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부모님의 반대, 사귀는 중 선 보는 남자.
J양(28세, 재취업준비생)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경어로 작성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J양 커플이 결혼하게 될 가능성은 0.03% 이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J양은 집에서 도망이라도 나와 결혼하려는 생각도 잠깐 했던 것 같은데, 집을 나와 그와 함께 사는 순간부터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매뉴얼을 작성하는 건,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이 관계를 그냥 둘 경우 여러 문제들이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 J양이 '부모님과 조율하는 법'을 깨닫지 못하면 다음 사람을 만나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J양이 강제적으로 부모님께 잡혀 산다면, 남자친구는 '효도를 하기 위해' 부모님께 잡혀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30대 후반인 남자친구는
위의 두 가지 이유를 연애의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장담하는데, 저런 형태로 연애나 결혼을 지속할 수 있는 남자는 없습니다. 그에겐 현재 '결혼'이라는 목적이 있기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파워로 연애를 떠받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 본색은 현재 남자친구가 '타인'들을 향해 하는 분노, 저주의 형태로 드러날 것입니다. 운전 하다가 아줌마 운전자를 보면 무시하는 말을 내뱉는 것, 누군가에 대해 평가절하 하는 말을 하는 것 등. 그게 그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바뀔 가능성'은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본색이 드러날 것이다'가 아니라, '지금 그가 보이는 호의가 그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남자친구가 J양에게 보이고 있는 호의는 맹목적인 것이고, 일방적인 것입니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그건 남자친구가 연애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보이는 '퍼 주는 연애'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태솔로 남성대원들이 첫 연애를 하면
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친구가 배고프다고 하면 한 시간 걸리는 거리도 차타고 달려가서 밥을 사주고 돌아오고, 본인은 라면을 먹으면서 여자친구 스테이크 사주려고 하고, 여친에게 선물 할 목걸이를 카드로 긁곤 궁핍한 생활을 하는 등, 자기 능력의 120%로 무리를 하면서 상대를 떠받치는 것입니다.
저 모습은 시간이 지나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집니다. 전력질주로 42.195km 뛸 수 없듯, 남친 역시 헌신에 버거워 하다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미 그 '조절'이 이루어진 듯 보입니다. J양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하는 게 어려워지자, 그는 선을 봤습니다. "난 올해 안으로 꼭 결혼해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제가 참견하지 않아도 둘의 관계는 알아서 와해될 것입니다.
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그가 '선 본 여자'와 결혼계획을 세우면서 J양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집을 나와서 나와 함께 살겠다고 하면, 함께 살 수 있다."라고 얘기했다고 했는데, 오늘 부로 그의 연락처를 삭제하고 차단하시길 권합니다. J양이 그의 말대로 집을 나가 그와 함께 사는 순간,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J양의 인생이 망가지게 될 것입니다.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을 보고, 선 본 여자도 결혼을 원하는 것 같다고 좋아하는 남자는 정상이 아닙니다. 상대가 원하는 '결혼'의 도구로 쓰이지 말고, 어서 벗어나시길 권합니다.
딸이 '좋은 남자'를 만나 부족하고 어려움 없이 살게 되는 걸 바라시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J양의 부모님께서는 J양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한 번 돌아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J양 부모님은 저 글의 '어머니'과 같은 시각에서 J양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J양에게 상처를 주려는 건 아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J양과 남자친구'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J양은 경제력을 '상, 중, 하' 중에서 '하'라고 적어주셨는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저는 참 혼란스럽습니다.
경제력과 관련해 이해하기 힘든 사연들이 종종 옵니다. 피아노를 전공한 후 개인레슨을 하며 살고 있는 여성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속물적인 시각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잠시 바라보겠습니다. 당시 피아노 학원을 여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었고, 집안 사정은 학원 열어 주기엔 버거운 형편이었습니다. 그녀는 서른둘이었고,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자와 사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엄청난 반대를 하셨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여하튼 둘은 반대로 인해 헤어졌고, 남자는 여행사에 다니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올해 서른넷이 되었고, 솔로부대원입니다.
J양 부모님께서는 J양이 남자친구를 데려오자 J양에겐 "너 같은 딸 둔 적 없다.", 남자친구에겐 "난 당신 모른다."며 문도 열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이 부분 역시 시간이 지나며 '내 딸의 현재사정'에 대한 업데이트가 자연히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그 업데이트가 되도록 빨리 이루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이 관계를 두고 고민하며 J양은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안하지만, J양의 상상과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남자친구를 구하는 것보다는 양아버지를 하나 구하는 게 낫습니다. 제가 J양의 사연을 읽으며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은, 남자친구와의 첫 만남에서 그가 빨대와 티슈를 챙겨주지 않고 햄버거를 앞에 놓아주지 않자, 그걸 두고
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J양은 남들의 호의를 받기만 하는 인생을 살아오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가 집에 데리러 오면 매너 있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개인주의적인 것이고…. 데이트 비용 중 10%를 부담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J양은 "제가 미안해서 약소하게나마 부담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그런 태도로는 누구를 만나든 '연애 정리해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연애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결혼이라는 목적이 있다면 결혼 전까진 상대가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결혼 직후 그의 J양을 향한 감정은 '억울함', '불공평함' 등으로 바뀔 것입니다.
J양이 남자친구를 '저 따위'로 보고 있으니, 자연히 부모님께 남자친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그를 '저 따위의 남자'로 설명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고서는 찾아 온 남자에게 "난 당신 모른다."며 문도 열어주지 않을 일이 벌어지기 힘듭니다. 부모님께서 J양을 통해 들은 '남자친구의 이미지'가 어땠을 지를 한 번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만약 제 동생이 J양을 '결혼 할 여자'라고 저희 집에 데려 왔다면, J양이 간 후 저는 동생과 밤새 아귀찜을 먹으며 동생에게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해 줄 것입니다.
J양이 미워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라는 말에 대해, 역으로 'J양은 신붓감으로 어떤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한 것이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상대가 어떤지에 대해서만 살펴보다 보면, 자신은 무결점의 전지적인 입장인 듯 착각할 수 있으니,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지 한 번 돌아본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J양이 가장 궁금하다고 했던 것은,
였습니다. 그것에 대한 답변은 위의 이야기들로 충분히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목적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남자, 그 서비스를 '남자의 성품'으로 착각한 여자의 연애사연이었습니다. 아마 그는 오늘도 '선 본 여자'와의 데이트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그녀를 집까지 모시는 등의 서비스를 할 것입니다. J양이 아니라 그 어떤 여자라도 '결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 그는 서비스를 베풀 것이니, 그게 J양 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착각하진 마시길 권합니다. 결혼이 급한 까닭에 이쪽의 연애를 마무리 짓지도 않은 채 선을 보고, 선을 본 여자와 사귀며 결혼 계획을 짜는 남자, 그와 헤어졌다고 크게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J양과 남자친구의 관계보다, J양과 부모님의 관계가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J양 부모님께서는 J양을 스무 살 꼬꼬마 정도로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연애와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서도, J양 부모님들께서는 "자식은 부모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십니다. 부모님과의 대화를 보면, J양의 의견이 존중받기는커녕 늘 혼나는 것으로 끝나고 맙니다.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여기다 그 해결책까지 적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책 한 권을 추천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토머스 고든의 <부모 역할 훈련>이라는 책입니다. 세 권 사도 아깝지 않은 책이니, 세 권 사서 한 권은 J양이 읽고, 나머지 두 권은 부모님께 선물하시길 권합니다. J양이 부모님을, 부모님이 J양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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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양(28세, 재취업준비생)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경어로 작성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J양 커플이 결혼하게 될 가능성은 0.03% 이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J양은 집에서 도망이라도 나와 결혼하려는 생각도 잠깐 했던 것 같은데, 집을 나와 그와 함께 사는 순간부터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매뉴얼을 작성하는 건,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이 관계를 그냥 둘 경우 여러 문제들이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 J양이 '부모님과 조율하는 법'을 깨닫지 못하면 다음 사람을 만나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
J양이 강제적으로 부모님께 잡혀 산다면, 남자친구는 '효도를 하기 위해' 부모님께 잡혀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30대 후반인 남자친구는
- 연로하신 부모님께 손주를 안겨 드리기 위해.
- 자신이 미혼인 것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 자신이 미혼인 것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위의 두 가지 이유를 연애의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헌신적인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데이트비용도 남친이 90% 이상 부담하고, 늘 제가 있는 곳으로 데리러 와요.
남친 나이 많은 거 빼고는 정말 저랑 딱 이라고, 결혼 하라고 하는데…."
데이트비용도 남친이 90% 이상 부담하고, 늘 제가 있는 곳으로 데리러 와요.
남친 나이 많은 거 빼고는 정말 저랑 딱 이라고, 결혼 하라고 하는데…."
친구들이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장담하는데, 저런 형태로 연애나 결혼을 지속할 수 있는 남자는 없습니다. 그에겐 현재 '결혼'이라는 목적이 있기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파워로 연애를 떠받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 본색은 현재 남자친구가 '타인'들을 향해 하는 분노, 저주의 형태로 드러날 것입니다. 운전 하다가 아줌마 운전자를 보면 무시하는 말을 내뱉는 것, 누군가에 대해 평가절하 하는 말을 하는 것 등. 그게 그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바뀔 가능성'은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본색이 드러날 것이다'가 아니라, '지금 그가 보이는 호의가 그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남자친구가 J양에게 보이고 있는 호의는 맹목적인 것이고, 일방적인 것입니다.
"남친은 거의 대부분 제가 원하는 쪽으로 맞춰줘요.
배려심과 따뜻한 마음씨, 그리고 이해심을 가지고 있어요."
배려심과 따뜻한 마음씨, 그리고 이해심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그건 남자친구가 연애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보이는 '퍼 주는 연애'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태솔로 남성대원들이 첫 연애를 하면
- '나'는 없고 '너'만 있는 연애.
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친구가 배고프다고 하면 한 시간 걸리는 거리도 차타고 달려가서 밥을 사주고 돌아오고, 본인은 라면을 먹으면서 여자친구 스테이크 사주려고 하고, 여친에게 선물 할 목걸이를 카드로 긁곤 궁핍한 생활을 하는 등, 자기 능력의 120%로 무리를 하면서 상대를 떠받치는 것입니다.
저 모습은 시간이 지나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집니다. 전력질주로 42.195km 뛸 수 없듯, 남친 역시 헌신에 버거워 하다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미 그 '조절'이 이루어진 듯 보입니다. J양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하는 게 어려워지자, 그는 선을 봤습니다. "난 올해 안으로 꼭 결혼해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제가 참견하지 않아도 둘의 관계는 알아서 와해될 것입니다.
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그가 '선 본 여자'와 결혼계획을 세우면서 J양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집을 나와서 나와 함께 살겠다고 하면, 함께 살 수 있다."라고 얘기했다고 했는데, 오늘 부로 그의 연락처를 삭제하고 차단하시길 권합니다. J양이 그의 말대로 집을 나가 그와 함께 사는 순간,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J양의 인생이 망가지게 될 것입니다.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을 보고, 선 본 여자도 결혼을 원하는 것 같다고 좋아하는 남자는 정상이 아닙니다. 상대가 원하는 '결혼'의 도구로 쓰이지 말고, 어서 벗어나시길 권합니다.
2. J양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딸이 '좋은 남자'를 만나 부족하고 어려움 없이 살게 되는 걸 바라시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J양의 부모님께서는 J양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한 번 돌아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어머니는 역시 글을 쓰는 것보다는 월급쟁이가 몇 갑절 낫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렇게 재주 있는 내 아들은 무엇을 하든 잘하리라고 혼자 작정해 버린다. 아들은 지금 세상에서 월급자리 하나 얻기가 얼마나 힘드는 것인가를 말한다.
하지만 보통학교만 졸업하고도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회사에서 관청에서 일들만 잘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또 동경엘 건너가 공불 하고 온 내 아들이, 구하여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중에서
하지만 보통학교만 졸업하고도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회사에서 관청에서 일들만 잘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또 동경엘 건너가 공불 하고 온 내 아들이, 구하여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중에서
J양 부모님은 저 글의 '어머니'과 같은 시각에서 J양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J양에게 상처를 주려는 건 아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J양과 남자친구'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남자친구는 37세, 집과 차를 마련해 놓은 직장인입니다. 월급은 400 정도 받습니다. 직장은 남자친구가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정년이 보장됩니다. 학력은 대졸입니다.
◆ J양은 28세, 집과 차는 없습니다. 아버지의 소개로 들어간 직장에서 일하다가 퇴사한 관계로 현재 월급은 없습니다. 학력은 대졸입니다. 현재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공기업에 들어갈 준비 중입니다.
◆ J양은 28세, 집과 차는 없습니다. 아버지의 소개로 들어간 직장에서 일하다가 퇴사한 관계로 현재 월급은 없습니다. 학력은 대졸입니다. 현재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공기업에 들어갈 준비 중입니다.
J양은 경제력을 '상, 중, 하' 중에서 '하'라고 적어주셨는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저는 참 혼란스럽습니다.
경제력과 관련해 이해하기 힘든 사연들이 종종 옵니다. 피아노를 전공한 후 개인레슨을 하며 살고 있는 여성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속물적인 시각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잠시 바라보겠습니다. 당시 피아노 학원을 여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었고, 집안 사정은 학원 열어 주기엔 버거운 형편이었습니다. 그녀는 서른둘이었고,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자와 사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엄청난 반대를 하셨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내 딸이 대학 다닐 때, 서울대 다니던 교회 오빠가 얠 좋아한 적도 있었다.
피아노도 잘 치고 성품도 바르기 때문에 어딜 가든 얜 인기가 많다.
사귄다는 남자의 경제력을 보면, 서울에서 살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피아노도 잘 치고 성품도 바르기 때문에 어딜 가든 얜 인기가 많다.
사귄다는 남자의 경제력을 보면, 서울에서 살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여하튼 둘은 반대로 인해 헤어졌고, 남자는 여행사에 다니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올해 서른넷이 되었고, 솔로부대원입니다.
J양 부모님께서는 J양이 남자친구를 데려오자 J양에겐 "너 같은 딸 둔 적 없다.", 남자친구에겐 "난 당신 모른다."며 문도 열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이 부분 역시 시간이 지나며 '내 딸의 현재사정'에 대한 업데이트가 자연히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그 업데이트가 되도록 빨리 이루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3. J양에 대한 이야기.
이 관계를 두고 고민하며 J양은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절대 넉넉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제 헛된 상상과 기대인가요?"
그래도 마음만큼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제 헛된 상상과 기대인가요?"
미안하지만, J양의 상상과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남자친구를 구하는 것보다는 양아버지를 하나 구하는 게 낫습니다. 제가 J양의 사연을 읽으며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은, 남자친구와의 첫 만남에서 그가 빨대와 티슈를 챙겨주지 않고 햄버거를 앞에 놓아주지 않자, 그걸 두고
"개인주의가 심한 사람이라는 걸 눈치 챘어요."
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J양은 남들의 호의를 받기만 하는 인생을 살아오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가 집에 데리러 오면 매너 있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개인주의적인 것이고…. 데이트 비용 중 10%를 부담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J양은 "제가 미안해서 약소하게나마 부담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그런 태도로는 누구를 만나든 '연애 정리해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연애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결혼이라는 목적이 있다면 결혼 전까진 상대가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결혼 직후 그의 J양을 향한 감정은 '억울함', '불공평함' 등으로 바뀔 것입니다.
J양이 남자친구를 '저 따위'로 보고 있으니, 자연히 부모님께 남자친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그를 '저 따위의 남자'로 설명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고서는 찾아 온 남자에게 "난 당신 모른다."며 문도 열어주지 않을 일이 벌어지기 힘듭니다. 부모님께서 J양을 통해 들은 '남자친구의 이미지'가 어땠을 지를 한 번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만약 제 동생이 J양을 '결혼 할 여자'라고 저희 집에 데려 왔다면, J양이 간 후 저는 동생과 밤새 아귀찜을 먹으며 동생에게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해 줄 것입니다.
"쟤네 집에서는 쟤를 '취집(취업+시집)' 보내려는 거야.
넌 지금 그레이트한 호구처럼 행동하고 있으니까,
쟨 네가 결혼해도 그레이트한 호구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고.
데이트 할 때 네가 차로 데리러 가지 않거나, 쟤가 부담하는 돈을 좀 늘리면
쟨 바로 달라질 거야. 마음이 식은 거냐고 하겠지.
쟨 너랑 사귀는 게 아니야. 네가 보이는 호의와 사귀는 거지.
아까 쟤가 그랬지. "결혼하면 오빠가 공부 시켜주기로 했어요."라고.
결혼하면 넌 아빠 마음으로 쟤를 키워야 할 거야. 그럴 자신 있다고?
그래. 아내가 '친구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게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직접 경험해 봐.
어미새 마저 둥지에 앉아 그저 입 벌리고 있는 가정의 가장이 어떨지, 경험해 보면 알겠지."
넌 지금 그레이트한 호구처럼 행동하고 있으니까,
쟨 네가 결혼해도 그레이트한 호구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고.
데이트 할 때 네가 차로 데리러 가지 않거나, 쟤가 부담하는 돈을 좀 늘리면
쟨 바로 달라질 거야. 마음이 식은 거냐고 하겠지.
쟨 너랑 사귀는 게 아니야. 네가 보이는 호의와 사귀는 거지.
아까 쟤가 그랬지. "결혼하면 오빠가 공부 시켜주기로 했어요."라고.
결혼하면 넌 아빠 마음으로 쟤를 키워야 할 거야. 그럴 자신 있다고?
그래. 아내가 '친구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게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직접 경험해 봐.
어미새 마저 둥지에 앉아 그저 입 벌리고 있는 가정의 가장이 어떨지, 경험해 보면 알겠지."
J양이 미워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이 남자를 평가해 주셨으면 합니다. 남편감으로 어떤지."
라는 말에 대해, 역으로 'J양은 신붓감으로 어떤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한 것이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상대가 어떤지에 대해서만 살펴보다 보면, 자신은 무결점의 전지적인 입장인 듯 착각할 수 있으니,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지 한 번 돌아본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J양이 가장 궁금하다고 했던 것은,
"이 사람은 과연 배우자로 적합한가?"
였습니다. 그것에 대한 답변은 위의 이야기들로 충분히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목적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남자, 그 서비스를 '남자의 성품'으로 착각한 여자의 연애사연이었습니다. 아마 그는 오늘도 '선 본 여자'와의 데이트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그녀를 집까지 모시는 등의 서비스를 할 것입니다. J양이 아니라 그 어떤 여자라도 '결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 그는 서비스를 베풀 것이니, 그게 J양 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착각하진 마시길 권합니다. 결혼이 급한 까닭에 이쪽의 연애를 마무리 짓지도 않은 채 선을 보고, 선을 본 여자와 사귀며 결혼 계획을 짜는 남자, 그와 헤어졌다고 크게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J양과 남자친구의 관계보다, J양과 부모님의 관계가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J양 부모님께서는 J양을 스무 살 꼬꼬마 정도로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연애와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서도, J양 부모님들께서는 "자식은 부모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십니다. 부모님과의 대화를 보면, J양의 의견이 존중받기는커녕 늘 혼나는 것으로 끝나고 맙니다.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여기다 그 해결책까지 적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책 한 권을 추천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토머스 고든의 <부모 역할 훈련>이라는 책입니다. 세 권 사도 아깝지 않은 책이니, 세 권 사서 한 권은 J양이 읽고, 나머지 두 권은 부모님께 선물하시길 권합니다. J양이 부모님을, 부모님이 J양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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