, 상대도 이쪽을 충분히 존중하는 상황일 경우에 한해서 입니다. 상대가 완전한 방관자 입장에서 연애의 칼자루를 쥔 채 칼춤을 추고 있는데, 그 앞에서 무릎 꿇으란 얘기가 아니란 겁니다. 

그저 연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가와, 완벽하게 의존하고 있는 일부 연하남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구별 하냐고 묻는다면, 그의 축적된 행동을 보라는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늘 얘기하지만, 말은 언제든 떼었다 붙였다 하기가 쉽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바꾸기도 쉽고 말입니다. 상대를 증명하는 건, 행동입니다.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시간, 차가운 커피 한 잔 마시며 상대의 행동을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잘 보면, 보일 겁니다. 

이 '최악의 상황'이 그대와 상대의 합작품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존적인 상대'를 만든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맹목적으로 베푼 그대의 도움이 아닐까요? 또, '거만한 상대'를 만든 건, 혹시 나에게서 떠나가진 않을까 걱정하며 모두 맞춰주려 한 그대의 노력 아닐까요? 




▲ 툴바-오냐오냐깔아줬더니.jyp (출처 -
이미지 검색)

세상을 탓하거나, 미래에 대한 대책이 없다거나, 그저 즐기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그가 아직 철이 덜 든 '연하남'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그 사람'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적어두고 싶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다 가는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존경과 존중 없는 연애라면, 지금 즉시 로그아웃하시길 권합니다. 그저 느낌이 좋아서, 말이 잘 통해서, 좋은 감정이 들어서, 라는 이유로 평생을 벙어리 냉가슴 앓으며 살 순 없으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연하남과의 연애를 이별로 장식한 선배 커플대원들은 대부분 '모성애 펼치기''연하남 보호관찰'이 이별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 반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선배 커플대원들은 '나이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잊고 있을 때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는 걸 전하고 싶습니다.




▲ S씨, 백 점 맞아 오라고 하기 전에, S씨는 몇 점인지 살펴 보시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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