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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모] 늘 퇴짜맞는 고학벌의 남자 외 1편
이 부분을 오해하는 대원들이 몇몇 있는데, 잘난 척을 대놓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보가 아니고서는 "아무래도 제가 S대 의대를 나온 치과의사다 보니까."라는 식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 "제가 B사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니 그럼 다음에 만날 땐 제 차 타고 드라이브나 하죠."라며 대놓고 '자랑질'을 하지 않는단 얘기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내가 누구나 다 알아주는 외국의 H대학을 나왔다고 가정했을 때, 대화를 대학 얘기로 이끌어가며 

"한국 대학교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제가 졸업한 학교에서는…."


정도의 이야기만 해도 충분히 '잘난 척'으로 보일 수 있다. 뒤 문장을 '제가 졸업한 H대학교에서는'이라고 말하면 확실히 잘난 척으로 보일 수 있고 말이다.

처음으로 다룰 사연의 주인공인 M군은 "자랑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H대학'이라고 하지 않고 '대학'이라고 말했습니다."라고 하는데, 그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오히려 이전 소개팅에서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풀네임을 말했던 것이 이상한 거다.


1. 늘 퇴짜 맞는 고학벌의 남자.


M군이 퇴짜를 맞는 가장 큰 이유는 '잘난 척'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M군보다 뛰어난 스펙을 가진 대원들의 사연을 읽을 때에도 거부감이 든 적은 없었는데, M군의 사연을 읽으면 거부감이 든다. M군이 내 아는 동생이었으면,

"너 무슨 노벨상이라도 받았냐?
왜 그 학교 입학한 거 하나 가지고 인생 만점 맞은 사람처럼 말해?"



라는 얘기를 해주었을 것 같다.

그 학교에 들어가기까지 M군이 노력했다는 건 충분히 알겠다. 솔직히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심정이지만, M군이 열심히 노력했고 고생했다고 해두자. 그럼 M군도 이정도 까지만 하면 되는 거다. 굳이 주제를 학교 얘기로 잡아가며 "내가 고생해가며 얻어낸 것이 바로 이 학력입니다."라는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단 얘기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M군은 소개팅에 나가 '나는 이렇게 이 학교에 입학했다'류의 수기를 상대에게 들려주고 있다. 상대가 M군에게 과외 받을 학생이라든가, M군에게 인터뷰 요청을 한 기자라면 그래도 된다. 하지만 소개팅녀에게 그래선 안 되는 것이다.

"같은 학교 여학생들과는 잘 지냅니다. 소개팅도 그들이 주선해 준 거고요.
제가 애프터 승낙을 한 번도 못 받는 걸 그녀들도 의아해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내가 B사의 자동차를 몰며 동호회 회원들과 있으면 내 자동차를 자랑할 일이 없다. 다들 B사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런데 국산차를 타는 사람과 만나서 대화하며 주제를 '자동차'로 이끌곤 연비와 안전성 등에 대해 말하면 그건 '자랑'이 될 수 있다. "저도 전엔 국산차를 몰아봤는데, 외제차로 바꾸니 확실히 다르더라고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실례가 될 수도 있고 말이다. 나름 겸손하게 말한다고 "아, 오해는 하지 마세요. 국산차 전부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외제차의 장점이 그렇다는 거니까."라고 말하면, 듣는 상대는 더 짜증 날 수 있다.

"소개팅 전에 카톡대화를 할 땐 분위기 좋은데, 만나고 나서는 꼭 그러네요.
소개팅 끝나자마자 상대가 집에 서둘러 가야 한다며 배웅도 거절한 적 있고요."



소개팅 이전에 카톡대화를 나눌 때에도 M군은 밝고 젠틀하다. 그런데 만나서 상대에게 '어필'한다며 학교 얘기 꺼내기에 상황이 극도로 나빠지는 듯 보인다. 속는 셈 치고 앞으로 소개팅에서 '학교'와 관련된 그 어떤 얘기도 하지 말아보길 권한다. M군에게서 '학교부심'을 빼면 별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더불어 남이 의식할 거라는 걸 의식하며 너무 겸손하려 애쓰지 말라는 얘기도 해주고 싶다. 학교나 직장 메일로 사연을 보내는 고학벌, 또는 고스펙의 대원들도 많은데 그들 중 "제가 자주 사용하는 메일이 학교(직장) 메일이라 이 주소로 보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얘기는 안 해도 된다. 그게 신경 쓰이면 다른 메일로 보내든지, 아니면 그런 말 생략하고 보내길 바란다.


2. A.K.A 땡큐오빠.
 

진호야 내가 너랑 같은 학교를 다닌다고 해보자. 그런데 내가 전날 과음을 해서 이번에 수업 못 들어가니까 대리출석 좀 해달라고 했어. 그리고 오늘까지 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아무래도 학교를 못 갈 것 같으니까 메일로 보내면 그거 출력해서 좀 제출해 달라고 했어. 또 저녁에는 기숙사에 사는 친구에게 물건 빌리기로 한 게 있는데 그것 좀 받아놔 달라 그랬어. 난 늘 이런 식으로 널 대해.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지. 

"난 정말 학교 다니면서 너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진호야 넌 저게 '의지하는 것' 같아 보여? 심부름 같아 보이진 않고?

"걔한테 약간 철벽녀 기질이 있는 거 같아 보여요."


그러면 안 돼, 진호야. 너랑 안 사귀어준다고 그냥 막 아무렇게나 철벽녀라고 갖다 붙이는 거 아니야. 철벽녀가 초반부터 막 말 놓고 그래? 소개팅 시켜 달라고 말을 해? 대신 좀 출석해 달라 그래? 자기 기분 상하거나 심심하면 연락해서 징징 거리거나 수다 떨고 그래? 필요한 거 있거나 모르는 거 있을 때 연락해서 물어보고 그래?

난 정말 궁금해. 이걸 '어장관리'라고 안 하면 대체 뭘 어장관리라고 해야 하는 거야?

"고백했거든요. 거절당했지만, 이제 제 마음도 알렸으니 더 잘해주려고요."


아이고 진호야. 넌 지금도 걔한테 '땡큐오빠'고 '땜빵오빠'인데 뭘 더 어떻게 잘해주려고? 앞으로 시험 때 되면 커피 기프티콘 보내고, 리포트 대신 써주고, 걔가 피곤해서 학교 못 오면 대리출석해주고, 밥 사주고 뭐 그러려고? 어머니께서 아시면 가슴을 치실 일이다 진호야.

상대의 부탁은 말이야, 그 사람이 정말 내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걸 내게 간절하게 부탁할 때 고심한 후에 들어줘도 '잘 들어줬다'고 말하기 힘든 일이야. 상대가 자기 목숨이 걸린 일이라며 부탁을 했어도, 그게 해결되고 나면 상대는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나온 기분이 될 수 있거든. 내가 보니까, 절실함이 자리를 뜰 때 고마움의 손을 붙잡고 나가는 것 같더라. 상대의 노트북이 고장 나 상대가 발을 구르고 있을 때 도와주는 것 정도는 괜찮아. 그런데 상대가 애들하고 놀다가 해야 할 일을 못 해서 그걸 대신 해 달라고 부탁하는 건 안 들어 주는 게 맞는 거야.

너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거절'이야. 내가 늘 얘기하잖아 '정회원'과 '준회원'의 차이를 두라고. 넌 지금 남자친구도 안할만한 일까지 다 하고 있는 거야. '챙겨준다'는 핑계로 말이야. 고교시절이라고 치면, 걔가 수업시간에 건성건성 수업 듣고 애들하고 놀러 다니느라 노트정리를 안 했는데, 시험이 가까워오자 너에게 "나 노트 좀 빌려 줘. ㅠ.ㅠ 나 시험범위도 어디까지인지 몰라 ㅠ.ㅠ"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 그럼 넌 '챙겨준다'며 노트 복사해서 갖다 주고 시험범위도 알려주겠지. 숙제를 대신 해 줄 수도 있고 말야.

내가 핫팩이 좀 필요했거든. 그런데 인터넷에서 물건 하나 시키니까 붙이는 핫팩 사은품으로 주더라. 난 사진 찍으러 갈 때만 핫팩이 필요한 거라서 대량으로 살 생각 없거든. 거기선 써보고 좋으면 대량구입 하라고 보내준 거고. 어차피 물건 주문할 때마다 핫팩이 오면 더 필요 없으니까 난 대량구매 하지 않을 거야. 네가 지금 걔한테 딱 그 '사은품 핫팩'같은 존재야. 부탁도 들어주지, 고민상담도 해주지, 심심할 때 수다도 떨어주지, 안 사귀어도 다 할 수 있는데 뭐 하러 사귀어?

모든 여자에게 다 냉정하게 굴고 부탁을 거절하라는 얘기가 아니야. 걔를 딱 봐봐. "고마워 오빠 땡큐."가 습관화 되어 있잖아. 그런 상황에서 네가 "더 잘해주려고요."라고 말하는 건, 호구기능사에서 호구기능장이 되겠다는 얘기밖에 되질 않아. 진호는 "어떻게 하면 걔가 절 남자로 봐줄까요?"라고 물었지? 별로 권하고 싶진 않지만 꼭 그래야 한다면, 뭐든 다 해주는 '사은품 오빠'에서 먼저 벗어나. 모든 걸 다 바치는 '값진 사은품'이 되더라도, 사은품은 사은품일 뿐이니까. 어려운 거 아니야, 쉽게 생각해. 무료베타버전이 정식버전과 아무 차이도 없어. 심지어 업그레이드도 동일하게 받을 수 있지. 너라면 정식버전 살 것 같아?


'고백의 순간'이 언제인지를 알려달라는 대원도 있었는데, 요청한대로

고백할 때 해야 할 말 / 하지 말아야 할 말
고백할 때 해야 할 행동 /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그 친구에 대해 뭘 알게 되면 고백해도 된다든지,
알게 된 지 얼마나 되었을 때 고백하면 좋은지도.)



저렇게 딱 나눠서 말하긴 힘들다. 질문을 한 대원에겐 내가 운전면허 딸 때의 얘기를 해주고 싶다.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준비할 때 내가 가장 걱정했던 건 '대체 언제 변속을 해야 하는 건가?'였다. 사람들에게 정확한 변속시점(rpm 값으로)을 물었더니,

"1,2단은 2000rpm에서 하고, 그 이상은 2200rpm 정도가 좋지."
"난 2300rpm에서 2500rpm 사이에 바꾸는 것 같은데?"
"2000~2200rpm 정도가 적당해."



라는 제각각의 대답을 했다. 저 대답을 듣고 나서도 고민인 건, '당장 앞을 보며 운전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계기판의 rpm수치까지 확인하며 변속을 할 수 있는가?'였다.

그런데 실제로 운전을 하는 지금, 저 고민은 '고민도 아닌 것'이 되었다. 악셀을 밟는 정도에 따라 타이밍이 달라지기도 하고, 엔진음으로 타이밍을 알 수 있기도 하며, 타다보면 대략 몸으로 이쯤이 변속 시점이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백도 비슷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변속 타이밍을 '2000~2200rpm'정도로 추천하듯 매뉴얼을 통해서는 "상대와 30분 이상 통화가 가능할 때 고백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상대와 가까워지면 '이쯤이면 고백해도 되겠구나'하는 느낌이 자연히 든다. 그 즈음엔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주말이나 공휴일에 만나는 게 자연스러운 사이가 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 아직 전화통화하기도 부담스러운 사이이거나, 만나자고 해도 상대가 피할 때 더는 고민하고 싶지 않아 그저 '도전'의 의미로 고백하는 게 아니라면, 고백의 타이밍은 자연스레 알 수 있을 테니 너무 고민하진 말길 바란다. 

자 그럼, 다들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보내시길 바라며! 



▲ 신청서(http://normalog.com/notice/1339)가 없는 사연은 다루지 않습니다.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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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2013.10.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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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말 되세요 무한님!

맴맴2013.10.0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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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하는 모습 사실은 스무 살 전후에 성장하면서 고쳐져야 하는 모습인데...전 서른인 지금도 못고치고 있네요ㅠㅠㅠㅠ다행히 1번 사연처럼 낯뜨거운 프로필 광고하는건 오래 전에 지나갔지만, 남들이 조금만 바보같은 소리를 해도 한껏 빈정거리게 되네요. 이런 성격은 마흔 되어야 고쳐질런지...가끔 애인님이 사람이기에 보일 수 있는 바보짓을 하면 성질을 내고 말고...ㅠㅠㅠㅠ그래도 많은 조율을 배우고 있어요.

오홍201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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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호구기능장이 발전하면
호구인간문화재 내지는
호구무형문화재 전수자가 될 수는 있겠네요.

거북이 등짝2013.10.0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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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저도 한창 친한 친구한테 잘난척할때가 있었는데 부끄러워지네여...
별로 듣고 싶어하지 않아하는것 같아서 말을 하다 말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듣기 싫었을만 하더라구요... 같은 직종인 친구라 선생님이 이렇게하라고 얘기했었어 하면서 조언해준답시고 잘난척했던거 같아여
학교졸업하고 취직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고쳐지더라구요
별로인 학교나와서 정말 좋은 직장에 다니거나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많거든요
내가 얼만큼 고생을 했든 사람들은 별로 알고 싶지않다고 생각해여ㅋㅋ 엄마야 아이구 우리새끼하면서 들어주시겠지만 같은 동기생이 얘기하는것도 듣기싫더라구여ㅋㅋㅋ

주부구단2013.10.05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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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고갑니다. ㅋㅋ 호구기능사와 호구기능장...

멋진 말이군요...

저도 한때 호구산업기사까지 따고.. 요즘은 호구짓

안하고 있습니다만.. ㅋㅋ

암튼 정신차리세요~ 세상에 여자는 많습니다..

발에 걸리는게 여자랍니다....

근데 왜 난 ASKY일까요? ㅋㅋ

두마리토끼2013.10.05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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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소개팅하러가는데ㅎ 저런자랑질은 조심해야겠어요ㅎㅎ 무한님 좋은 주말 보내세용~^^

바나나우유2013.10.0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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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손은 좀 어떠세요~ 이번주는 월화수목금 다 올려주셨네요ㅋ 짝짝짝! 두번째 사연 어장관리 여자분 제 친구 보는것 같다는.. 근데 제 친구는 회사에서 저러고 있네요ㅡㅡ 휴

소피아애미2013.10.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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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부심 ㅋㅋ자부심이 아닌 학교부심이라는게 문제 아닐까요. 학교빼면 본인에대해 얘기할게 없는... 자신을 다른것들로도 채워나가보면 상대와 더 깊은 대화가 가능 할 거라 생각해요. 그나저마 저 변속은 트럭몰고 운전면허 시험 볼때 쓰는건가요? 전 지금도 운전하고 다니는데 rpm본적 없는데요 ㅠㅠ 2종에겐 신세계....

시나몬2013.10.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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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격려와 따스함이 묻어나는 글 잘보고갑니다^^*
만약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먼저 노멀로그를 소개해줄꺼예요ㅎㅎ

방방2013.10.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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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고백타이밍을 몰라서
덮어놓고 고백했다가 어장관리에 호구기능사 딴 여자가 있지요
바로 나 ..ㅜㅜ ㅋㅋ

2013.10.0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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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ㅋㅋㅋ2013.10.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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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기능장에서 빵터졌네요 푸하하ㅋㅋㅋㅋㅋ
센스만점이십니다

안타까움2013.10.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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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될까 해서 한 글 남깁니다.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잘난척' 하는 사람은 싫어하나, '잘난척'의 기준은 확실히 다릅니다. (무한님 글 주인공처럼 자기 얘기만 하는 것을 잘난척 아닌거라고 할 곳은 어디에도 없을겁니다. 그 얘기가 아닙니다.)

아주 예전에 멜리사 길버트가 중국에 부임한 여교수로 나온 영화가 있었는데, 첫 강의때 자신의 경력을 주욱 이야기했다가 나중에 '자랑은 좋지 않다'라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 있지요. 정도는 달라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그 자체가 자랑이 되어 '사실'을 말하는 것도 무지 어려워서 곤혹을 치르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웬만한 자리에서는 학벌은 물어보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요. S대라 그러면 자랑한다 그러고, 절대 말을 안하고 있으면 속인다고 하고, 나를 무시해서라고 하기도 하고..

Haynia님께 개인적으로 드리는 말씀이라면, 저는 유학 갔다 와서 한국 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특수상황입니다.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특수직들 사이에서 도는 조언 중에 하나는, 회사 오래 다니고 싶으면 사람들하고 섞이지 말라는 겁니다. 자기가 어디서 공부했다고 대답만 했도 자랑, 영어 발음 하나만 섞여 나와도 잘난척, (우리가 본토 발음 배우기 어려운 것처럼 영어가 모국어인 애들은 한국식 영어발음으로 한국에서 쓰는 영어단어들 말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게 아닙니다.) 대답못하고 있으면 무시하는거, '사람이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한국의 인간관계를 모르는 것에 대한 분노 등등 결국 못 견디고 쫒겨나거든요. 저는 그나마 교포가 아니고 영어발음이 아예 한국식이라 좀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젊은 친구들은 또 많이 다릅니다. (네 저는 나이 많아요,, TT) 그러나 따뜻한 분이신 것 같기에, 욕먹을 각오하고 글 남깁니다.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기 기원합니다.

한 가지 더, 아예 대놓고 영어 쓰고 한국 사람 무시하고 질낮고 천박하게 노는 애들은 오히려 내버려두는 것 같더군요. 속으로 아예 상대하기 싫어 무시를 하는 건지 원래 영어 잘하면 저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건지..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한국말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괜찮은 애들한테 그런애들 투사하고 괴롭히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노력하는 괜찮은 사람을 알아보고 (남이 자기를 알아주듯이) 잘 지내고 싶은거 아닐까요.

연근2013.10.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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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맞아요 ㅜㅜ
투기와 괴롭힘의 사회 ...ㅜ

브롱스델리스토어2013.10.0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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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사람도 잘난척 하는 사람 싫어해요.
한국사람도 잘난척 하는 사람 싫어하고,
대화의 흐름상 학교이야기 전혀 안나오고,
상대방은 학교생활에 별로 추억이 없거나,
오히려 컴플렉스가 있어서 하기 싫은데 그쪽으로 몰고가서
꼭 학교이야기 하는 사람들 있으면 이미지가 좋아지진 않겠죠.

외국친구들도 똑같지 않나요?
라과디아 컬리지 나온 친구가 하바드 나온친구랑
학교이야기 하면 열등감 안느끼겠어요?
그리고,
이런 엘리트 의식 오히려 외국친구들이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을걸요.
외국과 한국이라서 사고 방식이 다르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라면
외국 생활을 해도 정말 친한 친구가 많지 않은 분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냥 사람마다 다른거 아닐까요?
제가 느낀것과는 어쨌든 다르네요.

어쨋거나, 결국 글속 주인공 분은
이런부분에서는 배려가 부족하신 분인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 나정도의 스펙을 가진 사람이
애프터 어쩌고 저쩌고 블라 블라 하시는 정도면
그냥 출신 학교로 인한 우월의식이 있는 분이죠.

이게 사람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냥 싫다는 거죠.
나보다 잘나서 싫은게 아니라 티내서 싫은거잖아요.

여성독자님들중에 분명히
주변에 예쁜 명품백을 사고 저러시는분 계실거에요

'나 가방샀어! 신상이래~ 예쁘지? 이거 지금 물건없어서 구할수도 없데 ㅎㅎ'
하면 좀 친해도 재수는 없죠.
자랑하고 싶은건 아는데 재수가 없는건 어쩔수 없어요.

그냥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주변에서
'가방샀어? 완전 예쁘다~' 하면서 부러워 할텐데

그걸 못참는거죠. 제 생각에 이건 외국애들도 마찬가지고요.
페이스 북에 지 인기많다는거 티내는 여자사람 남자사람 넘쳐나죠.

그냥 무한님께 사연을 보내신 분은 원래 잘난척을 하시는 분일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게 학벌에서 오는 자신감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오는거죠.

꼭 한국이라서 재수 없는게 아니라
외국사람이라도 똑같다고 생각하고
그냥 이건 대학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잘난척하는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결국 솔로 탈출하기 힘들다는 무한님의 진심어린 충고겠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정도 나이 대에 학벌의식 쩌는 사람이
무한님의 글로 바뀔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저런거 좋아하고,
잘난척하는 것도 멋있게 보는 분 만나거나
아니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성 분을 만나서
오히려 또 더 잘 사실 수도 있죠.

저도 얼마전
솔로부대 원이 되어서 무한님의 글들 다시 정독하고 있습니다.
혼낼때는 오지게 깨고,
퇴근후에 소주한잔 사주는 인간적인 사람의 모습이 글에서 보이네요.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항상 고맙습니다.

2013.10.0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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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댓글 난리가 났었네요.

한국인들이 유독 못되처먹어서 남 잘되는 꼴 못보는 것은 아니고, 그럼에도 한국인들이 다소 상대적으로 남의 잘난 점에 관용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요. 딱히 성격이 나빠서라기보다, 인생을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서 그렇죠. 아직 집단의 기준이 중요하고, 객관적 성과가 중요하고, 입신양명 해야하고, 금의환향 해야하고, 그걸 향해 학생이고 직장인이고 간에 모두 쉬지도 못하고 스트레스 받고, 언제나 비교당하고, 가진 놈이 으스대고... 이런 상황이죠. 다른 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저학년 공부스케줄이나 대학에 목숨거는 분위기, 직업 연봉가지고 아예 신분이 정해지는 현상 등등...

이런 환경에선 순수하게 자기 성취를 뿌듯해하기만 해도 힘들도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빈정상하는 일이 됩니다. 다들 배고픈데 난 맛있는거 요리해 먹었다 그러면..... 어떻게 될지 다들 아는 것처럼요. 그냥 순수히 자기가 직접 요리한 걸 감탄하고 순수히 맛있게 된 걸 기뻐하는 의도래도., 남을 비하 안해도, ...배고픈 사람들이 아 좋겠네^^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냥 순수한 성취라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 게 다른 사람의 처지와 심경에 대한 배려가 됩니다. 배려를 넘어, 배고픈 사람들 앞에서 밥먹은 걸 말하지 않아야 되는 수준의 문제죠.

하물며 자랑을 하면--...

덧글들 주욱 보다가, 잘난척이 아니라 객관적 성취를 있는 그대로 뿌듯하게 느끼는 것도 안되는가 하는 질문이 있던데, 홀로 맘속에서 뿌듯해하면 됩니다. 혹은 거기에 빈정상하지 않을 게 확실한 (이미 푸짐히 식사한) 사람들에게 하거나요. 모두들 고생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으면, 내 성취도 중립적이기 어렵습니다.

만약 개개의 성취가 중립적으로 칭찬받을 수 있으려면, 다른 사람들도 비교당하지 않고, 일과 업무에 압사당하지 않고, 그래서 모두 심적으로 여유롭고 그러면 될테지만..... 이건 개인 인성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인성도 여유가 있어야 나오는 거라서요.

안타까움2013.10.0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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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공감합니다.

한국은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인 것 같습니다. 세세하게 기대하고 이렇게저렇게 해야한다는 기준도 많구요. (결혼식장에서 신부는 울어야죠.. 울지도 않으면 대바라진 여자, 너무 많이 울면 우리집에 시집오기가 그렇게 싫다는거냐, 라고 까이니 적당히 울어야 하는 ^^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만 )

언제나 공부잘하고 빨리 돈잘벌고 결혼잘하고 자식 잘키워서 부모형제친척이웃사람들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스트레스 속에서, 단 한 순간이라도 외국에 훌쩍가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들이 속으로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외국에서 공부했어요 그 말만 한 마디 해도 배고픈 사람 앞에서 밥먹었다고 자랑하는 꼴이 되는거죠..

그러나 배고픈 사람은 배부른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는 근본적인 만국공통의 인간성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자기보다 나은 사람은 물어뜯어도 된다는 연대의식이 보통은 다수의 횡포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반에서 1등이면 특별히 인간성이 더 나을 것도 없는 2, 3등 애들이 연대해서 1등을 물어뜯죠. 잘난 사람들이 잘난척한다고 느끼시나요? 제기보기엔, 보통은 열심히 노력하느라 그런거 신경쓸 틈도 없고, 남들이 자기를 왜 이렇게 미워하는지 인간관계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던데요.. 열심히 살면 된다고 믿으면서.

사람들이 보통 말하는 잘난척하는 사람들은 보통 돈만 많고 집에서 내놓은 자식인 경우가 많던데, 그런 애들은 자신감있게 무시할 수 있어서 그런지 내버려두고, 겸손하게 잘 지내려고 하는 애들을 잘난척한다고 뒤집어씌워 물어뜯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제가 보기엔. 너무 추상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긴 합니다만, 요즘 제가 많이 느끼는 부분이라 길게 댓글 남깁니다.

속이 다 후련2013.10.0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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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님의 댓글을 보니 우리 나라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기만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 사회가 세계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예를 찾지 못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 일변도의 사회라면,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낸 성취야말로 더욱 자랑스러운 거고 칭찬 받아 마땅한 것이 아닐까요? 극부 또는 극빈한 환경에 속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일한 한국 사회의 프레임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원하는 성취를 이뤄내지 못한 사람들이 느낄 열등감이 무서워서, 그 어려운 경쟁을 이겨낸 승자가 스스로의 성취를 마음껏 자랑스러워 하지도 못한다는 건 매우 서글픈 현실입니다. 승자가 되기 전에는 승자가 되기 위해 고생을 감내해야 하고, 승자가 된 후에는 주변의 칭찬을 기대하지는 못할 망정 말조심 행동거지 조심부터 해야 하니 말입니다.
승자의 성취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경쟁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예전에 한국에 오래 살고 있는 어떤 독일분이 쓴 글을 읽었는데 '한국에는 경쟁만 있을 뿐 경쟁력이 없다.'는 구절을 읽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승자의 성취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경쟁은 그야말로 경쟁을 위한 경쟁을 부추길 뿐, 그것이 그 사회의 성장동력, 경쟁력을 키우는 데는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합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도 개탄스러워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유독 남 잘난 꼴을 못 본다고 꼬집었던 겁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문화가 인생을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는 말씀을 사실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소득 수준이 비슷한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도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고 명품 소비를 많이 합니다. 그런 경향은 유럽 경제 침체로 서구권 사람들의 여행 또는 각종 사치성 소비가 급감하면서 오히려 두드러져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문화가 아직도 인생을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는 건 정말 의아한 노릇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한국인 관광객, 유학생이 꽤 많은데 정말 안타까운 건 그 훌륭한 학생들이 자신의 성취에 매진하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기 보다는 유학생 또는 교민 사회의 폐쇄적인 집단주의와 저열한 이기주의에 마음을 다치고 날개를 펴지 못하는 경우를 참 많이도 봤습니다. 관광객들은 또 어떻구요. 말마따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온 여행일텐데도 더 많은 나라와 도시를 방문하는 것, 더 근사한 인증샷과 블로그를 남기는 것, 더 많은 쇼핑을 하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걸 남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준비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것 등등 이 모든 것을 국내에서 늘 익숙했던 경쟁의 틀에 잡아 넣고 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딱한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저는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치료하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무한님의 글과 댓글들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고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미 Haynia님의 댓글부터 본문의 잘난척남이 어떠한가는 논의의 초점이 아니었습니다. 무한님이 이미 본문에서 잘난척 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면, 누군가의 자부심(잘난척과의 경계가 매우 모호한)에 대해 그것을 곱게 봐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불관용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 것이 원댓글의 취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잘난척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건 많은 분들이 지적했듯 인지상정이라 국가나 문화권을 따질 것이 없다는 데에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윗 댓글에서 지적했듯 그 잘난척의 기준이 문화권에 따라 좀 다르고, 그에 대한 반응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살면서 분명히 느끼는 바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자유와 관용의 나라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매우 폐쇄적인 학력사회입니다. 일반적인 4년제 대학 위에 있는 그랑제꼴이라는 고등 교육 시스템에서 선발된 소수 인원만이 국가 요직 및 좋은 직업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학벌과 학연은 어쩌면 우리 나라에서보다 더 극명한 평가 기준이자 성공의 잣대입니다. 그렇기에 프랑스 사회도 경쟁이 무척 치열합니다. 하지만 경쟁의 결과에 승복하고 타인의 성공과 성취를 (축하까지는 못해도) 깨끗하게 인정하는 문화임은 분명합니다. 본문의 예처럼 남자가 소개팅 자리에서 학교 자랑만 늘어 놓는 경우, 그것이 맘에 들지 않는 여자라면 5분도 안되서 나는 그 주제가 지루하니 다른 얘기를 하자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소개팅이 끝나고 그 남자에 대해 평가할 때도 그가 재미 없고 공감 안되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불만스러워 할 뿐, 그것을 같잖은 학교부심으로 치부하고 불쾌해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나라를 사랑하지만 이 불관용을 견딜 수 없어서 해외에서의 삶을 선택한 제게는 끝장 토론이라도 해보고 싶은 가치가 있는 주제여서 긴 댓글을 남기고 있네요.
타인의 성공과 성취에 관대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불관용을 언제까지나 시스템과 문화 탓으로 돌려서는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겠지요. 저는 우리 개개인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자존감은 명문대를 나오거나 영어를 잘하고, 연봉이 높아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하더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신뢰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자 노력해야만 자존감을 높일 수 있죠. 이건 정말 누구나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기는 어렵고 그렇기에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개개인이 늘어나야 우리 사회의 여유 없고 소득없이 치열하기만 한 경쟁 문화도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2013.10.0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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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움님 / 빈정 상할 수 있겠다- 는 데까지가 이해해줄 부분이고, 그래서 잘된 사람을 괴롭히거나 험담하는 것까지는 역시 잘잘못이 들어가야 하겠죠. 빈정상하면 사연의 소개팅 여성들처럼 그냥 에프터를 거절하고 같이 놀지 않으면 되는 거지, 물어뜯어 푸는 것은 그냥 또다른 가해에 불과하고요.

속이다후련님 / ...자기자신의 성취에 대해서라면, 왜 더욱 자랑스럽고 더욱 칭찬 받아 마땅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성취한 객관적 무언가가 있을 때, 그걸 저 스스로가 ‘아 이 힘든 한국사회에서 정말 높은 성취를 했으니 자랑스럽고, 이건 칭찬받아 마땅해...’ 라고 생각하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그거야 말로 다들 굶는데 나는 풍부한 식량을 준비했으니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스스로 마음의 여유가 있어 타인의 성취를 칭찬하고 싶다면, 칭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험한 세상에 저렇게 높은 성취를 하다니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건 괜찮죠. 하지만 그게 내 성취가 되고 내가 받는 칭찬이 될 때.............................. 여러 가지로 곤란해지는지라.

실패한 자들이 느낄 열등감이 두려워서 승리자가 마음껏 자랑스러워하지 못하는 게 서글프다는 것은 꽤 저랑 차이가 나시네요. 승리자는 어차피 승리자라서 실패자보다 잘 먹고 잘 삽니다. 고작 자랑 좀 못하고 칭찬 좀 못 받았다고 슬퍼한다면... 그건 노력하고도 얻지 못했거나 현재 마음 답답하게 사는 사람들을 향해 배부른 투정이 될 겁니다.

한국 사회와 세계에 관한 진단의 차이에 대해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봐 온 지표와 봐 온 현상은 차이가 날 수 있고, 여기서 토론해 합의에 이르러야 할 이유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구조의 탓으로 원인을 돌리자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배가 부른 사람은, 배가 고픈 사람 앞에서 굳이 성취감을 드러내거나 칭찬받지 말고 혼자, 혹은 칭찬해줄 수 있는 사람끼리 뿌듯해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배가 고픈 사람이 역으로 공격하는 것은 물론 나쁘지만, 배가 고픈 사람이 그 이야기에 빈정 상해 같이 안 놀겠다는 것까지 배고픈자의 잘못이라고 하는 건 너무하지 않겠냐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들 앞에서 정신적 만족까지 꼭 다 누려야 할까요.

사회가 여유있고 너그럽게 바뀌기 위해 개인이 해야할 일을 짚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성취와 자랑스러워하는 태도에 관해서라면, 저는 성취했다 할지라도 혼자 기뻐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성취하지 못한 이들도 섞여 있을 그 앞에서 자랑스러워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타인이 성취한 것을 여유 닿는 대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만, 그렇지 못하는 누군가를 보았을 때 속이 좁고 열등감에 젖었다고 말하는 대신 삶이 팍팍해 받아들일 여유가 없지는 않은지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방식이 그 개인의 인간관계에서 전략적으로도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속이다후련님께서 뭔가 더 가르쳐주신다면 경청하기로 하고 더 이상의 답댓글은 생략하겠습니다.

속이 다 후련2013.10.0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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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님 답댓글 감사합니다. 모두가 현님 같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고 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도 더 이상 필요가 없겠죠. 제 주변의 동료들은 우리가 밥벌이를 잃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답니다.
같은 문제로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출신에 따라 다른 처방을 내려야 하는 저인지라 내 나라 현실에 더 비판적이 되고 더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 고객 중 적지 않은 수가 '괜히 죄스러운 승자'들인데, 이것은 주로 아시아계, 특히 한국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케이스랍니다. 사실 거침없이 솔직하게 자랑스러워 하고 당당하게 행동하라는 처방이 정답인데 정작 우리 나라 사람들에겐 그런 조언을 해 주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많은 분들이 의식의 전환을 이루기를 바라는 부분은, 우리 나라의 위상이,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더 이상 약하거나 가난하고 여유 없는 나라가 아니기에 이제는 우리의 의식이 좀 더 여유롭고 너그러워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배부른 사람들의 겸양은 물론 필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접한 열등감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정말 위로와 배려가 필요한 배고픈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평균 이상의 수준 또는 환경에서 더 갖고자 하는 욕심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었기에 항상 그들 스스로 경계할 것을 당부하곤 한답니다. 오히려 정말 배고픈 사람들은 타인의 성공에 대해 무덤덤합니다. 그들은 그것을 닿을 수 없는 다른 세상 이야기로 치부하기 때문이지요.
경쟁 프레임에서 서로 우월감과 열등감으로 피드백하는 승자와 패자의 차이는 실제로 느끼는 것만큼 크지 않습니다. 특별히 좋은 환경, 그리고 나쁜 환경에 있는 소수는 이미 그 경쟁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패자에 대한 배려만큼이나 괜히 이유없이 미안스러워지거나 질시의 대상이 되는 승자에 대한 인정과 배려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다시 봐도 참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타인이 성취한 것을 여유 닿는 대로 칭찬해주고, 그렇지 못한 누군가를 보았을 때 그들의 열등감을 비난하기 보다 그들의 팍팍한 삶과 여유 없는 입장을 배려하고 싶다는 그 말씀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13.11.0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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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읽는재미가 참 좋네요

ㅇㅇ2013.10.0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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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대딩도 아니고 학벌 자랑하고있어
연봉으로 다결정나는 새상인데
고졸이라도 연봉높으면 장땡임

NA2013.10.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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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라....ㅠ.ㅠ
주는게 사랑이고 나의마음이라 생각할땐 행복한데,
나중에는 내가 호구짓했단 후회가...

별다방2013.10.1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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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나저나 연애 방법에 관한 문제가
어쩌다가 사회 현실에 관한 토론이 되었는지...

이번 글은 개인적인 생활 방식에 관한 내용이라고 받아들였는데
집단 문화로 받아들인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ㄷㄷ

몽순이2013.10.1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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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분 봤어요
그냥 말하는게 딱 나 잘났어 이런것들
나 정도면 결혼 정보 회사에 공짜로 가입되는 스펙이야 하며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자꾸 하는...........
그런 분이였는데.......갑자기 그런 말들 자꾸하니깐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고유나2013.10.1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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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위에분들 말씀 처럼 사람들이 스펙 좋은 사람에 대해서 "이 사람은 지가 우월하다고 느낄거야" 라는 전제를 깔고 있어 생기는 오해도 많다고 봅니다. 어쩌면 이 사연남도 남들의 그 시선을 못견뎌서 오히려 오버하게 된 걸 수도 있어요. 메일 주소 같은것 말이죠. 그런 시선을 느껴보면 자신이 뭔가 나쁜 짓을 한건 아닌데도 불편해 지거든요.
저고 제가 평생을 살아온 동네가 언젠가부터 유명해 지는 바람에 사는 곳을 말할 때 마다 뭔가 떨떠름 해지고 의식이 됩니다. 될 수 있음 말 안하고 싶을 정도로요. 왜냐면 사람들이 꼭 한마디씩 덧붙이고 불편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어렸을땐 몰랐던 것들인데. 사회나오니 알게 된거죠 그 시선은 내가 잘못한것도 없는데 느끼는 비난감 같은거예요. 그 사람들이 내가 으쓱하고 잘난척할거라고 생각하는 느낌이 뭔가 느껴져요;;;; 나한텐 고향인데.. 거기서 어쩌다 집 얘기를 하게 되면 저는 잘난척 하는 사람이 됩니다.
좀 말이 샌 감이 있는데 위에 다른 분들이 쓴 글을 보니 울컥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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