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은 후라이데이다. 난 번호이동으로 주문한 핸드폰이 택배사에 4일째 묶여 있어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장마철에 주문한 우산이 한 달째 배송준비중일 때도 '물건이 없나보군.'이라며 쿨하게 주문취소를 했는데, 이번엔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조급증이 나타나고 있다.
"빨리 좀 보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손톱을 너무 짧게 잘랐을 때 처럼, 뭘 하든 계속 신경이 쓰인다. 온 몸의 더듬이를 곧추 세우고 화물차 뒷문 여는 소리가 나거나 오토바이 소리가 나면 베란다로 뛰어가 도둑고양이처럼 고개를 내민다. 며칠간 이런 생활을 반복했더니 이제는 엔진소리만 들어도 택배차량인지 일반 봉고차인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일반 오토바이는 '부우우우우우웅'하며 지나가고, 우체국 오토바이는 '부우웅탁' 하며 매미가 나무를 옮겨다니듯 짧은 호흡으로 이동한다는 것도 파악하게 되었다.
뭐, 내 얘긴 별로 궁금하지 않을 테니 이쯤 해 두고, 어제 발행 글에 달린 댓글 중 "동성이 바라볼 때와 이성이 바라볼 때 다른 점, 그 이유 등에 대해 써주시면 안 되나요?"라는 이야기가 있기에, 친절한 무한씨는 그와 관련이 있는 <남자가 소개시켜준 남자, 왜 별로인 경우가 많을까?>라는 매뉴얼을 발행하게 되었다. 자, 한 발짝만 더 가면 주말인 오늘, 빠르게 달려보자.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부터 보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내 햄스터 '티라노사우르스'는 참 좋은 녀석이었다.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반갑다며 뛰어왔고, 손으로 먹이를 주면 내 손을 깨물지 않도록 살살 갉아 먹는 배려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인이 키우는 리본스네이크라는 물뱀도 참 괜찮은 녀석이었다. 주인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그 리본스네이크는 재롱까지 피웠다. 이 두 녀석을 소개시켜 주었을 때,
햄스터의 심장이 얼어붙었다.
이렇듯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 꼭 '남에게 괜찮은 사람'이 될 순 없다는 1차적인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부푼 기대로 소개팅에 나간 사람들이 대부분 물만 먹고 돌아오는 것 아닌가. 여기에 '남자가 말하는 괜찮은 남자'로 인한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남자는 다른 남자를 '괜찮은 남자'라고 말할 때, 그 기준이 '의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의리'에 대한 평가 기준은,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외모에 대한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이에 관련해서는 오래 전 수많은 여성들이 공감한 댓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뭐, 위의 댓글을 읽은 솔로부대원의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남자가 생각하는 '남자다움'과 여자가 생각하는 '남자다움'에는 지구와 달 사이만큼의 거리가 있다는 것만 알아두자. 이에 대한 남자들의 답변은 "그래도 여자가 소개시켜주는 여자보다는 낫다."니 말이다.
여자가 소개시켜준 남자의 경우, 주선자와 친하게 지내며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의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남자가 소개시켜준 남자의 경우, 친하게 지내는 사람 대부분이 남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어려워 할 위험이 있다.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남자들을 대상으로 '최적화'가 되어 있단 얘기다.
이는 '여자가 소개시켜준 여자'에서도 드러나는 약점이다. 주로 솔로부대 엘리트코스를 밟은 대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부분인데, 주선자와 셋이 만날 경우엔 주선자와만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둘이 만날 경우 호흡, 손동작, 옷 구겨짐, 기침, 침 삼킴 등에 과도한 긴장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알고 보면 정말 괜찮은 남자'지만, 그 '알고 보면'의 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과묵한 것 까지는 이해하지만, 포커페이스를 하고 맞은편에 앉아 있다면 상대를 알기가 힘들지 않은가. 이성 앞에서는 내성적이 되는 성격을 고치려고 난데없이 '마초적인 모습'을 보이려 애쓰거나, "소개팅에선 무조건 상대를 웃기면 돼."라는 조언을 종교처럼 붙들고 스스로 자멸하는 개그의 덫에 빠지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런 경우, 무작정 '왜 이런 사람을 소개시켜준 거야?'라고 불평하며 낙제점을 주기보다 상대가 마음대로 깔아놓은 '멍석'을 걷어주란 얘기를 하고 싶다. 눈물겹고 애처로운 그 '자빠링'을 팔짱낀 채 지켜보지 말고, 주선자와 당신의 관계처럼 생각하란 얘기다. '애인심사자'가 아닌 '친구'로 다가간다면, 상대가 왜 '정말 괜찮은 친구'인 지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이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소개시켜준 남자는 별롭니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남자에게 '믿음'이라는 강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성이 보는 관점에서 딱히 끌리는 매력이 없고, 이성과의 대화를 어려워 한다는 단점이 그 '믿음'이라는 장점으로 커버될 수 있다.
남자들과 어울리는 일이 많다보니 여자가 바라는 부분에 대해서 무지할지 몰라도, 그 부분은 가르쳐 줄 수도 있고 그때그때 알려줄 수 있다. 그러나 '믿음'이나 '의리'라는 것은 그때그때 조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근본'이라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친구'로 시작해 그 사람의 '장점'을 볼 수 있을 때 까지 알아가길 권해주고 싶다. 남자들 사이에서의 '의리'가 강해 거부감이 든다고 하는 대원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의리'의 가장 첫번 째에 당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은 당신의 몫 아니겠는가. 남자가 소개시켜주는 남자를 만날 때엔, '평가'가 아닌 '발견'에 초점을 두자. 진주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택배아저씨, 원하고 원망하죠. 오늘은 제발 좀요.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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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좀 보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손톱을 너무 짧게 잘랐을 때 처럼, 뭘 하든 계속 신경이 쓰인다. 온 몸의 더듬이를 곧추 세우고 화물차 뒷문 여는 소리가 나거나 오토바이 소리가 나면 베란다로 뛰어가 도둑고양이처럼 고개를 내민다. 며칠간 이런 생활을 반복했더니 이제는 엔진소리만 들어도 택배차량인지 일반 봉고차인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일반 오토바이는 '부우우우우우웅'하며 지나가고, 우체국 오토바이는 '부우웅탁' 하며 매미가 나무를 옮겨다니듯 짧은 호흡으로 이동한다는 것도 파악하게 되었다.
뭐, 내 얘긴 별로 궁금하지 않을 테니 이쯤 해 두고, 어제 발행 글에 달린 댓글 중 "동성이 바라볼 때와 이성이 바라볼 때 다른 점, 그 이유 등에 대해 써주시면 안 되나요?"라는 이야기가 있기에, 친절한 무한씨는 그와 관련이 있는 <남자가 소개시켜준 남자, 왜 별로인 경우가 많을까?>라는 매뉴얼을 발행하게 되었다. 자, 한 발짝만 더 가면 주말인 오늘, 빠르게 달려보자.
1. 남자에게 괜찮은 남자, 여자에게도 괜찮을까?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부터 보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내 햄스터 '티라노사우르스'는 참 좋은 녀석이었다.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반갑다며 뛰어왔고, 손으로 먹이를 주면 내 손을 깨물지 않도록 살살 갉아 먹는 배려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인이 키우는 리본스네이크라는 물뱀도 참 괜찮은 녀석이었다. 주인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그 리본스네이크는 재롱까지 피웠다. 이 두 녀석을 소개시켜 주었을 때,
햄스터의 심장이 얼어붙었다.
이렇듯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 꼭 '남에게 괜찮은 사람'이 될 순 없다는 1차적인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부푼 기대로 소개팅에 나간 사람들이 대부분 물만 먹고 돌아오는 것 아닌가. 여기에 '남자가 말하는 괜찮은 남자'로 인한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남자는 다른 남자를 '괜찮은 남자'라고 말할 때, 그 기준이 '의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의리'에 대한 평가 기준은,
A. 나와 술을 마신 시간
B. 나와 당구를 친 시간
C. 나와 PC방에 간 시간
B. 나와 당구를 친 시간
C. 나와 PC방에 간 시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외모에 대한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이에 관련해서는 오래 전 수많은 여성들이 공감한 댓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남자가 괜찮다는 남자와의 소개팅에 나가면
왜 다 KCM, 쿨케이, 이종수 같은 애들만 나오죠?
왜 다 KCM, 쿨케이, 이종수 같은 애들만 나오죠?
뭐, 위의 댓글을 읽은 솔로부대원의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남자가 생각하는 '남자다움'과 여자가 생각하는 '남자다움'에는 지구와 달 사이만큼의 거리가 있다는 것만 알아두자. 이에 대한 남자들의 답변은 "그래도 여자가 소개시켜주는 여자보다는 낫다."니 말이다.
2. 여자가 소개시켜준 남자와의 차이
여자가 소개시켜준 남자의 경우, 주선자와 친하게 지내며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의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남자가 소개시켜준 남자의 경우, 친하게 지내는 사람 대부분이 남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어려워 할 위험이 있다.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남자들을 대상으로 '최적화'가 되어 있단 얘기다.
이는 '여자가 소개시켜준 여자'에서도 드러나는 약점이다. 주로 솔로부대 엘리트코스를 밟은 대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부분인데, 주선자와 셋이 만날 경우엔 주선자와만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둘이 만날 경우 호흡, 손동작, 옷 구겨짐, 기침, 침 삼킴 등에 과도한 긴장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알고 보면 정말 괜찮은 남자'지만, 그 '알고 보면'의 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과묵한 것 까지는 이해하지만, 포커페이스를 하고 맞은편에 앉아 있다면 상대를 알기가 힘들지 않은가. 이성 앞에서는 내성적이 되는 성격을 고치려고 난데없이 '마초적인 모습'을 보이려 애쓰거나, "소개팅에선 무조건 상대를 웃기면 돼."라는 조언을 종교처럼 붙들고 스스로 자멸하는 개그의 덫에 빠지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런 경우, 무작정 '왜 이런 사람을 소개시켜준 거야?'라고 불평하며 낙제점을 주기보다 상대가 마음대로 깔아놓은 '멍석'을 걷어주란 얘기를 하고 싶다. 눈물겹고 애처로운 그 '자빠링'을 팔짱낀 채 지켜보지 말고, 주선자와 당신의 관계처럼 생각하란 얘기다. '애인심사자'가 아닌 '친구'로 다가간다면, 상대가 왜 '정말 괜찮은 친구'인 지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이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소개시켜준 남자는 별롭니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남자에게 '믿음'이라는 강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성이 보는 관점에서 딱히 끌리는 매력이 없고, 이성과의 대화를 어려워 한다는 단점이 그 '믿음'이라는 장점으로 커버될 수 있다.
남자들과 어울리는 일이 많다보니 여자가 바라는 부분에 대해서 무지할지 몰라도, 그 부분은 가르쳐 줄 수도 있고 그때그때 알려줄 수 있다. 그러나 '믿음'이나 '의리'라는 것은 그때그때 조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근본'이라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친구'로 시작해 그 사람의 '장점'을 볼 수 있을 때 까지 알아가길 권해주고 싶다. 남자들 사이에서의 '의리'가 강해 거부감이 든다고 하는 대원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의리'의 가장 첫번 째에 당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은 당신의 몫 아니겠는가. 남자가 소개시켜주는 남자를 만날 때엔, '평가'가 아닌 '발견'에 초점을 두자. 진주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택배아저씨, 원하고 원망하죠. 오늘은 제발 좀요.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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