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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도루묵 통발 잡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 방법 및 조행기(13) 12월 동해 도루묵 통발 잡이는, 낚시꾼들에게 ‘봄 벚꽃놀이’ 같은 느낌이다. 풍족한 가을 낚시가 끝나고 수온이 떨어지면 고기들은 깊은 바다로 가버리곤 하는데, 그런 와중에 반대로 알을 낳기 위해 연안을 찾는 녀석이 있으니 그게 바로 도루묵이다. 도루묵 얘기가 나오면 늘 등장하는 것이 그 이름에 관한 일화다. 일화의 주인공은 선조로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가며 주리다가 ‘묵’이란 생선을 먹고는 감탄해 ‘은어’란 이름을 내렸고, 이후 전쟁이 끝난 후 그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수라에 올리라 했지만, 맛 뽐내는 다른 찬들 사이에 있는 도루묵은 그때의 맛이 아니라 ‘도로 묵이라 하라’고 해 ‘도로묵’이 되었다는 이야기. 물론 좀 더 들어가자면 -피난 기록은 음력 4월 30일. 그럼 그땐 도루묵이 안 잡힐 땐데? -.. 2019. 12. 23.
고향에 돌아와 대인관계도 바닥난 상황인데, 연애는 어찌….(21) 바다에서 배를 원하는 곳에 대어 두기 위해선, 무거운 닻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조류에 의해 배는 계속 바닷물이 흐르는 방향대로 흘러갈 테니 말입니다. 당연한 얘깁니다만, 세워두려면 그렇게 닻을 내리고, 다시 또 출발할 땐 닻을 올려야 합니다. 인생에서도 그렇게, 닻을 내리고 올려야 할 시기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는 합니다. 보금자리로 삼고 있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의 물리적 이동이 생겼을 때가 그렇고, 마음 두고 있던 어떤 관계가 끝났을 때가 그러하며, 줄기에서 가지로 갈라진 것처럼 인연의 갈림길을 꽤 지나왔을 때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닻을 내리고 올리는 것이, 마음 여린 사람들에겐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겁이 나는 까닭에 닻을 다 올리진 못한 채 닻과 연결된 줄만 조금씩 늘.. 2019. 12. 19.
5년째 짝사랑 중, 도와주세요. 아니면 잊게 해주세요.(19) 이건 성훈씨를 까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성훈씨의 시각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먼저 적어둘게. 사실 이건 두 번째로 다시 쓰는 매뉴얼인데, 첫 매뉴얼에선 내가 “당신은 한국의 하루키입니까?” 라고 시작했거든. 근데 그렇게 시작하면 예민하고 여린 성훈씨가 ‘그저 날 놀리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기에 고양이자세 두 세트 하고 와서 다시 쓰는 거야. 요즘 칼을 하도 갈았더니 어깨랑 목이랑 허리가 너무 아파서. “뭔갈 준비하고 계신가 봐요? 칼을 가는 마음으로 준비하신다는 표현이죠?” 아냐, 진짜 칼을 가는 거야. 180방, 320방, 1000방, 4000방 순으로 숫돌을 준비해서 집에 있는 모든 칼을 다 갈고 있어. 잡은 고기 회 뜰 때 칼이 안 들어서 시작한 건.. 2019. 12. 6.
결혼 얘기하다 결국 헤어졌어요. 뭐가 문제였을까요?(23) 강원도 모 지역에, 시세보다 놀랄 정도로 싸게 집 하나가 급매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집을 가지고 있는 지인 A가 다른 지인들에게 추천했던 매물인데, A는 자신의 집에 놀러 왔을 때 그런 곳에 살고 싶다던 지인들에게 서둘러 구입하길 권했습니다. 하지만 구입하는 사람은 없었고, A는 “그냥 지금 사기만 해도 앉아서 돈 버는 거잖아? 근데 왜 안 사지?” 라며 답답함을 내비췄습니다. 사지 않은 지인들의 이유는 가지각색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다 한 번 놀러 가는 건 좋지만 거기서 살고 싶진 않아서일 수 있고, 그것보다 더 괜찮은 매물이 나올 거란 생각 때문일 수 있으며, 이득은 못 보더라도 그냥 가까운 곳에 적당한 집을 사고 싶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더 단순하게는 아직 집을 사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라거.. 2019. 12. 2.
천수만 해상낚시공원(한울마루), 석문방조제 낚시여행(9) 고등어가 나온다고 했다. 한 주 전에 100마리 넘게 잡은 게시글도 봤고, 바로 전날 57마리를 잡았다는 게시글도 봤다. 대상어는 고등어에 손님 고기로는 학꽁치, 그리고 회유성 어종인 그 둘을 제외해도 붙박이로 숭어가 있으니, -고등어 -학꽁치 -숭어 셋의 채비를 준비하기로 했다. 동시에 서해로 낚시갈 때 챙겨야 할 -우럭 -붕장어 채비도 챙겼다. 매번 낚시를 갈 때마다 짐 때문에 ‘다음엔 진짜 딱 필요한 것만 챙겨야지. 대상어 딱 정하고 그 채비만!’ 이라고 다짐하지만, 무규칙 이종 낚시꾼인 까닭에 결국 모든 짐을 가방에 넣고 만다. 바늘도 호수별로, 봉돌(추)도 호수별로, 찌도 호수별로. 거기다 낚싯대도 원투, 찌, 루어까지.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그 말이 꼭 맞다. “고.. 2019. 11. 29.
삼십 대도 꺾인 모태솔로 남잡니다. 호감 가는 여자가 생겼어요.(21) 김형, 이건 굉장히 어려운 거야. 당장은 서비스직인 그녀가 자기 생활이나 가족관계, 그리고 키우는 강아지 얘기까지 하니 뭔가 막 금방 될 것 같겠지만, 그걸 듣고 줄 서 있는 그녀의 단골 고객들을 모으면 못해도 관광버스 하나는 채울 거야. “그건 저도 알아요. 그런 남자들 많냐고 직접 물어본 적도 있고요. 제가 바라는 건, 그녀에게 제가 그 수많은 작업남들 중 하나가 아닌, 믿을 수 있는 남자이고 특별한 남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김형이 나한테 그렇게 말하니까 난 더 어려운 거야. 당장 구구단을 다 못 외우는데 이공계 수석 하고 싶어 하잖아. 4 곱하기 9를 헷갈리면서, 수석 하면 장학금도 나오는 거 아니냐며 김칫국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어. 그러면서 동시에 “역시 지금 저에게 수석은 꿈 같.. 2019. 11. 27.
젠더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남친. 고칠까요, 헤어질까요?(142) 두 사람이 다투게 된 지점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다루지 말기로 합시다. 현재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두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제대로 못 본 지점이고, 거기다 그 부분에 대해 S양의 지인들조차 확연히 갈린 의견을 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건 꼭 누가 맞고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들이니 말입니다. 제가 여기서 얘기하는 건 ‘둘 중 누구 말이 맞나’가 절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연애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또는 ‘아주 보통의 사람과 연애를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이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건 S양이 보낸 사연이니 전 S양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을 주로 다룰 텐데, 그러다 보면 S양은 ‘내가 틀렸다는 건가?’라고만 받아들일 위험이 있기에 미리 적어두.. 2019. 11. 15.
군산 낚시 여행, 선유도 찍고 갔다가 새만금에서 낚시 1부(15) 망둑어 낚시 빼고는 할 게 없다는 경기 북부에 살다 보면, “인천에서 잡아봐야 망둑어인데, 한 시간 더 보태 태안 가죠.” “태안도 사람 바글바글 한데, 30분 더 투자해서 만대나 안면도 가죠.” “그러느니 거기서 1시간 더 써 군산은 어떨까요?”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물론 그러다 보면 ‘거기서 좀 더 써서’ 여수로, 통영으로, 추자나 제주로 가자는 얘기가 나오긴 하는데, 여하튼 꽉 찬 1박 2일 정도로 다녀올 수 있는 마지노선은 군산이 되기 마련이다. 이동시간에 자는 시간, 거기다 낚시하는 시간까지를 고려하자면 태안 정도가 딱 좋긴 하지만, 태안의 대표어종인 쥐노래미 금어기가 11월 1일부터 시작된 까닭에 이번엔 난생처음으로 군산엘 갔다. 아무것도 안 알아보곤, ‘군산 선유도 가면 고기를 줍는다’.. 2019. 11. 7.
자꾸 돈 얘기만 하는 남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죠?(27) J양의 사연을 읽다 보니, J양의 남친은 주변에 꼭 하나씩 존재할 수 있는 친구 중 “나 이번 달 초에 돈 다 써서 완전 거지야. 하아 진짜 돈이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모임에 입만 가지고 오는 친구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 ‘돈을 다 써서’라는 건 자기가 연애하며 여행 다니고 필요한 거 사고 하느라 다 쓴 건데, 그래놓고는 모임에 입만 가지고 와선 먹을 거 다 먹고 담배까지 빌리려 하면 누구라도 정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걸 두고 따졌더니 ‘이해도 못 해주냐’, ‘솔직히 서운하다’, ‘내가 맨날 그러는 것도 아니잖냐’ 등의 얘기로 적반하장이라면, 그 친구와 계속 연을 이어가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다. 더불어 그걸 따지는 것조차 ‘의리나 우정의 부족’으로 몰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2019. 10. 29.
강아지 데리고 제주도 낚시여행 가서 웨딩스냅 찍어주기.(21) 제목을 보며 이미 눈치챘겠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강아지를 데리고 가족여행을 가거나, 낚시를 목적으로 가거나, 아니면 웨딩스냅 딱 하나만을 목적으로 두었어야 한다. 하지만 다 하고 싶었던 나는 셋 모두를 계획했고, 늘 그렇듯 집에서 편하게 앉아 계획을 짤 때와는 달리 현지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공항에 도착해 집을 부칠 때부터 문제였다. 뭘 가지고 갈 수 있거나 없는지, 또는 뭘 위탁으로 보내고 어느 것을 기내에 반입해도 되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제주도 가서 밤에 추울까 봐 넣어 놓은 외투들에 라이터가 들어있을 거라곤 미처 생각을 못 했다. 전에 필리핀 국내선은 우리나라와 달라서 라이터 기내 반입이 안 되는 까닭에 한 번 빼앗기고, 대만에서는 일반 라이터가 아닌 터보라이터 소지가 .. 2019. 10. 26.
먼저 연락처 묻고, 카톡까지 한 남자가, 별말이 없어요.(12) 자주 가는 곳의 직원이, 그것도 꽤 오래 방문하던 중에 번호를 물은 거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번호를 묻는 ‘버스정류장 번호 앵벌이’류의 케이스는 아닌 것 같다. S양의 염려처럼 ‘어장에 넣으려고’ 번호를 물은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며, S양은 ‘그가 비겁한 사람이라 이런 것인가?’라는 뉘앙스의 질문도 내게 했는데, 그가 왜 어디가 비겁하다는 건지 난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다. 그가 보통의 남자에 비해 좀 느긋하며, 번호를 물을 때완 달리 연락을 트고 난 후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건 맞다. 번호를 물어 놓곤 여자가 먼저 만나자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멍하니 있는 게 답답하긴 한데, 거절을 절대 하는 법이 없다는 측면을 보면 또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더불어 그를.. 2019. 10. 24.
남친과 재회했는데, 헤어졌을 때의 일로 다시 헤어지재요.(24) 결혼은 아무래도 어렵겠다, 고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헤어졌을 때에도 일편단심’이라는 남친의 연애 판타지로 벌어진 갈등은 둘째치고, 둘의 관계가 일방적이며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연애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헤어지기 전 두 사람이 하던 연애의 모습은 -남친이 차를 사면, 그때 같이 놀러 다니는 행복한 연애를 할 것. 그러니 그 전까지는 잘 안 만나거나 집데이트만 겨우 해도, ‘차를 살 그 날’을 위해 꾹 참고 기다릴 것. 과 같았다 할 수 있습니다. 저 문장에서 ‘차를 사는 것’은 ‘취직을 하는 것’이나 ‘돈을 많이 버는 것’, 또는 ‘결혼을 하는 것’ 등으로 바꿀 수 있는데, 차가운 머리로 생각해 보면 그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남친의 목표’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2019. 10. 12.
결혼 약속까지 한 남친과 싸웠는데 연락이 없어요. 헤어지기 싫어요.(23) 제가 읽으며 그 내용을 가장 파악하기 힘든 사연이, ‘왜, 어떻게’가 없는 사연입니다. -여행 가서도 남친이 제게 실망해 싸웠어요. -제가 말실수를 한 이후로 남친이 냉랭하게 대했어요. -만나서 풀고 예전처럼 지냈는데, 남친 태도가 미묘하게 변했어요. 왜 싸웠는지, 어떤 말실수를 한 건지, 어떻게 변한 건지 등이 없는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치 ‘폰이 안 돼요.’ 라는 얘기를 듣는 기분이 듭니다. 폰이 안 된다는 말만으로는 화면이 안 나온다는 건지, 전원이 안 들어온다는 건지,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건지, 터치가 안 된다는 건지, 배터리는 바꿔 끼워 보았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침수를 당했거나 떨어뜨렸나요?’나 ‘어떻게 안 되는 건가요?’,.. 2019. 9. 28.
결혼적령기, 연하남과의 연애, 맘껏 사랑해도 괜찮을까요?(37)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에 주신 사연이 커플부대에 입대했다는 사연이라 저마저 기쁩니다. 얼마 전 노멀로그 원로 독자이신 모 대원도 연애소식을 들려주시던데, N씨마저 이렇게 소식을 주시니 이제 1세대 독자분들에 대한 마음의 짐이 거의 다 덜어진 것 같습니다. N씨의 경우 제가 ‘백화점, 시계’라고 암구호 같은 말만 해도 무슨 의민지 알아들으실 테니, 짧고 굵게 짚어가 볼까 합니다. N씨가 만난 연하남과 제 다른 매뉴얼에 등장하는 연하남을 똑같이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제 매뉴얼에 등장하는 연하남들에겐 각각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먹고 살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함. -현실에서의 도피로 연애를 택해 감정이든 물질이든 마구 소비하는 중임. -뭐든 다 가능할 것처럼 말하지만 돌아보면 다 말 뿐임. -.. 2019. 9. 26.
동네 길냥이들을 돌보다 알게 된,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요.(15) 동네 길냥이들을 돌보고 있다니, 나도 정기적으로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서너 번 통조림 조공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반갑다. 올해 5월쯤에는 우리 동네에서도 고양이를 예뻐해주던 선남선녀가 한 고양이를 둘이 쓰다듬으며 바짝 붙어 수다를 떨던데, J씨 역시 서로의 신상을 알 정도의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화번호 교환도 안 한 상황이라 J씨는 더 조급해지고 매일 ‘만약 사귀게 되면….’이란 상상만 더해가는 것 같은데, 오늘은 이런 J씨를 위해 ‘그녀와 친해지는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대화 주제, 아이템, 칭찬과 리액션 준비하기. 이성과 친하게 지내본 적이 별로 없는 대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용건만 간단히’의 대화에 .. 2019.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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