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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연락처 묻고, 카톡까지 한 남자가, 별말이 없어요.(12) 자주 가는 곳의 직원이, 그것도 꽤 오래 방문하던 중에 번호를 물은 거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번호를 묻는 ‘버스정류장 번호 앵벌이’류의 케이스는 아닌 것 같다. S양의 염려처럼 ‘어장에 넣으려고’ 번호를 물은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며, S양은 ‘그가 비겁한 사람이라 이런 것인가?’라는 뉘앙스의 질문도 내게 했는데, 그가 왜 어디가 비겁하다는 건지 난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다. 그가 보통의 남자에 비해 좀 느긋하며, 번호를 물을 때완 달리 연락을 트고 난 후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건 맞다. 번호를 물어 놓곤 여자가 먼저 만나자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멍하니 있는 게 답답하긴 한데, 거절을 절대 하는 법이 없다는 측면을 보면 또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더불어 그를.. 2019. 10. 24.
남친과 재회했는데, 헤어졌을 때의 일로 다시 헤어지재요.(24) 결혼은 아무래도 어렵겠다, 고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헤어졌을 때에도 일편단심’이라는 남친의 연애 판타지로 벌어진 갈등은 둘째치고, 둘의 관계가 일방적이며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연애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헤어지기 전 두 사람이 하던 연애의 모습은 -남친이 차를 사면, 그때 같이 놀러 다니는 행복한 연애를 할 것. 그러니 그 전까지는 잘 안 만나거나 집데이트만 겨우 해도, ‘차를 살 그 날’을 위해 꾹 참고 기다릴 것. 과 같았다 할 수 있습니다. 저 문장에서 ‘차를 사는 것’은 ‘취직을 하는 것’이나 ‘돈을 많이 버는 것’, 또는 ‘결혼을 하는 것’ 등으로 바꿀 수 있는데, 차가운 머리로 생각해 보면 그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남친의 목표’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2019. 10. 12.
결혼 약속까지 한 남친과 싸웠는데 연락이 없어요. 헤어지기 싫어요.(23) 제가 읽으며 그 내용을 가장 파악하기 힘든 사연이, ‘왜, 어떻게’가 없는 사연입니다. -여행 가서도 남친이 제게 실망해 싸웠어요. -제가 말실수를 한 이후로 남친이 냉랭하게 대했어요. -만나서 풀고 예전처럼 지냈는데, 남친 태도가 미묘하게 변했어요. 왜 싸웠는지, 어떤 말실수를 한 건지, 어떻게 변한 건지 등이 없는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치 ‘폰이 안 돼요.’ 라는 얘기를 듣는 기분이 듭니다. 폰이 안 된다는 말만으로는 화면이 안 나온다는 건지, 전원이 안 들어온다는 건지,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건지, 터치가 안 된다는 건지, 배터리는 바꿔 끼워 보았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침수를 당했거나 떨어뜨렸나요?’나 ‘어떻게 안 되는 건가요?’,.. 2019. 9. 28.
결혼적령기, 연하남과의 연애, 맘껏 사랑해도 괜찮을까요?(37)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에 주신 사연이 커플부대에 입대했다는 사연이라 저마저 기쁩니다. 얼마 전 노멀로그 원로 독자이신 모 대원도 연애소식을 들려주시던데, N씨마저 이렇게 소식을 주시니 이제 1세대 독자분들에 대한 마음의 짐이 거의 다 덜어진 것 같습니다. N씨의 경우 제가 ‘백화점, 시계’라고 암구호 같은 말만 해도 무슨 의민지 알아들으실 테니, 짧고 굵게 짚어가 볼까 합니다. N씨가 만난 연하남과 제 다른 매뉴얼에 등장하는 연하남을 똑같이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제 매뉴얼에 등장하는 연하남들에겐 각각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먹고 살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함. -현실에서의 도피로 연애를 택해 감정이든 물질이든 마구 소비하는 중임. -뭐든 다 가능할 것처럼 말하지만 돌아보면 다 말 뿐임. -.. 2019. 9. 26.
동네 길냥이들을 돌보다 알게 된,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요.(15) 동네 길냥이들을 돌보고 있다니, 나도 정기적으로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서너 번 통조림 조공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반갑다. 올해 5월쯤에는 우리 동네에서도 고양이를 예뻐해주던 선남선녀가 한 고양이를 둘이 쓰다듬으며 바짝 붙어 수다를 떨던데, J씨 역시 서로의 신상을 알 정도의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화번호 교환도 안 한 상황이라 J씨는 더 조급해지고 매일 ‘만약 사귀게 되면….’이란 상상만 더해가는 것 같은데, 오늘은 이런 J씨를 위해 ‘그녀와 친해지는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대화 주제, 아이템, 칭찬과 리액션 준비하기. 이성과 친하게 지내본 적이 별로 없는 대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용건만 간단히’의 대화에 .. 2019. 9. 21.
모태솔로 초식남으로 살아온 30년, 탈출 좀 도와주세요.(34) ‘모태솔로 초식남’에서의 탈출이, P씨에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걸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나 역시도 P씨의 사연을 읽고는 막막함부터 느꼈는데, 이건 P씨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깨지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깨우치거나 뉘우쳐야 하는 걸 내가 총대를 메고 괜한 일을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지금까지도 든다. 남들에게도 P씨와 같은 모습이 있긴 하지만, 보통 그런 모습들은 10대에 1차로 흑역사 기록하며 대부분 봉인되고, 20대에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다듬어지곤 한다. 그런데 P씨의 경우는 마치 어디 수감되어 있다가 이제야 세상에 처음 나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듯한 모습을 보이기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거 내가 P씨가 밉다거나 싫어서 하는 얘기들이 아니고, 잠.. 2019. 9. 18.
조건도 비전도 별로인 남친. 헤어지는 게 맞겠죠?(39) 어차피 더 만나도 결국은 헤어질 것 같으니, 원수가 되기 전에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J양은 제게 “제가 자꾸 불안함을 느끼니까, 계속 남친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라고 하셨는데, 둘의 카톡대화를 보면 J양이 남친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고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비유하자면 그건, 경차 할부금 빠듯하게 갚아나가고 있는 사람에게 “우린 언제 외제차 타? 결혼해서도 계속 경차 탈 거야? 평생 외제차 못 타? 경제사정은 언제 좋아지는데? 뭐 해서 그렇게 돈 벌 거야? 차는 그렇게 바꾼다면, 그럼 집은?” 이라며 묻는 것과 같아서, 당장 아무 보장도 할 수 없는 상대를 짓밟으며 괴롭히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아가 상대가 저런 말들에 ‘나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을 때, .. 2019. 8. 29.
현남친과 헤어지고, 전남친과 만나는 방법 없을까요?(31) 전남친에게 말로 아무리 “이거 저울질하는 거 절대 아니고 궁금해서 묻는 건데….” 라고 해도, 행동을 봤을 때 -다른 남자와 연애 중이면서, 내게는 가능성을 떠보는 질문을 함. 이라면, 그 속마음이 어떤 것인지는 증명이 되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그렇게 간을 보는 빈도가 적지 않으며 기간마저 길어진다면, 이쪽의 진심이 어떻든 간에 그건 그냥 ‘사랑 어쩌구’ 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H양은 제게 “제가 현남친과 헤어지고 전남친을 만나려고 해도, 전남친의 마음이 저와 같지 않다면 전 솔로가 되는 거잖아요.” 라고 하셨는데, 그런 이유로 현재 H양이 간만 보고 있다는 걸 전남친도 절대 모르진 않을 겁니다. 이미 그는 ‘그건 연애 중인 네가 내게 물을 게 아닌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한 적도 있을 정도.. 2019. 8. 27.
이 남자가 좋긴 한데, 제 모자람이 드러날까 불안해요.(31) 중학교 다닐 때의 일로 기억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 그림을 뽑아 시 단위인지 도 단위인지로 올려 보내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같은 반 여자애가 그린 그림이 미술선생님 눈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살짝 보완할 부분이 보였는지 선생님은 새로 그려보라며 몇 가지 주문을 했는데, 그 여자애는 따로 시간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못 한 채 어두운 얼굴로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날 하루를 온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애는 그림을 완성 못 했고, 다음 날까지 내주었음에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미술 선생님이 가서 좀 짜증 난 목소리로 말을 했을 때, 여자애가 눈물을 뚝뚝 흘리던 게 기억납니다. 그러면서 아마, “이것보다 더…, 잘 그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라고 했을 겁니다. 그게, 당시 기타 코드 몇 .. 2019. 8. 6.
저만 바라보는 것 같은 고시생 남친, 계속 만나는 게 맞을까요?(30) 상대가 연애에 집중하며 데이트와 연락에 성실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그게, 상대가 자신의 삶도 잘 챙기는 와중에 이쪽에 대한 애정이 커서 ‘아껴주는’ 느낌이라면 축복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좀 비뚤어진 형태의 도피나 집착일 수 있습니다. 그건 마치 고시생인 아무개 군이, 오늘도 인강을 팽개치고 나가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듯, 그런 형태의 연애가 지속되는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개 군은 입버릇처럼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활을 보면 남들 쉴 때 같이 다 쉬며 남들이 일 할 때에도 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친구가 당일치기 먼 지역 출장을 간다고 하니 자기도 바람 쐬겠다며 가는 김에 데려가라고 거길 따라가지 않나, 오후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 약속 잡아.. 2019. 7. 25.
상처받기 싫어서, 남친에게 먼저 이별통보 하고 싶어요.(18) P양의 사연을 받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P양의 연애는 코어가 두 개인 것 같다. -현실의 무덤덤한 연애 -자기최면을 건 애절한 연애 P양과 남친의 현실적인 연애 모습을 보면 -카톡 몇 번 하다가 귀찮으면 P양이 씹기도 함. -남친이 긴 데이트 하고 싶어 해도, P양이 그러고 싶지 않으면 핑계 대고 가버림. -만나기로 했다가도, P양이 준비하고 나가는 걸 귀찮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함.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다지 호감이나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둘의 관계에 대한 P양의 설명은 -전 진짜 좋아하는데, 남친이 헤어지자 할까 봐 겁나요. -겉으로 티는 절대 안 내지만, 제가 남친에게 집착하는 것 같아요. -남친에게 말 한마디를 할 때도, 머릿속에서 엄청 계산하고는 하게 돼요. 라는 것으로, 그 괴리감.. 2019. 7. 10.
회사 썸남이 제게 호의적이긴 한데, 적극적이진 않아요.(14) 상대가 좀 답답한 스타일이라는 데는 나도 동의한다. 만날 약속 먼저 딱 잡을 줄 모르며 그냥 대충 돌려 말하거나 되묻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전문용어로 ‘답답이’라고 하는데, 상대가 살짝 그 답답이 스타일인 듯하다. 답답이들에겐 -먼저 제안은 잘 안 하지만, 이쪽이 제안하면 대부분 다 수락함. 이라는 특징이 있으니, S양이 먼저 멍석을 좀 깔길 권한다. 그러는 게 자존심 상하며 ‘내가 졸라서 만나는 거 같잖아?’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답답이에게 썸남교육을 수료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 대신 몇 번 약속도 먼저 잡고, 이쪽이 좋아하거나 해보고 싶은 것도 말하고, 기프티콘 사용한다고 체포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나면, 점점 좋아질 것이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금방 캐치할 .. 2019. 7. 5.
6월 말 욕지도 조행기. 물고기들 혼내주러 갔다가.(16) 낚시에 미쳤구나 싶을 정도로 많은 미끼를 준비했다. 염장 고등어, 염장 돌돔, 염장 강담돔, 염장 민물장어, 염장 갯지렁이, 백크릴, 각크릴, 빵가루. 이 정도로 준비했으면 진짜 물고기들을 혼내주려고 벼렀으며, 치밀하게 준비를 한 거라 할 수 있다. 욕지가 어디인가. 추자나 여서보다는 하나 아래지만, 생각만 해도 꾼들이 손맛과 입맛을 다시는 곳이며, 동네 고양이도 고등어나 전갱이를 물고 다닌다는 곳 아닌가. 그래서 난 가기 전까지만 해도 ‘욕지도 물고기들 이제 큰일 났다. ㅎㅎㅎ’ 하며 바늘도 아홉 종류나 준비했다. 대상어인 뱅에돔 바늘을 시작으로 지누 1호, 3호, 5호, 세이코 12호, 14호, 16호, 24호, 거기다 장어바늘까지. 남해에 문어도 많이 붙었다고 해서 작은 에기부터 큰 에기까지 문어와.. 2019. 7. 4.
썸인 듯했던, 그와의 관계에 확신이 사라져요.(28) 그러니까 저는 이게, 썸이 아니라, ‘매일 보던 동료’로서의 관계가 이어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면, 이제 더는 안 보게 되었을 때 점점 멀어지는 것이라든가, 굳이 애써 약속을 잡거나 큰 리액션을 해주진 않는 것이 모두 설명됩니다. 매일 얼굴 볼 때에야 같이 으쌰으쌰하며 치맥도 먹으러 가지만, 멀어지고 나면 일 년에 한두 번 볼까말까 하는 사이가 되는, 뭐 그런 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서는 그와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그와 저를 둘 다 아는 지인 역시 응원해주었으며, 지금도 몇몇 지인들은 가능성이 있으니 한 발 물러서서 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요?” 저도 제 지인들에게 종종 그런 말을 해주곤 합니다. 지인이 그 관계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믿음을 가지.. 2019. 6. 28.
남자와의 카톡대화가 어렵다는 여자들, 이런 문제가….(34) 이건 각각의 연애매뉴얼에서 한두 번씩 한 적 있는 이야기들인데, 같은 질문을 계속하는 대원들이 많아 이렇게 묶어서 발행하기로 했다. 카톡대화에 소질이 없는 대원들의 얘기를 하면, 다른 대원들은 “저런 건, 별로 관심 없는 남자에게나 그러는 거 아닌가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는 걸 전혀 모르는 대원들도 있다는 얘기를 먼저 해둬야 할 것 같다. 새로 바뀐 우리 동네 편의점 알바는 내가 물건 사러 들어가면서 인사하고, 나오면서 인사해도 무한 – 수고하세요. 알바 – 네. 하고 말던데, 그렇듯 그냥 정말 뭘 몰라서 ‘난 대답했는데 뭐가 문제지?’ 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니, 그런 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이라 생각해줬으면 한다. 자 그럼, 출발. 1. 대화의 블랙홀. 연애의 시작은 다음 주나 다다음 .. 2019.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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