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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노멀로그 연말 결산!

by 무한 2011. 1. 1.
2010 노멀로그 연말 결산!

2010년의 마지막 날이라니. '내일부터는 진짜 빡세게 해야지.'라고 마음만 먹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기말고사가 다가온 느낌이다. 크리스마스에 올리려고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 산타 옷을 11월에 사 놨는데 결국 사진도 못 찍고, 부랴부랴 결산의 글을 쓰는 게 사발면에 미지근한 물을 넣고 기다릴 때의 마음이다.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자라는 손톱과 똥꼬털에 부끄럽다. 

똥꼬털은 똥꼬털이고, 나는 또 나대로 광합성과 숨쉬기 운동에 매진했으니 그 기록들을 사뿐히 정리해 볼까 한다. 올 한 해 노멀로그에서 함께 웃고 울고 떠들었던 솔로부대원 및 커플부대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2010 노멀로그 연말결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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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노멀로그 최다 댓글 포스트 Best 5

1. 생일맞이 "무한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놀이
2. 연애에 꼭 필요한 자존감, 어떻게 높일까?
3. 남자의 친절과 관심, 구별하는 방법은?
4. 남자들은 정말 첫사랑을 잊지 못할까?
5. 나이 많은 솔로들이 연애하려면 필요한 것들   

연애라는 게, 참 그렇다. 한밤중에 컴퓨터 파워가 고장 난 일이 있었는데, 내일 송고하기로 한 글이 하드에 미완성인 채로 들어있어서 어떻게든 컴퓨터를 다시 돌려야 했다. 그 야심한 시각에 동네 컴퓨터 수리점을 찾아 다녔지만 모두 문이 닫혀 있었고, 24시간 영업하는 대형마트에까지 가 봤지만 거기에선 컴퓨터 파워를 팔지 않았다. 

컴퓨터 관련 커뮤니티에 들어가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있는 사람들에게 파워를 수리할 방법은 없는지를 물어봤는데, 그들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냥 지금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파워 사다 끼워요."

나라고 그걸 모르겠는가. 하지만 새벽에 당장 컴퓨터 파워가 필요한 사람도 있는 법이다.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고 아무튼 당장 절실하단 얘기다. 연애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의 이야기는 컴퓨터 파워 문제로 다급했던 그때의 내 마음과 닮아 있다. 

그 대원들에게 단순히,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요."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앞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그 순간에 벌일 수 있는 실수들, 그리고 그 일 때문에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당신의 심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다.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 몇 명이라도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괜찮은 일을 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2010 노멀로그 최다 댓글 애독자 Best 10

1. 모닝커피 님
2. Sonagi™ 님
3. 그르지말자 님
4. 피안 님
5. 삘 님
6. NABI 님
7. 고돌희 님
8. 아자~ 님
9. 연어뒷다리차기 님
10. 봄이다~ 님

전에 "이색히 참 징하네. 이렇게 꾸준하게 답글 안 달아주는 블로그는 처음이다. 징해." 라는 댓글도 받아 본 적이 있는데, 뭐 징하기로는 북반구에서 둘째가라면 서럽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은 없고, 이렇게 징한 녀석의 글에도 꾸준히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모닝커피님
연이은 송년회와 모임 등으로 체력이 고갈되셨을 텐데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와 주말을 이용해 에너지 충전 하시고, 새해에는 친절함을 좀 줄이셔서 '불나방'을 만나시길 바란다. 친절함이 과하면 오라는 불나방은 안 오고 착각을 먹고 사는 날파리들이 자꾸 달려드니, 차가운 도시여자의 컨셉을 유지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에 대해서는 '회사원 놀이'를 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Sonagi™님
하드가 고장 나서 데이터가 날아갔다고 푸념을 하니 하드와 각종 선물들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 백골난망, 결초보은, 각주구검(응?) 할 생각이다. 크리스마스에 친한 동생(남자사람)과 볼링 약속이 있다고 적어주신 댓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요즘엔 헬스에 매료되신 듯 한데 새해에는 몸짱 대열에 합류하시고, 새 차를 뽑으셨으니 이제 드라이브 함께 할 여자친구분도 만나시길!

@그르지말자님
새해에는 이종범씨를 좀 용서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종범씨가 큰 상처를 남기고 떠나신 모양인데,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한 사람은 머지않아 치질로 고생할 테니, 치질로 고생할 이종범씨를 떠올리며 통쾌하게 털어내시길 권한다. 새해에는 그르지말자님의 속마음을 유출할 해커남친이 생길테니, 그 남친과 함께 꼭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제주도로 놀러 가시길!

@피안님
낮 같은 사랑 뒤엔, 또 밤 같은 사랑이 온다고 생각한다. 일몰에 너무 가슴 시려워 하시지 말고, 마음에 물드는 달빛에도 눈길을 주시길. 새해에는 안전하고 편안한 1등석 같은 연애가 찾아올 것을 기원하며, 이렇게 쓰다 보니 오늘의 운세 쓰는 느낌이 들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튼 피안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길!

@삘님
리액션을 너무 잘해서 이성들이 신기해 할 정도라는 삘님의 리액션을 솔로부대원들에게 좀 공유하자면, 삘님은 군대 얘기를 남자보다 더 잘 알고, 축구에 대해서는 꿰고 있으시다. 게다가 도도한 차도녀의 이미지까지 가지고 계신 삘님은 지금 비밀연애 중. 새해에는 비밀연애를 얼른 수면 위로 드러내 청첩장 하나 보내주시길. 특별히, 축가는 쉬즈곤.

@NABI님
싫은 소리 못하는 NABI님, 새해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책 제목처럼,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좀 화내시길 바라고, 이 자리를 빌어 '일촌독자'로 확실하게 임명해 드린다. 그리고 새우를 좋아하시니, 새해에는 소래포구에서 자상하게 새우를 까 입에 넣어주는 남자친구와 배 터지게 새우를 드실 수 있길!

@고돌희님
매뉴얼의 폰트 크기까지 신경 써 주시는 자상한 고돌희님. 연애전선에 이상 없으시기에 뭐 특별하게 해 드릴 얘기는 없고, 새해에는 남자친구분이 다른 것들보다 고돌희님께 더 집중하실 수 있게 커플생활 매뉴얼을 발행해 드리겠다. 아, 그리고 올해 노멀로그에서 받은 로또 번호가 1개, 2개 맞았다고 하셨는데, 내년에는 3개, 4개 맞으시길 기원한다. 다 맞아 버리면 블로그에서 볼 수가 없으니 적당히 맞으시길!

@아자~님
바이오리듬의 회복을 요하는 아자님을 위해 새해에는 철벽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을 발행할 생각이다. 그리고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말이 없어지는 법이니 새해에는 생각과 말 모두 적절하게 배분하시길 권한다. 사람이란 게 말을 하지 않으면 또 모르고 오해하는 일이 많아지니, 그럼 또 그 행위로 인해 생각이 많아지게 되고, 아무튼 이 악순환이 얼른 끊어져야 하겠다. 아, 나이는 저도 먹고 있으니 너무 겁내지 말고 맛있게 드시길!

@연어뒷다리차기님
여름 이후로는 자취를 감취신 연어뒷다리차기님. 처음 보는 사람의 고백을 여러 번 들으셨다는 댓글을 남겨 주셨고, 고백하려고 찾아온 남자 때문에 귀찮다고 댓글을 달아주시던 시크녀 셨는데,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잘 살고 계신지 모르겠다. 다른 대원들의 댓글에 열심히 답글을 달아주시며 경험을 공유해주시던 분이었는데, 어디 계시든 건강하시길!

@봄이다~님
역시, 가을 이후로 모습을 볼 수 없는 봄이다님. 노멀로그에서 받은 번호로 로또가 당첨되었다는 소식과 다음 주에 데이트가 있다는 댓글을 남기신 이후로 보이질 않고 계신다. 늘 노멀로그 매뉴얼을 댓글로 요약해 주시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는 매뉴얼에 비밀댓글로 내 전립선을 걱정해 주시던 자상한 분인데, 별 탈 없이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고 계시리라 믿는다. 

이 외에도 늘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께 허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10 노멀로그 Speacial thanks to

1. 이새를...님

2. betty님

3. noel님

4. 라이너스님
5. 러브드웹님
6. 악랄가츠님
7. 따뜻한카리스마님 
8. 무명님들

물심양면으로 노멀로그에 도움을 주신 분들

@이새를...님
1Q84 1, 2권을 챙겨주시곤, 3권이 나오니 또 챙겨주셔서 감동했습니다. '게으른 독자' 타입이라 아직 2권을 읽고 있는데 조만간 3권까지 다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etty님
그냥 갑자기 특정한 것이 막 땡길 때가 있는데, 그것을 먹지 못하면 종종 우울한 기분이 오래 가곤 합니다. 그 기분이, 보내주신 땅콩버터 덕분에 싹 녹았습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noel님
보내주신 영어로 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한 장 읽고 덮어 놨습니다. 동화라고 우습게 봤다가 별로 크지도 않은 코를 다쳤습니다. 새해에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라이너스님
어익후, 보내주신 저서 <연애는 멜로가 아니라 다큐다> 책 제목, 표지, 내용, 구성 다 알차더만유. 그나저나 우리는 왜 여즉 어색한지 모르겠습니다. 새해에는 더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러브드웹님
노멀로그 스킨도 만들어 주시고, 블로그 하드웨어(응?)적인 부분을 모두 손 봐주셨는데 감사의 인사 제대로 한 번 못한 것 같습니다. 능력자 러브드웹님, 감사합니다.

@악랄가츠님
남자끼리는 안부 묻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남자끼리 오래 통화하는 것도 아니구요. 그래서 아까 가츠님이 보낸 문자에 답장 안했습니다. 농담이고, 조만간 신도림으로 쳐들어가겠습니다. 숙박 되나요?

@따뜻한카리스마님
보내주신 저서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잘 읽었습니다. 전 심리학과 별로 친하지 않은데, 심리학이 뭘 묻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농담이고, 늘 열정적으로 사시는 모습 본받겠습니다.

@무명님들
하드의 사망과 핸드폰의 교체로 인해 2010년 초반의 데이터가 모두 사라졌답니다. 그래서 '선물'을 보내주신 분들의 데이터도 함께 사라졌답니다. 직접 감사의 인사 전하지 못하는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보내주신 비타민C잘 먹었습니다. 책상 옆에 두고 열심히 먹었더니 오줌이 노랗, 아, 이것 까진 얘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아무튼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보내주신 문화상품권도 잘 썼습니다. 모두 영화를 보는데 썼습니다. <부당거래>하나 빼고 다른 영화는 모두 실망했지만, 덕분에 잘 봤습니다. 보내주신 양말 잘 신고 있습니다. 제가 정장을 안 입는 걸 어떻게 아시고 정장양말을, 농담이고,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들 헐벗고 굶주린(응?) 이 모자란 녀석을 위해 나누어 주신 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무명님들은 연락처와 주소를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저장해 두었다가 추후 나눠드릴 기회가 생기면 뭐든 꼭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사슴벌레 유충 좋아들 하시는지?(응?) 

노멀로그 황당 유입키워드 best 5

1. 포경재수술
2. 여친똥꼬털이별

3. 아줌마팬티

4. 사슴벌레많은곳

5. 서울대박사과정남자

검색어 '포경수술'로 노멀로그를 찾는 분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도 '재수술'과 연관되어 노멀로그가 제일 상단에 뜨기 때문에 찾아오시는 것 같은데, 세월이 상처를 낫게 만들어 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수술 잘 받으시기 바란다.

여친과 똥꼬털과 이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울다가 웃으면 그럴 수도 있는 법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자. 요즘은 제모 기술이 발달해 아프지 않게 뽑을 수 있으니 가까운 피부과나 피부샵에 문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줌마팬티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랍다. 검색해 보니, 노멀로그 내 자전거 관련 글로 이어지던데 기대하고 들어왔다가 실망할 분들을 생각하니 괜히 미안해진다.

사슴벌레많은곳을 찾다가 노멀로그에 들어와선 같이 채집 가자고 한 꼬꼬마 친구들이 많았다. "형 여기로 전화해 주세요. 엄마 핸드폰이에요."라며 번호를 남긴 꼬꼬마 친구도 있었는데, 형도 가고 싶지만 오늘날 이 시점에 일산에서 경주까지 사슴벌레 잡으러 간다고 엄마에게 말하기가 어렵구나. 미안하다.  

서울대박사과정남자와 관련해서는 예전에 '노멀팅'을 진행할 때 나오셨던 80년생 서울대 박사과정 솔로남의 소개글 때문에 들어오시는 것 같은데, 해당 글은 현재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 있어서 헛걸음 하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죄송하다. 서울대 박사과정남자를 찾지만 마시고, 직접 서울대 박사과정을 밟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2010 노멀로그 적어두고 싶은 사건 5

1. 갤롱이 폐차
2.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우화 및 방생
3. 게리피셔 커플자전거 라이딩
4. 애프리푸들 간디의 영입

5. 물생활 시작, 베타와 오렌지클라키


[갤롱이 폐차]
"타고 다니다 고장 나면 버리지 뭐."
라고 대수롭지 않게 몇 번 이야기 했지만, 막상 실제로 그래야 하는 날이 오니, 폐차장에 전화 하는 것이 망설여져 계속 내일로 모레로 미뤘다. '제네레이터 고장'이라는 뇌사판정 때문으로 폐차 이유를 둘러댔지만, 사실 직업이 바뀌며 탈일도 없어지고, 고치려면 돈 들어가기에 선택한 안락사였다. 아무튼 엄청나게 눈이 내렸던 일월 어느 날, 견인차가 주춤주춤 뒷걸음질로 다가와 갤롱이의 머리를 쳐드는데, 한 번 펄떡 거리는 저항도 없이 순순히 뒷바퀴를 굴리며 따라나서는 모습에 꼭 내가 고아원에 아이를 맡기는 무능력한 부모가 된 것 같아서 담배를 몇 개나 피웠는지. 보내는 것이 다 그런 건지 아무도 새로 만나고 싶지 않아진 날이었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우화 및 방생]
돌보지 않아도 무럭무럭 톱밥을 먹으며 자라는 녀석들이 대견했지만, 우화과정에서 많은 수의 녀석들이 기형인 모습으로 태어났다. 뿔이 휘어 태어난 장수풍뎅이 많았는데, 아마 암수를 모두 한 업체에서 구입을 하다 보니 암수가 한 배에서 난 녀석들이라 근친교배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채집한 사슴벌레는 모두 온전한 모습으로 태어났고, 온전한 장수풍뎅이들과 함께 근처 산에 모두 방생했다. 톱밥파리로 인해 식구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까닭에,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는 더 이상 사육이 불가능할 것 같다.

[게리피셔 커플자전거 라이딩]
올 여름과 가을은 자전거 덕분에 즐거웠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자전거에 빠져, 매일 자전거 타기에 날씨가 좋은지 안 좋은지만 들여다봤다. 산악용 커플자전거도 구입하고, 자전거 타기 좋다기에 옥천까지 가 라이딩도 했다. 일산에서 출판단지까지 정감 있는 논길도 여러 번 달리고, 일산 시내를 혼자 달리기도 하며 소설가 김영하씨의 말처럼, "도시의 경사, 도시의 고도, 도시의 굴곡은 그대로 근육이 되어 육체 속에 새겨"졌다.

[애프리푸들 간디의 영입]
아우, 요 깜찍이. 자기 그림자를 보고도 놀라서 짖는 겁 많은 간디(애와견, 애프리푸들)는 올 가을에 우리집 식구가 되었다. 요즘은 눈 때문에 질퍽한 도로사정과 추운 날씨로 인해 산책을 못 시키는데, 대신 집에서 둘이 할 수 있는 묘기들을 연습하며 놀고 있다. 아직 어려서 침대에 못 올라가는 까닭에 내가 침대 밑에 누우면 등을 밟고 올라가는 연습을 시켜 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침대 옆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데, 간디가 갑자기 뛰어 오더니 내 배를 밟고 침대로 뛰어 올라 배가 터질 뻔 했다. 꼬리가 있어서 등으로 착각했나? 어후, 야해.

[물생활 시작, 베타와 오렌지 클라키]
베타의 그 지느러미에 반해 키우기 시작했지만, 같은 종 끼리 보이는 엄청난 공격성 때문에 결국 합사를 위해 넣어 준 암컷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심한 공격을 당한 암컷은 며칠 뒤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수컷은 '있을 때 잘할 걸'이라며 후회하다 역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 후 어항에 빙하기가 찾아왔다가, 몇 주 전 오렌지 클라키라는 가재 오남매를 영입했다.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녀석들, 새해에는 녀석들의 이야기가 노멀로그에서 가득 펼쳐질 것 같다. 


노멀로그 2010 연말 결산 총평

뭐, 또, 총평씩이나. 에, 그러니까,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 2011년에도 쓸데없는 짓들을 마음껏 할 수 있음에 우선 감사하고, 내일 식사로 먹을 빵이 집에 준비되어 있는 것에 감사하고, 뜨거운 물을 좀 부어줬더니 금방 녹아준 보일러 직수 파이프에 감사하고, 담배 사러 나가기 귀찮았는데 다행히 외투 주머니에서 발견된 담배에 감사하고, 이 새벽에 양말을 물고 우다다다 뛰어다니는 간디에게도 감사하고, 그냥 죄 다 감사하다.

우리는 전부 다 잊혀지고 스러져 갈 사람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 잠깐이나마 스쳐갈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이 감사함을 택배로 보내 당신이 받아볼 수 있다면, 지금 당신의 그 조급함이나 근심, 걱정들은 한 없이 가벼워 질 텐데, 그럴 수 없음이 참 아쉽다.

현관문을 열고 세상에 나가면 헛발질을 계속 하며 우스운 모습을 보이겠지만, 이렇게 대책도 없이 걱정도 없이 한 밤중에 뱀 나오게 휘파람이나 불 때는 마음이 잔잔하다. 이 잔잔한 마음을 나는 글로 써서 그대가 볼 수 있는 곳에 계속 적어둘 테니, 세상에 치여 그대의 마음에 풍파가 일 때면 이 잔잔하던 순간을 잠시 떠올리기 바란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고, 살아지는 거고, 또 살아보는 거다. 남들이 미쳤다고 해도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죽기 전에 실컷 하자. 강아지를 키우면 엄마가 집을 나가버리겠다고 해도 강아지를 키우자. 엄마는 집 안 나간다. 오히려 나중에 강아지를 키우는 건 엄마가 된다는 사실은 우리끼리의 비밀로 하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자신에게 좀 더 귀를 기울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새 해를 시작하며 자신과의 대화도 한껏 나누자.

그럼, 다들 죽지 말고, 2011년 노멀로그 결산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낼 수 있길 바라며, 새해 복은 셀프니까 필요하신 만큼들 받아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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