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행한 글에 담겨있는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읽고 나서 많은 분들이 메일을 보내 주셨다. 이제서야 그동안 넘어져 울고 있던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게 되었으며,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던 것에 후회한다는 '고해'에 가까운 사연들을 읽으며 나도 한 없이 콧물을 흘렸다. (안구건조증이라 울 땐 눈물이 안 나오고 콧물만 나온다.)
다들 앞으로는 후회할 일 하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적어주셨지만, 겨드랑이에서 털이 계속 자라는 한 후회는 계속 하게 되어있다. 생을 마감한 뒤에도 얼마간 겨드랑이 털은 꿋꿋하게 자란다는 것을 모르는가? 후회는 늘 나보다 한발짝 멀리 디딘다는 얘기다.
나도 매뉴얼을 통해 "여자들은 절대 결론부터 얘기하지 않는 반면, 남자들은 결론부터 듣고 싶어 합니다. 그 작은 차이가 큰 갈등을 만듭니다."라고 얘기하지만, 엄마에겐 "그래서 결론이 뭐라는 거임?" 이런 얘기를 해 버리고 만다. 그래봐야 "엄마 말 끝까지 들어."라는 얘기가 돌아온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후회할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그림자를 떼어내는 것과 같다. 불가능하단 얘기다. 중요한 건 후회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림자를 떼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은 그림자를 의식하지 않는 순간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후회로 마감하는 '희망고문'에서는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제목에 쓰인 '남자'를 '여자'로 바꿔도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을 알리며, 오늘도 달려보자.
소제목과 같은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다. 서핑중에 본 글이라 내용이 정확하진 않지만, 그 글의 핵심만 간추리자면 아래와 같다.
이게 그냥 원숭이 얘기 같은가? 위와 같이 '이성 파괴'가 된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내 주변엔 '경마'에 맛 들린 사람이 있다. 친구따라 재미로 간 경마장에서 얼마 안되는 돈으로 500만원을 딴 사람이다. 그게 장국영이 아직 살아있었을 때니, 거의 10여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친구들은 모두 장가를 갔지만, 그 사람은 모아놓은 돈 하나 없이, 버는대로 '경마'에 쏟아 부으며 요즘은 '스크린 경마'를 한다고 들었다.
추적 어쩌구 하는 프로그램에서 종종 방송하는 카지노 잠입취재 같은 것을 보면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또, 잘 나가던 연예인이 불법도박으로 내리막에 접어들었지만 다시 같은 혐의로 뉴스에 나오는 것도 이젠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위의 원숭이 얘기랑 비슷하지 않은가?
도박에만 한정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희망고문 때문에 괴로워요."라고 말하는 대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 상황을 다른 사람이 겪고 있다면 '현명한 조언'을 해 줬겠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겪으며 '이성 파괴'가 된 지 오래 아닌가? "제 경우는 좀 달라요." 라거나 "그 사람은 그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하기 전에 내 이성이 온전히 존재하는지 부터 살펴보자.
극도로 소심한 대원이 보낸 경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희망고문'을 주제로 한 사연들은 대부분 그 사연 안에 이미 '답'을 포함하고 있다.
알면 하지 말란 얘기다. 언젠가 선물받았던 책 제목이 <지혜로운 어부는 그물을 촘촘히 짜지 않는다>였는데,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은 지혜롭지 못하게 초고밀도 그물을 짜고 있다. 난 눈씻고 찾아봐도 아무런 '힌트'가 보이지 않는 상대의 말을 두고, 친구와 함께 쌍끌이 저인망 방식으로 '이게 어쩌면 그의 속마음 일 지 몰라'라는 심증을 걷어 올린다.
진짜 미안하지만, 아는 오빠에게 "예전 여자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거예요?"라고 묻곤, 그 오빠가 "응. 그땐 어리고 철없어서 바보같은 짓만 했는데, 이젠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대답을 한 것, 이게 어떻게 '밀고 당기기'가 되는가? 그리고 "우산이 없는데 혹시 와줄 수 있어요?"라고 당신이 부탁해서 그가 우산을 가져온건데, 왜 그게 '희망고문'이 되는가?
심증만 가지고 상대를 용의자로 몰아 붙이지 말고,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답'을 받아들이란 얘기다. 상대가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증거물로 채택해선 안된다. 혹시 아랍어 할 줄 아는가? 나도 할 줄 모른다. 그를 '아랍어'로 생각하고 천천히 공부해 보자는 거다. 알자지라 방송 몇 번 봤다고 아랍어 시험에서 만점 받을 수 없지 않은가.
지금 이 상태로 뭘 하든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면,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있도록 관계를 형성해 가는 것이 먼저다. "제가 아랍어 시험 잘 볼 수 있을까요?" 라거나 "아랍어 어렵나요?" 이런 질문 백날 해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어느 남자대원이,
이런 메일을 보낸 적 있다. 그 매뉴얼에서 내내 "상대에게 선물 따위로 보상을 바라며 다가가지 마세요."라는 얘기와, "내 관심을 보여주려 애쓰기 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상대를 더 알아가는 일에 열중하세요."라는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트키에 익숙하고 벼락치기에 길들여진 까닭에 '보다 손쉬운 방법'만을 찾는 것이다.
여성대원들에게 해 줄 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남자대원들에게 충격요법(응?)으로 사용했던, "그녀의 희망고문에 미쳐버릴 것 같다면, 그녀에게 곧휴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당신은 절대 미치지 않을테니까요." 이 이야기 처럼, 당신 역시 희망고문에 정신줄을 놓을 것 같을 땐 그를 동성으로 생각해 보자. 그럼 헛발질을 부르는 마음의 소리를 막을 수 있을 뿐더러 어떻게 가까워 져야 하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어느 대원이 소개해 줬던 <희망고문>이라는 노래가 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연주곡인데 노래를 들을 땐 가사가 나오지 않지만, '가사'를 클릭하면 이런 내용이 쓰여져 있다.
미니홈피 다이어리에서 갓 추출한 듯한 가사다. 단념이나 집착 등에 대한 내용은 흘려보내고 "내가 잃어버릴 것은 너를 뺀 나머지 모든 것"을 되새김질 해 보길 권한다. 그게 '이성 파괴'의 결과다. 먹이장치에 미친 원숭이는 그것 외에는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제목을 보곤 '뭔가 손쉬운 방법이 있나?'라며 클린한 대원들도 있겠지만, 아무 노력 없이 '치트키'처럼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학교 시험이야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곤 벼락치기나 컨닝을 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사람 말고는 아무 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지금 상태에서 산타할아버지가 나타나 커플로 만들어 준다해도 '다음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에 매달리고, 확인하고, 구속하게 되는 그 끔찍한 일들이 말이다.
아니다 싶으면 무조건 단념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점점 작아지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글만 미니홈피 같은 곳에 비명처럼 적게 되고, 무덤덤하게 훈련시켜 놓은 가슴은 다른 사람을 만나도 잘 뛰지 않을 것이다. 상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상대에게 왜 옆으로 다가오지 않냐고 재촉하거나 혼자 초조해 하지 말자. 상대가 나에게 기대와도 버틸 수 있는 지를 먼저 살펴보잔 얘기다. 안기고 싶다면, 안을 수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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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앞으로는 후회할 일 하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적어주셨지만, 겨드랑이에서 털이 계속 자라는 한 후회는 계속 하게 되어있다. 생을 마감한 뒤에도 얼마간 겨드랑이 털은 꿋꿋하게 자란다는 것을 모르는가? 후회는 늘 나보다 한발짝 멀리 디딘다는 얘기다.
나도 매뉴얼을 통해 "여자들은 절대 결론부터 얘기하지 않는 반면, 남자들은 결론부터 듣고 싶어 합니다. 그 작은 차이가 큰 갈등을 만듭니다."라고 얘기하지만, 엄마에겐 "그래서 결론이 뭐라는 거임?" 이런 얘기를 해 버리고 만다. 그래봐야 "엄마 말 끝까지 들어."라는 얘기가 돌아온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후회할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그림자를 떼어내는 것과 같다. 불가능하단 얘기다. 중요한 건 후회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림자를 떼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은 그림자를 의식하지 않는 순간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후회로 마감하는 '희망고문'에서는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제목에 쓰인 '남자'를 '여자'로 바꿔도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을 알리며, 오늘도 달려보자.
1. 원숭이 이성 파괴 실험
소제목과 같은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다. 서핑중에 본 글이라 내용이 정확하진 않지만, 그 글의 핵심만 간추리자면 아래와 같다.
원숭이가 있는 공간에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장치를 놔둔다.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안 원숭이는 장치를 이용한다.
원하는 만큼 먹이를 먹으면 그 장치에 흥미를 잃게 되지만,
배가 고파지면 다시 장치를 찾아와 버튼을 누른다.
이 때, 버튼을 눌렀을 때 먹이가 나오는 확률을 조정한다.
여러 번 눌러야 한 번 나오는 식의 '랜덤'장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먹이가 나올 확률을 줄여나간다.
나중엔 장치의 버튼을 누르는 것 보다
다른 곳에서 먹이를 찾는 게 나올 정도로 설정해 두어도
원숭이는 미친 것 처럼 하루종일 버튼을 누르게 된다.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안 원숭이는 장치를 이용한다.
원하는 만큼 먹이를 먹으면 그 장치에 흥미를 잃게 되지만,
배가 고파지면 다시 장치를 찾아와 버튼을 누른다.
이 때, 버튼을 눌렀을 때 먹이가 나오는 확률을 조정한다.
여러 번 눌러야 한 번 나오는 식의 '랜덤'장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먹이가 나올 확률을 줄여나간다.
나중엔 장치의 버튼을 누르는 것 보다
다른 곳에서 먹이를 찾는 게 나올 정도로 설정해 두어도
원숭이는 미친 것 처럼 하루종일 버튼을 누르게 된다.
이게 그냥 원숭이 얘기 같은가? 위와 같이 '이성 파괴'가 된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내 주변엔 '경마'에 맛 들린 사람이 있다. 친구따라 재미로 간 경마장에서 얼마 안되는 돈으로 500만원을 딴 사람이다. 그게 장국영이 아직 살아있었을 때니, 거의 10여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친구들은 모두 장가를 갔지만, 그 사람은 모아놓은 돈 하나 없이, 버는대로 '경마'에 쏟아 부으며 요즘은 '스크린 경마'를 한다고 들었다.
추적 어쩌구 하는 프로그램에서 종종 방송하는 카지노 잠입취재 같은 것을 보면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또, 잘 나가던 연예인이 불법도박으로 내리막에 접어들었지만 다시 같은 혐의로 뉴스에 나오는 것도 이젠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위의 원숭이 얘기랑 비슷하지 않은가?
도박에만 한정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희망고문 때문에 괴로워요."라고 말하는 대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 상황을 다른 사람이 겪고 있다면 '현명한 조언'을 해 줬겠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겪으며 '이성 파괴'가 된 지 오래 아닌가? "제 경우는 좀 달라요." 라거나 "그 사람은 그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하기 전에 내 이성이 온전히 존재하는지 부터 살펴보자.
2. 알면 하지말자
극도로 소심한 대원이 보낸 경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희망고문'을 주제로 한 사연들은 대부분 그 사연 안에 이미 '답'을 포함하고 있다.
"제가 이래봐야 더 쉬운여자처럼 보인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 분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저를 잡을 일이 없다는 걸 알긴 합니다.."
"오빠가 저를 그냥 아는 동생중에 한 명으로 보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 분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저를 잡을 일이 없다는 걸 알긴 합니다.."
"오빠가 저를 그냥 아는 동생중에 한 명으로 보고 있다는 걸 알아요..."
알면 하지 말란 얘기다. 언젠가 선물받았던 책 제목이 <지혜로운 어부는 그물을 촘촘히 짜지 않는다>였는데,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은 지혜롭지 못하게 초고밀도 그물을 짜고 있다. 난 눈씻고 찾아봐도 아무런 '힌트'가 보이지 않는 상대의 말을 두고, 친구와 함께 쌍끌이 저인망 방식으로 '이게 어쩌면 그의 속마음 일 지 몰라'라는 심증을 걷어 올린다.
진짜 미안하지만, 아는 오빠에게 "예전 여자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거예요?"라고 묻곤, 그 오빠가 "응. 그땐 어리고 철없어서 바보같은 짓만 했는데, 이젠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대답을 한 것, 이게 어떻게 '밀고 당기기'가 되는가? 그리고 "우산이 없는데 혹시 와줄 수 있어요?"라고 당신이 부탁해서 그가 우산을 가져온건데, 왜 그게 '희망고문'이 되는가?
심증만 가지고 상대를 용의자로 몰아 붙이지 말고,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답'을 받아들이란 얘기다. 상대가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증거물로 채택해선 안된다. 혹시 아랍어 할 줄 아는가? 나도 할 줄 모른다. 그를 '아랍어'로 생각하고 천천히 공부해 보자는 거다. 알자지라 방송 몇 번 봤다고 아랍어 시험에서 만점 받을 수 없지 않은가.
지금 이 상태로 뭘 하든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면,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있도록 관계를 형성해 가는 것이 먼저다. "제가 아랍어 시험 잘 볼 수 있을까요?" 라거나 "아랍어 어렵나요?" 이런 질문 백날 해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어느 남자대원이,
"무한님. 여자에게 관심을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매뉴얼을 읽어보긴 했는데, 결론이 나와 있질 않네요.
구체적인 방법들을 좀 알려주세요. 선물이라든지...뭐 그런거요."
매뉴얼을 읽어보긴 했는데, 결론이 나와 있질 않네요.
구체적인 방법들을 좀 알려주세요. 선물이라든지...뭐 그런거요."
이런 메일을 보낸 적 있다. 그 매뉴얼에서 내내 "상대에게 선물 따위로 보상을 바라며 다가가지 마세요."라는 얘기와, "내 관심을 보여주려 애쓰기 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상대를 더 알아가는 일에 열중하세요."라는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트키에 익숙하고 벼락치기에 길들여진 까닭에 '보다 손쉬운 방법'만을 찾는 것이다.
여성대원들에게 해 줄 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남자대원들에게 충격요법(응?)으로 사용했던, "그녀의 희망고문에 미쳐버릴 것 같다면, 그녀에게 곧휴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당신은 절대 미치지 않을테니까요." 이 이야기 처럼, 당신 역시 희망고문에 정신줄을 놓을 것 같을 땐 그를 동성으로 생각해 보자. 그럼 헛발질을 부르는 마음의 소리를 막을 수 있을 뿐더러 어떻게 가까워 져야 하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어느 대원이 소개해 줬던 <희망고문>이라는 노래가 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연주곡인데 노래를 들을 땐 가사가 나오지 않지만, '가사'를 클릭하면 이런 내용이 쓰여져 있다.
'단념'을 택했을 때, 내가 잃어버릴 것은 '너'하나 뿐이고,
'집착'을 택했을 때, 내가 잃어버릴 것은 '너'를 뺀 나머지 모든 것이다.
-에피톤 프로젝트, <희망고문>가사
'집착'을 택했을 때, 내가 잃어버릴 것은 '너'를 뺀 나머지 모든 것이다.
-에피톤 프로젝트, <희망고문>가사
미니홈피 다이어리에서 갓 추출한 듯한 가사다. 단념이나 집착 등에 대한 내용은 흘려보내고 "내가 잃어버릴 것은 너를 뺀 나머지 모든 것"을 되새김질 해 보길 권한다. 그게 '이성 파괴'의 결과다. 먹이장치에 미친 원숭이는 그것 외에는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제목을 보곤 '뭔가 손쉬운 방법이 있나?'라며 클린한 대원들도 있겠지만, 아무 노력 없이 '치트키'처럼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학교 시험이야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곤 벼락치기나 컨닝을 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사람 말고는 아무 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지금 상태에서 산타할아버지가 나타나 커플로 만들어 준다해도 '다음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에 매달리고, 확인하고, 구속하게 되는 그 끔찍한 일들이 말이다.
아니다 싶으면 무조건 단념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점점 작아지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글만 미니홈피 같은 곳에 비명처럼 적게 되고, 무덤덤하게 훈련시켜 놓은 가슴은 다른 사람을 만나도 잘 뛰지 않을 것이다. 상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상대에게 왜 옆으로 다가오지 않냐고 재촉하거나 혼자 초조해 하지 말자. 상대가 나에게 기대와도 버틸 수 있는 지를 먼저 살펴보잔 얘기다. 안기고 싶다면, 안을 수도 있어야 한다.
▲ 숨은 그림 찾기가 어렵다고 해답부터 볼 생각하지 마세요.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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