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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금사모] 자신이 찬 남자친구 붙잡고 싶다는 여자 외 2편

by 무한 2013. 4. 20.
[금사모] 자신이 찬 남자친구 붙잡고 싶다는 여자 외 2편
어제는 하루 종일 밖에 나가 있어야 할 일이 생겨서 글을 올리지 못했다. 어제 금사모를 기다리시며 몇 번씩 블로그에 다녀가신 독자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미안하다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 난 차가운 농촌의 나쁜 남자니까.(응?) 숨 막히는 이 박력 때문에 호흡곤란을 겪는 독자 분들이 없길 바라며, 하루 늦은 금요사연모음 출발해 보자.


1. 자신이 찬 남자친구 다시 붙잡고 싶다는 J양.


이기적인 친구와 절교를 하게 되었다고 해보자. 그 친구는 '우정'을, 자기 옷 사러 갈 때 같이 가주는 것 정도로 생각한다. 때문에 그대는 그 친구에게 "네가 원하는 걸 다 맞춰줄 순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절교를 요청했다. 맞춰줄 수 없는 친구 따위는 필요 없다면서 말이다.

그렇게 절교한 지 몇 달이 지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었던 것 같다며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그대는 마음이 풀리지 않아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는 그날부터 계속해서,

"화해하자. 정말 이대로 남남처럼 계속 지낼 생각은 아니지?
내가 이렇게까지 너에게 부탁을 하는 게, 참 서럽네. 쳇.
만나서 대화로 풀고, 화해하자.
너 편한 시간에 너 편한 장소로 가도 상관없으니까 연락 좀 줘."



따위의 얘기를 한다.

위의 이야기에 등장한 '친구'의 모습이, 바로 J양의 모습이다. J양은 이별도 재회도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헤어지고 난 뒤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보기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반성은 했을지 모르지만, 자기 마음 편하기 위해 남을 움직이려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헤어지게 된 원인이 내 잘못(이별통보)이기도 하지만,
정말 근본적인 원인은 오빠 탓일 수도 있어."



J양이 구남친의 마음을 돌리겠다며 한 말에 포함된 저 말만 봐도, 이 관계는 답이 없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J양이 상대에게 보낸 장문의 카톡을 요약하면,

"내가 이렇게까지 붙잡는 게 자존심 상하지만 그래도 붙잡아 본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판다더니, 내가 이렇게 붙잡고 있네. 참나.
만나면 내가 예전과 달리 잘 할 거니까, 그만 밀어내고 그냥 나한테 붙잡혀라.
생각할 시간 줄 테니까, 생각 잘 해라."


 
라고 할 수 있다. 말로는 "내가 잘못했던 거 바로잡을 수 있게 기회를 줄래?"라고 하지만, 그건 당장 아쉬운 게 J양 쪽이니까 하는 말일 뿐, 만약 다시 연애를 하게 되면 불만과 불평과 상처가 되는 말을 할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기적인 요청은 이쯤에서 그만두길 권한다.


2. 흐지부지된 연애, 다시 다가가려는 M군.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해야 좋을지 몰라 다루지 못하고 있던 사연이다. 다가감의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다. M군은 여자들이 싫어할만한 조건들을 꽤 많이 갖추고 있기에, 무슨 방식으로 다가가든 재회가 성사되긴 힘들다. '비호감'의 모습들을 간략해 정리해 보자.

ⓐ 마초적인 말투.
: "잘 쉬었냐.", "이따가 수업이나 열심히 들어 ㅋㅋ" 등의 말투를 사용함.
ⓑ 한 박자 더 나가는 부담스런 리액션.
: "약속 잡았다가 취소하는 것도 아닌데 나한테 미안해 할 필욘 없어." 등의 멘트.
ⓒ 본인 감정만 생각하는 태도.
: 저녁에 약속 있다는 사람에게 술 마시자고 조르기.
ⓓ 상대의 카톡 프로필과 대화하려는 모습.
: 가끔 상대 프로필을 본 뒤 톡을 보내 "무슨 일 있나? 뭔진 몰라도 힘 내." 등의 이야기를 함.
ⓔ 본인 카톡 프로필로 상대를 뜨끔하게 만들려는 모습.
: 프로필에 "너 때문에 힘들다.", "사람을 뭘로 보고." 등의 말을 적어 둠.
ⓕ 기대와 다르면 확 빈정상하는 모습.
: 기다렸는데 연락 없으면 빈정상하고, 상대에게 약속이 생겨 못 보면 빈정이 상함.



둘은 한 삼일 쯤 사귄 것 같은데,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M군은 상대에 대한 애정 없이 본인의 감정에 치우쳐 들이대기만 했고, 상대는 그 모습을 보고 질려 '사귀겠다는 말 취소'를 요청했다. 전력질주 하려는 M군을 보고 겁을 먹은 것이다. 그래서 '함께 공부 하는 사이'정도로 무르려고 했는데, M군은 거절했다. 연애할 게 아니라면 그런 관계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후 M군은 상대의 카톡 프로필이 모두 본인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카톡 프로필 대화'를 시도했다. 혼자 카톡 프로필에 화내고, 그러다 마음 누그러지면 또 그녀에게 한 말이 아닌 것처럼 연기하고, 뭐 그런 암흑기를 보낸 것이다.(그녀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98.72% 정도 된다.)

여하튼 둘은 그렇게 일 년 간 인사도 나누지 않는 사이로 지냈다. 그러는 동안 그녀는 다른 남자와 사귀었다가 헤어졌고, M군은 다른 두 명의 여자를 만났지만 잘 되지 않았다. M군이 밝힌 이유는 '그녀를 잊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여자와 만나긴 미안해서' 라는데, 뭐 다들 이런 식으로 훼이크를 쓰니 액면가 그대로 믿어주긴 힘들다.

그리고 지금, M군은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 보려 한다.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 사이로 시작해야 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약속을 잡으며 만나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 다시 말하지만, 저 위에서 말한 '비호감'의 모습이 고쳐지지 않았다면 무슨 방법을 택하든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M군은 상대에게 안부 좀 묻다가 돌직구를 날리겠다며 고백할 게 뻔한데, 제발 그러지 말자. 상대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나 부터 좀 알아보자. 그녀와 사귀고 싶다는 M군의 열정이 앞서면, 볼 것도 없이 이 관계는 쫑난다. 상대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이 먼저다. 쟁취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다가가길 권한다.


3. 남친에게 장난감이 된 K양.


서로 안 맞는 게 아니라, K양은 그냥 남자친구의 '장난감'이 된 거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이전의 카톡대화가 첨부되지 않은 까닭에 해 줄 말이 없지만, 현재 K양은 남자친구에게 '언제 버려도 이상할 것 없는 여자', '존중할 필요가 없는 여자'가 된 것은 분명하다.

난 진짜 사연 읽다가 배꼽이 빠질 뻔 했는데, 가장 웃겼던 부분은 '부모님 뵙는 것'에 대해 상대가 K양에게 대꾸한 부분이다.

"우리 엄마 낯 가려서 안 돼. 엄청 가려."


K양의 남친은 스물넷도 아니고 서른넷이다. 저것 말고, 친구들에게 절대 소개시키지 않으며 한 얘기 역시 재미있다.

"내 친구들은 절대 서로의 여자친구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
우리 무리에서는 그런 게 불문율처럼 자리잡고 있다."



저 말과 달리 남친은 친구들이 '결혼할 여친'을 데려오는 자리에 만나러 종종 나갔다. 연애하는 게 회사에 알려지면 안 된다며 K양을 몰아붙인 부분도 재미있다. K양이, 회식한다는 남자친구가 새벽까지 연락을 하지 않아 전화를 했을 때, 전화기에 뜬 것을 회사 사람들이 봤다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조심 좀 하자"


이런 상황도 견뎌가며 K양은 남자친구와 사귀는 중이고, K양이 참다 지쳐 얘기하면 남자친구는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우리 사이에 가장 큰 장점은 서로 이해한다는 점이었어."


더 볼 것도 없이 얼른 로그아웃 하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사연을 보내준 H군. 그건 H군의 구여친이,

'이 정도로 나에게 헌신적인 남자라면, 사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정도의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했기에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H군은 상대에게 '남자친구'가 아니라, '나에게 잘해주는 좋은 오빠'였던 것이다. 하지만 승낙을 받았으니 H군은 그녀를 여자친구처럼 대하려 했고, 그 모습에 그녀는 부담을 느꼈다. 그녀가 원한 건 친구랑 놀 거 다 놀고, 내 할 일 다 하고, 그러다 시간이 남으면 그 시간을 담당해 줄 '헌신자'였다.

이런 연애는 대개 남자가 '집착의 병자'가 되고, 여자는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오빠는 나를 힘들게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쫑나게 된다. 귀가 시 그녀가 아는 오빠 차를 얻어 타고 갔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어야 하는 상황이니, 남자는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 때문에 "조금만 더 내게 신경을 써 줘라. 조금만 더 표현해 줘라."라며 애원을 하게 되고, 여자는 그 애원에 숨 막혀 한다. 그녀가 원하는 건 자신에게 헌신적인 남자지, 뭔가를 요구하는 남자가 아니니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서 벌어진 일이니 너무 자책하진 말길 권한다. 돼지국밥 안주삼아 시원소주 일 병 마시고 훌훌 털어내자. 아, 돼지국밥 먹을 때 들깨가루는 넣지 말길 바란다. 들깨가루 넣어서 먹으면 다음 날 술이 들 깨.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 주말반 웹유적지성지순례를 건너뛰는 까닭에 미드 한 편 추천합니다. <한니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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