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모] 5년 사귄 여자친구의 이별통보 외 1편
오늘은 갈 길이 머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J씨가 막연히 '우린 뭐, 결혼 하겠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J씨 여자친구의 나이는 서른. 5년을 사귄 남자가 결혼에 대해 남의 얘기인 듯 이야기를 하니, 헤어질 생각을 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대략 위와 같이 흐지부지 되는 상황에서, 나이만 먹고 변하는 것 없는 연애는, 결혼적령이게 접어든 여자를 두렵게 만든다. 저기다가
이런 사소한 부분들에서의 '변화 없음'까지 더해져 여자는 이별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딱 여기까지라면, 난 J씨에게 "지금이라도 우유부단한 모습 버리고 얼른 결론을 내도록 하세요. 막연하게 '응, 결혼해야지.'하고 있으니 여자친구가 불안해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가능한 건 가능하다, 불가능한 건 불가능하다 얘기하며 조율을 하세요."라는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기에 '여자의 회사 선배 언니'가 가세함에 따라 둘의 이야기는 산으로 가 버렸다.
이 '회사 선배 언니'같은 사람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남의 얘기를 옮기기 좋아하고, 자신의 과거사에 에누리를 붙여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다. 십년 전 '서울대 다니는 오빠'와 썸을 탔던 것을 자랑삼아 말하며, '내 친구 시집 잘 간 얘기'같은 걸 열심히 늘어놓는 타입 말이다.
J씨의 여자친구는 저 회사 선배 언니에게 엄청난 자극을 받았다. 결혼이 불확실한 까닭에 흔들리고 있던 찰나, 회사 선배 언니는 '뭐 그런 거 가지고 고민하고 그래. 내가 해주는 시집 잘 가는 법 강의를 들어봐.'라며 여자친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둘이 마라톤 회의 같은 걸 한 모양인데, 그래서 낸 결론은 아래와 같다.
모양을 딱 보면, 그 회사 선배 언니가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으니까, 원하는 조건을 딱 제시해. 그렇게 제시해서 승낙하면 만나고, 아니면 만나지 마. 지금 못 바꾸면 결혼해서도 안 바뀌니까." 따위의 얘기를 했을 것이다. 그 선배 언니의 남자친구는 서른두 살의 백수라고 하는데, 하아, 그냥 자기가 가진 불만까지 J씨 여자친구에게 다 쏟아 부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또 이해가 되는 게, J씨 여자친구는 지금 거래를 하려는 중인데, 그녀의 상황으로만 따지면 저 정도의 조건 제시는 그리 과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대기업 레벨의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저기서 제시한 생활비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다. 그녀의 집안 형편에 대해서는 사연에 자세히 적혀 있지 않지만, 호텔에서 결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환경에서 자란 것 같다. 때문에 '조건'만 놓고 보면 아주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참고로 J씨의 조건도 나쁘진 않다. 위에서 말한 조건들을 큰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으며, 직장을 옮기는 문제를 빼 놓고는 연봉도 여자친구보다 높다.)
저 이야기를 나눈 게 4월 초고, 그 이후로 그녀는 J씨가 먼저 연락할 때에만 대답할 뿐 먼저 연락은 하지 않고 있다. 그녀는 저 조건이 올해 가을까지 다 완료되면 계속 만날 지를 생각해 본다고 했다. J씨는 자신의 조건만 내미는 그녀와 헤어져야겠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 마음으로는 정리하지 못해 계속 잡고 싶어 하는 중이다.
이건 비켜서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결혼에 대해 남의 얘기처럼 굴었던 점을 먼저 사과하고, 그 후에는 그렇다 하더라도 연애가 거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여자친구에게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그러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말한 뒤, 충돌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 결론을 내야 한다. 직장의 경우, J씨가 사연에 적은 것처럼 그 직장에 가지고 있는 J씨의 비전을 상대에게 명확히 말해주길 권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주변 의견 수집하다보면 "야 그거, 헤어지려고 쇼 하는 거지.", "걔 딴 남자 생겼는데, 그 남자랑 너랑 비교하는 거야." 따위의 이야기만 듣게 될 것이다. '회사 선배 언니'에 대해서도 그녀의 처지와 상황 때문에 J씨의 여자친구에게 단호함을 강조했을 거란 얘기를 하길 권한다. 만약 J씨의 말이 그 회사 선배 언니의 조언보다 영향력이 없는 관계라면, 이건 조율이고 뭐고 여기서 접는 게 낫다.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J씨의 속마음을 보여주면 되는 문제를 가지고, 상대가 내건 조건에만 매달려 바보처럼 굴진 말길 바란다.
Y양은 너무 쉽다. Y양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데에는 일주일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이게 Y양의 문제다. 내가 Y양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자 한다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이거 2000년대 초반에나 쓰던 구닥다리 방식의 쉰 떡밥인데, Y양에겐 무리 없이 통할 것 같다. Y양은 남자의 칭찬에 익숙하지 않고, 상대가 무슨 얘기를 하든 환호하는 방청객 타입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일단 '온라인'상에서 친근함을 쌓는 것으로 완충제를 만들려고 하기에, '애정전선이 다가올 것 같은 분위기'만 형성해도 '사귀자는 말 기다리는 아쉬운 여자'가 될 것 같다.
이번에 Y양이 보낸 사연에선, 그냥 '대화상대'가 필요한 남자가 보인다. 그가 만남어플로 사람을 만나는 게 처음이든 아니든, 둘이 나눈 대화는 신림동 최양이든 영등포 김양이든 그 누구와 나눠도 이상할 것 없는 전형적인 대화다. 게다가 대화 좀 나누다 말 놓자고 하고, 사진 보내달라고 하는 거. 그 진부한 수작에 희망을 품고 있는 Y양이 안타깝다.
Y양에겐 오프라인이 답이다. 지금처럼 온라인이나 만남 어플로만 이성을 만나다간, 그냥 늘 불장난 같은 썸만 타다가 끝나게 될 것이다. 누나누나 하며 스킨십 하자고 덤벼드는 연하남에 휘둘리거나, 다짜고짜 여행가자고 들이대는 이상한 남자들에게 휘둘리게 된단 얘기다.
하나 더. Y양은
라고 물었는데, Y양의 카톡대화는 유명인을 두고 인터뷰 하는 것과 비슷하다. 방한한 헐리웃 스타를 리포터가 앉아서 인터뷰 하고 있는 것 같다. 딱 "김치 좋아하세요?", "한국에 처음 온 느낌이 어떠세요?", "말춤 출 줄 아세요? 강남스타일 아세요?" 등의 질문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물음만 던진다.
아, 가장 중요한 "저는 점점 호감이 가는데, 남자는 왜 아닐까요?"라는 질문에 답해주는 걸 빼먹었다. 그건 이번 썸남이 자기 얘기 하는 건 좋아해도 Y양의 얘기를 듣는 것엔 별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화를 가만히 살펴보면, 자기 얘기에 Y양이 환호할 때에는 묻지도 않은 말까지 죄다 꺼내 놓다가, 그에 대해 Y양이 뭔가 얘기를 좀 꺼내려 하면 상대는 서둘러 핑계를 대고 대화를 마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약 오늘부터 Y양이 인터뷰를 중단하면, 상대는 무덤덤하게 변하다가 결국 연락이 끊길 것이다. 팬클럽 놀이 그만하고 이제 오프라인으로 나오길 권한다.
노멀로그 독자 분들에게 두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다.
ⓐ 과격하고 극단적인 댓글은 지양해 주시길.
어제도 꽤 많은 댓글을 지웠다. "여자가 병신이네."같은 댓글은 확인하는 즉시 지우고 있다. 어제도 구만 명 좀 넘는 독자 분들이 다녀가신 것 같은데, 유입이 많은 날엔 꼭 과격한 댓글이 많이 달린다. 의견을 피력하시는 건 좋지만 너무 과격한 댓글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욕설, 조롱, 비아냥이 들어간 댓글은 앞으로 별도의 고지 없이 삭제할 예정이다.
ⓑ 댓글에 답글은 최대한 달지 말아주시길.
이건 예전부터 부탁드렸던 건데, 답글이 길어지게 되면 건전한 토론이 되긴커녕 편 가른 싸움이 되거나 '내 말이 맞다'고 우기는 싸움터가 되고 만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댓글에 여럿이 우르르 몰려들어 린치를 가하기도 하고, 본래의 의미와는 멀어진 말꼬리 잡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매뉴얼의 내용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거나, 글쓴이에 대한 비판이 포함된 댓글엔 특히 답글을 삼가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런 댓글도 존중 받아야 노멀로그가 건강해 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댓글이 그저 관심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주목을 받고자 쓴 글이라 한다면, 그것 역시 그냥 두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댓글만으로도 목소리를 들려 주시기엔 충분하니, 답글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단, 순위권은 댓글 수정 시 순위가 밀리므로 순위권은 선 댓글 후 답글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사연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자 분들이 많은지, "사연을 어떻게 써서 보내야 하는지 팁 좀 주세요."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다.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으시도록 주말에 폼을 만들어 공지 할 예정이니, 사연을 보내려고 준비 하고 계신 분들은 잠시 전송버튼 누르는 걸 멈춰 주시기 바란다.
끝으로 "내 사연은 왜 소개되지 않는 거냐?"라고 항의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농담이 아니라 '노멀님', '무한로그님', '놀마님', '무한의 지식로그님(응?)' 등의 호칭이 적힌 메일은 진짜 '수취인불명' 폴더로 바로 이동시킨다. 말머리가 달리지 않은 사연 역시 어디까지 공개해도 좋은 지 알 수 없기에 다루지 않는다. 전후사정에 대한 설명 없이 에이포 용지 한 장 정도로 요약된 사연 역시 다루지 않는다.(스마트 폰으로 몇 줄 적어서 보낸 사연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러니 사연을 보내시기 전에, 혹시 위에 해당하는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길 권한다.
자 그럼,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마음껏 즐기시기 바라며!
▲ 카톡대화는 미리미리 백업 받아 두시길 권합니다. 홧김에 나가기 누르시면 자료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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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갈 길이 머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1. 5년 사귄 여자친구의 이별통보
J씨가 막연히 '우린 뭐, 결혼 하겠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J씨 여자친구의 나이는 서른. 5년을 사귄 남자가 결혼에 대해 남의 얘기인 듯 이야기를 하니, 헤어질 생각을 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남자의 고향은 강원도, 여자의 고향은 서울. 남자는 파주, 여자는 서울에서 근무 중)
ⓐ
여친 - 그럼 우리 결혼식 하면 어디서 할 거야?
J씨 - 강원도에서 해야지. 우리 부모님 지인들이 다 거기 사시거든.
여친 - 서울에서 하자. 버스 대절해서 하면 되잖아. 서울 호텔에서 하자.
J씨 - 음, 나중에 차차 생각해 보자.
ⓑ
여친 - 우리 결혼하면 어디서 살아?
J씨 - 파주 쪽도 괜찮고, 뭐 일산도 괜찮고….
여친 - 우리 서울에서 사는 거 아니야?
J씨 - 뭐, 서울에서 살아도 되고….
ⓐ
여친 - 그럼 우리 결혼식 하면 어디서 할 거야?
J씨 - 강원도에서 해야지. 우리 부모님 지인들이 다 거기 사시거든.
여친 - 서울에서 하자. 버스 대절해서 하면 되잖아. 서울 호텔에서 하자.
J씨 - 음, 나중에 차차 생각해 보자.
ⓑ
여친 - 우리 결혼하면 어디서 살아?
J씨 - 파주 쪽도 괜찮고, 뭐 일산도 괜찮고….
여친 - 우리 서울에서 사는 거 아니야?
J씨 - 뭐, 서울에서 살아도 되고….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대략 위와 같이 흐지부지 되는 상황에서, 나이만 먹고 변하는 것 없는 연애는, 결혼적령이게 접어든 여자를 두렵게 만든다. 저기다가
ⓐ 운전 중 짜증을 내고 막말을 하는 습관은 고쳐졌는가? -> 아니요.
ⓑ 담배를 끊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 끊었는가? -> 아니요.
ⓒ 고치겠다고 약속한 것들은 고쳐졌는가? -> 아니요.
ⓑ 담배를 끊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 끊었는가? -> 아니요.
ⓒ 고치겠다고 약속한 것들은 고쳐졌는가? -> 아니요.
이런 사소한 부분들에서의 '변화 없음'까지 더해져 여자는 이별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딱 여기까지라면, 난 J씨에게 "지금이라도 우유부단한 모습 버리고 얼른 결론을 내도록 하세요. 막연하게 '응, 결혼해야지.'하고 있으니 여자친구가 불안해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가능한 건 가능하다, 불가능한 건 불가능하다 얘기하며 조율을 하세요."라는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기에 '여자의 회사 선배 언니'가 가세함에 따라 둘의 이야기는 산으로 가 버렸다.
이 '회사 선배 언니'같은 사람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남의 얘기를 옮기기 좋아하고, 자신의 과거사에 에누리를 붙여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다. 십년 전 '서울대 다니는 오빠'와 썸을 탔던 것을 자랑삼아 말하며, '내 친구 시집 잘 간 얘기'같은 걸 열심히 늘어놓는 타입 말이다.
J씨의 여자친구는 저 회사 선배 언니에게 엄청난 자극을 받았다. 결혼이 불확실한 까닭에 흔들리고 있던 찰나, 회사 선배 언니는 '뭐 그런 거 가지고 고민하고 그래. 내가 해주는 시집 잘 가는 법 강의를 들어봐.'라며 여자친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둘이 마라톤 회의 같은 걸 한 모양인데, 그래서 낸 결론은 아래와 같다.
ⓐ 집은 무조건 서울에. J씨가 전세로 마련할 것.
ⓑ 결혼식 서울 호텔에서.
ⓒ 정시 퇴근 하는 직장으로 옮길 것. 서울이어야 함.
ⓓ 월 생활비 250만원 보장.
ⓑ 결혼식 서울 호텔에서.
ⓒ 정시 퇴근 하는 직장으로 옮길 것. 서울이어야 함.
ⓓ 월 생활비 250만원 보장.
모양을 딱 보면, 그 회사 선배 언니가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으니까, 원하는 조건을 딱 제시해. 그렇게 제시해서 승낙하면 만나고, 아니면 만나지 마. 지금 못 바꾸면 결혼해서도 안 바뀌니까." 따위의 얘기를 했을 것이다. 그 선배 언니의 남자친구는 서른두 살의 백수라고 하는데, 하아, 그냥 자기가 가진 불만까지 J씨 여자친구에게 다 쏟아 부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또 이해가 되는 게, J씨 여자친구는 지금 거래를 하려는 중인데, 그녀의 상황으로만 따지면 저 정도의 조건 제시는 그리 과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대기업 레벨의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저기서 제시한 생활비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다. 그녀의 집안 형편에 대해서는 사연에 자세히 적혀 있지 않지만, 호텔에서 결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환경에서 자란 것 같다. 때문에 '조건'만 놓고 보면 아주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참고로 J씨의 조건도 나쁘진 않다. 위에서 말한 조건들을 큰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으며, 직장을 옮기는 문제를 빼 놓고는 연봉도 여자친구보다 높다.)
저 이야기를 나눈 게 4월 초고, 그 이후로 그녀는 J씨가 먼저 연락할 때에만 대답할 뿐 먼저 연락은 하지 않고 있다. 그녀는 저 조건이 올해 가을까지 다 완료되면 계속 만날 지를 생각해 본다고 했다. J씨는 자신의 조건만 내미는 그녀와 헤어져야겠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 마음으로는 정리하지 못해 계속 잡고 싶어 하는 중이다.
이건 비켜서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결혼에 대해 남의 얘기처럼 굴었던 점을 먼저 사과하고, 그 후에는 그렇다 하더라도 연애가 거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여자친구에게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그러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말한 뒤, 충돌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 결론을 내야 한다. 직장의 경우, J씨가 사연에 적은 것처럼 그 직장에 가지고 있는 J씨의 비전을 상대에게 명확히 말해주길 권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주변 의견 수집하다보면 "야 그거, 헤어지려고 쇼 하는 거지.", "걔 딴 남자 생겼는데, 그 남자랑 너랑 비교하는 거야." 따위의 이야기만 듣게 될 것이다. '회사 선배 언니'에 대해서도 그녀의 처지와 상황 때문에 J씨의 여자친구에게 단호함을 강조했을 거란 얘기를 하길 권한다. 만약 J씨의 말이 그 회사 선배 언니의 조언보다 영향력이 없는 관계라면, 이건 조율이고 뭐고 여기서 접는 게 낫다.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J씨의 속마음을 보여주면 되는 문제를 가지고, 상대가 내건 조건에만 매달려 바보처럼 굴진 말길 바란다.
2. 전 점점 호감이 가는데 왜 남자는 아닐까요?
Y양은 너무 쉽다. Y양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데에는 일주일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이게 Y양의 문제다. 내가 Y양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자 한다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D-6)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함. 와인이나 간식 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
하나 얻어 걸리면 "어, 나도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데!" 정도로 공감대 형성.
(D-5)
말을 놓기로 하고, 신기해할만한 걸로 운을 띄워 어필함.
뭔가 하나 센스 있는 얘기를 하면 칭찬하고, 주로 '귀엽다'는 얘기를 함.
(D-4)
과거 연애사에 대해 물어 봄. 왜 지금은 솔로인지를 물어봄.
내 연애에 대해 물어보면 회사-집의 생활로 인간관계가 축소되었다고 답함.
(D-3)
"역시 Y양은 매력적이라니까!" 등의 직접 칭찬을 함.
내일 회의가 있어 일찍 출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모닝콜 부탁.
(모닝콜을 해 준다는 건 이미 반 이상 넘어왔다는 증거.)
(D-2)
가정사에 에누리를 붙여서 모성애 자극.
잘 들어준 것에 대해 약간 오버하며 고맙다는 얘기를 함.
(D-1)
뜬금없이 문자를 보내 놓고 자꾸 생각난다고 말함.
밀당 같은 거 하지 말고 솔직한 서로의 심정을 터놓자고 제안.
잘 모르겠다며 튕기면, 만나면서 알아가 보자고 제안.
(D-day)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밑밥을 깔아 두고,
대화 마지막에 "사랑해♥"라는 말을 적어 보냄.
Y양에게 같은 답이 오고, 상황 종료.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함. 와인이나 간식 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
하나 얻어 걸리면 "어, 나도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데!" 정도로 공감대 형성.
(D-5)
말을 놓기로 하고, 신기해할만한 걸로 운을 띄워 어필함.
뭔가 하나 센스 있는 얘기를 하면 칭찬하고, 주로 '귀엽다'는 얘기를 함.
(D-4)
과거 연애사에 대해 물어 봄. 왜 지금은 솔로인지를 물어봄.
내 연애에 대해 물어보면 회사-집의 생활로 인간관계가 축소되었다고 답함.
(D-3)
"역시 Y양은 매력적이라니까!" 등의 직접 칭찬을 함.
내일 회의가 있어 일찍 출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모닝콜 부탁.
(모닝콜을 해 준다는 건 이미 반 이상 넘어왔다는 증거.)
(D-2)
가정사에 에누리를 붙여서 모성애 자극.
잘 들어준 것에 대해 약간 오버하며 고맙다는 얘기를 함.
(D-1)
뜬금없이 문자를 보내 놓고 자꾸 생각난다고 말함.
밀당 같은 거 하지 말고 솔직한 서로의 심정을 터놓자고 제안.
잘 모르겠다며 튕기면, 만나면서 알아가 보자고 제안.
(D-day)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밑밥을 깔아 두고,
대화 마지막에 "사랑해♥"라는 말을 적어 보냄.
Y양에게 같은 답이 오고, 상황 종료.
이거 2000년대 초반에나 쓰던 구닥다리 방식의 쉰 떡밥인데, Y양에겐 무리 없이 통할 것 같다. Y양은 남자의 칭찬에 익숙하지 않고, 상대가 무슨 얘기를 하든 환호하는 방청객 타입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일단 '온라인'상에서 친근함을 쌓는 것으로 완충제를 만들려고 하기에, '애정전선이 다가올 것 같은 분위기'만 형성해도 '사귀자는 말 기다리는 아쉬운 여자'가 될 것 같다.
이번에 Y양이 보낸 사연에선, 그냥 '대화상대'가 필요한 남자가 보인다. 그가 만남어플로 사람을 만나는 게 처음이든 아니든, 둘이 나눈 대화는 신림동 최양이든 영등포 김양이든 그 누구와 나눠도 이상할 것 없는 전형적인 대화다. 게다가 대화 좀 나누다 말 놓자고 하고, 사진 보내달라고 하는 거. 그 진부한 수작에 희망을 품고 있는 Y양이 안타깝다.
Y양에겐 오프라인이 답이다. 지금처럼 온라인이나 만남 어플로만 이성을 만나다간, 그냥 늘 불장난 같은 썸만 타다가 끝나게 될 것이다. 누나누나 하며 스킨십 하자고 덤벼드는 연하남에 휘둘리거나, 다짜고짜 여행가자고 들이대는 이상한 남자들에게 휘둘리게 된단 얘기다.
하나 더. Y양은
"카톡대화에서 혹시 제가 잘못하고 있는 게 있나요?"
라고 물었는데, Y양의 카톡대화는 유명인을 두고 인터뷰 하는 것과 비슷하다. 방한한 헐리웃 스타를 리포터가 앉아서 인터뷰 하고 있는 것 같다. 딱 "김치 좋아하세요?", "한국에 처음 온 느낌이 어떠세요?", "말춤 출 줄 아세요? 강남스타일 아세요?" 등의 질문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물음만 던진다.
아, 가장 중요한 "저는 점점 호감이 가는데, 남자는 왜 아닐까요?"라는 질문에 답해주는 걸 빼먹었다. 그건 이번 썸남이 자기 얘기 하는 건 좋아해도 Y양의 얘기를 듣는 것엔 별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화를 가만히 살펴보면, 자기 얘기에 Y양이 환호할 때에는 묻지도 않은 말까지 죄다 꺼내 놓다가, 그에 대해 Y양이 뭔가 얘기를 좀 꺼내려 하면 상대는 서둘러 핑계를 대고 대화를 마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약 오늘부터 Y양이 인터뷰를 중단하면, 상대는 무덤덤하게 변하다가 결국 연락이 끊길 것이다. 팬클럽 놀이 그만하고 이제 오프라인으로 나오길 권한다.
노멀로그 독자 분들에게 두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다.
ⓐ 과격하고 극단적인 댓글은 지양해 주시길.
어제도 꽤 많은 댓글을 지웠다. "여자가 병신이네."같은 댓글은 확인하는 즉시 지우고 있다. 어제도 구만 명 좀 넘는 독자 분들이 다녀가신 것 같은데, 유입이 많은 날엔 꼭 과격한 댓글이 많이 달린다. 의견을 피력하시는 건 좋지만 너무 과격한 댓글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욕설, 조롱, 비아냥이 들어간 댓글은 앞으로 별도의 고지 없이 삭제할 예정이다.
ⓑ 댓글에 답글은 최대한 달지 말아주시길.
이건 예전부터 부탁드렸던 건데, 답글이 길어지게 되면 건전한 토론이 되긴커녕 편 가른 싸움이 되거나 '내 말이 맞다'고 우기는 싸움터가 되고 만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댓글에 여럿이 우르르 몰려들어 린치를 가하기도 하고, 본래의 의미와는 멀어진 말꼬리 잡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매뉴얼의 내용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거나, 글쓴이에 대한 비판이 포함된 댓글엔 특히 답글을 삼가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런 댓글도 존중 받아야 노멀로그가 건강해 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댓글이 그저 관심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주목을 받고자 쓴 글이라 한다면, 그것 역시 그냥 두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댓글만으로도 목소리를 들려 주시기엔 충분하니, 답글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단, 순위권은 댓글 수정 시 순위가 밀리므로 순위권은 선 댓글 후 답글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사연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자 분들이 많은지, "사연을 어떻게 써서 보내야 하는지 팁 좀 주세요."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다.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으시도록 주말에 폼을 만들어 공지 할 예정이니, 사연을 보내려고 준비 하고 계신 분들은 잠시 전송버튼 누르는 걸 멈춰 주시기 바란다.
끝으로 "내 사연은 왜 소개되지 않는 거냐?"라고 항의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농담이 아니라 '노멀님', '무한로그님', '놀마님', '무한의 지식로그님(응?)' 등의 호칭이 적힌 메일은 진짜 '수취인불명' 폴더로 바로 이동시킨다. 말머리가 달리지 않은 사연 역시 어디까지 공개해도 좋은 지 알 수 없기에 다루지 않는다. 전후사정에 대한 설명 없이 에이포 용지 한 장 정도로 요약된 사연 역시 다루지 않는다.(스마트 폰으로 몇 줄 적어서 보낸 사연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러니 사연을 보내시기 전에, 혹시 위에 해당하는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길 권한다.
자 그럼,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마음껏 즐기시기 바라며!
▲ 카톡대화는 미리미리 백업 받아 두시길 권합니다. 홧김에 나가기 누르시면 자료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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