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문제로 다투다 헤어진 김형에게
- 2013. 6. 12. 08:58
- Written by 무한™
데이트 비용 문제로 다투다 헤어진 김형에게
김형! 김형이 내게 사연을 보낸 뒤 듣고 싶은 '답정너'는
일거야. 그쟈?
그런데 김형이 헤어진 건 '데이트 비용' 하나 때문이 아니야.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은 따로 있어. 김형이 핏대를 세워가며 말하는 '데이트 비용'과 관련해서도, 김형이 경영에 실패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봐야 해. 뭔 소린지 잘 모르겠지? 아래에서 차분히 살펴보자.
김형의 표면적인 것만 놓고 봐봐. 서른이 넘었고, 직장은 그만 뒀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고, 늘 돈이 부족해. 모아놓은 돈은 없는데 차는 있어. 차 굴리느라 드는 기름 값에 스트레스를 받아. 드러난 것만 보면 무슨 대책을 세워놓고 사는 건지 좀 갑갑하잖아. 그쟈?
알아. 믿는 구석 있는 거.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김형은 일 안 해도 부모님 재산으로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잖아. 물론 지금은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는다'는 각오로 살고 있는 까닭에 김형이 벌어놓은 돈으로 살고 있지만, 퇴직금 다 쓰고 나면 손 벌릴 거잖아.
그렇게 '부모님'이라는 보험이 들어 있는 거면, 난 그걸 여자친구에게도 말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얘기하면 김형이 아래와 같은 얘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김형은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는 전래동화 같은 거 좋아하나 본데, 그건 반칙이지. 김형 자신이 김형 집안의 재정상황에 대해서 모른다고 생각해봐. 당장 차부터 없앨걸? 게다가 집안의 지원이 없으면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알바도 병행해야 하잖아.
이게 여자친구가 김형을 바라보는 시점이야. 퇴직금 쪼개 써도 모자랄 판에 자동차 휠 바꾸고 왁스세차 하는 남자. 그냥 '철없는 애'로 밖에 안 보이는 거지. 그런 와중에 밥 먹으러 가서 김형은 이런 말을 해.
김형이 평소 데이트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것 같아 속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었든 어쨌든, 저 말 들었을 때 여자친구가 느꼈을 감정을 생각해봐.
이런 연애를 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고, 자기 인생이 불쌍하고, 그냥 다 싫었을 거야. 그러니까 자리를 박차고 집에 가 버린 거지. 거기다 대고 김형은 '옳다구나!' 하면서 말 나온 김에 따진다고 장문의 카톡을 보냈잖아. 그 순간엔 성경을 인용해도 찌질해 보일 거야.(뭘 해도 찌질해 보인단 얘기야.)
여하튼 김형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여자친구 입장에서 김형이 어떻게 보였을지, 그리고 둘의 관계가 여자친구에겐 어떤 의미였을 지를 한 번 생각해 봐.
둘이 사귀기 시작했을 때 이십대 후반이었던 여자친구는, 이제 서른 초반이 되었어. 김형이 여자친구에게 제시한 비전이 뭐가 있는지를 살펴봐봐.
김형이 사연을 적어 내려간 어투를 보면, 저 질문을 할 것 같더라고. 무조건 남자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야. 둘 다 비전은 가지고 있어야지.
여자친구는 구체적으로 말하잖아. 결혼에 대해서, 그리고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서. 그런데 김형은 남의 얘기 하듯, 아니면 먼 훗날의 이야기를 하듯 미래 얘기를 해. 미안하지만, 하나도 준비된 게 없으니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할 거야.
상황이 이러면 여자친구와 대화를 해가며 계획을 짜야 하거든. 내가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이러이러한 것들을 한 뒤에 식을 올렸으면 좋겠다. 그때까진 이러이러하게 하자. 네 생각은 어떠냐. 뭐 이런 식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스케치라도 해야 해. 이렇게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뼈대라도 세워져 있으면 '무계획의 불안'은 찾아오지 않거든.
그런데 김형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두곤 혼자 안심했지. 자격증을 딸 거고, 대학원도 갈 생각이다. 내가 김형 여자친구라면, 저 말을 듣고 더 불안할 것 같아. '그럼 나는? 나는 어쩌라고? 결혼은?'이라는 생각이 바로 떠오를 테니까. 헤어지며 김형의 여자친구가 한 말도 바로 그 지점을 가리키고 있어.
김형. 저건 비명이야. 저걸 두고 "도착한 건 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답장이었습니다. 다시 만날 생각은 없다는 얘기였지요."라고 말하는 김형은…. 하아, 어떡하지?
날 선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철이 들 거면 확실히 철이 들든가, 안 들 거면 그냥 들지 마. 철이 반만 드는 게 제일 골치 아파. 철이 반만 들면 상황에 맞춰서 포지션을 바꾸거든. 둘의 단점만 모아놨다고 생각하면 돼. 대책 없이 저질러서 문제가 되고, 나중엔 그 문제를 혼자 감당하겠다며 버거워 하느라 또 문제가 돼. 여행 가자며 여자친구 마음에 바람 불어 놓고, 여행 가선 여행경비 생각하며 여자친구 갈군다는 얘기야.
김형이 저지르는 대부분의 행동이 그래. 가장 최근의 일까지도. 김형은 이번 여름에 둘이 해외여행 가려고 표까지 예매했다고 했지? 이게 내가 제일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야. 여자친구에게 '데이트 비용'을 좀 더 부담하라고 말한 건, 앞으로 김형이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백수로 지내느라 벌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 근데 그렇게 쓸 거 다 쓰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
김형은 저렇게 일단 저지르는 것으로 스스로를 궁지로 몬 뒤에, 나중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며 그 책임을 여자친구보고 나눠지라고 말하잖아. 이거 내 친구 K군이 하는 행동이랑 비슷해. K군은 간다는 사람 붙잡고 맥주 한 잔 더 하자면서 매달리거든. 그래놓고 맥주 마시러 가면 자기는 돈 없대. 그래서 애들이 K군이랑 안 놀아. 기분파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배째라거든.
이거 나이 든다고 자연히 고쳐지는 거 아냐. 이런 행동의 동력은 '자기 합리화'거든. 그래서 상대를 갈굴 때에는 '내가 해준 것' 또는 '내가 당한 것'만 끄집어 내. 결국 본인은 '정신승리'를 하는 까닭에, 그렇게 뭐가 잘못인지도 모른 채 나이만 먹는 사람들도 많아. 언젠가 같은 동네 살던 아저씨가, 자기 부인이랑 싸우다가 그러더라.
그 아저씨는 큰소리 잘 치기로 유명한 분이셨어. 아는 방송국 PD가 있는데, 그 PD한테 우리 아파트를 촬영장소로 제공 해주고 시설지원비 받아주겠다, 뭐 그런 얘기 하던 분이셨지. 아무도 부탁한 적 없는데 혼자 나서서 방방 뜨시더니, 나중엔 괜히 총대를 맸다느니,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느니 뭐 그러더라고.
저 아저씨랑 김형이랑 비슷하다는 생각 안 들어?
그러니까 이게, 김형이 사연에 적은대로 보자면 된장녀가 거의 확실해. 특히 김형이 생일선물로 준 선글라스에 대해서 그녀가 "그냥 싼 거 산 거 아니냐."라고 말 한 부분 있잖아. 그 부분만 놓고 보면 그녀의 '된장성향'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지. 선물에 고마워하기 보다는 값을 따지는 여자. 전형적인 된장녀 같잖아.
그런데 난 그녀의 저 "그냥 싼 거 산 거 아니냐."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 우선, 그녀의 소득수준과 소비성향을 좀 생각해 보자. 만약 그녀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백만 원 좀 넘는 월급을 받는다면, 김형이 선물로 준 선글라스에 "이거 안 비싸? 구짜꺼네. 고마워."라며 감동할 수 있어. 하지만 그녀는 삼십대 초반이고, 그녀의 월급은 사회초년생 월급의 두 배가 넘어. 이럼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는 거야.
이렇게 생각해 보자. 김형 운동화 어느 메이커 신어? 나이키나 아디다스나 리복이나, 뭐 그런 브랜드 운동화 신을 거 아냐. 나이키에서 산다면 맥스나 루나 같은 건 10만원 넘게 줘야 살 수 있고 말야. 그런 상황에서 여자친구가 '니코보코 운동화'를 생일선물로 줬다고 보면 돼. 니코보코를 까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 느낌을 생각해 보라고. 어떤 느낌인지 알겠지?
소비성향에 따른 물품구입을 가지고 싸잡아서 '된장녀'라고 하면 좀 곤란해. 그렇게 비난할 것 같으면 김형도 자유로울 수 없거든. 김형 자동차 휠 갈았다고 했지?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 내 입장에서 보자면, 휠 교체도 '된장 짓'일 뿐이야. 안 갈아도 차는 잘 굴러가는데 왜 갈아? 여자친구와 김형의 소비성향을 단순비교 하자면, 이해가 안 가는 건 오히려 김형 쪽이야. 여자친구는 김형보다 월급이 많잖아. 그 월급을 가지고 옷이나 가방 사는 거고. 그런데 김형은 현재 소득이 없는 와중에 휠 교체를 했어. 김형 여자친구도 김형의 지적에 대해 딱 저 부분을 가리키잖아.
'우리가 탈 차니까'라는 핑계로 휠 교체는 대수롭지 않게 하면서, 여자친구보고 "이거 자기가 사는 거야?"라는 얘기하는 남자. 김형을 이런 시각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
하나 더. 선글라스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선글라스 해외구매 하는 사람들이 제일 바보라고 할 수 있어. 아무리 코가 높은 한국인이라고 해도, 서양인에 맞춰 나온 선글라스는 쓰기가 어렵거든. 서양인을 놀림조로 부를 때 '코쟁이'라고 하는데, 괜히 그 말이 생겨난 게 아냐. 코 높인 한국사람이라고 해도, 서양인에 맞춰 나온 안경을 쓰면 볼에 걸치고 다녀야 해. 그리고 목 위로 쓰거나 거는 건, 되도록 '착용'해 보고 사야 한다는 걸 기억해 두기 바랄게.
마음의 '전력질주'를 하지 말라는 말을 지겹도록 한 것 같아. 혼자 달려 나가 버리면, 반드시 조급증이나 집착을 하게 되거든. 기분파인 김형의 경우는, 마음의 전력질주와 더불어 물질적인 전력질주도 주의했어야 해. 기분파인 사람들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다음 상황'을 생각하지 않은 채 코앞에 있는 일을 저질러 버리거든.
그건 충동구매와 비슷한 거야. 때문에 '이벤트'라거나 '커플용'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뭔가에 홀린 듯 결제완료를 해 버리기 마련이지. 김형이 여자친구와 썸을 탈 때 저지른 일을 봐봐.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 하루에 60만원도 썼잖아. 연애를 시작한 후엔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데이트를 했고 말이야.
상대를 향한 헌신이나 희생은 '점층법'을 사용하듯 점점 커져가야만 의미 있는 거야. 반대로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줄어들면, 상대는 감사하긴커녕 마음을 의심하게 되는 거지. '조삼모사'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 원숭이만이 아니야.
또, 김형의 화법에도 문제가 있어. 김형과 내가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해보자. 김형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차를 팔았고, 내 차로 카풀을 하는 중이야. 그런데 내가 매일 김형의 집 앞까지 가서 기다리다가 어느 날은 아래와 같은 말을 해.
기분 나쁘겠지? 드럽고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지 않아? 김형의 화법이 바로 저런 식이야. 상대를 당황스럽게, 또 기분 나쁘게 만들어. "이러이러해서 좀 곤란한데, 앞으로 이러이러하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라며 부드럽게 말 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갈 수도 있는 거잖아. 김형이 '데이트 비용'과 관련해서 여자친구에게 한 말을 봐봐.
여자친구 입장에선 날벼락이지. 게다가 눈치껏 알아서 내왔고, 커피값도 냈는데, 저런 쌀벌레 취급당하니 황당하지 않겠어?
저런 얘기 한 번 듣고 나면 데미지가 커.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고 말야. 김형이 계산을 해도, 저 말을 들은 이후로 여자친구는 별 감흥이 없었을 거야. 김형이 비싼 음식을 사면, 그게 고맙다기 보다는, 나중에 이 음식 산 거 가지고 또 뭐라고 말할까, 하는 노이로제에 걸리겠지. 실제로 노이로제 걸린 여성 독자들의 사연 꽤 많아.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직장에 사장으로 있는 경우도 있거든. 직원들 컵라면 사주는 것도 아까워서 간식 금지시키는 사람, 오티수당 안 주려고 40분 이후부터 오버타임으로 잡는 사람, 뭐 별 사람 다 있지. 그렇게 아껴서 잘 살진 모르지만, 인색하게 구는 그런 사람 옆에 남아 있는 사람 없더라.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그러잖아. 김형의 얘기를 저 말에 대입하면, '물질로 흥한 자 물질로 망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연애를 유지하기 위해서 김형은 계속 물질을 쏟아 부었거든. 캔맥주 하나 들고 한강 둔치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할 수 있는 연애가 아니었어. 김형의 연애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 연애였고, '만나서 뭐 할지'가 확정되어야 집에서 나오는 연애였지.
김형 여자친구가 이 사연을 보냈다면, 오늘 매뉴얼 제목은 '그와 헤어져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되었을 거야. 카톡에 대꾸도 하지 않는 여자친구를 야속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김형이 어떤 연애를 하고 있었나 천천히 돌아보길 바라. 김형 기분파라 이 글 읽는 즉시 사과하겠다고 달려들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지 말고 '만약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먼저 충분히 생각해 보길 권해주고 싶어. 그런 뼈대 없이 만난다면, 이 만남은 전처럼 둘 다에게 시간낭비가 되고 말 테니까. 자 그럼, 화이팅!
▲ 80일 프로젝트,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느슨해진 긴장의 끈 다시 꽉 조이시길!
<연관글>
미적미적 미루다가 돌아서면 잡는 남자, 정체는?
2년 전 썸남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Y양에게
동료 여직원에 대한 친절일까? 아님 관심이 있어서?
철없는 남자와 연애하면 경험하게 되는 끔찍한 일들
연애경험 없는 여자들을 위한 다가감의 방법
<추천글>
유부남과 '진짜사랑'한다던 동네 누나
엄마가 신뢰하는 박사님과 냉장고 이야기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새벽 5시, 여자에게 "나야..."라는 전화를 받다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김형! 김형이 내게 사연을 보낸 뒤 듣고 싶은 '답정너'는
"그 여자 된장녀군요. '여자'라는 것 앞세워 대우만 받으려는 그런 여자와
지금이라도 헤어진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커피 값 냈으니 된 거 아니냐고 말하는 여자, 황당하네요."
지금이라도 헤어진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커피 값 냈으니 된 거 아니냐고 말하는 여자, 황당하네요."
일거야. 그쟈?
그런데 김형이 헤어진 건 '데이트 비용' 하나 때문이 아니야.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은 따로 있어. 김형이 핏대를 세워가며 말하는 '데이트 비용'과 관련해서도, 김형이 경영에 실패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봐야 해. 뭔 소린지 잘 모르겠지? 아래에서 차분히 살펴보자.
1. 드러난 모습 살펴보기.
김형의 표면적인 것만 놓고 봐봐. 서른이 넘었고, 직장은 그만 뒀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고, 늘 돈이 부족해. 모아놓은 돈은 없는데 차는 있어. 차 굴리느라 드는 기름 값에 스트레스를 받아. 드러난 것만 보면 무슨 대책을 세워놓고 사는 건지 좀 갑갑하잖아. 그쟈?
알아. 믿는 구석 있는 거.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김형은 일 안 해도 부모님 재산으로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잖아. 물론 지금은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는다'는 각오로 살고 있는 까닭에 김형이 벌어놓은 돈으로 살고 있지만, 퇴직금 다 쓰고 나면 손 벌릴 거잖아.
그렇게 '부모님'이라는 보험이 들어 있는 거면, 난 그걸 여자친구에게도 말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얘기하면 김형이 아래와 같은 얘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저는, 여자친구가 저희 집 재정상황에 대해서 모르고서도 절 좋아해 주길 원했습니다."
김형은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는 전래동화 같은 거 좋아하나 본데, 그건 반칙이지. 김형 자신이 김형 집안의 재정상황에 대해서 모른다고 생각해봐. 당장 차부터 없앨걸? 게다가 집안의 지원이 없으면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알바도 병행해야 하잖아.
이게 여자친구가 김형을 바라보는 시점이야. 퇴직금 쪼개 써도 모자랄 판에 자동차 휠 바꾸고 왁스세차 하는 남자. 그냥 '철없는 애'로 밖에 안 보이는 거지. 그런 와중에 밥 먹으러 가서 김형은 이런 말을 해.
"이거 자기가 사는 거야?"
김형이 평소 데이트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것 같아 속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었든 어쨌든, 저 말 들었을 때 여자친구가 느꼈을 감정을 생각해봐.
'얜 진짜 대책 없는 애구나.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소리 들어가며 사귀고 있는 걸까.'
이런 연애를 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고, 자기 인생이 불쌍하고, 그냥 다 싫었을 거야. 그러니까 자리를 박차고 집에 가 버린 거지. 거기다 대고 김형은 '옳다구나!' 하면서 말 나온 김에 따진다고 장문의 카톡을 보냈잖아. 그 순간엔 성경을 인용해도 찌질해 보일 거야.(뭘 해도 찌질해 보인단 얘기야.)
여하튼 김형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여자친구 입장에서 김형이 어떻게 보였을지, 그리고 둘의 관계가 여자친구에겐 어떤 의미였을 지를 한 번 생각해 봐.
2. 삼 년의 연애, 서른 중반을 향해 가는 여자.
둘이 사귀기 시작했을 때 이십대 후반이었던 여자친구는, 이제 서른 초반이 되었어. 김형이 여자친구에게 제시한 비전이 뭐가 있는지를 살펴봐봐.
"왜 꼭 남자만 비전을 제시해야 하죠? 연애는 둘이 하는 건데요?"
김형이 사연을 적어 내려간 어투를 보면, 저 질문을 할 것 같더라고. 무조건 남자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야. 둘 다 비전은 가지고 있어야지.
여자친구는 구체적으로 말하잖아. 결혼에 대해서, 그리고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서. 그런데 김형은 남의 얘기 하듯, 아니면 먼 훗날의 이야기를 하듯 미래 얘기를 해. 미안하지만, 하나도 준비된 게 없으니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할 거야.
상황이 이러면 여자친구와 대화를 해가며 계획을 짜야 하거든. 내가 지금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이러이러한 것들을 한 뒤에 식을 올렸으면 좋겠다. 그때까진 이러이러하게 하자. 네 생각은 어떠냐. 뭐 이런 식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스케치라도 해야 해. 이렇게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뼈대라도 세워져 있으면 '무계획의 불안'은 찾아오지 않거든.
그런데 김형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두곤 혼자 안심했지. 자격증을 딸 거고, 대학원도 갈 생각이다. 내가 김형 여자친구라면, 저 말을 듣고 더 불안할 것 같아. '그럼 나는? 나는 어쩌라고? 결혼은?'이라는 생각이 바로 떠오를 테니까. 헤어지며 김형의 여자친구가 한 말도 바로 그 지점을 가리키고 있어.
"너랑 오래 같이 지내면서 정이 많이 들어 헤어지는 게 쉽진 않을 것 같은데….
나도 이제 곧 서른 중반이야. 계속 붙잡고 있어서 내 인생에 뭐가 좋을까 싶다. 이젠."
나도 이제 곧 서른 중반이야. 계속 붙잡고 있어서 내 인생에 뭐가 좋을까 싶다. 이젠."
김형. 저건 비명이야. 저걸 두고 "도착한 건 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답장이었습니다. 다시 만날 생각은 없다는 얘기였지요."라고 말하는 김형은…. 하아, 어떡하지?
3. 철이 반만 든 남자.
날 선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철이 들 거면 확실히 철이 들든가, 안 들 거면 그냥 들지 마. 철이 반만 드는 게 제일 골치 아파. 철이 반만 들면 상황에 맞춰서 포지션을 바꾸거든. 둘의 단점만 모아놨다고 생각하면 돼. 대책 없이 저질러서 문제가 되고, 나중엔 그 문제를 혼자 감당하겠다며 버거워 하느라 또 문제가 돼. 여행 가자며 여자친구 마음에 바람 불어 놓고, 여행 가선 여행경비 생각하며 여자친구 갈군다는 얘기야.
김형이 저지르는 대부분의 행동이 그래. 가장 최근의 일까지도. 김형은 이번 여름에 둘이 해외여행 가려고 표까지 예매했다고 했지? 이게 내가 제일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야. 여자친구에게 '데이트 비용'을 좀 더 부담하라고 말한 건, 앞으로 김형이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백수로 지내느라 벌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 근데 그렇게 쓸 거 다 쓰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
김형은 저렇게 일단 저지르는 것으로 스스로를 궁지로 몬 뒤에, 나중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며 그 책임을 여자친구보고 나눠지라고 말하잖아. 이거 내 친구 K군이 하는 행동이랑 비슷해. K군은 간다는 사람 붙잡고 맥주 한 잔 더 하자면서 매달리거든. 그래놓고 맥주 마시러 가면 자기는 돈 없대. 그래서 애들이 K군이랑 안 놀아. 기분파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배째라거든.
이거 나이 든다고 자연히 고쳐지는 거 아냐. 이런 행동의 동력은 '자기 합리화'거든. 그래서 상대를 갈굴 때에는 '내가 해준 것' 또는 '내가 당한 것'만 끄집어 내. 결국 본인은 '정신승리'를 하는 까닭에, 그렇게 뭐가 잘못인지도 모른 채 나이만 먹는 사람들도 많아. 언젠가 같은 동네 살던 아저씨가, 자기 부인이랑 싸우다가 그러더라.
"너도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돈 좀 벌어. 다른 여자들 다 나가서 돈벌이 하더라."
그 아저씨는 큰소리 잘 치기로 유명한 분이셨어. 아는 방송국 PD가 있는데, 그 PD한테 우리 아파트를 촬영장소로 제공 해주고 시설지원비 받아주겠다, 뭐 그런 얘기 하던 분이셨지. 아무도 부탁한 적 없는데 혼자 나서서 방방 뜨시더니, 나중엔 괜히 총대를 맸다느니,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느니 뭐 그러더라고.
저 아저씨랑 김형이랑 비슷하다는 생각 안 들어?
4. 그녀는 정말 된장녀일까?
그러니까 이게, 김형이 사연에 적은대로 보자면 된장녀가 거의 확실해. 특히 김형이 생일선물로 준 선글라스에 대해서 그녀가 "그냥 싼 거 산 거 아니냐."라고 말 한 부분 있잖아. 그 부분만 놓고 보면 그녀의 '된장성향'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지. 선물에 고마워하기 보다는 값을 따지는 여자. 전형적인 된장녀 같잖아.
그런데 난 그녀의 저 "그냥 싼 거 산 거 아니냐."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 우선, 그녀의 소득수준과 소비성향을 좀 생각해 보자. 만약 그녀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백만 원 좀 넘는 월급을 받는다면, 김형이 선물로 준 선글라스에 "이거 안 비싸? 구짜꺼네. 고마워."라며 감동할 수 있어. 하지만 그녀는 삼십대 초반이고, 그녀의 월급은 사회초년생 월급의 두 배가 넘어. 이럼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는 거야.
이렇게 생각해 보자. 김형 운동화 어느 메이커 신어? 나이키나 아디다스나 리복이나, 뭐 그런 브랜드 운동화 신을 거 아냐. 나이키에서 산다면 맥스나 루나 같은 건 10만원 넘게 줘야 살 수 있고 말야. 그런 상황에서 여자친구가 '니코보코 운동화'를 생일선물로 줬다고 보면 돼. 니코보코를 까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 느낌을 생각해 보라고. 어떤 느낌인지 알겠지?
소비성향에 따른 물품구입을 가지고 싸잡아서 '된장녀'라고 하면 좀 곤란해. 그렇게 비난할 것 같으면 김형도 자유로울 수 없거든. 김형 자동차 휠 갈았다고 했지?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 내 입장에서 보자면, 휠 교체도 '된장 짓'일 뿐이야. 안 갈아도 차는 잘 굴러가는데 왜 갈아? 여자친구와 김형의 소비성향을 단순비교 하자면, 이해가 안 가는 건 오히려 김형 쪽이야. 여자친구는 김형보다 월급이 많잖아. 그 월급을 가지고 옷이나 가방 사는 거고. 그런데 김형은 현재 소득이 없는 와중에 휠 교체를 했어. 김형 여자친구도 김형의 지적에 대해 딱 저 부분을 가리키잖아.
"넌 너 자신한테 쓰는 건 아깝지 않으면서, 꼭 나한테만 그러더라."
'우리가 탈 차니까'라는 핑계로 휠 교체는 대수롭지 않게 하면서, 여자친구보고 "이거 자기가 사는 거야?"라는 얘기하는 남자. 김형을 이런 시각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
하나 더. 선글라스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선글라스 해외구매 하는 사람들이 제일 바보라고 할 수 있어. 아무리 코가 높은 한국인이라고 해도, 서양인에 맞춰 나온 선글라스는 쓰기가 어렵거든. 서양인을 놀림조로 부를 때 '코쟁이'라고 하는데, 괜히 그 말이 생겨난 게 아냐. 코 높인 한국사람이라고 해도, 서양인에 맞춰 나온 안경을 쓰면 볼에 걸치고 다녀야 해. 그리고 목 위로 쓰거나 거는 건, 되도록 '착용'해 보고 사야 한다는 걸 기억해 두기 바랄게.
5. 경영 실패.
마음의 '전력질주'를 하지 말라는 말을 지겹도록 한 것 같아. 혼자 달려 나가 버리면, 반드시 조급증이나 집착을 하게 되거든. 기분파인 김형의 경우는, 마음의 전력질주와 더불어 물질적인 전력질주도 주의했어야 해. 기분파인 사람들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다음 상황'을 생각하지 않은 채 코앞에 있는 일을 저질러 버리거든.
그건 충동구매와 비슷한 거야. 때문에 '이벤트'라거나 '커플용'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뭔가에 홀린 듯 결제완료를 해 버리기 마련이지. 김형이 여자친구와 썸을 탈 때 저지른 일을 봐봐.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 하루에 60만원도 썼잖아. 연애를 시작한 후엔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데이트를 했고 말이야.
상대를 향한 헌신이나 희생은 '점층법'을 사용하듯 점점 커져가야만 의미 있는 거야. 반대로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줄어들면, 상대는 감사하긴커녕 마음을 의심하게 되는 거지. '조삼모사'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 원숭이만이 아니야.
또, 김형의 화법에도 문제가 있어. 김형과 내가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해보자. 김형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차를 팔았고, 내 차로 카풀을 하는 중이야. 그런데 내가 매일 김형의 집 앞까지 가서 기다리다가 어느 날은 아래와 같은 말을 해.
"집 앞에서 기다리지만 마시고, 앞으로 큰길까지 좀 나와 주세요.
제가 돈도 안 받고 태우러 오는 건데, 그 정도 성의는 보여주셔야죠."
제가 돈도 안 받고 태우러 오는 건데, 그 정도 성의는 보여주셔야죠."
기분 나쁘겠지? 드럽고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지 않아? 김형의 화법이 바로 저런 식이야. 상대를 당황스럽게, 또 기분 나쁘게 만들어. "이러이러해서 좀 곤란한데, 앞으로 이러이러하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라며 부드럽게 말 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갈 수도 있는 거잖아. 김형이 '데이트 비용'과 관련해서 여자친구에게 한 말을 봐봐.
"나는 최소 6 대 4 정도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밥을 두세 번 샀으면, 너도 밥 한 번은 사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밥을 두세 번 샀으면, 너도 밥 한 번은 사야 하는 거 아니냐?"
여자친구 입장에선 날벼락이지. 게다가 눈치껏 알아서 내왔고, 커피값도 냈는데, 저런 쌀벌레 취급당하니 황당하지 않겠어?
저런 얘기 한 번 듣고 나면 데미지가 커.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고 말야. 김형이 계산을 해도, 저 말을 들은 이후로 여자친구는 별 감흥이 없었을 거야. 김형이 비싼 음식을 사면, 그게 고맙다기 보다는, 나중에 이 음식 산 거 가지고 또 뭐라고 말할까, 하는 노이로제에 걸리겠지. 실제로 노이로제 걸린 여성 독자들의 사연 꽤 많아.
"밥 먹으며 남자친구가 요즘 식비로 지출이 어쩌네 저쩌네…. 듣기 싫어서 제가 계산해요."
"남친이 기름 값 가지고 벌벌 떨어서, 이젠 데려다 준다고 해도 제가 질색하며 거절하거든요.
그랬더니 또 자기 호의를 그렇게 거절하지 말라고. 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죠?"
"툭 하면 무슨 상술이라면서 다 욕해요. 맘 편히 여행 가본 적이 없어요. 찌질하게만 다니죠.
지가 주식으로 날린 300은 안 아깝고, 입장료 만오천 원은 아까운가봐요."
"남친이 기름 값 가지고 벌벌 떨어서, 이젠 데려다 준다고 해도 제가 질색하며 거절하거든요.
그랬더니 또 자기 호의를 그렇게 거절하지 말라고. 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죠?"
"툭 하면 무슨 상술이라면서 다 욕해요. 맘 편히 여행 가본 적이 없어요. 찌질하게만 다니죠.
지가 주식으로 날린 300은 안 아깝고, 입장료 만오천 원은 아까운가봐요."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직장에 사장으로 있는 경우도 있거든. 직원들 컵라면 사주는 것도 아까워서 간식 금지시키는 사람, 오티수당 안 주려고 40분 이후부터 오버타임으로 잡는 사람, 뭐 별 사람 다 있지. 그렇게 아껴서 잘 살진 모르지만, 인색하게 구는 그런 사람 옆에 남아 있는 사람 없더라.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그러잖아. 김형의 얘기를 저 말에 대입하면, '물질로 흥한 자 물질로 망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연애를 유지하기 위해서 김형은 계속 물질을 쏟아 부었거든. 캔맥주 하나 들고 한강 둔치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할 수 있는 연애가 아니었어. 김형의 연애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 연애였고, '만나서 뭐 할지'가 확정되어야 집에서 나오는 연애였지.
"여자친구가 다시 돌아올 일은 없겠지요?"
김형 여자친구가 이 사연을 보냈다면, 오늘 매뉴얼 제목은 '그와 헤어져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되었을 거야. 카톡에 대꾸도 하지 않는 여자친구를 야속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김형이 어떤 연애를 하고 있었나 천천히 돌아보길 바라. 김형 기분파라 이 글 읽는 즉시 사과하겠다고 달려들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지 말고 '만약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먼저 충분히 생각해 보길 권해주고 싶어. 그런 뼈대 없이 만난다면, 이 만남은 전처럼 둘 다에게 시간낭비가 되고 말 테니까. 자 그럼, 화이팅!
▲ 80일 프로젝트,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느슨해진 긴장의 끈 다시 꽉 조이시길!
<연관글>
미적미적 미루다가 돌아서면 잡는 남자, 정체는?
2년 전 썸남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Y양에게
동료 여직원에 대한 친절일까? 아님 관심이 있어서?
철없는 남자와 연애하면 경험하게 되는 끔찍한 일들
연애경험 없는 여자들을 위한 다가감의 방법
<추천글>
유부남과 '진짜사랑'한다던 동네 누나
엄마가 신뢰하는 박사님과 냉장고 이야기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새벽 5시, 여자에게 "나야..."라는 전화를 받다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연애매뉴얼(연재중) > 커플생활매뉴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친구의 경조사, 어디까지 챙겨야 할까? (180) | 2013.06.25 |
---|---|
무뚝뚝한 여자와 애정결핍 남자의 연애 (128) | 2013.06.18 |
데이트 비용 문제로 다투다 헤어진 김형에게 (182) | 2013.06.12 |
남자친구의 외도로 인해 속병 앓고 있는 여자들 (79) | 2013.06.11 |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도 되는지 걱정하는 여자 (96) | 2013.06.10 |
[금사모] 남자친구를 경찰에 신고한 여자 (74) | 2013.06.07 |
나줌2013.06.13 12:47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ㅋㅋ2013.06.13 12:56
수정/삭제 답글달기
잘 읽고 가요
상대랑 꼭 연애(이성적인...)가 아니더라도
진심으로 생각하고 같이 공유하고 또 아껴줄줄 아는 남자/여자 참 찾기 힘들더라고요;;;;
그런 사람하고 연애/결혼을 한다면 설사 중간에 정말 피치 못할 일이 있어서 깨진다 해도 추억이라도 남을텐데...
성별을 떠나서 정말 사람 됨됨이가 못 되먹은 사람들이 많은듯 해요.
그냥...나랑 됨됨이 비슷한 (어차피 나도 완벽하지 않을거니까^^) 남자랑 타이밍 좋게 눈 좀 맞아봤으면...ㅠ
와2013.06.13 14:25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나저나 남자들도 자기자신에게 돈쓰는 여자만 보면 된장녀라고 하는사람들 있는데 그만좀 했으면 좋겠어요. 내월급이 니 월급 세배인데 내가 핸드폰 바꾸는게 왜 된장질이냐 이자식아
괭이 두 마리 주인2013.06.13 14:49
수정/삭제 답글달기
연습하다 나와서 아무생각 없이 댓글
보다가, 완전 웃어제껴서 들고 있던
콜라가 출렁--다 쏟아져버렸네요 ㅎㅎㅎㅎㅎ 근데 80일 프로젝트 겨우 일 주일
지났었나요??
전 한 이 주는 지난줄 알았네요-_-
우리모두 열씨미!! 해내자구요~~
냠냠2013.06.13 15:37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2013.06.13 15:43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아2013.06.14 21:02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인22013.06.14 21:29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2013.06.13 16:13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남자 제 전남친인가요.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ㅠㅠ 눈물..
저한테 비싼밥 자주사주고는 카드값만 나오면 징징거려서 내가 그럼 싼데가자고했더니 그건또 싫데.
또 내가 낼려고하면 말려.
그러다 카드값나오면 징징거려.
진짜 무슨 내가 얹혀사는 사람같아서 자존심이 어찌나 상하던지.
근데 나보고 자기를 돈때문에 만나는거같다고.
그러고 기념일에 원치도않는 비싼선물 덜컥해주고는
내가 뭐사주는지 지켜보고.
뭐갖고싶냐고해서 뭐갖고싶다고했더니 나중에 개념없다고 선물주면서 잔소리에 징징..
마음불편하게하는덴 특허받았는지
아주 징글징글했음.
첫연애라 그런지, 그뒤로도 썸타는 남자한테 얻어먹기가 겁남.
진짜 뭘어쩌란건지 쓸데없는 짓의 대가였는데
넘 속상하고 힘들어서 윽박지르면
되려 내가이상한애가되는.그런연애.
훗날 멘붕와서 자책하다가 짐은 연애할자신도없어요..
아오2013.06.13 17:23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오2013.06.13 17:24
수정/삭제 답글달기
쮸2013.06.13 19:03
수정/삭제 답글달기
마인드가 달라2013.06.13 17:27
수정/삭제 답글달기
데이트 비용을 어느 한쪽에서 전담하면 모욕적이라며 불같이 화를 내며 더치페이하지 않으면 그것 자체에 불쾌감을 느끼는 게 서구사회의 특징이기도 하지.
그것은 여성이 여성 스스로의 자기 존엄성과 권리에 기인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그런 생각이 부족한것이 현실이지. 여성으로서의 차별은 반대하지만 자신의 행동은 아직 부족하단 생각이야.
싸구려 화대를 받는 여성이 아닌 한은 자기 존엄성을 지켜야지
ㅁㅁ2013.06.13 17:34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ㅎ2013.06.13 17:50
수정/삭제 답글달기
외국생활 전혀 안해보신분이 남긴 리플같네요.
외국에서도 남자가 맘에드는 여자한테는 돈 다 씁니다.
이거 뭐 공감도 안가고 말도 안되고...
괭이2013.06.13 17:52
수정/삭제 답글달기
Q2013.06.13 17:52
수정/삭제 답글달기
헐헐헐2013.06.13 18:10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리고 당당하게, 상대에게 더치페이 요구하세요.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히시구요. 찌질해보일까 걱정돼서 지갑은 먼저 열어놓고 뒤에서 싸구려니 어쩌니 욕하지 마시구요.
남녀끼리가 아니고요2013.06.13 21:53
수정/삭제 답글달기
남녀끼리가 아니고요2013.06.13 21:58
수정/삭제 답글달기
헐2013.06.13 23:10
수정/삭제 답글달기
ㅉㅉ2013.06.14 03:49
수정/삭제 답글달기
ㅋ헐2013.06.14 09:22
수정/삭제 답글달기
122013.06.14 10:47
수정/삭제 답글달기
나듀2013.06.14 15:41
수정/삭제 답글달기
근데 거기도 친구가 아닌 남녀간 데이트라면 보통은 남자가 쏨다. 암컷 호감 사기위해 자기 과시하는 건 수컷의 본능이나 같아서 말임. 물 건너라고 뭐 다를 줄 아시나 봄..ㅋㅋㅋ
마인드라2013.06.15 22:40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냥 여자가 반 내겠다고 하면 그런 줄 알지 왜 꼭 자기가 더 내야 하는지, 딱 짚이지 않소? 그런 남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여자이려면 얻어먹거나 남자가 더 내게 한 다음 어머 오빠 정말 고마워 오빠 최고야 멋져 해야 하지 않소? 이건 문제 없는 건가?
푼돈 좀 더 냈다고 으스대며 우월감 과시하는 남성이 아닌 한은 자기 존엄성을 지켜 줬으면 함. 남자의 자부심은 그깟 돈 몇푼 더 냈다고, 여자 카드로 자기가 다 결제하는 양 거짓으로 으스댄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함.
르잔드2013.06.16 03:30
수정/삭제 답글달기
밥값 등을 개인이 너무 지불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본인의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이것에 대한 보답을 해야하는 부담감같은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그것을 줄여주기 위함일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실례가 되지 않으면서도 더 친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일 뿐이죠.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이탈리아 친구들이 우리나라랑 데이트 문화가 좀 비슷한 거 같더라고요. 남자들이 남성우월주의적인 모습이 있어서 데이트 비용을 혼자 지불하려하는 경향이 있고, 나중에는 이탈리아 여자는 속물근성이 있다면서 욕하기도 하고요. ㅋ
새벽에 심심하고 한마디 덧붙이고도 싶고해서, 논지도 분명하지않은 잡설을 써놨지만, 남자가 여자한테 밥사주고 선물사주고 하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되면 안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주는 이유는 "그녀가 맛있게 먹는거보면 내가 더 행복하니까, 그녀가 내 보잘것없는 선물때문에 한번이라도 더 웃어주고 좋아하니까," 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녀를 위한 일이 그녀를 위한 일이 아니라 사실은 나를 위한 일이였기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사랑방식일 수 도 있지만, 그런 "이기적인" 이유로 사랑을 하고 사랑을 표현하면 최소한 "본전생각"은 안나잖아요. 그녀때문에 그리고 그녀에게 내가 해주고 싶었던 것들을 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행복했으니까"
저는 은어 사용을 즐기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특히 재밌거나 유쾌한 말이기보다 부정적이고 불쾌한 의미를 내포하는 말 일때) "된장녀"라는 말을 사용하진 않지만, 제가 정의 하는 "된장녀"는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여자가 아니라, 데이트 비용 부담에 대해 아무런 감각이 없는 여자입니다. 고마워하지도, 미안해하지도, 심지어 웃어주지도 않고 그냥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 자기가 자신의 외모에 투자한 돈과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 당연한 일이라는 사람. 아이를 낳아 "주니까" 자신이 혼수 등에서 어드밴티지가 있어야 된다는 사람. 고마운건 고마운거고, 미안한건 미안한거고, 좋은건 좋은거고, 싫은건 싫은건데, 논리를 내세우다가 자기모순에 빠지고는 오히려 더 역정을 내는 사람. 그런 사람 주위에서 본 적은 없지만, 가끔 미디어에는 비치더라고요.
허허참..2013.06.24 02:35
수정/삭제 답글달기
99992013.06.24 10:41
수정/삭제 답글달기
기본적으로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와 데이트를 할 때
"해주기"
마인드가 있는 것 같아요~^^
돈의 액수와 상관이 별로 없어요 ㅋ
맨날 먹이고 싶어하던 ** 생각남 ㅋㅋ
먹이고 싶어하고 (살찐다 그래도 코로도 안 들음)
마실 거 사주고 싶어하고
말 걸고 싶어하고
수다 떨고 싶어하고
뭐라도 막 해주고 싶어하는...ㅋㅋ
부모 본능? 보호 본능? 암튼 그런 게 있더라고요 ㅎ
그것의 연장선에서 이제 돈 많은 남자 (진짜 극소수)들은 돈을 쓰는 것이고
돈 없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걸 아니꼽게 여기고
그걸 따라가는 여자들 또한 아니꼽게 여기는 거죠 뭐 ㅋㅋㅋㅋ
ㅋㅋㅋ2013.10.14 22:12
수정/삭제 답글달기
내가 한국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는 한국녀가 "된장녀"이기 때문이고 이 된장녀들이 나의 진가를 못알아봐주기 때문이고 결국 내가 인기 없는 이유는 내 문제가 아닌 이 한국 된장녀들 때문이다...로 귀결을 맺고 싶은거 같은데. 이거 어쩌죠. 외국가도 인기 없으실거 같네요.
쮸2013.06.13 19:01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녀는 반짝반짝2013.06.14 22:41
수정/삭제 답글달기
쏘쏘2013.06.14 23:37
수정/삭제 답글달기
번호 바꾸시고
다시 연락하지 마세요.
이런 스타일 자기합리화 쩔거든요.
잘 안바뀝니다.
오호라2013.06.15 09:03
수정/삭제 답글달기
김형이 잘 읽고 정신개조 좀 했으면 좋겠어요.
사회와 개인의 평화를 위해서.
chloe2013.06.15 12:53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2013.06.16 00:26
수정/삭제 답글달기
ㅎㅎ2013.06.16 00:27
수정/삭제 답글달기
제2013.06.16 09:57
수정/삭제 답글달기
사회초년생때,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밥먹을때마다 괴롭히던 놈.
꼭 고급음식점만 가면서 밥사라고 눈치주고;;
돼지나되라
오리둥둥2013.06.17 12:01
수정/삭제 답글달기
어머2013.06.17 20:08
수정/삭제 답글달기
yuhki2013.06.16 11:24
수정/삭제 답글달기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는 것도 있지만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정말 대단하신것 같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peepthestyle2013.06.17 19:54
수정/삭제 답글달기
제가 텀블러를 사서 사이즈 무제한인 스벅 상품권이 생겼습니다.
저는 (구)남친이랑 같이 마시고 싶어서
너랑 데이트할 때 쓰려고 아껴놨어^^ 이랬는데
저에게 되돌아온 대답은 '너나 쳐먹어, 난 된장아니야.' 였습니다.
저 일 이후로 제 입에서는 절대 고운 말이 안나오더군요^^
아... 저거 말고 엄청나게 분노했던 일들이 막 떠오르는데...
ㅠㅠ어렸을 때 저런 것 겪은 게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데이트비용부담 45%는 했습니다.
기념일 선물은 제가 준 10%??? 돌려받은 거 같네요............
사귄 제가 바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거요거뜨2013.06.17 22:09
수정/삭제 답글달기
Clyde2013.06.24 18:13
수정/삭제 답글달기
밥무겄냐2013.06.19 22:32
수정/삭제 답글달기
군고구마2013.08.15 12:51
수정/삭제 답글달기
진짜 저도 다투기 싫어서 무한님처럼 다른 방법으로 데이트 하는데요. 자꾸 양보하다 보니. . 슬슬 짜증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 ㅜㅜ
억지쓰는 남친에게 말대꾸 못할 다른 예를 들었더니, 논리도 안 맞는 얘기를 하며 어거지 피워대서 이야기의 진척이 없다랄까요? 자기 얘기에 모순을 찾아내는 게 극도로 싫은가 보더라구요. 뭐 울커플은 아직 해결책 못 찾고 아직도 싸우고 있긴 한데, 남친의 바람은 무조건적인 복종이라. . 에휴. . . 가끔 헤어졌다가 만났다가 하면서 매번 새로 사귀는 듯 하고 있지요. 결론은 포기 ㅜㅜ
여튼 저는 그렇네요.
글고 지난메뉴얼 댓글을 안 읽었더니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근데 저는 이대로의 무한님이 좋습니다.
무한님의 직설적인 메뉴얼로 정신 바짝 차려본 저이기에 말랑한 건 별도움이 안 되더란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따뜻한 말은 주변에서 지겹도록 들으니까요~!
쓴소리도 귀담아 듣는 모습 무척이나 좋습니다만, 그로인해 상처받고 약해져서 변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우리도 살면서 주변사람들 상담 많이 하지만, 애정없으면 쓴소리도 안 하잖아요. 내일도 아닌데 뭣하러 그래요? 걍 적당히 맞춰주고 달래주면 되는 걸~
여튼 이런 이유로 저는 무한님의 직진을 응원해요~!^^
잘한다2014.05.23 11:54
수정/삭제 답글달기
속이 다 후련2014.05.23 15:52
수정/삭제 답글달기
최성림2018.10.15 03:34
수정/삭제 답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